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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WEAR
90년대 생의 학창시절, ���복 위에 스포츠 브랜드 옷을 안입어 본 사람이 있을까. 같은 옷을 입은 애들을 종종 마주칠 지라도 그 시절
스포츠 브랜드의 옷은 그렇게 예뻐보일 수 없었다. 특히 우리에게 노스페이스의 바람막이와 미쉐린 같이 빵빵한 패딩은 등골 브레이
커가 되면서까지 입고싶어 안달이 났던 최상의 명품이었다. 옷의 본질적인 기능도 목적도 모른채 맹목적인 사랑을 주었었다. 주고
주고 또 주어도 아깝지 않을만큼. 실상 남이 입으니 예뻐보여서 하나 둘 씩 입어들기 시작한 거면서, 너도나도 노스페이스로 스타일
을 완성시켰다. 유행처럼 번져나간 아웃도어의 인기는 아마도 그때부터 시작이었다. 사실 비싼 값을 할 만한 이유가 있었고, 기능성
이 뛰어난 옷이었다. 요즘 인스타그램을 통해 어떤 소재든 포켓이 달린 베스트를 입고 테크웨어라고 부르는 이들이 꽤나 많다. 외형
만 보고 판단해 포켓이 많이 달리고, 밀리터리 룩 같은 형태면 테크웨어라 생각하지만 다 같은 테크웨어라 이름 붙힐 순 없다.
테크웨어는 technology(기술)과 wear(옷)이 결합된 의미 그대로, 기능성과 의복의 멋이 공존해야 하니까. 라이프스타일을 중시하
고 새로운 가치를 고려하는 변혁의 이 시대에 테크웨어는 의복의 범주를 더해가고 있으며, 패션 산업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테크웨어의 본질과 갖추어야 할 기본적 요소를 들여다보면 나열하자면 첫번째로는 외부 환경을 버틸 수 있어야 한다. 인간이 살아가
고 활동하는 데 있어 변덕스러운 기후는 때론 방해꾼이다. 그럴때 기능성 소재가 있다는 건 그 얼마나 다행인가. 테크웨어는 비가 오
건, 눈이 오건 어떤 악천후 속에서도 방수, 방풍, 방습, 보온, 투습 등 활동을 위한 기능을 다해야 한다. 1969년 개발된 고어텍스는
가장 널리 알려진 테크웨어의 소재인데 단순히 직조를 밀도있게 만들어 어느 정도의 방수 기능만 하는 것이 아니라 방수와 더불어 습
기의 배출을 돕는 투습 기능을 하고 있어 테크웨어에 주로 사용되고 있다. 고어텍스 이외에도 노스페이스에서 독자개발한 하이벤트,
땀 흡수와 ��발이 빠른 쿨 맥스,가볍고 보온성을 자랑하는 써모라이트 등 소재 개발에도 끊임없이 연구한다.
두번째로는 활동성을 겸비한 디자인. 그도 그럴것이 대부분의 의복은 인체를 고려해 만들어지지만 테크웨어는 관절의 움직임까지
신경써 패턴을 그리기도 하니 말이다. 수납 공간의 용도는 전장에서 탄창, 수류탄, 권총 등 다양한 장비들�� 휴대했던 것에서 시작
됐다. 수많은 포켓이 달려있는 이유 또한 테크웨어가 밀리터리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일상 생활에서
스마트폰, 충전기, 이어폰 등 많은 것을 휴대해야 하기 때문에 포켓 디테일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테크웨어를 베이스로 하는 의류 브랜드는 점차 늘어나고 있다. 그 중에서는 앞서 말한 기능성 소재와 편리한 디자인을 담아 본질적인 목적을 다하는 브랜드도 있고, 이에 그치지 않고 끊임없이 테크웨어로서 기술 발전을 해나가는 브랜드도 있다. 방향성의 차이는 있지만 공통적으로는 프린팅 같은 시각적 디테일보다 스트랩, 버클, 포켓 그리고 소재의 기술력을 살리는 디자인을 추구하고 있다.
여기서 빠지지말아야 할 대표적 브랜드 아크로님은 에롤슨 휴와 그의 아내 사첸 바커가 공동으로 설립한 브랜드로 수많은 기능이 왜 일상 생활에는 쓰이지 않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에롤슨 휴는 2015년, 어반 테크웨어에 초점을 두고 나이키 ACG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은 장본인이기도 하다. 현재는 스톤 아일랜드 쉐도우 프로젝트의 디렉터를 맡고 있다. 아크로님이 어반 테크웨어를 주종목으로 한다면 아웃도어에 초점을 맞춘 브랜드로는 혼마 에이치로가 전개하는 나나미카와 노스페이스 퍼플라벨이 있다. 아웃도어스럽지만 아웃도어스럽지 않은(?) 일상에서 매치해도 어색하지 않은 테크웨어 제품을 전개한다. 노스페이스와 노스페이스 퍼플라벨의 차이점이라면, 노스페이스는 아웃도어를 위한 최고의 기능을 제공하려하고, 퍼플라벨은 현대적인 패션에 테크놀로지를 결합하여 풀어내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나나미카의 기본 가치와 동일하다고 볼 수 있다.이외에도 아크테릭스 베일런스,화이트 마운티니어링, Y-3 등 다양한 방식으로 테크웨어를 풀어나가고, 영향을 받은 브랜드들이 있다.
그러니 그저 포켓이 많다고 천천히 시간을 들인 테크웨어와 같이 견주어본다면 디자이너들의 수고가 헛되지 않을까. 기술이 발전하듯 높아
져가는 우리의 의식 속에 테크웨어는 높히 평가되고 있으니 스타일을 신경쓰는 사람이라면 아주 작은 디테일과 기능까지 분별할 줄 아는 지
혜와 자신의 취향에
맞는 똑���한 옷을 고르는 안목을 길렀으면 한다. 진정한 테크웨어에는 누군가의 삶의 철학과 정신이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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