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mgik
leesngjinsdiary · 1 mon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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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람으로 가득 찬 하루.
서로 삔또가 번갈아가며 상해도 또 다시 아무렇지 않게 돌아온 친구의 일터에 잠시 들러 일하는 모습을 구경했고, 근처 카페에 있다는 친구와 잠시 만나 루미큐브를 한 판 두었으며, 돌아오는 길에는 우리 동네 근처에 사는 친구의 친구네 집에 면허증을 받으러 갔다가 테라스에 앉아 근황을 나누었고, 연락할 참이었던 오랜만의 친구는 기가 막히게도 때마침 연락해와 짧은 영상 통화를 하며 맥주를 함께 마셨다.
아침부터 밤까지 이래저래 사람으로 가득 찬 하루.
2.
인간관계에 지쳐 나를 원망하다가 남을 탓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그래도 또 다시 이렇게. 조금은 냉소적이어졌지만 여전히 사람들 만나는 게 제일 재미있지 뭐.
3.
사랑이 없어도 살 수 있구나. 즐거운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해 보이면서도 저리 가벼울 수 있나 싶기도 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해왔던 것들 모두 역시 사랑이었다 할 순 없다. 고심했다고 해서, 질투에 애닳았다고 해서.
나는 항상 모든 관계를 힘겹게 이어와서 그런가, 그 탓에 술술 풀리는 관계가 진정성 없이 느껴지는 모양이다.
4.
무식하게 바람 빠진 타이어를 내내 힘겹게 끌고다니다 그만 자전거가 엥꼬나버렸다.
항상 다 그렇다, 신호가 분명히 있었음에도 아직은 괜찮을거라 믿고 꾸역꾸역 앞으로 나아간다.
5.
돈벌이에만 심취하여 1차원적인 일들의 굴레에 갇혀 보내는 요즘. 재미있는 작업, 나 또 할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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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sngjinsdiary · 2 mon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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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새가슴이라 잘만 지켜오던 도덕 법규를 잘도 어기며 살아가는 나날들.
스스로의 변화에 기민해진다. 나는 내가 좋았는데 조금씩 싫어지기도 한다. 대범해지고 의연해지는 것인지, 아니면 눈 감고 외면하며 될대로 되라 사는 것인지. 잔뜩 눈치 보면서도 눈치코치 없던 나는 어디로 갔나.
2.
얼마 전에는 분해서 눈물이 다 났다. 나는 그냥 아무 마음에 걸리는 것 없이 모두와 그저 잘 지내고플 뿐인데 왜 자꾸 이렇게 관계에 거리끼게 만드는 일들만 생기는지.
의심하는 내가 싫고, 잔뜩 꼬인 눈으로 모든 상황을 해석하는 미친 회로로 변하는 것이 괴롭다.
엮이기만 하면 왜 자꾸 이런 상황이 되는지 괜시리 억울한 마음에 울컥한다.
3.
사람 마음이 참으로 간사하다. 이리 또 금세 잊어내고 곧잘 살아간다. 하지만 지난 언젠가의 여름으로 데려다 놓는 노래는 이런 나를 무기력하게 만든다.
요새 네덜란드는 춥다. 여전히 두터운 수면 양말을 신고, 바깥에 나갈 땐 외투 없이 나가지 못 할 정도로. 당연해야하는 계절의 특징이 전과 같지 않아도 그러려니 살아간다.
가끔은 잘 살고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지만 이제는 당연했던 것들이 당연하지 않게 된 지금에 잘 적응해나갈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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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sngjinsdiary · 4 mon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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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드디어 머리를 내일 다듬기로 했다. 예전엔 서걱 서걱 자르기만 하면 되었는데 지금은 꽤나 짧아진 머리를 보기 좋게 자르려니 어렵다. 항상 처음이 쉽지가 않다.
2.
수진이 한국에 다녀오며 양말을 선물해주었다. 구멍 뚫리고 해어진 비슷한 양말을 버리려다 거두었다. 무엇이든 버리기가 참으로 어렵다, 그 정돈 괜찮은데..
3.
괜한 공통사를 찾지만 의미 없다는 것을 안다. 날짜순으로 보면 될 일~
4.
술 취해가지고는 와다다 쏟아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왜 가면 갈수록 나는 후져지는건지 괴로웁다.
나만의 생각에 갇히면 말도 안되는 전개를 기정사실화 해버리는 스스로를 알기에, 자기 객관화에 공을 들이며 나이 들어왔다. 결국 내가 깨달은 것은, 내가 해왔던 것은 심히 주관적인 자기 객관화였다는 것.
많은 말을 삼키고, 많은 감정을 누르며 살던 나는 요새 뒤돌아서자마자 후회할 행동들을 한다.
“미안해, 그런데 너도 잘못한 거 알지?”, 절대 뱉으면 안된다고들 하는 이 명문장이 사실은 모든 인과 관계의 전부 아닌가. 찌질의 역사를 써내려오던 나는 끝끝내 이 찌질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 하나보다.
잘못을 인정하는 게 어른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의 잘못을 짚고 넘어가는 것에 스스럼이 없었다. 세상에 어느 누구 하나만 잘못 하는 관계가 어디 있겠냐고..
하지만 지금의 나는 가스라이팅 하는 주체와도 같이, 착한 아이 콤플렉스마냥 나의 잘못을 인정하는 척 정당화하고 상대를 비난하는 데 여념이 없다.
언제 어느새 이렇게 후져졌냐, 승진아..
5.
많은 관계들의 마지막 장을 덮었다 생각하며 아쉬운 마음 반, 후련한 마음 반으로 겸허히 나의 상황을 받아 들였다. 하지만 지금 보니 그것은 관계의 첫 번째 챕터를 마무리 한 것이었구나..! 풀어보려 노력할수록 엉키던 그 관계들은 흘러가듯 내버려두니 풀어지기도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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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sngjinsdiary · 4 mon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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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가 필요한 순간에 떠오르는 게 동태 눈깔 의 너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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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sngjinsdiary · 5 mon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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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면 어떠한 유형의 이별에도 해당하는 노래..
애증의 친구들이 떠나도, 얄미웁던 이와 잠시 멀어졌을 때에도, 많은 처음을 같이 한 이와의 오랜 냉전기에도.
사실 이 노래는 이별보다, 여전히 좋아하기에 쉽사리 떠나지 못하는 내 마음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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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sngjinsdiary · 6 mon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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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해서 즐거운 때보다 힘께 하기 위해 갸우뚱한 순간들이 많아진다면 그것부터가 잘못된 관계의 신호탄이겠지. 여러모로 나는 단 하나도 성장하지 못 했구나를 느끼는 요즘이다. 좋은 어른이 되고 싶었는데..
그럼에도 나는 초가을까지 얇은 바닥의 샌달을 신어도 건강하던 내 무릎이 그립고, 먹고 삶의 문제가 아닌 내 얘기를 하고파 작업을 해나가던 그 때의 마음가짐이 보고싶고, 눈치코치없던 무대포의 나에게 미련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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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sngjinsdiary · 6 mon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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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자신이 나쁜 사람이어서 화가 나는 것이 아니라 나쁜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이 스스로를 화나게 한다.
더 이상은 기분 좋은 가스라이팅으로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에 나는 무쇠같은 고집을 고집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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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sngjinsdiary · 6 mon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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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다잡자! 굳건히 나아가자! 어른이 될 수 없다면 그런 나를 받아들이자! 행복 안 할 수도 있는 거 아니냐? 행복하려는 노력을 부러 하지 말자. 지금도 괜찮을 수 있다!
최선을 다 하자는 문장을 썼다가 지운다, 최선을 다 하고 있지 않는 것을 알기에. 공허하게 부풀어 부피만 큰 고민을 안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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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sngjinsdiary · 7 mon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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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차저차 나는 또 좋은 사람인 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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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sngjinsdiary · 7 mon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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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날 맨날 밉다 그랬는데 남겨진 냄새가 벌써부터 괜시리 아쉬웁다. 어제까지만 해도 내가 이러는 게 무슨 소용 있나 싶다가도 얼굴 보면 또 그렇지가 않다. 이것이야말로 애증 그 자체다.
내일이면 다 끝이겠거니, 끝까지 좋은 사람으로 남고픈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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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sngjinsdiary · 7 mon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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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내 이야기는 곧 나의 약점이 되는 것이기에 잘 하지 않는 편이다. 그렇게 잘 살아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내 스스로를 부정하지 않고 받아들이기 위해 남들에게도 여과없이 드러냈다, 의문으로 남는 내 행동을 나 스스로도 정리하고 싶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해를 바라지 말자고 생각했으나 역시 그것 또한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 사실 결국은 이해와 공감을 바랬는지도 모른다.
내 공황은 술자리의 우스갯소리로 전락하고, 나의 괴로운 이유는 중2병으로 취급받는다. 우울을 향한 끝없는 자극은 여전한데, 그 자극을 줄여나갈 방도는 없다.
2.
자려고 누웠다가 참지 못하고 일어나 오랜만에 새벽 맥주를 마신다. 혼술이 이리 달가워지지 않는 때가 오는구나. 내일의 피곤함과 게으름을 피하고 싶다.
3.
누구를 미워함에도 그 미워하는 이유에도 그 나름의 이유가 있을 것이라 스스로 이해의 지점을 찾는다. 
4.
이제는 괜찮아 보이는 내 모습에 나도 깜빡 속고야 말았다. 한순간에 밀려드는 우울함과 아득함을 어찌할 줄 몰라 머리만 싸맨다. 뭘 더 내가 바라는 것인지, 뭘 더 내가 할 수 있는지 잘 모르겠다.
5.
진짜 누워서 잠만 자지 말자. 어디든 나가자, 카페를 가던 어디가 되었든.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앉아서 영화를 보든 딴 짓을 하든 앉아서 하루를 보내자. 규칙적으로 살아보자. 자꾸 이 생각 저 생각 하면 잠이 안 오는 것은 당연한 일 아닌가. 행복할 수 있다. 근자감을 가지든 희망회로를 돌리던, 어떻게든 행복할 수 있다.
6.
2024년을 맞이한 첫 주는 깨어있는 것보다 잠들어있는 시간이 더 길었다. 어떻게든 더 바르게 살아보려고, 게으르지 않게 살아보려고 간 마스터인데 나의 무기력이 그 의지를 더 잡아먹어버렸다.
7.
나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진짜로.. 어느 방면으로도 나는 좋은 사람일 수가 없네.
8.
또래들은 나보다 더 어른스러운 고민을 이야기하고, 어린 애들은 내가 듣기에는 유치한 것으로 골머리를 앓는다. 어느 세대에도 속하지 못하는 기분으로 살아가고 있다. 나는 어디에 위치하고, 어디로 귀를 기울여야 할까.
성인이 된 이 후로 10년을 학생으로 살아왔다.  독립적인 어른이 될 준비를 해왔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 한 것이다.
9.
사람 마음이 참으로 우습고, 무서웁다. 나의 괴로움을 보듬어주지 않던 이의 힘듬을 전해 들었다. 마음이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 공감과 이해가 결여된 스스로의 변화가 참 안타까울 따름이다.
덧없는 위로가 아무런 힘이 되지 않을 것임을 알기에 선택한 나의 회피를 비난하던 문장들이 여전히 내 마음 깊숙히 남아있다.
10.
어제 온종일 하드보드를 붙이려고 낑낑댔다. 잘 붙여볼만한 재료가 무어가 있나 싶어 재료박스를 뒤지다가 글루건을 찾고서야 이마를 탁하고 쳤다. 내 작업 최고의 툴은 글루건이었는데 이렇게 작업과 멀어지나 싶어 짧은 위기감을 느낀다.
11.
만드는 게 좋고, 행복하다. 전문적이지 못 한 자신을 때때로 자책하기도 하지만서도 여기 저기 깔짝대는 것이 내 강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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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sngjinsdiary · 9 mon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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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이제 센스도, 체력도, 열정도, 돈도, 애정도, 우정도, 우애도, 효도조차 없다.
없는 것 투성이의 삶. 배 아파 낳은 자식이라고 실낱같은 믿음을 내게 주고 있는 엄마의 사랑만이 내가 가진 전부다. 그런 엄마에게 미안할 뿐이다.
어디서부터 뭐가 어떻게 잘못 된건지 알 수가 없다.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0의 자리에 머무를 줄 알았는데 되려 마이너스가 될 뿐이다.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이 괴로움에 잠식되지 말자.
나아가야할 이유들이 조금씩이라도, 가끔이라도 나타나주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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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sngjinsdiary · 11 mon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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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나아가게 하는 것은 가족인데 나를 무너지게 하는 것은 또 가족이다.
나만 아니었어도 완벽했을 가족들을 보니 여지없이 나를 되돌아보게 된다.
가족 그 어느 누구도 내게 뭐라 하지 않음에도 미안하고 죄스럽다. 완벽한 이 행복한 가족의 오점은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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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sngjinsdiary · 11 mon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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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사빠 진짜 도랐냐;;;;… 참나 이제 살만한가보네
그냥 나같은 사람은 혼자 사는 것이 여러모로 모두에게 (나 자신 포함) 도움된다.. 이 마음의 짐을 누���와 진정 나눌 수 있을거라 생각함? 정신 차리고 사셔요 승진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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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sngjinsdiary · 11 mon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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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꾸 왜 이렇게 뭐가 삐걱거릴까, 나만 노력하면 해결되는 일이 아닌 사건들이 자꾸 벌어지니 무한의 굴레에 빠진 것만 같다.
불안해질 때마다 가쁜 숨을 고르는 나를 보며 이 상황이 언제 나아질까 생각한다.
‘어쩔 수 없지’라고 되뇌이지만 왜 나에게만 이런 일들이 발생하는지 답답할 노릇이다.
2.
숨통이 그나마 조금 트인다, 점차 가벼워지려나. 어떤 날은 무지하게 괴로워 무엇을 어찌 해야하는지 갈피조차 잡지 못 하고, 어떠한 날은 기분이 썩 괜찮아 예전처럼 사소한 고민을 부러 붙잡고 있다.
3.
잠 드는 것에 실패한 오랜만의 새벽. 따듯한 노래를 듣고 있으니 어줍잖던 애정들이 생각이 나 내 자신이 진심으로 어줍잖다.
요새의 나는 본래의 트랙으로 돌아가고자 꽤나 노력 중이다. 다 괜찮아졌으면 싶다, 남 일 말하듯이 나누게 되는 내 얘기다.
4.
지금 돌아보면 나는 별로 안 즐거웠던 것 같다, 불편했을지도 모른다. 시간이 지나면 미화되어야 하는 기억이라는 것이 되려 분명해지고 있다.
5.
회피형인 내가 최대한 상황을 마주하고 너를 미워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본래대로 돌아오지 않는 그 관계와 내 스스로의 태도에 대해 적잖이 스트레스를 받았다. 앞으로가 기대되지 않아서가 아닐까. 내가 필요로 하는 이가 되어줄 수 없다는 것을, 또 나 역시 마찬가지라는 것을 이제는 너무 잘 알게 되었으니. 아무리 몇 번이고 대화를 나눈다해도 쳇바퀴 도는 이 상황에 계속 있을 수 밖에 없겠구나.
6.
점점 추워진다. 지난 겨울에는 뭘 했는지 아예 기억이 나지를 않는다. 작년의 하반기에 나는 많은 것을 멈춘 상태로 지냈다. 기계적으로 살기 위해 해야만 하는 것만 하고, 더 나아지기 위한 노력을 뒤로 한 채로 말이다.
7.
사람 만나는 것을 워낙에 좋아했던 나였기때문에 한동안의 내 모습에 스스로도 적응이 잘 되지를 않았다. 다시금 나는 사람들에게 거리낌없이 연락을 하기 시작하고, 만나서 웃고 떠든다. 이 상태가 오래도록 지속되기를 바란다.
8.
좋을 때만 좋은 거라면 그게 다 무슨 소용?
9.
많은 불안과 우울이 진 것 같아서 다행이다. 하지만 언제 다시 어떻게 무너질지 몰라 불안한 마음이 계속 해서 남아있다. 많은 것을 끊어내고, 줄여가며, 덜어냈다. 위를 줄여나가듯이 나의 역치가 낮아지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그럼에도 부족함을 느끼고 느끼고 또 느낀다.
10.
나 혼자 하는 여행에 익숙하지 않은 이유를 이제 알 것 같기도 하다. 태생이 우울한 내가 외로운 상황에 놓이면 한없이 아래로 파고 들어가기 때문이 아닐까, 사람들과 있으면 어쨋든 무엇이 되었든 우울한 생각은 뒷전이 되기 마련이니. 하지만 온전히 우울할 여유는 그래도 필요한걸..
- 18.10.2023 나 홀로 베를린에서 맥주 홀짝이다 이 생각 저 생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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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sngjinsdiary · 1 y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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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정리하는 일기. 꽤나 힘들었지만 나아지고 있다고 믿는다. 나의 지난 슬픔과 가라앉음이 무의미해질 정도의 우울에 잠식되고 나니 그제야 나는 나의 감정을 제대로 마주하게 되었다. 매일 매일 흔들렸던 스스로를 나 자신조차 들여다보지 않았던 잘못이 크다. 불안정하지만 불행하지 않다. 눈 뜰 때마다 하루 하루 살아나가는 것에 회의하지만 이 모든 것을 끝내고 싶지는 않다. 살아야 할 의미와 살아가야 할 내 자신의 가치를 의심할 뿐이다.
1. 주렁주렁하던 열쇠들 중 하나를 없앴다. 속 시원하면서 기회 비용에 대해 계속해서 생각한다. 어지간하면 순응하며 살아가는 나에게 변화란 늘 어렵다.
2. 요즘은 매일 매일 운다. 안 우는 날이 없다는 것이 힘들다. 나의 가족들에게 짐이 되는 내 스스로를 자각하고 똑바로 바라보게 되는 일은 너무나 괴롭다. 예상치 못했던 이들의 도움 하나 하나를 받아 큰 산을 넘어가고 있다. 나는 좋은 사람이 아닌데, 좋은 사람들이 내 주변에 있었다.
3. 미칠 것 같은 노릇의 상태인 나는 이 와중에도 내 감정보다 남들의 감정을 더 배려한다. 현관문을 들이밀고 들어오는 이를 밀어낼 재간이 없다. 모질고 싶지 않고, 이 어린 애한테 설명해서 무어를 하겠나 싶다. 감정의 상태가 어떤 일이 계기여야만 하는 그 생각의 구조를 내가 어찌 이해시킬 수가 있냐. 나 좀 가만히 냅뒀으면 좋겠는데 나한테 잘 해주었던 것을 알기에 그냥 또 들어오게 내버려 둔다. 하지만 나도 모르게 튀어나오는 날카로움을 숨길 수가 없다. 그러고 나면 죄책감이 뒤따라온다. 그러니까 제발 그냥 나 좀 내버려 뒀으면 좋겠다, 그냥 좀 제발 좀.
4. 눈물만 났다. 무의 감정으로 잠들어도 아침에 눈을 뜨고 정수기 앞에서 물 한 잔 마시다 보면 나도 어찌할 겨를 없이 눈물이 났다. 결국 마음을 주체할 수 없어 3일 뒤 비행기 표를 끊어 무작정 한국에 온 나는 그러했다. 매듭을 짓다 짓다 더 이상 매듭 지을 실조차 남아있지 있지 않다. 내 실의 끝은 결국 여기였구나. 그럼에도 살아내고 싶었다. 멈추지도, 그렇다고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이 실낱같은 삶을 나는 유지하고 싶어 눈물이 났다. 놓아야 하는 것을 쥐고 있나, 견디어내고자 하였지만 이제는 견딘다는 말조차 무색하다.
5. 유튜브 요약본으로만 봤던 영화들을 드디어 러닝타임대로 따라가며 봤다. 한국 넷플릭스에만 있는 작품들을 골라내며 보고, 궁금했던 그저 그런 영화들도 보고, 큰 화면으로 보고싶던 영화도 보고. 넷플릭스의 자막을 설정하지 않아도 안심하고 보게 되는 것이 좋다.
6. 나 홀로 오롯이 오래 살아온 공간, 오래 마음 쓴 이, 오래도록 무엇이든 해내보려던 스스로를 돌아본다. 어느 하나 유의미하게 남은 것이 없는 지금, 나에게 앞으로의 시간을 생각할 기력이 남아있지를 않다.
7. 나는 아마 행복했었나보다. 그래서 항상 그 정도의 슬픔이 윤활유로 필요했었는지도 모른다. 옛날�� 나로 돌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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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sngjinsdiary · 1 y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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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아파 죽겠는 걸 어쩌란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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