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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를 국수로 먹는다? 트렌드세터냐 애물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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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ckomat-blog · 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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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를 국수로 먹는다? 트렌드세터냐 애물단지냐, 신개념 주방용품의 미래
올해 초 신상 주방용품 컬렉터들의 눈을 반짝이게 만든 것이 있었으니, 바로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아르바이트생으로 출연한 윤아가 가지고 나온 '와플 메이커'였습니다. 반죽을 만들어 입구에 넣어주기만 하면 금세 시중에 파는 것 같은 와플이 김을 폴폴 내뿜으며 만들어졌죠. 시청자들은 감탄했습니다.
'저 정도 두께의 와플이라면 밖에서 사 먹어도 이만 원은 할 텐데…' 모두의 공통적인 생각은 와플 기계의 완판을 불렀습니다. 해당 제품은 방송을 탄 다음날 오전까지 1만 개가 넘는 판매고를 올렸습니다. '윤아'를 검색하면 연관 검색어에 아직까지 와플 기계가 남아있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떨까요?
유명 중고거래 카페에 11월 한 달 동안만 판매글이 30개 이상 올라올 만큼 재고가 많아졌습니다. 직접적인 PPL이 아닌 자연스러운 상품 노출에 흥미가 생겼던 소비자들은 뜨거운 냄비처럼 빨리 달아올랐다 빨리 식었습니다. 생각만큼 와플을 집에서 만들어 먹는 횟수가 많지 않았을 수도, 윤아가 했던 것처럼 완벽한 모양의 와플이 나오지 않아 실망했을 수도 있죠. 사실 이런 갑작스러운 주방용품의 인기는 TV프로그램을 포함한 미디어의 영향으로 꽤나 자주 일어나지만 유행이 오래가는 경우는 쉽게 찾아보기 힘듭니다. 그럼에도 주방용품 개발자들은 오늘도 단 한 번의 흐름을 타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을 텐데요. 지금 막 뜨는 주방 핫템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채소로도 파스타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파스타가 먹고 싶은 다이어터나 비건들을 위해 스파게티 면처럼 채소를 얇게 썰어주는 기계가 있습니다. 바로 스파이럴라이저(spiralizer)인데요. 이 또한 <효리네 민박>에서 야채 국수 요리를 할 때 소개되며 눈길을 끌었습니다. 외국에는 출시된 지 꽤 된 상품이지만 국내 수요가 없어 몇 년 전만 해도 구하려면 직구를 해야 했지만 지금은 한국의 주방용품 회사도 시장에 뛰어들어 최저 만 원 대의 스파이럴라이저도 나와 있습니다.
회사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는 칼날 종류가 여러 가지라 다양한 형태의 채소면 뽑기가 가능합니다. 채소 한가운데를 지지대로 삼는 탓에 다 갈고 나면 심 부분만 나온다는 것은 효율성 측면에서의 단점이지만, 감자나 당근으로 크림 파스타를 해먹을 수 있다는 점은 충분히 매력적입니다. 평소에 야채를 잘 먹지 않는 이들도 식감이나 형태가 재미있어 한 번이라도 손을 뻗는다는 채소면. 직접 구매한다면 과연 얼마나 자주 사용할까요? 실용적인 부분은 더 고민해봐야겠습니다.
한국 요리 감칠맛의 일등 공신을 뽑으라면 주저 없이 다진 마늘을 꼽는 이들이 많을 텐데요. 그만큼 여러 양념의 감초로 등장하며 빠져선 안 될 재료이지만 칼자루 끝으로 하나하나 빻기에는 힘이 듭니다. 눈도 맵고요. 다진 마늘이 따로 팔긴 하지만 개봉하면 최대한 빨리 써야 하고 비싸다는 단점이 있죠. 그런 이들을 위해 마늘 빻는 도구가 출시됐습니다. '마늘다지기'라는 이름의 이 기구는 통마늘을 홈에 넣고 꼭 누르면 압력으로 빻아진 다진 마늘이 아래로 나오는 쉬운 원리를 사용합니다.
사실 이전부터 '마늘을 쉽게 다질 수 없을까'라는 물음에서 고안된 제품들은 여럿 있었습니다. 핸드믹서나 다진 마늘 용 믹서기가 그것이었죠. 하지만 믹서기는 전기가 필요한데다 마늘 하나 빻는 데 과하게 덩치가 커 배보다 배꼽이 큰 모양새이긴 합니다. 마늘다지기는 감자칼처럼 단순한 도구라 힘이나 설명서를 따로 요구하지 않습니다. 최저 2천 원 선에서 살 수 있는 장점도 있습니다. 다양한 브랜드에서 가격이나 기능에 조금씩 차별화를 준 마늘다지기가 지금도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는 중입니다. 과연 다진 마늘보다 마늘다지기를 사서 통마늘을 직접 찧어 먹는 것이 가성비가 더 좋을까요? 주방기구 얼리어답터 소비자에게 그 판단을 맡깁니다.
'자취생 필수템'이라는 별명으로 SNS를 달궜던 전자레인지 찜기도 요즘 핫한 주방용품 중 하나입니다. 아래에 물을 넣고 찜통에 재료를 넣은 뒤 전자레인지에 넣고 돌리면 금방 요리가 완성되는데요. 전자레인지 종류와 음식에 따라 조리 시간은 달라지지만, 라면도 끓일 수 있는 것으로 보아 국물 요리까지 가능합니다. 학생들의 자취방에는 가스레인지가 없는 경우가 많아 휴대용 가스버너로 대신하거나 빌트인 인덕션을 이용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불보다 훨씬 안전하고 요리를 하는 동안 계속 지켜볼 필요가 없으니 확실히 편리할 듯합니다.
하지만 써본 이들의 후기를 보면 시간 조절이 힘들다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전자레인지의 와트(W) 수가 다르고 찜기 레시피가 제시하는 음식의 양과 똑같이 맞추기 힘들어 예상한 것보다 오래 걸리거나, 때로는 타버리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요. 맛과 모양을 제대로 내려면 연습이 필요한 주방용품이라 갑자기 밀려오는 허기짐을 해결하기에는 부족할지도 모르겠네요. 그 밖에도 쥐포나 김처럼 직접적으로 불에 닿아야 제맛을 내는 음식은 할 수 없습니다. 전자레인지 찜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레몬즙은 생각보다 많은 곳에 쓰입니다. 음식의 비린내를 없애거나 뭔가를 응고시킬 때, 레모네이드와 같은 음료수를 만들 때 유용합니다. 레몬 하나 가격이 천 원 내외임을 고려하면 레몬을 직접 짜먹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하나 꺼려지는 부분이 있다면 즙을 내기가 힘들다는 사실인데요. 기존에 있던 레몬즙기는 레몬을 강판같이 생긴 곳에 비비면 과육이 으깨지며 즙이 나오는 방식이지만, 손에 잘 묻는 데다가 그 냄새가 쉽게 빠지지 않아 하루 종일 상큼한 레몬향이 나는 손으로 살아야 합니다. 이런 단점을 보완해 레몬즙을 더욱 편하게 쓸 수 있는 도구인 레몬즙 스프레이가 나왔습니다. 레몬의 과육이 살짝 보일 정도로 머리 부분을 잘라낸 뒤 스프레이를 돌려꽂으면 레몬즙이 분사되는 형태입니다.
스프레이를 꽂기 전 레몬을 도마에 굴려 과육을 어느 정도 짓이기면 즙이 더 잘 나온다고 합니다. 물론 단점은 있습니다. 손으로 짜는 것보다 효율성은 떨어집니다. 스프레이의 흡입력이 아무리 강해도 직접 짜는 압력만큼은 아니기 때문이죠. 외국에서는 sitrus spray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사이트에서 판매 중인데, 대표적인 인터넷 쇼핑몰 아마존의 경우 9.9달러(한화 약 1만 1천 원) 정도입니다. 한국에서는 이보다 훨씬 저렴해 최저 1천 원에 구할 수 있습니다. 자주 쓸 것 같지는 않지만 왠지 갖고 싶은 레몬즙 스프레이, 가성비는 괜찮을까요?
1인 가전이 늘어나며 주방 기구도 점점 변화하고 있습니다. 또,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요리도 조금 더 편하게 하고자 하는 이들의 욕구가 반영된 것들도 속속 등장하는 중이죠. 최근에는 고퀄리티의 음식을 원하는 자취족이 에어프라이어를 유행시키며 냉동식품 시장도 덩달아 커졌습니다. 참신하고 신기하지만 아직 써보지 않아 실용성은 알쏭달쏭한 신개념 주방 용품의 미래가 궁금합니다. 부엌과 중고사이트 중 어느 곳의 주인공이 될까요? 주방의 트렌트 변화를 눈여겨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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