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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의 밤과 백수의 아침
대책없이 회사 그만둔 지 6개월 차. 점점 직장인의 생활패턴과 멀어지고 있다 느낄 때 쯤 실수를 하나 했다. 너무 늦은 시간에 단톡방 메세지 투척. 내용은 그 시각 방영되고 있었던 tv프로그램에 대한 것으로써 결국 ‘백수+TV+불면증’ 공식을 인증하는 꼴이 되고 말았다. 나 어떻게 사는지 다 뒤집어 보인 것 같아서 부끄러웠다.
너무 늦은 시간에 카톡 보내서 미안해. 이걸 지금 보내야되나 내일 보내야되나 고민하던 찰나에 때마침 나의 경솔함을 지적하는 한마디가 올라오기에 얼른 보냈다.
답장은 새벽 여섯시쯤 울렸다. 잘 자던 잠이 깼다. 곧바로 사과 메세지를 다시 보냈다. 너무 이른 시간에 카톡 보내서 미안. 같은 메세지 따위 당연히 울리지 않는다 물론 나도 바라지 않는다. 대신 이렇게 일찍 일어나? 라는 반응이 돌아왔다. 응 아직 직장생활하던 습관이 남아있나봐 식의 말도 안되는 거짓말로 멋있는 척을 좀 해볼까 하다가 그만뒀다.
직장인의 밤과 백수의 아침. 잠의 깊이는 같지만 존중의 깊이는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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