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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소설] 센트럴파크 - 기욤 뮈소, 양영란
1. 문학, 연극, 영화할 거 없이 다소 뒤틀린 모습이 매력으로 부각되는 일반적인 프랑스 줄거리와는 달리 대중적인 분위기 덕에 풍겨 만인으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는 작가 기욤 뮈소의 신간 <센트럴파크>를 읽게 되었습니다. 매번 인물의 배경이나 설정만 조금씩 바꿀 뿐 전체적인 레퍼토리는 큰 변화가 없어(남녀 주인공의 불우한 만남과 더불어 펼쳐지는 전개, 마무리로 사랑)솔직히 지겹다는 생각이 들어 한동안 그의 작품은 읽지 않고 있었는데, 그럼에도 시간이 흐르다보니 다시 생각도 나고 마침 신간이 나와 한 번 챙겨보게 되었습니다. 신간 나올 때마다 강박적으로 챙겨보는 것보단(제게 있어선 히가시노 게이고가 그런 존재죠…) 진정으로 그립고 보고 싶을 때 읽어야 그 단맛을 즐길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효용의 극대화라고나 할까요. 늘 그래왔듯 비슷한 구도에서 진행이 되는 건 뭐 어쩔 수 없지만…그럼에도 이번엔 깨나 흥미로운 첫 도입부였습니다. 마지막 기억이 프랑스 파리였던 여자와 아일랜드 더블린이었던 남자가 수갑에 한데 묶인 채 뉴욕 센트럴파크에서 시작되는 프롤로그는 독자로서 황당하지만 호기심을 자아내는 데 있어선 더할 나위 없었습니다. 기욤 뮈소 초기작들과 달리 초반부터 호흡을 짧게 하여 독자에게 쉴 틈을 주지 않은 건 그의 크나큰 벌전이라 생각되네요. 분명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리라 생각합니다.
2. 역시 기욤 뮈소가 창조해내는 주인공은 이번에도 한 성깔 하더군요. 어째 온순한 인물은 하나도 없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기괴하게 시작 한 초면부터 티격태격 타격�� 있게 오고 가는 말이 독자로 하여금 관찰자 입장에서 "쯧쯧…"하게 만들지만 무의식중 이미 뉴욕 센트럴 파크 조류 공원 한복판에서 그들을 두 눈으로 직접 보는 듯한 ���각을 느끼게 했으므로 두 인물의 매력은 일단 입증되었다고 생각합니다.
3. 언급했다시피 <센트럴파크>는 전체적으로 짧은 호흡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숨 가쁘게 느껴졌습니다. 다시 말해 가독성만큼은 다른 소설에 비할 데가 없다는 것이기도 하고요. 많은 내용을 담아내려 하지 않은 채 깔끔한 스토리라인 내에서 빠른 전개를 펼쳤고, 인물들의 사색이나 독백에 비중이 다른 소설에 비해선 상대적으로 매우 적은 덕에 개인적으로는 술술 읽혀 만족스러웠습니다. 지명 등을 제외한다면 분명 연령에 관계없이 읽을 만한 책이라 생각되네요.
4. 지난날에 대한 기억은 까마득히 잊은 채 나란히 사이좋게 수갑을 차고 일어난 프랑스 여자와 미국 남자. 고집불통 형사 여자가 억지를 부리는 탓에 그들은 자신들이 직접 사건을 해결하기로 결정. 도망가고, 추적하고, 도망가고, 과거를 공유하고, 점차 드러나는 진실들. 이 책은 대충 이런 뻔한 전개로 진행됩니다. 분명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기승전결이 이루어진 작품이므로 딱히 흠잡을 만한 데가 없지만 반대로 특별히 부각할만한 포인트 역시 없었습니다. 그래서 리뷰에 언급할만한 특징이 거의 없네요.
5. 그럼에도 기욤뮈소의 후반부 라스트 스퍼트는 가히 일품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그의 전작 <종이여자>를 읽을 때만 하더라도 초중반까진 다소 지루하게 느껴지다가 막바지에 접어들며 급격하게 빠른 전개를 펼쳐 인상이 깊었는데, 이후 다른 작품들도 비슷한 패턴을 보이되 초반 호흡은 점차 짧게 느껴지게끔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습니다. 이 책은 그런 점에서 모든 부분을 충분 보완한 작품이라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초중반까지 지루하지 않을 정도의 페이스를 유지하되 '제4부'부터 본격적으로 펼쳐지는 반전과 빠른 전개는 독자를 휘어잡는 데 충분했으리라 생각됩니다. 물론 반전 포인트가 아쉽다 못해 보잘 것 없어 카타르시스를 일으키기엔 무리라 생각되지만 그럼에도 전체적으로 잘 짜여 있었고, 더하여 이렇게 쉽게 읽히니 대중으로부터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것이라 생각되네요. 앞으로도 더욱 좋은 작품들을 소화해내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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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소설] 어린왕자 -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베스트트랜스
1. 남들이 안 읽어본 책은 읽어봤으면서 정작 보아야 할 명작은 하나도 읽지 않은 양념나무입니다. 이번에 읽은 책은 따로 설명을 덧붙일 필요가 없는 유명한 작품이 아닌가 생각되네요. 도대체 오늘날까지 이 책을 왜 안 읽어봤지 하며 곰곰이 생각해보니 망할 초딩친구가 문제였던 것 같습니다. 초등학교 몇 학년이었는지는 정확히 기억 나지 않지만, 당시 친구 한 명이 <어린왕자>를 읽어봤는데 굉장히 뜻 깊었다(물론 그 당시에 이보다 저렴한 단어를 사용했으리라 추정됩니다), 하지만 제법 난이도가 있었다는 뉘앙스로 말을 했기에 곧이곧대로 믿은 전 그걸 오늘날까지 미뤄왔습니다. 어려울 거라는 생각에 말이죠……. 이래서 친구 잘 사귀어야 되는 것 같습니다. 대뜸 겁부터 먹어버린 아이는 어느 덧 대학졸업을 눈앞에 두고 있고, 어릴 때 그렇게 싫어했던 책을 지금은 옆에 끼고 살고 있으니 역시 오래 살고 볼 일인 것 같습니다. 어쩌다보니 잡설이 길어졌네요. 아무튼 <어린왕자>를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2. <어린왕자>는 저자 생텍쥐페리가 직접 참여하여 어린왕자를 관찰자이자 청자의 입장에서 풀어낸 이야기입니다. 화자는 저자이자 '어른'이며, 어린왕자와 '어린이'가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아쉬움은 중폭 되더군요. 어릴 때 대뜸 겁부터 먹지만 않았더라면 어린왕자의 입장에서 이 이야기를 그려보고, 오늘날 어른이 되어 다시 한 번 남은 반쪽을 그려봤을 텐데 말이죠. 물론 그 초딩 친구가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한들 제가 읽었을지에 대해선 다소 의심이 듭니다만……. 그 친구 탓으로 돌리도록 하겠습니다.
3. 생텍쥐페리는 어린이가 어른이 되어가며 배어버린 사회성에 대해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정신과 감성보다는 물질과 이성이 중심에 선 사회에서 자란 아이들은 자연스레 이러한 사회성을 체득하게 되고, 그렇게 물질을 신봉하고 보이는 형이하학적 관점만을 취하는 세속적인 사람이 되어가는 것이겠죠. 얼마 전 네이버 기사에서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의 인문과학계열은 타 대학과 마찬가지로 취업이 굉장히 어렵다는 기사를 접했습니다. 문득 지난 학기 강의에서 교수님이 대학교는 돈벌이가 되는 상경대 인원은 늘리는 반면 같은 이유에서 문과대는 축소하기 급급하다며 털어놓은 하소연이 불현듯 떠올랐습니다. 누가 옳고 그르다는 걸 논할 생각은 없지만, 분명 순수성을 대변하는 어린왕자는 이를 보고 무슨 생각을 했을 런지요. 또한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 등장하는 베르테르 역시 비슷한 감상을 들려주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4. 일반적으로 '어른'을 판별하는 기준은 법적으로 '만19세'이상이냐의 여부입니다. 물론 법적으로 권리를 행사하고 의무를 부담 할 책임능력 기준은 그렇겠지만, 오늘날 우리 주변을 둘러봤을 때 진정으로 순수성을 대변하는 어린이는 몇 살까지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양과잉으로 요즘 애들이 폭풍 성장한다는 사실정도는 주지하고 있었지만, 오늘날은 육체뿐만 아니라 정신 역시 외적으로는 인터넷을 비롯한 여러 요인으로 인해 과거 세대에 비해 성숙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내면은 별개 문제입니다). 물론 순수성이 사라졌다느니 뭐니 하면서 나무랄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오늘날 대한민국은 모두가 어른이자 어린아이고, 주변을 모방하여 적응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어린이인 채로 살기에 이 세상은 너무 잔혹한 것이겠죠.
5. 자연을 지배의 대상으로 보았던 어른들과 달리 조화를 택했던 어린왕자. 인상적이었습니다.
6. 위선, 허영심, 주정(酒酊), 소유의 탐욕, 수동적인 사람 등 어린왕자는 우리(어른)가 지니고 있을 다양한 욕구를 상징하고 대변하는 어른들을 만나게 되는데, 분명 제각기 둘러보면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어린왕자 눈에 있어선 모순으로 가득한 이기적이고 궤변을 늘어놓는 인물들로밖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기적인 어른 시리즈의 마지막을 장식하였던 지리학자로부터 지구에 가보라는 조언을 듣게 된 어린왕자. 그곳에서 그는 자신이 거대한 세상 속 미개한 존재라는 사실에 외로움을 느끼고, 5천송이의 장미를 보며 '보편'을 체득하여 '특별함'을 상실하고, 더 큰 외로움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다행히 여우와의 만남 속에서 관계의 특수성을 배우게 되는데, 이처럼 어린왕자의 여행은 세상을 배워가는 과거 우리 모습과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7. 우리에게도 분명 어린 시절은 있었을 것입니다. 혹시 이를 잊고 지내시는 건 아니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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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 Super 직장인 무엇이 결정하는가 - 조재형
1. 마음 같아서는 늘 그렇듯 책이나 읽으며 뒹굴고 싶지만 올 것이 오고 있습니다. 제가 이런 책을 읽고 리뷰를 쓴 시점에서 어느 정도 짐작은 하시리라 믿습니다. 취업준비가 당장 눈앞에 닥친 일은 아니지만 눈 깜빡하면 곧인지라 직장생활과 관련된 서적을 하나 정도는 읽어둘 필요가 있다 판단되어 <Super 직장인 무엇이 결정하는가>를 집었습니다. 저자말에 따르면 이 책은 취업 준비부터, 신입사원, 경력사원까지 단계별로 경험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데, 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읽어보면 알겠죠. '책'의 매력이 그렇듯 읽어서 손해 볼 일은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이런 책을 읽으니 마음 한편으로 역시 나만의 멘토가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불현듯 지나갔습니다. <하워드의 선물>을 읽을 때에도 비슷한 생각이 들었는데, 떡하니 가만히 기다린다고 애인이 생기지는 않듯 이 또한 제 자신의 많은 노력을 요구하는 일이라 생각하며 마음을 다시 다 잡아야겠습니다.
2. 조직의 입장에서 고민하고 생각해야 될 사안들을 다루는 책들은 많이 읽었지만 '구성원'이 되기 위한, 그리고 영위해나가기 위한 책을 읽어보는 건 이번이 처음인 것 같습니다. 제가 읽었던 책들은 대부분 경영진이나 하다못해 팀장 정도는 되어야 써먹을 법한 주제들이었는데, 이 책은 대학생이나 신입사원이 주요한 독자이기에 이 범위에 속한 전 자연스레 몰입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역시 인간은 먹고 살 문제가 걸려야 이렇듯 빠릿빠릿하게 집중하고 움직이는 것 같습니다.
3. 저자는 아직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쥐고 있는 예비 직장인들에게 '관심 있는 직무'와 '적성에 맞는 직무'중에선 반드시 전자를 택하라 조언하고 있습니다. 이유인즉슨. 자신이 좋아하는 일은 따지고 보면 '일'이 아니므로 근무시간 내이건 외이건 동일한 선상에 이어져 상호 선순환을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문득 어렸을 때부터 지겹게 들었던 말이 생각나네요. '재능 있는 사람은 노력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고(요즈음 들어 느끼지만 노력도 일종의 재능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드네요), 노력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 뭘 그렇게 자꾸 이기려드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만큼은 확실히 알았습니다.
4. 확실히 일반적인 자기계발서가 떠드는 뜬 구름 잡는 소리보다는 직접적으로 연관된 부분을 다루었다는 ���에서 실전지침서 타이틀은 거짓말이 아닌 것 같습니다. 막연히 회사를 ‘연봉’이나 ‘복지’로 판단할 게 아닌 보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살펴보길 권하고 있었습니다. 예컨대 회사의 주요 산업 군이나 핵심부서, 직무의 전문성과 독립성 여부 등은 향후 개인의 승진과도 굉장히 밀접하다는 이유를 들어서 말이죠. 덧붙여 지금까지 언급한 모든 요소들은 향후 이직을 할 때에도 평가되는 항목들과 밀접한 관계들이 있으므로 첫 단추를 잘 끼우는 게 굉장히 중요한 것 같습니다.
5. 이처럼 <Super 직장인 무엇이 결정하는가>는 본격적인 취업준비 이전에 알아두어야 할 점뿐만 아니라 면접관으로 직접 여러 번 참여해본 저자가 느꼈던 감상과 더불어 취준생들이 꼭 알아두었으면 하는 사소하지만 중요한 팁들이 언급되지만…그걸로 끝이었습니다. 그러니깐 다시 말해 취준생을 위한 조언은 이걸로 끝이라는 겁니다. 애초에 책 자체가 굉장히 얇을뿐더러 여백도 상당하기 때문에 얼마안가 다음 파트로 넘어갈 거라는 예상은 했지만 이리 빨리 끝날 줄이야… 아무튼. 이제 취준생 비키고 다음은 신입사원이었습니다.
6. 첫 번째 파트에서 이제 재미 좀 보려던 찰나에 끝난 거 같아 아쉽긴 했지만 어떤 의미로는 가볍게 쭉 훑어볼 수 있는 책이라 좋기도 했습니다. 신입사원 파트는 나름 알차게 구성되어 있었는데, 특히 입사 첫 한 달을 저자는 굉장히 중시했습니다. 손가락 빨며 기다릴 것이 아닌 주체적이고 능동적으로 행동해야한다는 점이나 타부서와의 원만한 관계유지, 신입사원이 기본적으로 지켜야할 도리와 원칙에 대해서도 독자들에게 거듭 주의를 주었습니다. 대학교 역시 사회생활의 일부분이라 그런지 직장이라고 대격변이 일어나는 건 아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학년이 높아지면서 잊어버렸던 몇 가지 사실들(특히 윗사람에게 펼쳐야 할 훌륭한 기술들)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이제 머지않아 다시 병아리 생활일 텐데, 이런 부분이 앞으로의 삶을 윤택하게 만들 중요한 능력이겠죠. 신입사원의 환상이라고 해야 할까요. 신입사원은 '넓고' '깊은' 인물이어야 하나봅니다. 저자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과연 내가 책에서 언급하는 신입사원이 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실현 불가능한 헛소리는 없었으니 안심하시길. 저 역시 이러한 점을 유념해두어 장차 신뢰받는 슈퍼직장인의 발판으로 삼아야겠습니다.
7.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이 책은 전반적으로 직장인, 특히 신입사원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했습니다. 이따금 두루뭉술한 이야기도 있었지만 이정도면 군더더기 없다 보아도 무방할 듯 싶었고, 비단 직장생활 뿐만 아니라 나아가 사회생활 전반으로도 충분 유용한 스킬이 많았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이 책은 슈퍼 직장인이란 어떤 사람을 지칭하는지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몇몇 부분은 장기간 갈고 닦을 필요가 있어보였지만 대다수 요소들은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것들로 이루어졌으므로, 차후 입사했을 때 다시 펴보아도 참고가 될 것 같습니다.
8. 저자가 지적받을만한 거리를 책 말미에 한꺼번에 쏟아 부었으므로 저 역시 크게 아쉬운 점을 마지막에 다루기로 했습니다. 솔직히 이 책을 돈 주고 산 독자라면 이 부분에서 신경이 거슬렸을 거 같기도 한데, 세 번째 파트를 끝마치고 뒤이어 부록으로 등장하는 '마케팅 에세이'는 이 책에 취지와는 다소(솔직히 마음 같아선 매우)어긋나지 않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자가 '미스터 브랜드 에세이'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건 알고 있지만, 거기에 담겨있을 법한 포스팅 중 일부를 그냥 끌어왔다고밖에 볼 수 없을 정도로 책 본래 취지와는 개연성이 낮았습니다. 물론 부록이니 그러려니 하며 읽어도 무방하지만 조금만 생각을 바꿔도 기분이 나빠지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차라리 192페이지밖에 안 되는 본문 분량을 더 늘렸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만 남습니다. 이 책을 읽는 독자는 직무와 관계없이 '조직 구성원'이 되어 활약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 책을 골랐을 텐데, 기본 방향과 어긋나는 마케팅 에세이는 독자를 우롱하는 행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 본문에서 군더더기가 없다고 말했는데, 부록으로 아예 몰아넣으셨더군요. 차라리 없었으면 더 좋았을 책입니다. 세상에서 제일 치사한 게 끼워 팔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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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미소설] 롤리타 -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김진준
0. 우선 알려드려야 할 점이 있습니다. 바로 세계적으로 가치를 인정받는 문학 작품을 읽는 걸 아직까진 꺼려한다는 것입니다. <롤리타>의 경우 페이지 수도 상당할 뿐더러 저자의 농간이라고나 할까요…… 은유적인 표현이 상당히 많아 저 같은 바보는 놀아나기 일쑤고, 과연 얼마큼 이해할 수 있을까에 대한 두려움도 은연중에 있었습니다. 그런 탓에 <롤리타>를 책상 앞에 갖다놓고 치워버릴까 하는 고민도 여러 번 반복 했습니다. 물론 이토록 매력적인 책을 치우고 다른 책을 읽자니 그것도 영 내키지 않아 결국은 펼치게 되었습니다만… 늘 그렇지만 어느 때보다 미흡한 리뷰가 될 가능성이 다분히 높으므로 기대말고 그저 편한 마음으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롤리타 컴플렉스', '롤리콘', '로리콘' 등의 용어를 처음 접했던 게 언제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확실한 건 이 책의 존재보다 용어를 먼저 알았다는 점입니다. 아마 지금 이 순간도 독서를 즐겨하시는 분들을 제외한다면 '롤리타 컴플렉스'라는 말이 어디에서 유래했는지 모르실 분들이 더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롤리타'라는 말은 소설 <롤리타> 에서 수기를 작성하는 화자 '험버트'가 사모(?)하던 열두 살 소녀 돌로레스(험버트에게 있어선 롤리타로 불리는)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롤리타>는 험버트가 집필한 수기를 그대로 다시 읽는 것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독자 입장에선 경계해야 될 부분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그간 많은 소설이 그래왔듯 자전소설, 일기 등의 방식을 택하고 있어 중심인물이자 화자의 주관이 ‘매우 많이’ 개입했습니다. 따라서 이야기 곳곳에 구멍이 발생하거나 왜곡, 오류가 발생할 여지가 다분히 높다는 걸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2. 돌로레스(이하 롤리타)를 만나기 전 어린이 험버트는 과거에 애너벨이라는 동년배 소녀를 사랑했는데(다소 뒤틀리게), 여름이 끝남과 동시에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티푸스균에 의해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이때 험버트는 상당한 충격과 함께 '사랑'이라는 감정을 포박하게 됩니다. '사랑이라는 감정을 잃었다'는 등의 일반적인 비유를 택하지 않은 건 그가 '눈을 떠서 다시 감을 때까지' 끊임없이 시각적 기억으로 애너벨을 사랑으로 되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사랑을 잃은 게 아니라 애너벨을 자신만의 동굴 속에 가둬버리고 그 사랑이 어디도 가지 못하게끔 완전한 포박을 성공적으로 해낸 것입니다. 눈을 감았을 때 롤리타가 눈에 보이기 전까지는 말이죠.
3. 본문에서 험버트는 어린 대상을 사랑하는 게 결코 그르지 않다는 걸 역사적, 지리적 사례를 통해 들려주는 데, 로마에서 로마의 법을 따라야한다는 걸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험버트조차 이런 작은 모순(험버트가 속해 있는 사회의 윤리 도덕적인 룰)에 대해선 침묵으로 넘어가더군요. 새삼스레 말할 필요는 없지만 험버트는 어딜 어떻게 보더라도 소아성애자로 보였습니다. 만일 <롤리타>의 모든 이야기 초점이 '롤리타'라는 인물에게만 집중되어있다면 전 잠시나마 이 같은 판단을 더 오랫동안 보류했을 테고, 짧은 순간일지언정 진정한 사랑일지도 모른다는 갈등의 기로에 섰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제 작은 바람은 얼마 가지 않아 무참히 깨졌습니다.
4. 분명 험버트의 나르시즘, 공감능력의 결여, 반사회적성향과 소아성애증을 제외한다면 전 그를 매력적인 인물로 생각했을 것입니다(물론 장점으로 상쇄시키기엔 너무 큰 문제들이지만 말이죠). 수기 문체가 굉장히 가볍게 써졌다는 점이나 매 순간 확신에 가득 찬 그의 태도는 분명 독자에게 있어선 따르기 용이한 인물이었습니다. 물론 때때론 멍청한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장황하게 설명을 해 독자를 혼란스럽게 만들기는 했지만 말이죠.
5. 1부에선 험버트가 롤리타를 만나기 전까지 어떤 인생을 살아왔는지 짤막하게 보여주고, 이후 본격적으로 그와 롤리타, 그리고 롤리타의 어머니 샬럿 헤이즈를 중심으로 이야기는 전개됩니다. 이때부터 이 소설의 진면목이 펼쳐지는데, 롤리타를 향한 마음에 그녀 어머니를 속여 결혼까지 골인할 뿐만 아니라 자신의 본심을 들키지 않는 선에서 롤리타와 더 깊어지기 위한 위험한 줄다리기를 감행하게 될…줄 알았습니다만 그것도 그리 오래가지는 않더군요(물론 샬럿 헤이즈와 결혼하기 전 부인에 비하면 비교적 많은 분량이 할애되었습니다). 1부에서 그가 수기에 적어낸 내용들은 실로 소름 끼쳤지만 툭 까놓고 봤을 땐 그가 소아성애자라는 걸 실제로 알아채긴 여간 어려웠을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그를 마냥 변태라며 손가락질하기 이전에 샅샅이 파헤침으로서 독자가 아닌 타자의 입장에서 그가 소아성애자라는 밝혀내고 싶은 욕심이 생기더군요.
6. 1부 끝자락에 접어들면서 롤리타의 적극적인 언행과 고백하는 성숙한 경험(?)을 듣고 있자니 혼란스러워지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분명 험버트는 롤리타를 의붓딸로 대하기 이전에 욕망을 구현화한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기에 착한 인간이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지만, 천진난만하게 생각했던 롤리타가 저런 파렴치한 행위들을 보이니 마냥 깜찍하게 봐주기는 어려웠습니다. 흑백논리를 펼쳐 누가 가해자고 누가 피해자라고 구별 짓기엔 아직 이른 듯싶었습니다. 물론 1부 막을 내리는 마지막 페이지에 짧은 두 줄은 2부에서 펼쳐질 비극이 무엇인지 충분 짐작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녀(롤리타)가 흐느끼며 내 방으로 찾아왔고 우리는 아주 다정하게 화해했다. 아시다시피 그녀에게는 이제 나 말고 아무도 없었다." 험버트의 나르시즘적 성향과 소아성애증을 충분 느낄 수 있었던 1부. 그런 그가 욕망을 투영한 대상 롤리타. 마지막으로 이러한 상황을 충분 인지한 듯 싶은 롤리타의 모습으로 1부는 막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7. 험버트가 뿌리까지 남성우월주의라는 점은 몇 페이지만 읽어봐도 충분 짐작했지만, ���말이지 중증이더군요. 책 전반에 걸쳐 등장하는 모든 여자 인물 중 행복해 보이는 사람은 2부 막바지에 등장하는 롤리타 외에는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중요한 건 이 소설이 험버트의 수기라는 점인데, 그는 자신의 수기 속에서 여성을 욕망의 대상 혹은 놀이도구정도로밖에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때때로 이 소설을 읽고 있는 여성독자(배심원)들에게 냉혹한 시선을 거두고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보라는 당치도 않는 소리를 하곤 했습니다. 결정적으로 이런 생각을 굳히게 된 계기는 그가 롤리타와 이곳저곳 거처를 옮기며 주인을 묘사하는 장면에서였는데, 남자가 주인일 경우 '개과천선한 범죄자', '퇴직 교사', '실패한 사업가'등 능력이나 배경을 묘사한 반면 여주인은 '모성애형', '요조숙녀 모방형', '뚜쟁이형' '따위'가 있었다며 그들의 외적인 신체나 성격을 조롱하는 묘사를 보여주었습니다.
8. 1부에서 느껴지던 미묘한 기류는 2부에서 완전히 사라졌고, 이제 완전히 본모습이 드러난(그럼에도 충분 절제하고 있다고 말하는)험버트와 밀고 당기기를 끊임없이 시전 하는 롤리타의 관계를 독자는 묵묵히 객관적인 배심원의 입장이 되어 바라보게 됩니다. 물론 어딜 어떻게 보더라도 이 밀고 당기기의 원인은 험버트고,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대상에 불과한 롤리타(물론 험버트는 사랑한다고 말하지만)는 긴 시간 그를 따라 여행을 하게 됩니다. 그 모습이 참으로 기과한데, 분명 이 소아성애자와 소아는 ‘관계’를 맺고 있지만 정작 이 부분에 대한 언급이나 설명이 굉장히 불친절하게 지나갑니다. 그들이 어느 지역을 가고, 무엇을 보고 험버트가 얼마나 롤리타를 성심성의껏 보살펴주었는지에 대한 이야기 등은 상세히 서술되어있지만 정작 정사에 대해선 짤막짤막하게 언급될 뿐이었습니다. 이게 '수기'가 아니었더라면 어떤 이야기였을까요.
9. 그렇게 초침은 쉼 없이 흐르며 밀고 당기기의 균형은 점차 롤리타에게 넘어가는 듯 보였습니다. 물론 이게 정말 그녀에게 넘어간 건지 놀아난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솔직히 균형이라고 말하는 것도 웃긴 것 같습니다. 험버트라는 말뚝에 묶여버린 롤리타도 처음엔 다양한 방식으로(반항, 유혹, 이용 등) 일반적인 사춘기 소녀들이 누릴 수 있는 권리를 찾아보려했지만 결국 일정 반경 이상으로 벗어나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끝내 이에 순응하려는 듯한 모습이 '코끼리와 말뚝'을 떠올리게 하더군요. '코끼리와 말뚝'이란 코끼리를 훈련시키는 방법으로, 새끼 코끼리를 말뚝이 묶으면 처음엔 벗어나고자 안간힘을 다해 저항하지만 끝내 자신은 벗어날 수 없을 거라는 절망감 속에 남은 평생을 이에 순응하는 걸 의미합니다. 어느 정도 성장했을 땐 이미 충분 말뚝을 뽑아버릴 수 있을 힘을 갖추었음에도 말이죠. 롤리타가 최종적으로 이런 꼴이 되는 건 아닌가하는 생각에 내내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코끼리는 적어도 향후 몇 년은 확실히 돌봐주겠지만 롤리타가 더 이상 소녀가 아니게 되었을 때 과연 험버트는 그녀를 지금처럼 요정으로 봐줄지에 대해선 의문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10. 어디까지 고의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정독하는 입장에서 2부는 지나치게 쓸데없는 말이나 묘사가 많았습니다. 모르는 지명은 둘째 치고 이해하기 어려운 언어유희, 가공된 장소 등은 가독성을 크게 더디게 만들었습니다. 아무리 사소한 것도 중요하다지만 이런 여행기를 일일이 참고 다 듣는 건 굉장한 고역이었습니다. 블라디미르 나보코프가 출판사에 원고를 보냈을 때 완독한 편집자가 없었다는 말이 납득은 가네요.
11. 문학동네 출판사 김진준 역자가 총합 수백 개에 달하는 각주와 미주를 달아주지 않았더라면 완독하기 굉장히 어려웠을 것 같은 책이네요. 미주 쪽에 책갈피를 끼우고 읽는 내내 본문 읽다가 각주 읽고, 미주 읽고, 지도 보는 등 이처럼 스펙터클한 책 읽기는 또 처음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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