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n't wanna be here? Send us removal request.
Text
? 벌써 7월 이라고? 내 아기는 무럭무럭 잘 자라고 있고, 우리가 함께한지 벌써 반년이 지났다. 요즘의 내 세상은 너 그리고 우리 집뿐. 그래서 더더욱 시간의 흐름이 덧없지만 소중하지. 요즘은 이유식이란것도 시작했다. 누워만 있던 아기가 뒤집고 배밀이도 하고, 분유만 먹던 애가 입을 벌려서 음식물을 섭취한다. 한 인간의 진화를 바로 옆에서 보고 있는데, 세상 감격스러운 순간이 한둘이 아님.
17 notes
·
View notes
Text
별 하나가 없다고 해서 우주가 우주가 아닌 것이 되지 않듯이 사랑도 그랬다. 사랑을 무엇이라고 정의해버리는 순간, 사랑은 순식간에 작아지고 납작해진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이가 해야 할 일은 사랑을 확인하는 일이 아니었다. 그저 수천만의 행운이 겹쳐 만들어 낸 오늘을 최대한 즐기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것뿐

12 notes
·
View notes
Text
낮잠을 많이 자선가, 잠이 안온다. 좀 전에 아기가 깨서 수유도 했다. 눈을 감았다 뜨고 이 책 저 책 뒤적거리는데 썩 마음에 드는 책을 찾지 못했다. 연휴가 끝났고 오늘과 내일은 아기와 둘이 시간을 보내야 한다. 뭔가 답이 없는 문제의 답을 찾고 있는 기분이 자꾸만 든다. 그래서 잠에 들지 못하나? 의식하지 말기. 무의식의 힘은 크다.

10 notes
·
View notes
Text
아직 뚜렷한 형태를 갖추지 않은 아기는, 커다란 점으로 흑회색 부채꼴 안에 떠 있었다. 아기는 작은 잠수함 혹은 우주 캡슐 안에 담긴 것처럼 보였다. 아기를 감싼 어두운 바탕은 거칠게 폭풍우 치는 밤바다 같기도 하고, 신비한 우주의 어딘가를 찍은 천체 사진 같기도 했다. 어쩌면 저 작은 ‘한 점’에게 그곳은 망망한 바다이자 광대한 우주일 것이다. 흑회색의 거친 질감 때문인지 처음 윤주가 사진을 건넸을 때 아기는 몹시 외로워 보였다. 아무도 없고, 아무도 다가갈 수 없는 어두운 곳에 갇혀서 혼자 밥을 먹고 잠을 자며 지내는 ‘한 점’ 사람의 외로움. 사람은 시작부터가 외롭구나. 고독과 암흑 속에서 살아가는구나. 그러자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고 윤주가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그래야 만날 수 있어, 하고 말했다. 윤주의 말대로 녀석이 그걸 견디며 자라는 중이란 생각이 들었을 때는 눈물이 웃음으로 바뀌었다. 녀석은 거친 바다와 우주를 제 영역으로 만들어가며 나와의 거리를 조금씩 좁히고 있었다. 모두가 그렇게 생겨���는 것이고, 그렇게 생겨났던 것이다.
가벼운 점심 중에서
6 notes
·
View notes
Text
‘하지만 삶은 이야기와 다를 테지. 언제고 성큼 다가와 우리의 뺨을 때릴 준비가 돼 있을 테지. 종이는 찢어지고 연필을 빼앗기는 일도 허다하겠지.’ 누군가 집을 떠나 변해서 돌아오는 이야기, 지우는 그런 이야기를 많이 알았다. 하지만 그 결말을 잘 믿지는 않았다. 누군가 빛나는 재능으로 고향을 떠나는 이야기, 재능이 구원이 되는 이야기, 그런 이야기에 몰입하고 주인공을 응원하면서도 그게 자신의 이야기라 여기지는 않았다. 지우는 그보다 숱한 시행착오 끝에 자신이 그렇게 특별한 사람이 아님을 깨닫는 이야기, 그래도 괜찮음을 알려주는 이야기에 더 마음이 기울었다. 떠나기, 변하기, 돌아오기, 그리고 그사이 벌어지는 여러 성장들. 하지만 실제의 우리는 그냥 돌아갈 뿐이라고, 그러고 아주 긴 시간이 지나서야 당시 자기 안의 무언가가 미세히 변했음을 깨닫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우리 삶의 나침반 속 바늘이 미지의 자성을 향해 약하게 떨릴 때가 있는 것 같다고. 그런데 그런 것도 성장이라 부를 수 있을까? 시간이 무척 오래 걸리는데다 거의 표도 안 나는 그 정도의 변화도? 혹은 변화 없음도? 지우는 ‘그렇다’고 생각했다. 다만 거기에는 조금 다른 이름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고. 지우는 그 과정에서 겪을 실망과 모욕을 포함해 이 모든 걸 어딘가 남겨둬야겠다 생각했다. 그런 뒤 저쪽 세계에서 혼자 외롭고 두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 엄마와 용식에게 보여줘야겠다고 다짐했다. 오래전 엄마가 자신에게 늘 그래줬듯이. 활짝 펼친 그림책 앞에서 한 손으로 자신의 눈썹을 꾹 누르며 “빛이 나왔습니다” “낮이 생겼습니다”라고 해주었듯이. 아무리 같은 줄거리가 되풀이돼도 항상 새롭게 놀라는 척해주었듯이 말이다.
이중 하나는 거짓말 중에서
4 notes
·
View notes
Text
암흑같은 SRT에서 내내 들었다. SRT는 왜이리 땅굴이야.
youtube
2 notes
·
View notes
Text
정보는 하염없이 쏟아지지만 우리는 정보를 수령만 할 뿐, 그것을 정돈하는 것마저 아웃소싱하고 있다(얼마나 편리하며! 또한 얼마나 게으른가!).
이런 행태가 만연해지며 발견할 수 있는 또 한 가지 아쉬운 점은 타인의 정보를 습득한 걸 마치 자기 정보인 듯 행동한다는 점이다. 한 번 배운 것을 습득으로 착각하면 깊이 있는 대화는 고산지대의 산소처럼 점점 희박해진다. 영상에서 떠드는 정보가 곧 ‘나의 고유한 생각’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우린 정보가 쏟아지는 사회에서 주체적으로 생각하고 반론하며 비판하고 논의하며 사색하고 침잠하는 능력을 점점 상실해 가고 있다. 바야흐로 ‘사색 상실의 시대’인 것이다.
왜 당신은 다른 사람을 위해 살고 있는가 중에서
15 notes
·
View not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