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xt
퇴근 후 내 저녁 시간을 지키기 위해 열심히 산다. 가족들과 밥을 먹고,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걷고, 달리며 정신과 마음을 정리하는 것. 씻은 후 방 책상에 앉아 독서를 하며 새로운 세계를 접하는 것. 마음을 가다듬고 반성하며 힘을 얻고 살피는 삶을 지켜내는 것.
0 notes
Text
나는 꾸준히 과거를 과거에 머물도록 노력할 것이다. 과거를 불러와 과거와 현재의 경계, 구분 없이 살지 않을 것이다. 모든 것이 혼탁해지지 않은 채, 나를 현재로 데려와 미래를 향해 나아갈 것이다.
0 notes
Text
다자이 오사무 <인간 실격>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을 다시 펼쳤다. 늘 반쯤에서 끝내버려 마음에 걸렸던 마음과 트위터에서 책에 대한 리뷰를 보고 '아 내가 그동안 봤던 관점이 얕았구나.'하는 생각에 요조라는 인물을 면밀하게 보면서 다시 읽어봐야겠다는 열망이 솟구쳤다.
서문을 읽으며 내가 읽었었나? 싶을 정도로 새로웠다.
그리고 책 첫 문단, 문장의 시작 ‘부끄럼 많은 생애를 보냈습니다.’ 이 구절이 이렇게 서글픈 문장이었었나? 하는 충격에 몇 번이나 다시 읽었다. 처음의 시작. 허나 책 마지막에 마침표를 찍어야 하는 문장 같았다. 마치 유서 같았다. 자살 하기 전, 자신의 삶을 농축해 놓은 듯한 수신자는 이것을 읽는 모든 이 같은 생각. 울컥함이 목구멍에 걸린 듯 했다.
그의 존재 같아서. 지난 생애 동안 그가 이 마음으로 늘 자신을 되뇌이며 죽기 직전에도 이 말로 마침 표를 찍었을 것 같아서. 그동안 나는 그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는 생각에 부끄러웠다. '아 책 한 권의 세계를 담으려면 내 그릇의 크기도 커야겠구나. 한 인물을 이해하고 생각할 수 있는 이해와 수용의 범위가 넓어야겠구나. 그럼 난 전보다는 확장되었구나.' 하고 생각했다.
제 2 수기까지 읽은 생각은 이렇다.
계속된 인간에 대한 혐오와 실격의 경험, 자신에 대한 증오와 파멸의 나열을 보며 <나의 해방일지>가 떠올랐다.
'아무렇지 않게 잘 사는 사람들보다 망가진 사람들이 훨씬 더 정직한 사람들 아닐까.'
누구보다 자신에게 솔직했던 자신을 요조로 녹아낸 그의 자화상에서 깊은 연민과 공감을 느꼈다. 그렇게 밖에 될 수 없었던 그의 생을 내가 감히 헤아릴 수 없지만 그런 그를 얄팍한 내 가치와 사고로 그를 재단할 수 조차 없었다.
인간 세상의 밑바닥, 자신의 심연에 끊임없이 추락한, 마침내 자신의 바닥을 자신이 세워 추락의 속도를 멈추려 생에서 유리 된 자신을 붙잡는 것은 결국 자신이 뻗은 구원의 손이었다. 자기 파멸의 정점을, 그 끝마침을 자신이 해내버린 그였다. 타인에 의해서가 아닌 철저히 자신이 주체가 되어 자신의 생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살아낸 그는 정말로 '정직한 사람' 이지 않을까. 가치 판단의 기준은 절대적인 것이 아닌 이상 늘 격변한다. 그에 대한 판단은 다양하고 난 내 느낌을 믿는다.
2/3 정도 남은 책이 기대된다.
0 notes
Text
저녁에 걷고 달렸다. 3일 차인데 좋다. 특히 여름 날 노을 지는 하늘이 예쁘다. 하늘과 맞닿은 산 봉우리 보는 것도 좋다. 자연을 보면 마치 나도 그 일부 같아서 마음이 넓어진다. 평안이 깃든다. 삶에 대한 무게가 반으로 줄어든다.
마구 걸어도, 달려도 풀리지 않는 생각들이 있었다. 자꾸 거슬리는 이들이 찾아온다. 갈고리로 낚아 채어진 듯이 내 머릿속에 고정 되어 있다. 싫다는 감정, 꺼져 버렸으면 좋겠다는 갈망. 어떻게 해서 든 이들을 쫓아 내려 하늘과 산을 보며 마구 달렸다. 그리고 되뇌었다.
"나는 저 큰 산이다. 나는 저 큰 산이다. 나는 큰 사람이다. 나는 큰 사람이다."
저 산이 되고 싶다는 열망. 큰 사람이 되고 싶다는 갈망.
0 notes
Text
구씨가 떠나고 양키캔들 가게 앞에서 구씨 생각이 떠올라 전화를 거는데(물론 없는 번호) 처음에는 그냥 우연히 그 가게 앞이었고 순간 생각이 나서 그랬나 싶었는데 미정이의 모든 시간과 빈틈 사이에는 늘 구자경이 있었다는 것과 향기로 기억되는 사람은 평생 ���혀지지 않잖아 구씨가 미정이에게 그런 존재라는 것. 미정이는 어쩌면 구씨의 향기에 이끌려 그곳에 다다르지 않았나 싶다.
향기로 기억 된다는 것은 어느 날 우연히 언제 불쑥 그 사람이 나에게 찾아올지 모른다는 거니까. 그러니까 그 기억은 내가 원하지 않아도 들춰지는, 내가 그 지난 사랑의 추억의 시간에 나약해질 수 밖에 없는 지점이라는 것.
0 notes
Text
한 티베트 승려가 쓴 ‘부정적인 감정은 전혀 잘못된 것이 아니다.’라고 시작하는 글 을 읽었다. 그녀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그 글을 읽어 내려갔고 자신이 통과하고 있는 감정들이 잘못된 것이 아니며, 그 생생한 감정들이 자신을 더 본질적인 세계로 인도할 수 있음을 알았다. 두려움, 분노, 실망 같은 부정적 감정의 시간들은 마음의 왜곡된 지점을 알아차리는 좋은 기회이다. 세상의 어떤 것도 영원하지 않으며, 영원하지 않은 것에 대한 집착이 고통을 부른다는 것을 깨달았다. 류시화,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힘이 되는 글을 만났다. 점심 먹고 편의점에 가서 커피 하나 사서 읽는 40분 여의 독서 시간이 이렇게나 중요하다. 물론 매일 힘을 주지는 않지만 독서는 마치 가랑비 같다. 어느 순간 하루를, 이틀을, 일주일을, 한 달 그리고 일년과 남은 생을 살아갈 힘이 가랑비처럼 젖는다.
부정의 것들을 애써 외면하지 말 것. 그것은 필연이다. 나의 왜곡된 지점��� 맞닿아 모서리에 부딪히는 힘을 받은 것이다. 그 순간 어떤 것에 먹이를 줄 것인지는 내가 결정하는 것이다. 고통의 느낌은 어쩔 수 없지만 그 순간 이후 내가 어떻게 통과할 것인지는 내 몫이다.
소외���, 무시감, 화, 분노가 순간 물에 떨어진 잉크가 퍼지듯 마음에 퍼지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이후 어떻게 정화 시킬 것인지는 내 역할이다. 한 발, 한 발, 어렵게 어렵게 해보자.
0 notes
Text
우리는 불확실하게 존재하다가 사랑받음으로써 비로소 확실한 존재를 인정받는다. "나는 절벽 가장자리에서 뛰어내렸지만 마지막 순간에 무엇인가가 팔을 뻗어 허공에 걸린 나를 붙잡아 주었다. 나는 그것이 사랑이었다고 믿는다. 사랑이야말로 추락을 멈추게 할 수 있는, 중력의 법칙을 부정할 만큼 강력한 단 한 가지의 것이다." 그 모든 감정 상태 중에서 결국 내가 죽을 때 기억하는 것은 사랑하고 사랑받은 경험일 것이다. 우리가 사랑을 잊지 못하는 것은 절벽에서 떨어지는 것 같은 그때, 누군가가 팔을 뻗어 우리를 붙잡아 추락을 멈추게 해 주었기 때문이다. 류시화,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중.
완전 염미정 구자경 사랑 구원 서사네. 절벽, 죽음 그리고 2/3 지점에서 구원.

0 notes
Text
저녁에 또 걷고 달려야지. 자연 속에서 새&풀 벌레 소리를 bgm 삼아 땀 뻘뻘 흘리며 걷고 또 걷다 보면 머리에 걸려 있던 것들이 사라진다. 하루에 묵은 감정들을 씻겨 내는 마법 같은 방법.
달리면 해방감이 들어 좋아.
0 not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