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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bo-ing · 5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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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230 코로나를 겹겹이 마주하게 되는 요즘. 두 가지생각이 걸린다. 하나는, 코로나 대비를 국력과 문화의 우위로 바라보는 단편적 시각에 대한 불편함. 유럽/서구 와 동아시아의 정치/문화적 프레임으로 접근하는 시각이 이전 서구 열강의 문화 우월주의와 무엇이 다른지. 근대국가-젠더 정체성이 사방으로 교차하며 가로지르는 이 시점에서 구별 짓기보다 중요한 건 코로나 현상의 복잡성을 그려내는 과정일 터. (+그렇기에 과정은 긍정과 다르다. 모든 결과를 ‘긍정’하는 태도는 다시 결과론과 결정론으로 귀결될 뿐.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사고는 실체론과 동일하게 무섭다.) 또 다른 하나는, 비상사태에 갖게되는 방어적 태도 대신 실천. 한국 혹은 영국에서나 내가 갖게되는 이방인적 정체성은 동일하다. 한국이었어도 우발적인 사고는 발생할 수 있고, 영국이어도 친절과 연대는 가능하다. 실제 발 딛는 곳에서 어떠한 실천을 행하는 지에 따라 그 우연과 필연의 정도가 달라질 뿐. 영국 유학생이 코로나 팬데믹 때문에 갖게될 법 했던 인종 차별에 대한 불안과 코로나 현상에 대한 걱정은, 다행히 같이 공부하는 친구들과의 미팅, 기관/행정적 지원, 정기적 세미나 덕분에 오히려 지금 읽고 쓰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의무와 책임이라고 알려주니, 해야할 일이 있어 그저 감사할 뿐이다. 그럼에도, 코로나 이전과 이후로 극명하게 갈리는 사진첩 속, 요근래 창문 너머 유독 자주 등장해주시는 파란 글래스고 하늘은 여전히 얄밉다. #boinglasgow👩🏻‍💻 https://www.instagram.com/p/B_psT3hFLL0Kzk1wCP0tCt6GNn7H0ZXzDjtPQg0/?igshid=406ptc5u4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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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bo-ing · 5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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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105+5 버스를 잘 못 타서 목적지를 빙 둘러가더라도, 원하는 선물을 찾지 못해 며칠을 헤매더라도, 들어가고 싶은 힙한 카페가 하루 내에 안 보이더라도, 식사 시간 내 내 대화를 겉돌고 있더라도, 같은 글을 몇 시간 째 읽고 있더라도, 목적지를 향한다는 버스는 다음 차례에 와서 조금 더 마음을 전해서 맛있는 도넛 가게를 만나서 혼자만의 생각은 아니어서 다시 한 번 돌아 볼 수 있어서 엉성하게 담아보려던 순간은 사실 흘러가던 시간이어서. 어느새 지나가는 한 해지만 서둘러 마음 속에 담아둘 수 있어서. #boinglasgow👩🏻‍💻 #boinnorway ⛄️ https://www.instagram.com/p/B6xMdwXjQGItJUb0z0Mkhu4Ed1hGWjHjrndI680/?igshid=yv9j65e7r1u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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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bo-ing · 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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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75+2 코스웍이 마무리 되어가는 요즘, 몸도 마음도 이 겨울을 견뎌내보려고 잔뜩 움츠러든채 긴장 태세다. 요근래 긴장된 하루를 녹여내는 사랑스런 존재들 덕분에, 다시금 돌아본 하루는 어느새 말랑하게 흩어져 있는 모양이다. 종종 학교를 삶의 터로 한 야생 동물들과 마주한다. 고양이는 물론 다람쥐, 여우(..?)까지. 당신의 거주지에 내가 들어온 것이라 되묻는 도도한 자태는 몽실몽실한 몸짓 덕분에 귀여워져버렸다.🙊 좋아하는 사람들로부터 축하를 받았다. 서로 다른 하루를 오늘도 함께할 수 있음에 다행이고 다행이다. 빽빽히 채워가려했던 단단한 하루는 사실 채워지지 않는 틈과 또 다른 하루들과 얽혀있었고, 그 틈들이 다시 하루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boinglasgow👩🏻‍💻 https://www.instagram.com/p/B5fm_2pgLzTOctKdb_TTVpQjy8ditHmk-mHbSw0/?igshid=16a9bycdzt3i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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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bo-ing · 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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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15
보따리 인생이 길어지다보니 이번 도시는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새삼 공간의 이동은 익숙함과 어색함의 밀도를 촘촘하게 한다. 책상 앞에 앉는 익숙함과 안정감과 달리 공식, 비공식적으로 갖게된 이방인 표식은 여러 감각을 곤두세운다. 그래도 처음과 새로움이 불안과 긴장보다는. 미숙하지만 기대되고, 어색하지만 즐거운 것을 보아하니 살만한 것 같다. 글로벌하고 디지털한 도움 덕분에, 감사하게도 큰 버퍼링 없이 무사히 정착했다. 그나마 축적된 보따리 노하우와 영국의 빠른 행정도 제 몫을 하니 정신없이 걷다가도 주변 둘러볼 여유는 간간히 가졌다. 박물관을 지나 공원을 거쳐 학교에 간다. 이 얼마나 럭셔리한 루트인지. (사실 학생들이 많이 사는 동네다) 그러�� 등하교 길도 공부도 요리도 요가도 즐겁게 시작하고 있다고 한다. 성실하지 못한 디지털꾼이지만. 어디 메아리라도 들어볼까하여 건강히, 잘 지낸다고 친구들에게 몇 자 남겨보기로. 생존신고! #boinglasgow👩🏻‍💻 
https://www.instagram.com/p/B27wp0sDFL1yDX6ur6_DtAUbhA7SmvvY-B7RWE0/?igshid=1x3asg268dn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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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bo-ing · 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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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45
수업과 미팅이 한창인 요즘 가을 날도 한창이다. 가을은 여러모로 핑계대기 좋은 계절이다. 모든 첫 만남, 수업, 시간의 들뜬 기운이 수그러질 즈음에야 적극적으로 딴짓할 폼새를 낸다. 기존의 프레임과 관계들에서 빗겨가며 드러난 사소한 불편함에서 부터 생각이 시작된다. 수업이든 미팅이든, 누구를 만나든 무엇을 하든, 높은 다양성과 그에 대한 존중 만큼이나 그 다름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정의되지 않은 모호한 관계, 의미를 돌아보며 내 자리를 찾아본다. 이 생��을 연명하기 위해 재미난 핑계(골칫)거리들을 그렇게 만들어가고 있다. 또 다른 쉬운 핑계는 장보기다. 일 주일에 2번이나 장을 본다. 비건이 살기 좋은 도시로 손꼽히는 동네라 그런지 새로운 비건식을 도전하는 것 또한 일상의 소소한 낙이다. 그럼에도 냉장고가 이렇게나 빨리 비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질문 같은 공감을 구했다. 추워지는 날씨 탓이라고 위로해준다. 12월에는 얼마나 추워지려나. 오락가락 마주하는 비와 세찬 바람까지는 좋아할 수 없지만. 다행히 비오는 날을 싫어하지는않기에 낙엽이며 여남은 풍경이 들어온다. 그래도 햇빛이 들어오는 몇 안되는 날에는 쨍한 날이 귀해서인지 그저 예뻐서인지 카메라에 저도 모르게 손이 간다. 차분한 회색빛을 더 좋아하게 될 것 같다가도 어째 말간 햇빛에는 속수무책이다. #boinglasgow👩🏻‍💻 
https://www.instagram.com/p/B4LiUlsAdjAEoljsio7DX5CDT2aYl_TIJHNkOA0/?igshid=1havj5bfpa7c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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