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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하아…….”

마지막 목표까지 죽이고 나자, 최혁의 체력은 한계에 달했다. 몸 안을 강맹하게 유동하던 카르마가 딱딱하게 굳거나 축 늘어졌다. 체력 수치의 영향을 받는 것 같았다.

그래도 그렇게 힘겹게 싸운 탓인지, 아니면 혼자만의 규칙 탓인지 배현성을 죽였을 때만큼 찝찝하지는 않았다. 마음이 불편한 것보다는 몸이 불편한 게 나았다.

호흡을 가다듬으며, 최혁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주 난리 났구먼.’

사람들이 죄다 까만 빛-적의-를 뿜어내고 있었다. 어떤 이들은 노골적으로 붉은빛-살의-을 뿜어냈다. 최혁은 그것을 <판별의 눈>으로 보았다. 검고 붉은빛이 그의 살갗을 핥았다. 역하고 불쾌한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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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혁이 환도를 강탈함과 동시에 체육관 한편에서 또 다른 황금 망치가 떨어졌다. 회복 수치와 도약력을 증가시켜 주는 신발이 나왔다.

그것을 획득한 학생은 명백히 최혁을 의식하고 있었다. 최혁이 아이템을 얻은 자들을 노린다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그는 신발을 얻자마자 뒤로 빠져 관망자들 사이로 몸을 숨겼다. 하지만 최혁은 그를 쫓아갔다. 아이템 획득자는 신발을 착용하고 그 도약력을 이용해 펄쩍펄쩍 피해 다녔지만, 최혁은 빠른 움직임으로 그의 시야에서 벗어난 후 그의 이동 경로에 미리 잠복을 했다.

“컥!”

신발을 획득했던 학생은 땅에 떨어지는 순간, 최혁의 에스터크에 복부를 관통당해 죽었다. ‘먼저 죽인 자를 죽인다. 보이는 순서대로.’라는 최혁의 규칙에는 예외가 없었다.

그 장면은 모두에게 충격을 안겨 주었다. 특히 안전한 거리에서 관망 중이라고 생각했던 학생들은 자신들 사이로 파고들어 기어코 상대를 찔러 죽이는 최혁에게 공포를 느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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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는 E등급 환도를 휘둘렀다. E등급 환도와 부딪힐 때마다, 최혁의 F등급 바스타드 소드에는 이가 패였다. 정면으로 받으면 두 동강 날 것이 명백했다. E등급 환도에는 파워와 속력, 카르마 수치까지 붙어 있어서 틈을 파고들기도 어려웠다.

최혁은 뒤로 살살 피하면서 상대가 지치기를 기다렸다가 잠깐 드러난 빈틈을 단숨에 찔렀다. 바스타드 소드는 적의 가죽 갑옷을 단숨에 찢어 버렸고 최혁은 상대의 시신에서 살짝 굽은 E등급 환도를 노획했다.

매번 그렇게 전투를 벌이니, 시간이 꽤 걸렸다. 보호의 목걸이를 강탈하고 환도까지 강탈했을 때는 보너스 게임이 시작된 지 6분여가 흘렀을 무렵. 그때는 벌써 많은 낙오자들이 토끼몰이 당하듯이 쫓기다 죽은 이후였다.

한쪽에서 일방적인 사냥을 하고 있을 때, 최혁은 홀로 치열한 결투를 벌이고 있었다.

쾅!

=======================================   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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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죽일 것인가?경쟁자부터? 아니면 빠르게 낙오자부터?또는 낙오자만 죽일 것인가? 그 친구도 죽일 것인가? 아니면 아예 반대로, 추격자를 죽이고 낙오자를 살릴 것인가?누구를 살리고 누구를 죽일 것인가.단순한 게임 안에도 여러 가지 선택지가 있었으며 눈에 띄는 플레이어들에겐 저마다의 스타일이 있었다. 정의와 불의의 싸움이라기보다는 규칙(rule)들의 싸움으로 보였다. 강한 자는 규칙을 내세울 수 있었다.그중에서도 최혁의 규칙은 눈에 띄는 것이었다. ‘아이템을 얻은 자를 죽인다.’아이템을 얻은 사람을 노리는 플레이어는 없었다. E등급 아이템에는 강력한 힘이 서려 있었고, 그 정체를 모른 채로 싸우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었으니까.모두가 정당하게(?) 낙오자를 죽이고 아이템을 획득할 때, 최혁만 홀로 획득자를 죽이고 아이템을 강탈했다. 때문에 최혁의 싸움은 유독 치열했다.처음에 얻었던 ‘보호의 목걸이’는 요격 주문 횟수가 다해서 쓸모가 없었기 때문에-20분에 하나씩 충전. 한 시간 뒤에야 모두 채워진다-두 번째 상대와의 싸움도 치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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