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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춥다.
연말정산 때문에 주민등록등본과 가족관계증명서를 뽑아야 했다. 민원24 사이트에 들어가 인터넷 발급을 하려고 하는데 연말정산 시즌이라 사이트가 너무 느렸다. 링크를 클릭하고 로딩중 표시를 한참 바라보다가 끝내 페이지가 뜨지 않아 답답함을 속으로 삭이기를 몇번, 직접 동사무소에 가서 발급받는게 낫겠다는 생각을 했다.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코트 하나 걸쳐입고 출발했다. 큰 길에 나가 매서운 칼바람을 맞고는 바로 후회하기 시작했다. 목도리와 장갑을 사무실에 두고 나온 것을 후회했고, 급기야는 바깥에 나온 것을 후회했다. 동사무소에 다다랐을 쯤에는 울고 싶었다. 너무 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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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1. 다래끼가 났다. 주말동안 고향내려가서 푹 쉬는데 눈이 욱씬거리더니 기어코 다래끼가 나고야 말았다. 붓기도 만만치 않아서 얼핏보면 어디서 한대 맞은 모양새다. 어릴때는 감기나 다래끼같은 놈들은 밥 잘먹고 잠 잘자면 낫는다며 방치해두었지만, 이제는 꼭 약에 기댄다. 헌데 이 놈은 약을 먹고 안약을 넣어도 쉽게 가라앉을 기미가 안보인다.
2. 친구와 책을 쓰기로 했다. 시작은 “본업 외에 열정을 불태우고 기왕이면 수익구조도 가질 수 있는 일을 해보자”였다. 그 카테고리가 책으로 좁혀졌고 우리가 어떤 이야기들을 가져다가 어떻게 만들어서 누구에게 팔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책을 쓰려는 우리의 이야기를 책으로 쓰기로 했다. 대화를 담은 극본이 나올지, 옴니버스식 구성의 수필이 나올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하나 확실한 것은, 오랜만에 명치가 간질간질하는 설레는 일을 찾았다는 것이다.
3. 동생이 길에서 고양이를 한마리 주웠다. 크기로 봐서는 채 한살도 되지 않아 보였다. 목걸이가 있는 것으로 보아 주인은 있었던 것 같은데 발이 새까만 걸로 보니 길에서 헤멘지 꽤 된 것 같다. 오늘 저녁에 사진을 찍어서 구청과 트위터를 통해서 주인을 찾아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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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찮게 꼭 일년마다 키보드를 바꾸고 있다. 재작년 꼭 이맘때 생일선물로 첫 기계식 키보드를 받았었다. 사실 썩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기계식 풀배열 적축이었는데 기계식 키보드 특유의 딸깍거림이 적축에는 없다는 사실을 그때 처음 알았다. 작년 이맘때 다시 생일선물로 사진속 레오폴드 키보드를 선물받았다. 지난 일년간 아주 만족스럽게 사용했다. 미니배열도 적응되고나니 굉장히 편했고 갈축 특유의 서걱거림도 마음에 들었다. 거기다 무각이라니, 키보드따위가 이렇게 예쁠 수 있는지 아직도 감탄을 자아내게 된다. 그리고 오늘 새 키보드가 배송중이다. 똑같은 레오폴드사의 미니배열이지만 기계식 키보드의 끝 판왕이러는 정전식 키보드를 택했다. 보통 정전식이라고 하면 리얼포스, 해피해킹을 쳐주곤 하는데 미니배열에 익숙해진터라 리얼포스는 처음부터 논외였고 지금 키보드와 동일한 배열인 fc660c 모델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명필은 붓을 안가린다지만 분명 좋은 도구는 생산성이 큰 영향을 준다. 보통 키보드보다 많게는 스무배이상 비싼 키보드가 사치로 보일 수도 있다. 허나 하루종일 손에 붙들고 사는 도구에 이 정도 투자는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자신에게 잘맞는 키보드는 제 값 이상의 만족감을 선사한다는 것을 그동안 충분히 느껴왔기 때문에 지름이 후회된다거나 하지는 않을 듯 싶다. 택배아저씨 빨리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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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 동네에서는 옆집 이웃과 삿대질을 하며 싸우고 있었고 그 아래엔 관광객이 여기저기 두리번 거리며 좁은 길을 지나고 있었다. 그 미로같은 길들이 멀찍이서 한 눈에 모두 들어왔다. 꼬물꼬물 움직이는 무성영화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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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작년 이맘쯤이었다. 주말이고 평일이고 거의 상수동에 틀어박혀 이런저런 사람들과 좋은 빛깔의 시간들을 넘치게 보냈던 여름이었다.
걱정없이 여유롭게 소주을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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