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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ky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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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leiades · 6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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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21 스노보드 강습 1회
파우더 타기
숏턴으로 가야한다고 생각해서 시야를 11시 30분, 1시 30분으로 두면 안된다. 실제 숏턴은 시선 폴라인 고정, 미들턴은 10시, 2시이므로 지금처럼 숏턴해야한다고 11시 30분, 1시 30분 보지 말고 지금 리듬으로는 챔피언에서 미들턴으러 간다고 생각하고 시야를 10시, 2시로 충분히 보면서 가야한다.
파우더타면서 속도가 나면 멈추려고 서버리는 것이 아니라 시선을 3시, 9시로 보면서 서서히 속도를 줄이면서 쭈욱 미끌어져 나간다.
숏턴 한다고 생각하며 내려가고 있는데 속도를 줄이고 싶으면 힐토 스피드 체킹 번갈아아되 대신 멈추는 것이 아니라 쭈욱 미끌어진다.
하단에 오면 노즈 돌리려고 하지말고 다운 다다당 다운 다다당, 상단에서 길게 가려면 다운 다다다당 다운 다다다당
슬라이딩턴
겨드랑이 아래는 없다고 생각하고 턴한다. 그래야 하체를 안돌리고 상체 로테이션만 이용할 수 있다.
뒷손도 자연스럽게 앞손따라 움직여야지 락을 걸면 안된다.
토턴할 때 보드 위에 올라가서(아치에 올라가고 발등에 올라가고) 수행하고 시선 10시 11시 빼먹지 말것! 손만 가르키고 얼굴은 먼저 앞서가고 있다!! 손과 얼굴 일치!!
팔에 힘빼고 편안하게 타기
다운도 내가 레벨2다 이렇게 꾹 꾹 누르지 말고 부츠텅이 살짝 눌러지게 가볍게 내려간다
카빙턴
힐턴 마무리할 때 시야가 없다. 카빙도 슬라이딩과 똑같이! 곁눈질로 보는 것이 아니라 입과 코가 2시 3시를 봐야한다!
토턴 들어갈 때 힐로 가다 직활강하면서 토엣지가 설 때까지 충분이 기다린다!!! 지금 못기다리고 상체를 먼저 돌려서 스키딩 나는 중
속도가 너무 나면 2시 3시 10시 9시로 충분히 가면서 속도 줄여놓고 계속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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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leiades · 4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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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만하면 행복해질 줄 알았는데
졸업만 하면 행복해질 줄 알았는데 맘먹고 글을 쓰면서 내 마음을 돌아봐야 하는 시간이 오게 될 줄 몰랐다. 몇 년 만에 글을 쓰게 되는 이유가 초심을 통과하며 논문심사가 결정되는 순간, 종심을 통과하며 졸업이 확정되는 순간, 기적처럼 스노보드 자격증을 딴 순간이 아니라 마음이 부대끼는 날들이 계속되는 것을 견디기 어려워서라니. 운동을 해도 좀처럼 나아지지 않은 마음이 글을 쓰면서 조금은 정리가 되기를, 글쓰는 시간이 실마리가 되어 조금씩이라도 나아지기를 기도하면서 키보드에 손을 얹어본다.
논문을 핑계로 그 동안 못만났던, 학교에서 만났지만 진즉에 학교를 떠난 사람들을 만났다. 내 졸업을 축하해주는 자리였으니깐 내가 맛있는 것을 사드리는게 맞는데,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던 그 순간에는 분명 즐거웠던 것 같은데 계산하고 집에 돌아가는 내내 기분이 별로였다. 학교에서의 삶을 그나마 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들과의 대화였는데도 그 동안 논문완성만을 바라보고 아무 것도 하지 못한 그리고 하지 않은 내가 너무 바보 같이 느껴졌다. 박사학위 논문이란 것이 내 인생에 무슨 의미일까. 훗날 어떤 의미가 될까. 지난하고 힘든 과정을 거쳐 어떻게든 마무리를 지은 나를 다독여주고 자랑스러워하지 못하고 주식투자를 하지 않은, 집을 사지 않은, 결혼을 하지 못한, 이렇게 나를 작아지게만 만드는 그 모임을 스스로 만들고 계산까지 한 나를 후회하고 있었다. 연구자로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치지 않는 학교에서 연구자로서의 삶에 무기력한 동료들과 함께 지내며  졸업 이후에 연구자로서 사는 것이 불투명하고 낮은 확률로 존재한다는 것을 알며 지냈지만 그래도 그 와중에 다행스럽게도 비슷한 고민을 하며 열심히 사는 친구들을 만나 정말 간신히 버텼었는데 이렇게 졸업을 해버리고 나니 이제는 무얼 어찌해야할지 모르겠어서 자꾸 나를 미워하게 되는 것 같기도 하다. 
논문을 쓰기 위해 자료를 모을 때 현장의 선생님들이 정말 많이 도와주셨지만 힘들었던 순간들도 정말정말 많았다. 설문조사를 수락하는 전체회의에서는 아무말이 없으시다가 막상 설문조사를 하러 찾아갔을 때 자기는 동의한 적이 없다며 나를 쳐다보지도 않으셔서 이미 택배로 보낸 설문지와 기념품을 다시 빼와야했던 곳도 있었고, 설문조사 하신 분들께 드리려고 내가 사비로 마련한 기념품을 자기 조직의 체육대회 기념품으로 제공하겠다고 하셔서 겨우겨우 말린 적도 있었다. 그래도 자료는 모아야 하니깐 화 한번 내지 못하고 최대한 웃는 얼굴로 동의하지 않으시는 줄 모르고 억지부려서 죄송합니다, 제가 돈이 없는데 정말 어렵게 준비한 거에요 굽신굽신 얘기드렸었지. 설문조사를 시작하려고 전화드렸더니 왜 더 잘 모아줄 수 있는 기간이 있었는데 못하게 했냐면서 내 입장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를 하시고 화를 내셔서 전화를 끊고 한참을 울다가 애써 마음을 추스리고 마음속으로는 멀 잘못한 건지 모르겠다고 생각했지만 정말 죄송하다고 설문조사를 할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드린 적도 있었고 어떻게든 설문조사를 하고 싶어서 애써 나를 무시하시는데도 몇 번이고 간식거리를 사가서 머리를 조아린 적도 있었다. 설문조사 하려면 자원봉사도 하고 가야한다고 농담같지 않은 농담을 하신 곳도 있어서 이런 저런 잡일들을 하며 잘보이려고 노력도 했었다. 그러고보니 나를 힘들게 했던 분들은 죄다 남자분들이네. 그렇게 힘들게 수집한 자료들로 완성한 논문을 다시 현장의 선생님들께 발표하는 자리가 있었는데 그 자리에 얄궂게도 나를 힘들게 했었던 분들이 있었다. 그 분들이 나한테 꼬박꼬박 박사님, 박사님 이렇게 불러주시는데 기분이 묘했다. 조사를 하러 갔던 나와 지금의 나는 달라진 게 없는데 학위 하나로 다른 사람들이 나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다니. 물론 발표자리는 공식적인 자리이자 윗분들(?)이 함께 계신 자리이기도 했고 박사학위를 받은 이후에 자기 조직의 연구주제를 정해달라며 뜬금없이 연락하시는 분도 있었고 발표일정을 정할 때도 주제발제를 하는 나한테 제일 나중에 물어봐서 일정을 다시 조율해야 하는 해프닝도 있었지만 어쨌든 그 자리에서 발표를 하고 토론을 들으며 그리고 토론 이후에 조직의 정책 방향에 대해 나에게 다시 물으면 내가 답변을 해야 하는 위치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학위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박사학위는 이렇게도 쓰는거구나. 약하고 만만해 보이는 나에게 박사학위라는 방패막이가 하나 생겨서 다행인걸까?
1년만에 파도를 타러 갔다. 학교 다닐 때는 파도가 없어도 바다에 가는 것만으로도 파도 소리를 들으며 잠을 청할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너무 좋았는데 졸업하고 돌아간 바다에서 내 마음은 지옥이 되었다. 오랜만에 갔더니 공들인 시간이 무용지물이 되어 혼자서는 파도를 하나도 못잡고 파도도 못고르고 라인업도 못잡고 여전히 와이프아웃이 두려워 하염없이 파도를 보내는 나를 보면서 마음이 조급해졌다. 예전 같았으면 이게 나의 진짜 실력이니깐 차근차근 더 나아지면 되지. 이제는 혼자서 라인업까지 나가는 횟수도 늘어났고 파도를 보는 눈도 조금은 더 생겼고 와이프아웃이 두려워도 들이대는 용기도 더 생겼으니 좀 더 노력해보자라고 생각했을텐데  파도를 잘타는 사람들만 바라보면서 나는 못할 것 같다, 나는 정말로 파도를 좋아하는 게 아니라 서핑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주변 사람들에게 자랑하고 싶어서 바다에 가는 것 같다, 서핑을 사랑하는 샵 사장님들과 어울리면 나도 그분들처럼 되는 것 같아 좋은 거지 내가 정말 파도를 사랑하는게 아닌 것 같다, 혼자서는 영영 파도를 못잡을 것 같다 별별 생각이 다 들었다. 다들 취미로 서핑을 배우러 와서 조금 못해도 조금 잘해도 웃고 있는데 나만 너무 심각한 것 같았다. 나는 나보다 조금 못한 사람들을 챙길 여유도 없고 잘하는 사람들은 부러워하면서 그 분들이 막상 바다에서 나를 챙겨주면 자존심이 상해서 눈도 안마주치고 그러면서 서핑은 잘하고 싶고 이 마음을 들키기 싫어서 저는 운동을 못하는데 정말 기본만 따라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라고 자꾸 얘기하고.  화경사장님이 운동은 못한다고 생각하면 절대 안된다고 자신감을 갖고 하는 거라고, 힘들게 하는 사람보다 즐기면서 하는 사람이 더 많이 느는 거라고, 그리고 불안한 마음은 전염이 더 잘 되어서 나같은 마음을 가지고 오는 손님한테는 저 사람을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해줄까 마음이 쓰인다고 하셔서 화들짝 놀랐다. 학교를 졸업하면 원래의 나로 돌아올 줄 알았는데 10년 동안의 생활이 습관이 되어서 내가 그토록 혐오했던 모습이 내가 되어 버렸다. 경쟁하는 게 미친 듯이 싫지만 어쩔 수 없이 계속 그런 환경에서 버텨야하니깐 그럼 내가 이기지 못하는 것은 확정이지만 절대로 지지는 말자라는 마음으로 살았다. 그럴려면 나는 사람에게 마음을 맘이 쓰는 편이고 인간관계에서 마음을 잘 다치는 편이니깐 아무하고도 교류하지 말고 그 시간을 아껴서 공부하는데 사용하자. 그래서 사람들 눈도 안마주치고 필요한 사람한테만 관심을 갖고 논문이라는 목표만 생각하며 살았다. 그렇게 행동해도 용인되는 세상이었고 그 세상에서 소위 잘나가는 사람들은 다 그렇게 살았으니까 어쩌면 그런 삶이 장려되는 곳 같다고도 생각했다. 그래도 이 세상을 벗어나면 그렇게 살지 말아야지 했었는데. 그 곳에 예정보다 오래 머무르면서 그리고 내가 그렇게 마음을 먹으면서 나는 나와 나의 목표만 생각하고 경쟁구도로 세상을 바라보고 거기에서 지지 않으려 애쓰는 사람이 되었고 그렇게 살지 않아도 되는 공간에서조차도 내가 앞서서 그런 분위기를 조성하는 사람이 되어버린 것 같아서 슬펐다. 학위가 대체 무엇이길래 나는 이렇게까지 변해야 했던 걸까? 얼마나 시간이 흘러야 나는 조금이라도 나아질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예전의 마음으로 돌아가서 행복하게 파도를 탈 수 있을까?
2021.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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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leiades · 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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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 in black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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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leiades · 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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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영애야 초심으로
이 드라마가 하려던 이야기가 고작 ‘결혼 못해 안달 난’ 영애씨의 이야기던가? 그렇지 않다. ‘막돼먹은’ 현실에 대한 블랙코미디다. 영애씨의 일터인 낙원사가 실제 낙원이 아닌 찌질하기 그지없는 초라한 현실인 것처럼, 막돼먹은 건 영애씨가 아니라 현실이다. 그걸 이야기하려던 드라마는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연애와 결혼에만 집중하게 되었다.
물론 이 드라마의 멜로가 그 자체로 우리네 사회의 편견을 깨는 요소가 있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즉 막돼먹은 건 영애씨가 아니라 현실이라는 걸 깨닫게 되는 순간, 인간미가 넘치는 영애씨의 매력을 발견하게 되고 그래서 그녀를 사랑하는 남자가 나타나 알콩달콩한 사랑을 이어가는 대목은 현실의 냉혹한 편견을 깨는 시원스러움이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영애씨가 결혼에 집착하게 되는 순간부터 이런 현실의 뒤통수를 치는 속 시원함은 사라지게 되었다.
Black comedy: 블랙코미디는 웃음을 통해 환멸과 냉소를 표현하는 형식이다. 
http://media.daum.net/entertain/drama/newsview?newsid=201611291039555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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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leiades · 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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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의 말을 곱씹었다. ‘의지를 발휘’해야 한다는 말에 담긴 비관과 ‘조금 더’라는말에 담긴 낙관 사이에서 갈팡질팡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기는 의지를 발휘하라는 말보다 ‘조금 더’라는 부사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말은 조금 더 힘을 내면 괜찮아진다는 뜻 아닐까. 조금 더 힘을 내면 턱을 움직여뭐든 말할 수 있고, 제 발로 걸어서 검사실에 가게 된다는 뜻이 아닐까. 말할 것도 없이 오기는 ‘조금 더’의 세계에 의지했다. 오기는 무척이나 살고 싶었다.(p.14)
아내는 그럴 때가 있었다. 꼬투리를 잡아 뭐든 최악의 일을 상상하고,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날 확률을 과정했다. 그럴 때의 아내는 몹시 날카롭고 신경질적이었다. 자신의 생각만 믿었고 그것을 진실로 확신했다. 오기의 말을 모두 부인했고 오기가 거짓말을 한다고 다그쳤고 자백할 때까지 몰아붙일 기세였다. 그렇게 한바탕 화를 내고 나서는 얼마 지나지 않아 사과했다. 생각을 과장하는 버릇을 탓했고 되도록 좋은 생각만 하겠다고 약속했다.(p.82)
액자에 든 것은 다 여자들의 사진이었다. 애니 리버비츠가 찍은 수전 손택, 머리를 틀어 올린 버지니아 울푸, 흰색 비키니 차림으로 활짝 웃고 있는 바닷가의 실비아 플라��, 정원에서의 타샤 튜더, 담배를 피워 문 노년의 루이즈 부르주아, 머리를 풀어 헤치고 가슴을 열어젖힌 조지아 오키프, 란제리 차림으로 흐트러진 침대에 누워 있는 신디 셔먼 같은 여자들이었다. 
티크책상
오리아나 팔라치 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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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leiades · 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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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dor Cinema Club, Mar 2018
툼레이더 
톰홀랜드 스파이더맨의 툼레이더 버전 같았다. 심장쫄깃한 action scenes이 있었으나 전체 plot이랑 연결이 잘 안되는 느낌이었고 루 렌 역을 맡은 오언조의 역할이 너무 적은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처음에 등장했을 때는 후반부까지 이어지는 역할이 있을 줄 알았더니만 등장이 그냥 전부였다. 그래도 어마어마한 액션과 그것을 소화해낸 알리시아 비칸데르는 정말 멋있었다. 갤가돗의 원더우먼처럼 원래부터 나는 원더우먼이다 이런 느낌이라기보다 톰홀랜드가 이런저런 경험치를 쌓아 스파이더맨이 되는 것처럼 알리시아 비칸데르가 그렇게 라라크로프트가 되는구나 라는 느낌이 들어서 그랬던 것 같다. 그러나  영화보고난 후에 안젤리나 졸리의 라라 크로포트를 찾아봤다는 것 ㅋ 스파이더맨 홈커밍 보고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안찾아봤다고 ㅋㅋ 졸리 언니의 아우라 때문인지 영화의 문제인지 아님 둘다 인지. 그래도 다음 편이 나온다면 또 볼거다. 
리틀포레스트
음. 이 영화도 영화보는 내내 차라리 일본 원작을 보고싶다는 생각을 했다. 한국정서에 어울리지 않은 스토리를 따오고 힐링과는 거리가 먼, 그렇지만 한국적인 스토리를 가미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딸과 단둘이 살던 엄마가 딸이 독립하기 직전에 선수쳐서 사라지는게 한국이라는 맥락에서 쉽게 이해가 될 수 있냔 말이지. 그리고 도시의 삶을 벗어나 시골에서 나만의 힐링을 하는데 어케된게 혼자서 보내는 시간보다 친구들이랑 보내는 시간이 더 많냐고. 삶에 지쳐 관계에 지쳐 도시를 떠나 시골로 갔는데 물론 거기서 도시보다 정적인 인간관계를 맺고 힐링이 되었을 수도 있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조금은 혼자서 보내는 시간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 일본 원작이라면 내가 이해 안가하는 이 부분들을 좀 더 개연성있게 잘 풀었을 것 같다. 게다가 한국에서 누가  오꼬노미야끼를 간식으로 먹고 가스오부시를 찬장에 보관하니! 대박당황. 그렇지만 김태리의 삼시세끼라는 평처럼 배우는 영화와 잘 어울렸고 음식장면은 너무나 예뻤다고 생각한다. 아카시아 꽃튀김은 나도 해먹어보고 싶었다. 기름에서도 아카시아 향이 배어 나려나. 
로건럭키
앞부분이 좀 지루한 감이 없지않아 있지만 뒷부분에서 만회가 된다. 그들이 부디 제발 성공했으면 좋겠다 간절하게 손에 땀을 쥐고 응원하게 된다. 다니엘 크레이그가 밑바닥 인생연기를 했는데 의외로 이상하지 않았고 아담 드라이버도 어눌한 연기 잘 어울렸고 라일리 코프는 정말 예뻤다. 
셰이프오브워터
어떻게 하면 양서류 인간을 사랑할 수 있을까? 엘라이자도 목에 아가미가 있고 원래 인간이 아닌 양서류 인간과 같은 과였기 때문에 가능한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사랑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한 영화였다. 조건없는 순수한 사랑이란 것이 과연 가능한 것인가. 엘라이자를 그냥 그대로 사랑해주는 양서류 인간과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청소부 엘라이자를 욕정의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리차드가 대비가 되어서 양서류 인간과의 사랑이 얼마나 순수한지(?) 순결한지(?)가 더 부각되었던 것 같다. 양서류 인간이 엘라이자를 사랑하는 거야 그렇다치고 엘라이자는 대체 어떻게 양서류 인간을 사랑하게 되는걸까? 아무리 그를 만나고 있을 때면 주류 사회에서 소외된 나를 생각하지 않게된다지만 그는 나에게 사랑을 주는 것 말고도 아무것도 해줄 수가 없는데 말이지. 원래 그런게 사랑인데 나는 이제 너무 속물이 되어버린걸까. 왜 자꾸 그 사랑을 어떻게 지속하려고 하는지까지 생각하게 되는지. 암튼 그건 그렇고. 모든 배역에는 그 역할들이 필요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화가아저씨와 러시아 과학자, 청소부 언니의 역할은 무엇이었을까? 주류 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이런저런 욕망들을 얘기하면서 양서류 인간과의 사랑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드는 장치였을까?  바로바로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들이 많아서 자꾸만 다시 또 생각해보게 되는 영화였다. 그 밖에는 양서류 인간이 너무 갑자기 인간처럼 춤을 춰서 혼자 빵터졌던 장면이랑 히든 피겨스에 나왔던 옥타비아 스펜서 언니가 나와서 너무너무 반가웠다 ㅋ 언니라고 부르고 싶음 이분은.  
퍼시픽림 업라이징
일단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전작의 감독이었고 이번 편에도 참여했다고 해서 대충격. 나는 그 분을 셰이프오브워터 감독으로만 알고 있으니 말이다. 예술영화 감독인 줄만 알았더니  마블같은 영화도 찍을 수 있는 사람이었던 것이었다. 사실 그 반대지 ㅋㅋ 내가 영화를 역순으로 접했으니깐.  압도적인 크기의 예거를 보는 것 만으로도 나쁘지 않았다는 느낌? 게다가 그들은 엄청난 크기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유연하고 재빠르다. 그리고 이 영화의 주인공은 흑인과 소녀였는데. 우리나라는 이제서야 미투운동이 시작되고 있는데  미국은 벌써 로봇영화의 주인공이 흑인과 소녀인 것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거야 하는 생각이 들어서 촘 부러웠다는. 후레쉬맨이고 바이오맨이고 여자는 4호기, 5호기로 그들이 해야하는 가장 중요한 일인 전투에서는 중요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예쁨을 담당하거나 역할이 무엇이었는지 기억도 안나는데 말이지. 그런 시리즈를 보고 큰 나와 남성의 주무대라고 전유되었던 로봇, 과학, 전투 등의 분야에서 소녀가 당당히 주인공인 영화를 보고 자란 세대는 자존감에 대한 생각이라든지 남녀간 역할에 대한 생각들이 많이 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소녀는 아직 완전히 주인공이 되기에는 모자를 수 있지만 그건 나이 때문이지 성별 때문은 아니니깐. 나중에 티비에서 해주는 2013년 퍼시픽림을 봤는데 거기에도 여자가 주인공으로 나오기는 하더라. 하지만 2018년과 매우 다른 역할이었다. 아버지에게 보호받는 존재, 사랑하는 사람에 의해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게 되는 존재. 이건 머 클리쉐지. 지금이 2018년이니깐 5년 사이에 미국도 많이 바뀌었나보다. 지금이야 트럼프가 대통령이지만 여성대통령 후보자도 나왔고 흑인대통령이 사랑과 지지를 받았으니깐. 우리나라도 조금씩 바뀌어 가겠지?
쓰리빌보드
그 동안은 비극적 결말일 때 아쉬움과 슬픔 때문에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고 생각했는데 이 영화는 그런 식으로 마음 무겁게 하는 결말이 아닌데도 자꾸 마지막 장면 이후를 상상해 보게 된다.  영화 초반에 무거운 주제를 툭 던지고 내내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결국 영화가 끝날 때까지 해결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엔딩크레딧이 올라갈 때 기분 나쁘지 않게 그래도 세상과 사람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극장을 나올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 한 영화에서 다면적인 인물이 한 명 나오는 것도 흔치 않은데 이 영화에서는 여러 명의 등장인물들어떤 사건을 계기로 처음과는 전혀 다른 성격을 보여준다. 그 사건도 하나가 아니어서 한 등장인물의 성격이 바뀌면서 사건이 발생하고 그 사건으로 인해 다른 등장인물의 성격이 또 바뀌는데 이게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게 되고 그 것의 끝이 그래도 세상은 살만한 곳이지라는 
플로리다 프로젝트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사회적인 것이다. 은유샘한테 글쓰기 배우
Jan 2018
코코
Feb 2018
블랙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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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leiades · 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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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ll me by your name
Welcome home. Thanks. - Oliver enjoyed the trip? - Yeah. I think he did. You two had a nice friendship. Yeah. You're too smart not to know how rare, how special what you two had was. Oliver was Oliver. Because it was him. Because it was me. Oliver may be very intelligent but... He was more than intelligent. What you two had, had everything and nothing to do with intelligence. He was good. You're both lucky to have found each other because you, too, are good... I think he was better than... I think he was better than me. I'm sure he'd say the same thing about you. Yeah. He'd say the same thing. It flatters you both. And when you least expect it, nature has cunning ways of finding our weakest spot. Just remember, I am here. Right now, you may not wanna feel anything, maybe you never wanted to feel anything. And maybe it's not to me you'd want to speak about these things but feel something you obviously did. Look, you had a beautiful friendship. Maybe more than a friendship. And I envy you. In my place, most parents would hope the whole thing goes away. Pray their sons land on their feet, but I am not such a parent. We rip out so much of ourselves to be cured of things faster, that we go bankrupt by the age of 30. And have less to offer, each time we start with someone new. But to make yourself feel nothing so as not to feel anything. What a waste. Have I spoken out of turn? And I'll say one more thing, it'll clear the air. I may have come close but I never had what you two have. Something always held me back or stood in the way. How you live your life is your business. Just remember, our hearts and our bodies are given to us only once, and before you know it, your heart's worn out. And as for your body, there comes a point when no one looks at it much less wants to come near it. Right now, there's sorrow, pain. Don't kill it, and with it, the joy you felt. Does Mom know? I don't think she does. Read more: https://www.springfieldspringfield.co.uk/movie_script.php?movie=call-me-by-your-n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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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leiades · 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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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dor Cinema Club, Apr 2018
레디플레이어 원
레이디버드
콜미바이유어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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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leiades · 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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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심성과 주변성
내가 거슬려하는 연구실 사람들의 행동을 생각해봤는데 하나같이 다 공동생활을 할 때에 예의를 지키지 않은 것들에 대한 것이었다. 예를 들면 스테이플러의 심을 다 쓰고 채우지 않는 것, 프린트 종이를 다 쓰고 모른척 하는 것, 타자를 너무 크게 친다든지, 책장을 큰소리로 넘기고 물건을 함부로 둔다던지, 커피를 마시고 커피 내린 종이를 치우지 않는다던지, 같이 사용하는 얼음을 얼리지 않는다든지, 공동 책상을 어지르고 치우지 않는다던지, 먹고 난 음식을 책상위에 그대로 둔 다던지.
학창시절 공부를 잘했던 사람들이 많은 연구실이라 그런지 다들 이런 것에는 무신경하다. 사실 성적이 그 사람을 대변하게 되는 학창시절을 보내고 거기서 높은 성취를 이루어 이 후에도 성공가도를 간 사람들이라면 그 이후로도 이런 일들을신경쓰지 않아도 될 상황에서 지냈을 확률이 크지
근데 내가 궁금한건, 그리고 이해가 안되어서 사실 더 짜증나는 건. 왜 이런 사람들이 약자에 대해 관심을 갖고 모두가 평등하게 사는 삶에 관심을 갖느냐는 것이다. 더 나아가서는 아주 적극적으로 이 부분에 시간과 노력을 들여 공부를 하고 있는데 대체 왜 이런 선택을 하는 것인지 이해가 잘 안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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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leiades · 8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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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우는 봄,우리가 본 것
“기울기는 어떻게 구하더라?”
 뜨겁지 않게 이 글을 마칠 수 있을까. 차갑지 않게 지금을 말할 수 있을까. 지난 달 16일, 언제 침몰할지 모르는 배 안에서 한 여고생은 불안을 떨쳐내려는 듯 친구에게 밝은 목소리로 물었다. 그리곤 그 농담을 끝으로 다시는 이곳에 돌아오지 못했다. 요즘 나는 자꾸 저 말이 어린 학생들이 우리에게 마지막으로 건네고 간 질문이자 숙제처럼 느껴진다. 이 경사를 어찌하나. 모든 가치와 신뢰를 미끄러뜨리는 이 절벽을, 이윤은 위로 올리고 위험과 책임은 자꾸 아래로만 보내는 이 가파르고 위험한 기울기를 어떻게 푸나.
ㅡ지금 당신을 가장 절망케 하는 건 무엇입니까.
“저를 가장 절망하게 만든 건, 더 노력해야 된다는 말이었어요.”
그 말 앞에서 나는 좀 놀랐다. 그러고 그 ‘놀랐다’는 사실 때문에 내가 철저히 그녀의 고통 바깥에 있는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다. 아무리 노력한들 세상에는 직접 겪어보지 않고는 도저히 짐작할 수 없는 고통과 그 고통이 담긴 타인의 몸이 있다는 걸 알았다. 그녀의 대답 속에선 황량한 외로움이 느껴졌다. 육체적, 정신적, 금전적 고통의 끝이 보이지 않을 때, 세상의 무관심과 폭력 속에 홀로 버려진 느낌을 받을 때 그 시간에 잠겨본 자만 알 수 있는 외로움이었다.
내가 가까스로 발견해낸 건 만일 우리가 타인의 내부로 온전히 들어갈 수 없다면, 일단 그 바같에 서보는 게 맞는 순서일지도 모른다는 거였다. 그 ‘바깥’에 서느라 때론 다리가 후들거리고 또 얼굴이 빨개져도 우선 서보기라도 하는 게 맞을 것 같았다. 그러니 ‘이해’란 타인 안으로 들어가 그의 내면과 만나고, 영혼을 훤히 들여다보는 일이 아니라, 타인의 몸 바깥에 선 자신의 무지를 겸손하게 인정하고, 그 차이를 통렬하게 실감해나가는 과정일지 몰랐다. 그렇게 조금씩 ‘바깥의 폭’을 좁혀가며 ‘밖’을 ‘옆’으로 만드는 일이 아닐까 싶었다. 그리고 그 이해가, 경청이, 공감이 아슬아슬한 이 기울기를 풀어야 하는 우리 세대가 할 일이며, 제도를 만들고 뜯어고쳐야 하는 이들 역시 감시와 처벌 이전에, 통제와 회피 이전에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인지도 몰랐다. 다만 뭔가를 자주 보고, 듣고, 접했단 이유로 타인을 쉽게 ‘안다고’해선 안 되는 이유도, 누군가의 고통에 공감하는 것과 불행을 구경하는 것을 구분하고 악수와 약탈을 구별해야 하는 까닭도 그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통렬-하다痛烈--
몹시 날카롭고 매섭다.
김애란, 눈먼자들의 국가 中
* 설명하지 말고 보여줘라
내러티브 제1원칙이다. 이야기를 보고 듣고 느끼게 하려면 작가가 먼저 더 많이 보고 듣고 느끼게 해야 한다. 체험과 관찰이 있어야 글에 감동이 살아난다. 글을 쓸 때 그녀의 미소는 화사했다고 표현하는 것은 이야기꾼의 자세가 아니다. 화사하다는 표현은 추상적이고 모호하기 때문이다. 화사하다는 생각의 기준도 사람마다 다르다. 20대 여성이 느끼는 화사함과 70대 할머니가 느끼는 화사함은 전혀 다를 수 있다. 어정쩡한 표현보다는 독자가 스스로 화사하다고 느낄 수 있도록 그녀의 모습을 객관적인 사실들을 통해 자세하게 묘사해주는 게 바람직하다.
분명하고 구체적 이미지를 관찰하고 묘사하는 훈련부터 해야 한다. 형용사와 부사 같은 어휘력만 암기한다고 해서 글 솜씨는 늘지는 않는다. 인물의 표정과 몸짓은 물론 사건이 벌어진 현장의 작은 움직임까지 관찰할 줄 알아야 한다. 부끄러움에 볼이 붉어졌는지, 머리모양이 부스스했는지, 겁에 질려 말을 더듬지는 않았는지. 현장은 해가 저물면서 대기가 축축했는지, 땡볕으로 침이 말라붙을 지경이었는지, 혹한에 콧물이 얼었는지... 이야기의 생동감을 살리고 흥미를 높인다.
은유의 메타포라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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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leiades · 8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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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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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에 본 최고의 영화
영화를 보거나 소설을 읽을 때 감정이입이 되는 인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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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leiades · 8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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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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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주와 몽규를 보면서 생각나는 친구. 
항상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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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leiades · 8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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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유
비유는 어떤 대상이나 사건을 읽는 이가 알기 쉽도록 다른 것에 빗대어서 보다 생생히 드러내는 것이다. 즉 비유의 목적은 시각적인 이미지를 환기시키는 것이다. 정교하지 않은 비유로 이미지들이 서로 부딪친다면 전달력은 외려 반감된다.
from. 한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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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leiades · 8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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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운
하루의 축
하지만 이런 역동적인 풍경과 달리, 멀리 바깥에서 본 인천 공항이 모습은 고요하기만 했다. 공항 리무진 버스에서 소리가 소거된 채 나오는 연합뉴스 화면처럼 그랬다. 허허벌판 섬 한쪽에 외따로 핀 문명의 꽃이라 그런 듯했다. 현대의 복잡하고 거대한 시스템이 정적(精的)으로 평화롭게 돌아갈 때, 그 무탈하이 주는 이상한 압도, 안심, 혹은 아름다움 같은 것이 공항에는 있었다. (p.176)
기옥 씨는 아침 내 나물이며 잡체 등의 밑작업을 했다. 재료를 불리고 다듬어놔야 내일 바로 쓸 수 있어서였다. 잡다한 부엌일을 마친 뒤에는 큰 솥에 고깃덩어리를 넣고 팔팔 끓였다. 한우와 오래 저울질하다 고른 값싼 미국산 쇠고기였다. 양지가 한소끔 끓어오르자 가스 불을 줄여 뜸을 들였다. 그러곤 묵은 밥을 랩에 싸 냉동실에 넣고 새 쌀을 안쳤다. 잇달아 설거지를 하고, 음식 쓰레기를 정리하고, 행주를 삶았다. 그리고 어느 순간 더 이상 할 일이 없자, 그때서야 거실 바닥에 ㅇㅇ덩이를 붙이고 앉았다.(p.179)
큐티클
지하철역 입구에 도라지를 다듬고 있는 할머니가 보였다. 이제 막 껍질이 벗겨진 도라지 향기가 알싸하게 코끝을 스쳤다. (p.211)
그녀는 몰라보게 예뻐져 있었다. 평범한 기성복 차림으로 나왔는데 분위기가 다르고 선이 달랐다. 긴장을 먹고 사는, 그러나 그만큼의 인정과 보상을 섭취하는 사람이 내뿜는 기운이 느껴졌다. 그녀는 한 손으로 커피에 섞인 얼음을 휘저으며 광고계의 뒷얘기와 여자로서 사회생활을 하는 것의 어려움, 사내 알력 관계 등에 대해 얘기했다.(p.223)
알력軋轢
수레바퀴가 삐걱거린다는 뜻으로, 서로 의견이 맞지 아니하여 사이가 안 좋거나 충돌하는것을 이르는 말.
 이슬 맺힌 유리컵을 쥔 채 조용히 꼼지락거리고 있는, 매끄럽게 잘 다듬어진 열 개의 손가락이, 손톱 위론 반투명한 살구색 매니큐어가 칠해져 있었다. 주위엔 굳은살이 거의 없었다. 손톱마다 알알이 박힌 깨끗하고 균등한 크기의 반달은 또 얼마나 어여쁘던지. 그녀의 손은 스스로 과시하고 있지 않아 더욱 과시적으로 보였다. 수다를 떨며 맞장구를 치고 호응하는 내내 나는 선배의 손을 흘끔거렸다. 화려함이나 아름다움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 손에 자꾸 눈이 간 건 그것이 무척 ‘깨끗해’ 보인다는 데 있었다.(p.224)
대학 동기 몇몇이 내게 알은 채를 했다. 친구들의 옷은 무척 과감하면서도 세련돼 보였다. 색깔이나 디자인이 흔치 않은 거였고 그 천박하지 않은 화려함이 결혼식의 화사한 분위기와 잘 어울렸다. 반면 내 옷은 너무 무난하다고 할까 답답할 정도로 평범해 보였다. 친구들의 감각적인 정장을 보자 내가 의기양양하게 걸치고 온 것들이 유행이 지난 것처럼 느껴져 풀이 죽었다. (p.230)
서른
그때는 언니가 되게 언니처럼 느껴졌는데 이제 저도 서른이네요. 그사이 언니에게도 몇 줄로는 요약할 수 없는 시간들이 지나갔겠죠? 바람이 계절을 거둬가듯 세월이 언니로부터 앗아간 것들이 있을 테죠? 단순히 ‘기회비용’이라고만 하기엔 아쉽게 놓쳐버려 아직도 가슴을 아리게 하는 것도, 말해도 어쩔 수 없어 홀로 감당해야 할 비밀과 사연들도요. 그래서 사실 오늘 언니가 8년 동안 임용이 안 됐었단 얘기를 들었을 때 가슴이 먹먹했어요. 8년. 8년이란. 괄호 속에 갇힌 물음표처럼 칸에 갇혀 조금씩 시들어갔을 언니의 스물넷, 스물다섯, 스물여섯......서른 하나가 가늠이 안 됐거든요. 합격자 발표를 기다리는 동안 마음 속에 생기는 온갖 기대와 암시, 긴장과 비관에 대해서라면 저도 꽤 아는데. 자식 노릇, 애인 노릇 등 온갖 ‘도리’들을 미뤄오다 잃게 된 관계들에 대해서도 전혀 모르는 바는 아닌데. 좁고 캄캄한 칸에서 오답 속에 고개를 묻은 채, 혼자 나이 먹어갔을 언니의 청춘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어요. (p. 292)
저는 지난 10년간 여섯 번의 이사를 하고, 열 몇 개의 아르바이트를 하고, 두어 명의 남자를 만났어요. 다만 그랬을 뿐인데, 정말 그게 다인데. 이렇게 청춘이 가버린 것 같아 당황하고 있어요. 그동안 나는 뭐가 변했을까. 그저 좀 씀씀이가 커지고, 사람을 믿지 못하고, 물건 보는 눈만 높아진, 시시한 어른이 돼버린 건 아닌가 불안하기도 하고요. 이십대에는 내가 뭘 하든 그게 다 과정인 것 같았는데, 이제는 모든 게 결과일 따름인 듯해 초조하네요.언니는 나보다 다섯 살이나 많으니까 제가 겪은 모든 일을 거쳐갔겠죠? 어떤 건 극복도 했을까요? 때로는 추억이 되는 것도 있을까요? 세상에 아무것도 아닌 것은 없는데, 다른 친구들은 무언가 됐거나 되고 있는 중인 것 같은데, 저 혼자만 이도 저도 아닌채,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가고 있는 건 아닐까 불안해져요. 아니, 어쩌면 이미 아무것도 아닌 것보다 더 나쁜 것이 되어 있는지도 모르고요, (p.293-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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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leiades · 8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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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Mistrust of Science
Science is not a major of a career. It is a commitment to a systematic way of thinking, an allegiance to a way of building knowledge and explaining the universe through testing and factual observ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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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leiades · 8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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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교수의 마지막 세미나
(상략)
 “생각해 본 적이 있을 겁니다. 왜 강한 자는 약한 자의 말을 듣지 않는가. 그것은 당연한 겁니다. 강한 자는 약한 자의 말을 듣지 않아도 살아남을 수 있으니까요. 경청? 그것은 강자가 배부르고 등 따뜻하고, 기분이 좋을 때나 해 주는 겁니다. 내가 범죄를 저질러도 나를 찾는 곳이 있다-그러면 범죄를 저질러도 아무 거리낌이 없는 겁니다. 사람들이 촛불을 들고 어디로 나갑니까. 광장으로 나갑니다. 다들 최인훈의 작품 한 번쯤은 읽어봤을 겁니다. 고등학교 때 뭐라고 배우죠. 광장은 퍼블릭, 아고라. 밀실은 프라이빗. 사람들은 이야기를 하러 촛불을 들고 나갑니다. 강자가 경청하고 있습니까? 글쎄요. 저는 말을 아끼겠습니다. 저는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만큼 무시무시한 시대를 살았거든요. 여러분은 여러분이 가질 어떤 세계에서 강자일 수도 있고, 약자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무시하는 법을 배울 것이고, 저항하는 법을 배울 것입니다. 언제나, 나 하나 나선다고 아무 것도 바뀌지 않지만, 나 하나 나서지 않는 것은 더 견고한 체제를 만든다는 것을 여러분은 기억하셔야 할 것입니다.”
 교수는 목이 타는 듯했다. 새로운 생수병을 들어 물을 마셨다. 학생들은 앞의 이야기보다는 재밌는 이야기였는지 교수를 바라보고 있었다.
“저만 살아 있었습니다. 저만 남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습니다. 그건, 어쩌면 비참한 기분입니다. 상을 탔음에도 불구하고 결코 즐거운 경험이 아니었습니다, 여러분. 글이 곧 자신이라 수십 년을 믿어 왔는데, 멋들어진 글을 쓰는 사람이 멋진 사람은 아니라는 것을 그 자리에서 알게 되는 것은 결코 유쾌한 경험이 아니라는 겁니다. 저는 상을 수상한 것이 부끄럽습니다. 이 문학상이 유지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아무도 상을 받지 못할 날이 올 것입니다.”
교수의 목소리는 점차 작아졌다. 교수는 정말로 상을 받은 것을 부끄러워하는 듯했다.
“그러니 여러분은 아무 것도 염려할 것이 없이, 옆사람 이야기를 듣는 것으로부터 글을 시작하십시오. 허나 그 사람의 이야기가 누군가를 차별하거나, 혐오하거나 하는 것이라면, 언제나 나의 침묵이 견고한 벽을 한 층 더 쌓는 것임을 잊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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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leiades · 8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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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미스박
내 이름은 박신영. 미스 박이지요.
(중략)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을 '미스 박'이라고 부르는 것이 속시원하신다는 분들은 왜 그렇게 느끼시나요? 여성의 성에 '미스'를 붙여 부르는 것이 하대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기에 그런 쾌감을 느끼시는 것 아닌가요?
웃음에 비판정신을 더해야 풍자입니다. 강자를 공격하려고 약자를 호칭하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은 비판이 아닙니다. '바지사장 박사장' 이렇게 불렀다면, 세상의 모든 갑질하는 강자들을 더불어 비판하는 것이지만 '미스 박'은 아닙니다. 왕년의 미스 박, 듣기 불편합니다.
그렇게 불편해서 어떻게 사냐고요? 제가 첫직장부터 '미스 박'이 아닌 제 이름으로 불렸던 것은 앞선 선배들께서 직장내 호칭과 역할의 차별에 대해 꾸준히 문제제기를 해 주신 덕분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꾸준히 불편하다고 말하려 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렇게 말하는 저를 욕하겠지만, 그래도 당신 딸과 손녀들은 이렇게 떠들고 다니는 저의 덕을 보게 될 것입니다.
그래도 다시, 광장에서 만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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