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ow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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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ow63 · 1 year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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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에게 어떤 사람이었을까, 그가 나에게 뱉었던 말들을 주워 모아 글을 적는다. 수많은 물음과 서운함과 속상함과 우 려와 염려와 걱정과 고민과 숱한 헤어짐과 이어짐과 다시 또 약속이 있었다. 그 말과 감정 사이사이에는 갯바위 사이로 미처 빠져나가지 못해 고인 바닷물처럼 짠내 나는 눈물이 고여 있었다. 문득 겁이 난다. 나도 누군가에겐 악연일 뿐이었을까, 들어갈 때와 나갈 때를 미처 모르고. 만남과 관계와 사랑의 목적이 대체 무엇일까, 서로에게 악랄한 상처만 남기고. 근데도 다시 껴안고 싶은 걸까. 사람은 섬뜩한 만남을 겪고도, ��연하게 다시 이어질 수 있는 걸까.
— 정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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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ow63 · 1 year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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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가슴에 내리는 빗물만큼
내가 마음을 비우는가 봅니다
그대는 알지 못합니다
애써 지우며 고뇌하는 모습을
어제까지만 담고자
굳이 지워야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과욕이었습니다
진실된 알음알음 어울림은
내가 가야하는 이유는
내일이 두렵기 때문인지도 모르죠
어느 늦은 저녁
작게 떨리는 음성으로 쉼없이
울려 퍼지던 그때 그 메아리를
당신은 이미 기억 속으로 묻었나요
아니면 애당초 기억따위 남은게 없나요?
내가 그리려 한 그림은
이제 미완성으로 남기고 갑니다
어느날 조용한 카페에서
물잔에 물이 넘쳐 흐를때면 혹 기억이 날까요
어느 흔적도 없는 곳에서
지금은 잊혀진 못난이가 전하려 했던 마음이었음을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그대는 내게 부재중입니다
짧았지만 긴 여운으로
머물다 갑니다, 안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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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ow63 · 1 year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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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보내고 오는 길은
언제나 미끄러웠다
우리 서로를 부르고
서로를 안은 체온으로
세상의 길이
조금은 녹고 또 조금은 얼어 있어서
서로의 가슴 속을 걷는 듯
조심스런 귀로는
자주 어설프고 미끄러웠다
꼭 한번만이라도 물이 되고 싶은
산소와 수소처럼 우리
이 세상을 온통
우리로 범람시켜 볼까나
너를 보내고 돌아오는 길이
더 이상 미끄럽지 않도록
모든것을 녹이는
물이 되어 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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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ow63 · 1 year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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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시간이 알려줄 것들을 내가 미리 던진다 해서 닿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 순간에는 또 그 순간의 마음을 자기 방식대로 다 풀어야 애석하게 남는 게 없음을 겪어봤다. 젊음의 무지는 그때만 누릴 수 있는 것이어서 다들 모른 척 넘어가주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그래서 사람의 기억에 왜곡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내 어린 시간들을 조각조각 나눠 지켜봐와준 많은 사람들에게 감사함과 옅은 부끄러움을 느꼈다. 시간은 괜히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걸 쉽게 생각하면 자꾸 속에서 엉키기 마련이다. 덮어놓고 받아들여야 하는 것들이 분명하게 있다. 일단 지금의 답이 그러하면 이유가 분명 있다. 결코 지금의 나는 이해할 수 없지만. 지금 이 순간 나의 판단으론 해석이 쉽게 되지 않는다면 잠시 내버려두는 것이 대체로 옳다. 시간은 정말 정직해서 그 때가 오면 아 그것이 그런 것이었구나 싶어진다. 시간은 결코 앞질러갈 수 없다. 담백하게 판단을 보류하고 일단 어딘가 적어두는 것이 조금 더 우아한 방법일 수 있다. 정리 할 수 있는 단어도, 능력도 부족한 상태로 짧은 정의를 내리고 어떤 결정을 하는 것은 돌이킬 수 없는 실수도 만들고 그런다. 섯부르게 이해한 척 하기보단, 다급하게 상처받기보단, 담담하게 일단 다음으로 넘어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
한 문장을 이해하지 못해 다음 단락으로 넘어가지 못하면 너무 오랜 시간 붙잡히게 된다. 전체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그 문맥들 속에서 내가 전혀 모르겠던 그 문장의 힌트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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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ow63 · 1 year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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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줄 거라면 빌려주지 말아야 한다. 건넨 마음에는 이자가 없음을 알고. 던져 버리듯 돌아오지 않을 걸 알고. 나를 슬프게 만들어도, 준 만큼 내게 돌아오지 않아도, 그것이 그의 최선의 마음임을 익숙하게 여기며. 줄 거라면 떼어낸 나의 마음 구멍을 넘치게 채워 달라 조르지 않으며 구멍 난 채로 건네줄 수 있어야 한다. 이 모든 것들이 그의 이기적임이 아닌 나의 선택이었음을 인정하는 것. 마음은 빌려주는 것이 아니니, 줄 수 있어야 한다.
인생은 부메랑과 같아서 내가 준 상처가 나에게 돌아오기도 하지만, 우리의 아름다움을 위해 놓아준 행복 또한 다시 나에게 돌아온다는 것을. 부서지는 파도가 모래 알갱이를 가져가지만, 또 다른 파도가 그만큼의 알갱이를 가져올 것을 믿고.
연락이 중요하지 않다는 건 핑계일 뿐이다. 상대도 애타게 좋아했던 사람에겐 쩔쩔매며 연락을 기다렸을 것이다. 물론 관계의 지속 기간이 깊어졌음과 연락의 부재는 어느 정도 비례한다. 궁금한 것이 적어지고 서로의 일상이 어느 정도 파악되는 것에서 오는 편안함일 수 있다. 그러나 그렇게 가깝지 않은 관계에서 연락의 빈도는 꼭 마음의 빈도라는 것을 기억할 것. 갑작스러운 약속이 자주 잡히는 것은, 그가 충동에 쉽게 휘둘리는 사람이라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다. 갑작스러움은 곧 스며드는 것과는 반대 개념이다. 일상에 스며들지 못하는 관계는 사랑 이상으로 나아갈 수 없다.
마음이 아무리 건강한 사람이라도, 누군가를 만나서 받는 상처로 인해 큰 아픔을 가지고 살 때가 있다. 사랑을 좀처럼 마음에 두지 못하는 병이 생기는 시기가 있다. 그럴 땐 사랑을 믿으려 노력하기보다, 잠시만이라도 도망가고 회피하고 방어하고 싶은 마음에 충실히 따라도 된다. 구태여 마음을 믿고 사랑을 하려 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그럼에도 다가오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자꾸 등 돌려도 뒤돌아보게 만드는 사람. 끊어진 것 같다가도 작은 힘줄이 남아 계속 이어지는 그런 사람. 나는 그런 사람을 ‘사랑을 믿게 만드는 사람’이라 말한다. 믿게 만들어 주는 사람. 그 어느 외면 속에도 굳건히 한자리에서 기다려 주는 은행나무 같은 사람. 잠시 도피한 여행에서는 어떤 아름다움이 있었느냐 웃으며 물어 주는 깊고 넓은 사람. 꼭 있을 것이다. 당신의 고장남을 이해해주고 보살필 줄 아는 그런 따뜻한 사람이. 그러니 마음의 고장을 인정하고 그대로 행동해도 된다. 그게 고장 난 마음에 있어 가장 옳은 수리법이다.
잔잔하게 그러나 단단하게 / 정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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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ow63 · 1 year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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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12
올해 생일 초를 불면서는 제가 많은 것을 보듬을 수 있게 해주세요. 라고 빌었다. 사랑은 여전히 어렵고 그래서 거추장스럽다. 내 에고는 역시나 벅차고 생업에서 벗어나 오롯하게 마주할 때면 여전히 막막하다. 내 평화 나의 조용함을 지키려면 어떻게 다뤄야할까. 내 마음, 내 욕망을.
새로 친하게 지내게 된 사람은 나랑 달라도 너무 다르다. 내가 본 그 사람의 세계는 그 자체로 카오스다. 난 여전히 이해할 수 없어 그냥 덩어리로 삼켜본다. 당연히 소화가 되지 않는다. 입 안에 돌멩이가 굴러다니는 것 같다. 걸그덕 걸그덕. 내가 알지 못하는 삶의 방식은 얼마나 많을까. 사랑이라는 이름 아래 나는 내것의 얼마나를 포기하고 양보하고 받아들이고 이해하고 수용해야할까. 어쩌면 그게 힘들어질때 나는 다 버릴지도. 무척이나 쉽게. 당연한 것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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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ow63 · 1 year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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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체적이고 부드러운 향이 풍기는 과거는 이제 평평하고 무채색이며 아무런 향이 나지 않는다. 어떤 정보에 가까워졌다. 내가 두고 온 계절에 누가 자꾸 날 부르는 느낌도 이제 없다. 이제 더 이상 그건 내게 꿈이 아닌게 되었고 그냥 내가 지나왔던 길이였을 뿐이었다. 다시 갈 수 없는 거 알고나니까 이제 뒤돌아보기 싫어졌다. 근데 만약에라도 다시 갈 수 있다고 해도 나는 새로운 길을 가고싶어졌다. 그 길에 또 다른 너가 있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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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ow63 · 1 year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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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1.18
일은 지치고 관계는 점점 더 어렵다. 내가 제일 잘하던 것들을 도대체 어떻게 해왔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사적인 대화는 금새 지겹고 뻔해서 모른척하고 싶다. 호기심이 줄어들 수록 인내심도 줄어들고 그래서 예의없이 도망도 자주 친다. 열정의 불씨는 자꾸만 꺼져서 습관적으로 부채질도 하고 보여지는 것만을 위한 노력도 시도는 해보는데, 그건 사실 전부 가짜라 속 빈 강정일 뿐이다. 질리게 가볍다.
남에게 나를 이해시키고 싶어 노력하는 것도 금새 그만두게 된다. 내가 나를 점점 더 잘 알아 갈 수록 10분의 대화만으로도 내 마음 안에 쌓는 담은 이미 10m를 넘어선다. 이 사람은 이래서, 저 사람은 저래서. 넓어지려고 시작한 일이 점점 더 나를 좁고 잘게 만든다. 그에게 이해되지 못해 속상하고 눈물마저 나는 밤은 이제 없지만, 그만큼 간절한 마음도 아득해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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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쓰는 건 허영이고, 내 진심이 사실 무엇인지 가물하다. 예전의 뜨겁던 나는 너무 낯설고, 감정에 휘둘리던 예쁜 나는 너무 생경하고, 충동적이었던 나는 이제 계산기부터 두드리고. 플러스 마이너스, 총량은 무엇만 가득해진다. 에너지, 시간, 비용을 고려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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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아쉬운 건 아쉽다. 미미한 애정의 그 사람은 왜 여지껏 연락이 없을까. 그리움에 밤 잠을 설치진 않을테지만 잠시 동안은 적적하기도 하다. 죽어라 그 조용한 문들을 두드릴 힘은 없지만 종종은 문이 ��리길 바라기도 한다. 나는 그래서 내가 사랑 같은 걸 할 수 있는지, 그보다 더 하고 싶기는 한 지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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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ow63 · 1 year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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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식의 사랑이 있어. 네 빈 곳을 모두 매꿀 욕심은 처음부터 낸 적 없었어. 그냥 나는 내 사랑이 네가 오늘 밤에도 이불 덮고 한 번 쯤은 피식 웃을 만큼의 즐거움까지만 되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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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ow63 · 1 year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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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종종 얼마나 외로우면 그랬을까 하고 넘겨주면 좋겠다. 듣는 일이 많이 지쳤구나 하고 묻어주면 좋겠다. 모르는 척 하고 싶은 밤은 쌓여가고 그런 밤의 여운을 감당할 아침은 턱 없이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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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ow63 · 1 year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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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 자체가 너무 애틋해지는 순간이 분명 있다. 머리에서 수천 수만가지 결론이 지나치고, 울어야 할지 웃어야 할지 몰라 입술 끝을 씰룩일지라도. 내가 당신이 너무 애틋해서 마음 한켠이 아릴 때가 분명 있다.
세상엔 너무 많은 형태의 사랑이 있고, 그저 나는 지금 이 순간 최선을 다하는 것 뿐이다. 내가 감당할 수 있는 것들을 감당하겠다 외치는 것이고, 내가 바라는 것을 바란다 말할 용기를 가지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고작 그런 것이다.
어쩔 수 없는 그 사람의 몫 앞에 선 나는.
'나는 이런 걸 할거야. 나는 이런 사람이야. 나는 이런 걸 원해. 나는 이렇게 노력할꺼야. 나는 이렇게 되었으면 해.' 라고 말하는 것 밖에는 할 수 없다. 나를 오롯이 내 보이는 용기를 갖기까진 좀 힘들었어서 누군가 좀 칭찬해주면 좋겠다만. 어쨌든 난 여기까지 왔다. 내가 지키고 싶은 건 그런 거고, 내가 원하는 방식은 이런 것이다. 내가 바라는 걸 잃지 않기 위해 애써온 결과는 고작 그런 거다.
말하지 않고 알아주길 바라는 어린 욕심은 부리고 싶지 않다. 그리고 좀 더 간절해지고 싶다. 좀 더 매달리고 싶고, 좀 덜 멋져지고 싶고, 그렇게 약간은 구차해지더라도 잃고 싶지 않아하고 싶다. 많은 상실을 아무렇지 않게 털어내는 어른은. 아직 나는 그런 어른이고 싶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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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ow63 · 1 year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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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왜. 라는 물음이 종종 떠오른다. 왜 너는. 우리 분명 즐거웠었던 것 같은데 너는 어떤 갈림길에서 돌아섰나. 나는 그 이유를 어렴풋이는 알 것 같지만, 그래도 이런 식은 조금 섭섭하다. 당신한테는 이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는 것도 알지만. 그 무심한 태도와 태연함 속에도 요동치는 씨앗 하나 있을 거라는 희망까지는 가지고 싶다. 네 그 오랜 역사에 내가 한 귀퉁이 정도는 적셨기를 바라도 본다. 누군가에게 어떤 기억이나 의미가 되는 게 뭐 그리 중요한가 싶지만, 사랑 말고도 중요한게 많아졌지만, 그래도 아직은 당신한테 쓸 다정함이 남아 있어. 내가 한 것들이 당신한테 좋은 것들이었다면 좋겠다.
사실 장난 치는 못된 마음, 차마 꺼낼 수 없는 지저분한 욕심. 그런 거 전혀 없이 순수한 마음이었다고는 말 못하겠다. 내가 나를 속이는 건 너무 쉬워서 나는 내 마음 떠오르는 조각 조각을 그저 건저올릴 뿐이어서. 그 뿌리가 무엇인지는 자신이 없다. 나한테 너는 처음엔 습관처럼 하던 쉬운 장난이었고, 호기심이었고, 우월감이었고, 그 다음은 동경이었고, 곧이어 동정이었고. 애정이었고. 편안함이었고. 종종 스릴이었고, 어쩌면 그래서 사랑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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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ow63 · 1 year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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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을 느끼는 방식
한국에 오고 몇개의 계절이 지났다. 냉장고에 들어있는 과일의 종류도 몇가지가 지나갔다.
겨울이 깊을 적에는 귤이었고, 가을을 재워둔 사과였다. 2월에 들어서자 햇익은 딸기들이 들어있었다. 낮이 길어질수록 그의 색과 향이 짙어졌다. 이번 여름은 날이 가물어 단단히 여문 과일들이 자주 들어있었다. 한동안은 꾸준히 수박이었다가 부드럽게 무른 복숭아였다가 갈수록 껍질이 달콤해지는 포도였다. 같은 과일이 반복되는 중에도 그들의 빛깔과 맛이 계절을 통과해 지나가는 것을 알려주었다.
이제는 다시 어떤 이들의 끝물이다. 흔들림 없이 달고 물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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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ow63 · 1 year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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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보다 당신 고양이
당신이 가는 건 좋아. 그렇지만 당신 고양이는 아니야. 당신과 십 개월을 살았으니까 당신 고양이와도 십 개월을 살았어. 십 개월 동안 내가 당신보다 고양이 밥을 더 많이 주었어. 양치질도 내가 시켜주고 심장사상충 약도 내가 발라줬어. 퇴근하고 돌아온 당신은 고양이를 귀여워하기만 하면 됐지만 나는 아침저녁으로 고양이 똥과 오줌을 치웠어. 끝없이 빠지고 나는 털을 빗질하고 관절 약과 크릴새우와 치약 사료를 먹여줬어. 피곤할 때도 팔이 아프게 사냥놀이를 해주고 잠이 들 때까지 턱을 쓰다듬어준 것도 그래 나야. 당신 고양이는 나한테 맥주 한 잔 안 사주고 심부름 한 번 안해주고 내 시간과 용돈을 까먹었어. 내 어깨에 매달려 눈보라를 헤치고 예방접종을 하러 갔고 기분이 좋을 때면 내 가슴을 구름처럼 밟고 뛰어다녔어. 내 목에 발톱자국을 만든 것도 내 침대에 털뭉치를 토한 것도 당신 고양이야. 당신 고양이는 한 번도 나를 도운 적 없고 나를 사랑하는지도 확실치 않아. 그렇지만 당신 고양이는 당신보다 나랑 더 잘 지냈어. 당신이 간다고 내가 더 외로울 것 같진 않으니까 당신이 가는 건 괜찮아. 내 잠과 용돈을 바칠 곳이 없어지니까 고양이는 달라. 나한텐 나를 사랑하는 존재보다 내가 사랑할 존재가 필요해. 당신은 잘가. 그렇지만 고양이한텐 어떻게 그 말을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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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ow63 · 1 year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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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종말의 너머에 영원이 있다는 걸 깨달은 어느 밤에 나는 기어코 우리의 영원을 확인하고 싶어졌는지도 모르겠다. 영원 뒤에 무엇이 있는 지는 쥐���도 모르면서 그 아름답고 무결한 단어에 흠뻑 젖어있던 때, 그래서 가슴을 마음대로 엎지르던 시절. 나는 그랬다. 철도 없이 아팠다.
우리가 종말을 맞은 뒤에 그것을 우리의 틈 사이에서 건져 올릴 때 알게 되었다. 그 끝 보이지 않는 어둠과 정적과 길을 잃은, 길이 사라진 의미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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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ow63 · 1 year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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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왜 울죠?
우는데도 이유가 필요하다니. 눈물이 나서 웁니다. 눈물이 나서. 겨울의 시린 바람이 불면 눈이 시려요. 그래서 닭똥 같은 눈물이 다섯 방울 쯤은 떨어져야 눈이 시리지 않아요. 눈물이 뜨끈하더라고요. 체온을 쥐어짜 나오는 것이라 그런가. 흐르자 마자 식을 그것은 짧게 나를 데우고 더이상 춥지 않게 해요. 그게 눈물과 슬픔의 기능인지도 모르겠네요. 결국은요.
3. 저마다의 시대는, 미래에 저마다의 골든에이지가 될텐데 우리의 현재는 어떤 기억으로 골든에이지가 될까. 어떤 멋과 어떤 풍류가 남을까. 나에게 이 시대는 참 멋대가리 없는 것 같은데. 나의 젊음에 대한 향수를 배제하고, 나는 이 시대를 어떻게 기억할까. 나의 후대는 이 시대의 어떤 일상을 인상 깊음으로 여기고 그 겪지 않은 경험을 그리워 할까.
4. 왜 당신은 그토록 의미있습니까. 왜 나는 그토록 당신에게 의미있습니까. 우리의 관계는 너무도 당연해서 의아할 때가 있습니다. 당연히 허용되는 당신과 나 사이의 관계가 당신의 돌이킬 수 없는 희생이, 나의, 돌이킬 수 없는 원죄들이 어찌해서 사랑으로 마무리 되는지. 너무도 촘촘하고 정확한 봉제선으로 박음질 되어있어 평생 뜯어내지 못 할 우리 둘 사이의 이격이 나는 가끔 숨이 막힐 때도 있습니다. 당��을 사랑하면서도요. 당신의 희생을 따라잡거나 보상하기에는 미안하게도 나는 너무도 개인적이고 독립적이�� 이기적입니다. 살기 위해 당신의 몸을 뚫고 나온 나의 의지만큼이나 나는 당신에게 더욱 야박하고 이기적 일 것입니다. 언젠가 나는 썼습니다. 나는 당신에게 무수한 기쁨이 되었을 테지만 역시, 무수한 슬픔이 되었을 거라고요. 그 모든 슬픔의 결정들이 당신의 가슴에 떠올라 그토록 우주같은 마음을 지니게 된 것일까요, 당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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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ow63 · 3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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