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mgik
maryjaneyokohama · 5 d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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今はまだ想い出にはできない 
지금은 아직 추억으로는 삼을 수 없어요
したくないの
그러고 싶지 않아요
あなたと二人で見てるこの夢が
당신과 둘이서 꾸는 이 꿈이
終わるまで
끝날 때까지
それはあまりに切ない出逢いだったと
그것은 너무나도 슬픈 만남이었다고
いつかふと思い出すくらいでいいから
언젠가 문득 떠올릴 정도면 괜찮으니까
あなたとの恋 終わりから始めた恋
당신과의 사랑 끝난 뒤부터 시작된 사랑
今は噛み締めさせて
지금은 음미하게 해주세요
夢でもいいから
꿈이라도 좋으니까
届かなくていい
닿지 않아도 좋아요
辿り着けない二人でいい
도달할 수 없는 두 사람이어도 좋아요
今はただ
지금은 그저
求め合うこの想いを 愛したい
서로 원하는 이 마음을 사랑하고 싶어요
あなたの未来 私の未来はきっと
당신의 미래 나의 미래는 분명
二度と交わることを知らず
두 번 다시 맞닿는 일 없이
離れてく
멀어져가요
後悔してる
후회하고 있는
そんな目を見てしまうと
그런 눈을 마주해버리면
現実に戻ってく
현실로 돌아가
夢よ醒めないで
꿈이여 깨지말아줘
切なくなるのは 正直すぎるあなただから
슬퍼지는 것은 너무나 솔직한 당신이기에
哀しくなるのは 本当に私を好きだから
애달파지는 것은 진정으로 나를 사랑하기에
今はまだ想い出にはできない したくないの
지금은 아직 추억으로는 삼을 수 없어요 그러고 싶지 않아요
この雪も雨もこの夜のことも
이 눈도 비도 이 밤의 일도
嘘じゃない
거짓이 아니에요
今はまだ傷つくことできない
지금은 아직 상처받을 수 없는
私がいる
내가 있어요
心の赴くままに生きられない
마음이 가는대로 살아갈 수 없는 
あなたと
당신과
気まぐれでもいい
변덕이라도 좋아요
愛してると 嘘をついて
사랑한다고 거짓을 말해주세요
今はただ
지금은 그저
叶えられない夢を見て 眠るから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을 꾸며 잠들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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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yjaneyokohama · 14 d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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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9
오늘은 너의 아버지의 3주기.
나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시커먼 양복을 백화점을 땀을 뻘뻘 흘리며 돌아다니며 사서 입었다. 내가 이런 식으로 취업 전선에 뛰어들거라곤 당장 지난달만 해도 생각지도 못했지. 발코를 꽉 막은 7센치의 구두까지도 새카매서 마치 나는 누군가의 장례식장으로 향하는 기분도 든다.
어쩌면 오늘은 지난 10년간 끝맺지 못했던 너와 나의 또 다른 장례식. 이 서울 시내에 미어지는 차량 행렬은 내가 즐겨듣던 락 음악처럼 시커먼 퍼레이드.
잘가시오.
오해와 오독으로 점철된 것이 인간 관계라면, 나도 살아야겠으니 적극 오독해야만 하겠다. 오늘 하루는 네가 1년 중 가진 3일의 휴일 중 하나이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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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yjaneyokohama · 20 d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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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의 우리, 2024년의 우리
  이제는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나 내 생일이 한겨울이었다는 것도 잊어버린 사람과, 꼭 두 번의 통화를 하고, 지렁이 여러쌍처럼 꼬인 서울의 전철을 오래도록 타고, 만났다. 5년 만에. 우리의 연애는 2015년 어느 겨울에 끝이 나버렸지만, 나는 그와 다시 재회한 서른 살까지도 그에게 종지부를 찍지 못하고 있었는지 모른다. 마치 내 첫사랑이 그였다는 걸, 2021년 여름에야 그 난동을 피우고 깨달았던 것처럼.
  여보세요ㅡ, 하는 목소리가 너무 그 옛날이랑 다를 바가 없어 전화기를 부여잡고 한참을 울었더랬다. 오랜만이네, 하고 웃으며 끝을 흐리는 인사에는 욕지기가 치밀어 올랐다. 고르고 골라 내가 한 말은, "너와 내가 처음 만났을 때 내가 스물이었는데, 내가 벌써 서른이야."였다. 그 때의 나는, 서른의 나는 무언가 너무 달라진 어른이 될 거라 지레짐작 했었지.
  피칠갑을 하고 내장을 썰며 하루를 보낸다는 네 말에, 언젠가 지나가면서 봤던 글이 생각났어. 뒤집으면 자꾸 나쁜 패를 깐다며 술에 취했다던 남자를 물끄러미 바라봤다는 사람의 글이. 글쎄, 요즘 같은 정보의 홍수 시대에 내가 보는 영상에선 너의 일을 하는 사람들은 손에 물이 마를 날이 없어 쭈글쭈글하고 몸이 상해 제 나이보다 폭싹 늙어보이기 일쑤던데. 너는 여전히 피부도 희고, 조금 야위었고, 그 때처럼 눈은 조금 사시였고, 손은 막일하는 사람의 그것이라기엔 너무 부드러웠고. 그런 네 손을 잡고 나는 엉엉 울며, 네 아버지의 죽음과, 네 가족이 너에게 그림자를 잔뜩 드리우게 한 불행과, 지나버린 시간들과, 내 개인의 우울의 정념을 잔뜩 쏟아냈다.
  널 만나러 도착한 도시는 우중충하고, 더럽고, 지저분하고. 그런 곳에서 재회하리라곤 상상도 못했지. 어떤 날, 너는 납골당의 수많은 유리 상자 속 뼛가루로 나를 맞이했고, 또 다른 날엔 파리한 안색으로 거적데기 같은 옷을 입고 출소하며 나를 맞이했고. 불행한 생각만 자꾸 하는 내가 떠올린 어떤 삶도 네가 지금 살고 있는 삶은 아니었지만 지금 너의 삶이 퍽 나아보이지도 않더라. 차라리 그 멀끔한 인물로 여자나 하나 주저앉혀 살지 그랬어. 그런 말은 주워섬기며. 그냥 나 좀 붙들어줄래, 미국 가서 사는 삶이 너무 지옥 같아 눈물도 웃음도 나지 않게 한 만 2년을 살았어, 했더니. 그러대. 나는 네가 이렇게 내 앞에서 지금 울고 있는 것보다, 네가 울지 않고 살았다는 게 더 믿기지 않아. 나도 그래. 변해버린 나 자신도 믿기지 않고, 옛 인연들을 만나니 거짓말처럼 돌아가는 내 자신도 믿기지 않고.
  담배 연기를 안개처럼 자욱하게 자아내면서 이런 얘기, 저런 얘기 했던 것 같아. 네 인생의 장은 이미 넘어갔고, 너는 그냥 여유가 없다는 그런 이야기들. 그런 여유 없는 너도 나는 괜찮은데 죽은 사람처럼 살았냐는 내 원망에는 그냥, 그럴 수도 있잖아. 너도 이해 가잖아. 하던 네 말들. 처음 우리 만났던 때엔, 나는 담배를 안 태웠는데 말야. 우리 연애하던 시간들에도. 또 어떤 장면들도 기억이 난다. 너는 머리를 승려처럼 파르라니 깎고, 늦깎이 군인이 되어 나타났고, 그 때에 이미 너는 나와 헤어졌었고. 우린 또 습관처럼 어느 싸구려 모텔에 들어갔고. 너는 그 때 나와 했던 잠자리가 좋았을까? 나는 내가 싸구려 창녀처럼 느껴졌었는데. 그 때도 내 곁엔 네가 아닌 남자가 있었는데. 너는 악다구니를 쓰는 나를 두고 내 입에 담배를 물려주고, 불을 붙여주면서, 사귀던 시절에 네가 담배를 태웠다면 언젠간 꼭 이렇게 맞담배도 펴보고싶었다고 그렇게 말했었지. 니코틴 덕인지, 네 어른스러운 대꾸 덕인지 금새 진정했던 것도 같다.
  너의 이야기를 누구에게도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건만, 모두에게 이야기를 해버렸다. 엄마와 이모에게도. 그야 자꾸 눈물도 나고, 인간의 기본 욕구도 자꾸 사라져버리니. 내 주변엔 내 삶이 영위되는 것에 집착하는 인간들만 잔뜩이라. 네 주변엔 네 삶이 영위되는 것 따위엔 안중도 없고 제 이기와 욕망만을 투영하는 사람들만 득시글대는 것 같던데. 어디론가 영영 사라져버린 너를 기어코 끌어내 만난 나도 네 주변의 그 모든 사람들과 다를 바 없던 사람일까. 서른살이 되어 이것저것 재고 따지는 이희진은 이제 그게 두렵다. 내가 스물이고, 네가 스물여섯일 적엔 그런 건 두렵지 않았는데. 봄비를 맞은 싱그러운 사람 같던 내 젊음이, 네 불행함을 걷어낼 수 있으리라는 오만에 가득차, 그런 가능성일랑 떠올리지도 않았는데. 이제는 서른 여섯이 된 당신이 나는 좀 두려워.
  목 매고 죽어버린 아비, 그 아비를 몰아넣은 어미, 아이를 배고 사라진 여동생. 너는 그 누구도 원망하질 않더라. 내가 너였다면 난 죽어버렸을텐데. 진작에 모두를 탓하며. 세상에 중지 손가락을 들어 엿 먹으라 소리도 치고. 그런데 이제는 알지. 너는 네 스스로 목숨을 끊을 사람은 아니라는걸. 그러면서도 또 두려워. 그 모든 고난을 하루하루 이겨내며 살고 있는 너를, 누군가 죽음의 벼랑 끝으로 몰아넣을까봐. 그래서 작별인사할 적에 내가 그랬지. 나 말고 더 사랑하는 여자가 생겨도 괜찮아. 그 순간에 내가 이 세상에 없어도 괜찮아. 10년 전에 했어야하는 최선을, 이제야 다해준 것 같아 그래도 나는 속이 후련하다고.
  당신 어깨에 지워진 짐들이, 내가 바라옵는만큼 빠르게 사라질 수 있는 종류의 것인지는 알 수가 없다. 그래도 행복할 거야. 정말 행복할 거야. 불행은 참 지독한 놈이라 여전히 너에게 용심을 피우고 있나봐. 그래도 그런 녀석은 이내 지고, 사랑만이, 봄볕처럼 ���스한 것들만이, 끝내 승리해, 너의 곁에 함께할 거야. 오로지 사랑만이. 너의 안위와, 너의 행복과, 너의 즐거움과, 너의 휴식과, 그리고 너만을 위하는 것들이 자꾸 네 곁에 불어나서, 이런 호강에 겨워서는 못 살겠다, 그렇게 느껴질 즈음에 내가 너를 위해 쏘아올린 이 기도와 너를 위해 흘린 눈물들이 꼭 그렇게, 빛을 발할 거야. 다른 누구도 아닌 당신만을 위해서. 그래야 이 세상이 공정한 거니까. 그래야 내가 그래도 믿는 신이라는 작자가 존재하는 거니까. 그러지 않는 세상이라면야, 몇 십년이 지나서 당신에게 그런 것들을 마침내 안겨주지 않는 세상이라면야, 사라져 마땅한 곳이니까. 언젠간 도달할 그 순간을 위해, 오늘도 이겨낼 너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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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yjaneyokohama · 3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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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3/2021
오늘은 이야기 하는 내내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았다. 애쓰는 너도 안쓰러웠고 서걱대는 모래 같은 내 마음도 힘들었다. 꿈에서 깨면 늘 찾아드는 건 돛대처럼 쓴 현실. 우린 이걸 이고 지고 걸어가야할테지. 순교자의 발걸음처럼 숭고하지도 않을테지. 사랑이 지옥이 아니길. 또는 지옥이길. 그 안에서는 서로만이 서로의 구원일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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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yjaneyokohama · 3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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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애 장난이 의미가 있긴 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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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yjaneyokohama · 3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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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비누.
손비누 향이 짙다. 하얀 거품이 손을 감싸면 짙은 향이 온 복도에 가득하다. 금새 줄어드는 부피를 보고 생각했다. 다음번 비누는 여섯개들이 팩에 든 것을 사야지, 하고. 그리고 그 부피가 물에 씻겨나가며 줄어드는 기간을 가만히 세보겠다고. 그러면 여섯개들이를 다 쓰는데 걸리는 시간을 대략 헤아릴 수 있을 게다. 시간은 느리지만 성실한 비서 같다 생각해왔다. 일정량만큼의 고통을 덜도 말고 더도 말고 정해진만큼만 덜어가는. 아주 느리고 아주 성실한. 여전히 나는 그 법칙 속에 있다. 어쩌면 좋은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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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yjaneyokohama · 3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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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비를 피해 찾아갔던 짧은 처마 밑에서
아슬아슬하게 등 붙이고 서 있던 여름날 밤을 나는
얼마나 아파했는지
체념처럼 땅바닥에 떨어져
이리저리 낮게만 흘러다니는 빗물을 보며 당신을 생각했는지
빗물이 파놓은 깊은 골이 어쩌면 당신이었는지
칠월의 밤은 또 얼마나 많이 흘러가버렸는지.
땅바닥을 구르던 내 눈물은 지옥같았던 내 눈물은 왜 아직도 내 곁에 있는지
칠월의 길엔 언제나 내 체념이 있고
이름조차 잃어버린 흑백영화가 있고
빗물에 쓸려 어디론가 가버린 잊은 그대가 있었다.
여름날 나는 늘 천국이 아니고 칠월의 나는 체념뿐이어도 좋을 것
모두 다 절망하듯 쏟아지는 세상의 모든 빗물
내가 여름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허연,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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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yjaneyokohama · 3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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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이 죽어 사라질까 괴로웠던 열일곱살을 기억한다. 스물일곱, 낭만은 죽었다. 쾨쾨한 먼지와 썩지 않은 시체가 되어버린 나의 냄새만 가득하다. 공허한 삶. 무엇이 나를 삶에서 해방되지 못하게 막고 있는걸까. 이토록 끝만을 바란다. 죽을 기회는 여러번 있었다. 깎아지르는 절벽 끝에서 오래 울었더랬다. 울리지 않는 전화기를 붙잡고 누구라도 날 붙잡아주길 바라며. 내가 나를 붙잡을 수 밖에 없어 너무나 비참했던 그 시절. 군대에 있던 전 남자친구는 내가 그 시절 죽었더라면 탈영이라도 해주었을까? 그랬을리가. 그는 네 삶에서 영원히 사라져버렸잖아.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위로를 받을 것이요,라고 씌였지. 내 이름은 참으로 기쁘다는 뜻인데 그리하여 나는 슬픈 영혼인가?
내 사랑을 볼 길은 꿈 속 뿐이라 잠이 오래 찾아들었으면 바랐다. 눈을 감고 그를 그려봐도 인간의 아둔한 기억이란 게 그 뿐이라서 점차 흐려지는 기억만 원망스러웠다. 꿈은 달았다. 꿈이 밤안개처럼 옅어질 때면, 원망스럽게도 꿈이라는 걸 자각하고야 말아서 늘 눈물을 흘리며 깼다. 꿈에서는 마음껏 사랑해도 누구도 나를 혼내지 않아서, 현실의 고단함은 생각하지 않아서 좋았다. 영롱한 보랏빛, 노란빛, 분홍빛만 가득해서. 그 안에서 나를 안아주는 네가 좋아서. 일어나서 길 잃은 아이처럼 그렇게 오래 울었다. 깊은 잠에 빠져있을 네가 우습게도 미워서. 그런 내가 싫어서. 오늘 밤 눈을 감고 꿈을 꾸면, 아침이 찾아와 눈이 떠지는 일이 없었으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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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yjaneyokohama · 3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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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성기와 정신의 흥분이 쉬이 가라앉을 때
나는 끝을 직감한다.
오늘 그는 그랬다.
나는 자극적이지 못했다.
맨살을 맞대는 일이 고슴도치끼리 부비는 듯 따가웠다.
기분 내고자 나간 외식은 꾸역꾸역 삶의 미련만을 위장에 쌓아냈다.
바닥을 긁으며 소리 없이 포효했다.
어쩌자고 이리도 남루하다는 말인가.
괜한 만남을 했다 부르짖었다.
꿈에서 나는 부끄러워 소리치고 펜을 집어던졌다.
분을 삭이는 내 등 뒤로 따스한 손길이 찾아들었다.
이름 모를 그의 여자친구는 안쓰러운 미소를 지어보였다.
이것은 현실인가 이것은 환상인가.
잠과 깸의 묘한 경계선에서 나는 현실로 돌아가지 않고자
무수히 많은 노력을 했지만 아침은 끝내 도래한다.
잠드는 것은 어찌 이다지도.
싸구려 벽지의 문양이 어지럽다.
토기가 잠시 위장 저 끝에서부터 올라온다.
아 이것은 어찌도.
삶이란 어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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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yjaneyokohama · 3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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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가지 규칙을 정해보자. 미국에 사는 동안 지킬.
1. 옷 쇼핑은 한 계절당 한 번. 약 100에서 200불 언저리로. 이번 여름/가을 시즌은 했다. 겨울 옷은 많아서 굳이 필요할까 싶다.
2. 내어진 과제는 다음 수업 전까지 무조건 마치기. 그 정도만 해도 더 공들여서 공부할 필요는 없을 거다.
3. 비슷한 시간에 잠들 것. 아마 못 지킬 확률이 가장 높은 항목.
4. 온라인 게임에는 한달에 100불 이상 쓰지 말아보자.
5. 흡연을 줄여보자.
6. 울면서라도 매일 하루에 한 번 씻고 하루에 한 번 방 청소기 밀 것.
7. 음주는 주말에만.
업데이트 할지 모르겠다. 이것만으로도 벅찬 인간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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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yjaneyokohama · 3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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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1 2021/08/22
당신이 떠난지 꼭 하루가 되는 날. 나는 술에 잔뜩 취해 조금이라도 더 깊은 잠을 청해볼까 하다가 그만 뒀어. 덕분에 거의 다 남은 맥주를 비우느라 고생했지. 탄산이 빠진 맥주 냄새는 꽤 고약하거든. 늦게 든 잠은 오랜 친구의 전화에 금방 깨었지. 네가 머나먼 고국에 도착했겠거니 하는 마음에 화들짝 놀라 전화기만 내도록 붙들고 있었지 뭐야. 비가 쏟아졌다는데 늦지 않게 도착은 잘 했나. 너의 오랜 친구는 길어진 기다림에 화를 내진 않았나. 그런 생각들. 4시에 네가 온다면 3시부터 나는 행복해질 거라던 여우처럼 나는 하염없이 네 짧은 연락을 기다린 것 같아. 옛 사람들은 도대체 먼 곳에 있는 이와 어떻게 연애를 한걸까 고민하면서. 어쩌면 현대 문명은 우리에게 재앙. 마음이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너>를 사랑하는데 오늘 밤은 <눈>이 푹푹 나릴까.
멀어지면 어쩔 수 없는 일들이 생겨. 나는 고향에 많은 이들을 두고온 사람이니 누구보다 그걸 잘 알았지. 널 기다리는 시간들은 괴롭기도 이상하게도 즐겁기도 했지. 너의 약속들은 새끼 손가락만큼이나 덧없이 꺾일 것임을 알지만 그래도 기대하고마는 아둔한 나였으니. 이제 점점 멀어질 것을 알지만 그래도 괜찮을지도 몰라. 네가 더 이상 <없는> 이 곳에 살다가, <네>가 없을 그곳으로 나 혼자 발목까지 쌓인 눈길을 어렵게 헤쳐 걸어가도. 이미 하루이틀 너는 변해가고,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단 하나도 없고. 그럼에도 찰나의 순간, 찰나의 영원을 약속받았으니 족할 일이야.
방을 깨끗이 치웠어. 시체 냄새가 나는듯하던 내 방. 그저 너에게 살던 내가 잠시간 외출을 하는듯 지내온 내 방이 이제는 내가 살아야할 곳이기에. 어지러진 잡동사니들을 치우고 닦고 내 삶을 닦아내듯 그렇게 내 공간을 만들고. 나는 그러는 동안 잠시간 슬프고 잠시간 외로웠지. 죽음을 못 이겨 창밖으로 몸을 던질만큼은 아니지만 온 몸이 물에 젖은 솜처럼 눅진하게 가라앉을만큼. 나는 많이 슬프고, 많이 외롭고, 많이 울어. 가끔은 내가 눈물이 된 게 아닐까 싶을만큼 울어. 너를 해하는 사람들은, 나쁘게 말하는 사람들은 다 부숴 없애고 싶다는 충동에 휩싸여. 잘 살아있는 게 맞는 걸까? 이런 게, 삶이니?
부디 <내>가 없는 그 곳이 평안하길. 너의 삶은 은목서 내음이 가득한 길과도 같길. 그리고 언젠가 <네>가 <나>로부터 진실로 사라지는 순간이 온다면, 너의 그 자그마한 선택들이, 나에게 너무 아프지만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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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yjaneyokohama · 3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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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지 못해 죽는 것과 죽지 못해 사는 것의 차이를 잘 모르겠다. 나는 그 임계선에 발을 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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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yjaneyokohama · 3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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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될 줄 알았지.
감추려들면, 내 시커먼 속을 감추려고 하면 다 감춰질줄 알았지. 싸구려처럼 내 공허와 갈망을 채우려는 그 속셈을. 잠시나마 모든 걸 잊고싶어 그 절정을 영원히 갈구하는 마음을. 너에게 그건 그런 게 아닌 걸 알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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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yjaneyokohama · 3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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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싶다
죽고싶다
죽고싶다
죽고싶다
죽고싶다
죽고싶다
죽고싶다
죽고싶다
죽고싶다
죽고싶다
죽고싶다
죽고싶다
죽고싶다
죽고싶다
죽고싶다
죽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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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yjaneyokohama · 3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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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그를 오해하고 있고 그도 너를 오해하고 있어. 그게 너희 둘 비극의 시작이야. 그렇게 말하던 이를 냉소적으로 비웃었던 자신이 떠오른다. 세상에 꼭 잘맞는 짝이 있다면 그건 아마 자신은 아닐거라는 생각이 문득 스쳤다. 사랑의 유통기한을 만 년으로 하고 싶다던 젊은 홍콩의 남배우를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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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yjaneyokohama · 3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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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한낱 인간의 적극적 오독
그녀는 영민한 기억력으로 제 삶의 모든 순간을 기억하는 여자였다. 제 삶에서 저를 스쳐간 여인들이 몇이었으나 O는 그들을 기억하지 못했다. 딱지가 앉고 흉터가 되어버린 상처를 아직도 벌겋게 피가 나는 상처인 양 아파하는 그녀가 제법 신기했다. 그녀 자신이 모든 순간들을 사진처럼 기억하니 그녀는 종종 저를 처음 만났을 때의 인상 따위를 따져물었다. 그런 그녀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은 많지 않았다. 너는 내 범주의 바깥에 자리한 사람이었노라고. 그녀는 기대하지도 않았다는듯 키득댔다.
-나는 네가 걸어오던 순간이 뚜렷이 기억나.
-그래?
-널 처음 본 순간 영원히 죽어버리고 싶어.
-...
-라고 누가 말했다더라.
-너도 그래?
-물론이지.
(쓰다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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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yjaneyokohama · 3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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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정 2
2. light of my life, fire of my loin.
J는 길게 시간을 들여 대나무숲으로 걸어 들어가는 상상을 했다. 파이랗게 하늘빛이 부서지는 울창한 숲 속으로. 숨을 깊게 들이쉬자 여전히 익숙해지지 않는 이국의 공기가 마치 물을 잔뜩 머금은 숲의 공기처럼 느껴졌다. 맨발에 닿는 풀의 액화된 수증기가 이질적이었다. 그녀는 그저 바람이 되고 싶었다.
내 삶의 빛이요, 내 생명의 불꽃. 나의 죄, 나의 영혼. 출판사는 오역과 의역으로 악명이 높은 곳이었으나 그녀는 그런 번역들도 그런대로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왔었다. 20대 중반이 된 지금은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작가가 굳이 단어를 선택하여 표현한 내밀하고 추악한 욕망을 점잖게 가려버린 것은 명백히 번역가의 잘못이다. 나의 허벅지의 불꽃.
-너는 내 허벅지 깊은 곳의 불꽃이야.
-무슨 말이지?
-그에게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 병이었어.
*
H는 오래도록 외면하던 기억을 떠올렸다. 가끔 눈을 부릅뜨고 마주해야만 하는 것들이 있다. 그런 건 그냥 잊어버리지 그러냐는 조언들도 늘상 있어왔지만 그녀는 그렇게 사는 법은 알지 못했다. 머리칼을 넘기던 손길을 기억한다. 날개의 흔적이라던 뼈에 내려앉던 야트막한 숨결도. 그녀는 한없이 숨통이 죄어와 당장에라도 이불 밖을 뛰쳐나가고 싶었다. 어떤 이는 사랑하지 않는 이와 섹스를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면 어김없이 얕은 우울증이 감기처럼 찾아든다 했던가. 또 다른 것들을 생각했다. 사랑하지도 않는 남자에게 구강성교를 강요 당하고 그 이후엔 매일 에비앙을 들이키던 소설 속 그녀. 아무튼 불쾌했다. 그 소설은 읽는 내내 불쾌했지만 그녀가 가장 불쾌했다. 그녀와 잠자리를 가진 서술자도, 에비앙을 들이키고 토악질을 하던 그녀도. 그 이야기가 그녀의 거짓말일지 모른다는 암시조차도.
한참 전화기의 버튼 위에서 머무르던 손길이 이내 거두어졌다. 이제 와서 네가 할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다. 누군가 그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네가 하기 싫었든 말든 너는 모든 선택을 해왔고 그에 합당한 무게를 지고 살거라. 네 삶은 오로지 그 굴레만이 허락되어있다. 인간의 원죄란 이다지도.
*
칼날이 예리하게 빛났다. 허벅지 안쪽을 길게 긋자 예견된 통증이 환부를 따라 그 주위까지 퍼져나갔다. 울음처럼 솟아나는 핏방울이 꽤나 장관이라 그녀는 깔깔 웃었다. 불살라 없앨 내 정념아. 불살라 없앨 내 정념아. 그렇게 외치며. 불꽃에 물을 끼얹는 방법은 도무지 몰랐다. 그와 다음번에 몸을 겹칠 때엔 혼이 날지도 모르겠다. 이봐, J. 괜찮아. 그의 나긋한 목소리가 귓가에 들리는 듯 했다.
*
기억이 점차 희미해진다. 아주 오랜 일들은 생생히 기억을 하는데 최근의 것들은 꿈에서 본 것처럼 흐렸다. 그녀는 파르라니 머리를 깎은 그의 생기 없는 피붓결을 잠시 만졌다. 이것들도 시간이 흐르면 오래 기억이 되겠지. 볼품 없던 그의 뒷모습처럼. 기억들은 그녀의 것이나 그녀는 어느 장면 속에도 없었다. 그저 황망히 소리를 치던 많은 타인들이 그녀 속에 있었다. 내 속에는 내가 너무 많아 그대 쉴 자리가 없어 걱정이라던데 그녀 속에는 온통 타인들 뿐이었다.
새벽을 함께 맞고 그와 함께 영원히 죽고 싶었다. 동이 트는 하늘을 보며. 이봐. 난 타는듯한 태양을 보면 죽고 싶어져. 너는 어때? 그 질문에 그는 끝끝내 대답해주지 않았다. 그리고 그 대답은 그녀가 남은 모든 생에 걸쳐 듣고 싶은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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