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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29, 한국 나이 30이 되었다.
대학교 졸업 후 어른이란 이름으로 나는 어떻게 살았나. 많이 아팠고 어리석기만 했던 것 같다. 정처 없이 방황 했고 솔직하지 못했다. 소중한 사람들을 여럿 떠나보냈고 제일 중요한 나를 잃어버렸다. 너무 허무하게 흘려보낸 것만 같은 시간들.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너무나 쉽게 잊었다. 더 나은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의지는 없었고 충동과 치기를 이기지 못해 수없이 많은 후회의 순간들을 자초했다.
언젠가부터 삶이 행복하지 않았다. 매일의 디폴트 값은 불안과 우울이었고 자기 연민과 혐오 그 사이에서 맴돌았다. 그 공허함을 채워줄 누군가를 찾아 돌아다녔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애초에 타인이 채워줄 수 있는 구멍이 아니었는데.
20대 초반에 쌓아 올렸던 자아가 나도 모르는 어느 순간 무너져 있었나보다. 한번 쌓아두면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오만이었을까. 어느새 중심을 잃고 지금까지 휘청이고 있었다. 그 중심을 다시 다질 생각은 못하고 허겁지겁 내 마음의 구멍을 사람과 몽상으로 메꾸기에 급급했다.
내가 아닌 것들이 나를 진정으로 행복하게 할 수는 없다. 내 행복은 오롯이 내 안에서 완전해져야 하는 것.
더 이상 이렇게 살아서는 안된다고 외쳤던 안진진처럼 나 또한 경추에 힘을 단단히 주고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한다. 용기와 희망을 끄집어 내야 한다. 수시로 덮쳐오는 우울에 대항할 수 있는 지구력을 길러야 한다. 내가 원하는 내 자신을 되찾을 때까지 치열하게 싸워야 한다.
전쟁 같은 한 해가 되겠지. 실패와 상처와 희생이 따른다 해도 나는 승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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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하다. 공부를 시작한지 4개월이 되어가는데 진전은 보이지 않고 이대로 계속 하는게 과연 맞는 건가 싶기도 하다. 사실 내가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무섭다. 부족한 내 노력도 의지도 아득해 보이는 이 과정도. 너무 늦은건 아닐까? 만약 실패하면? 접을 엄두는 안나고 막연히 불안하고 무서운 날들. 마음이 힘들다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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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동치는 마음 없이 제법 고요하게 흘러간 마지막 달 디셈버. 한껏 들뜬 연말은 아니었지만 적당히 따뜻했고 가끔 쓸쓸했다. 후끈한 저녁도 자유로운 밤도 있었다. 호텔 시트에 살결을 감은 채 홀로 박명을 맞았을 때는 오랜만에 온전함을 느꼈다. 아, 회사에서 동료들과 맥주 한캔에 노닥거렸던 어느 날도 있었지. 거침없는 클라리넷 재즈 선율같은 사랑을 해봤으면 좋겠다 생각했고 피아노로 시를 쓰는게 가능하다는 걸 알았다. 한 해의 마지막 식사는 장어덮밥. 큰 방지턱 없이 무난하게 막을 내린 2022,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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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끝이 아니야.
올해 초반 다시 다짐했던 끝까지 최선을 다하기. 盡人事待天命. 과연 이런 태도를 갖고 매일을 살았나 확신은 못하지만 내년도 내후년도, 삶의 끝까지 盡人事待天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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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ling feeling focusing floating breaking sliding sweating just being f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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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 will never live if you are looking for the meaning of life. 삶의 의미만을 찾아 헤맨다면 너는 제대로 살지 못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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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위를 걷던 행복에서 의심, 후회, 자책, 원망, 미련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건 한순간이었다. 찰나의 불안이 모든 것을 뒤집었다. 회복하지 못한 과거의 트라우마였을지 그저 내 불완전함이었을지 아직도 확실하지 않지만, 뒤엉킨 감정과 기억들을 되짚고 나열해 이��하려 하면 할수록 점점 더 혼란스럽지만 이제는 인정해야 한다. 이미 지나간 일이고 돌이킬 수 없으며 때로는 풀 수 없는 실타래도 있다는 것을. 타이밍이 맞지 않았나, 나의 실책이었나, 상대방의 잘못이었나 하루에도 몇번씩 마음이 들썩이지만 이제는 이 고민에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
미국에서 돌아오며 다시는 나 자신을 불안에 방치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고 그에 따른 선택을 내렸다. 이 결정에 수반되는 결과가 이렇게 마음 아플지는 몰랐지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내가 내린 선택이 옳았다고 믿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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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조각들을 하나하나 다시 모으기. 망연히 잊힌 것들도 있겠지만. 내가 뭘 좋아했더라, 내가 뭘 추구했더라? 난 어떤 사람이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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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동료들이랑 인생 처음 북악 스카이웨이. 지금껏 본 서울 야경 중 최고였다 말문이 막힐 정도로. 처음으로 라면이랑 핫바 같이 먹어봤는데 생각보다 궁합이 괜찮네? 같이 일하는 사람들 다 너무 착해서 내가 제일 나쁜 사람같이 느껴진다. 더 잘해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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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초반에는 안 그랬는데 이젠 친구들과의 만남에 술이 빠지는 일이 없다. 진짜 어른이 된 것 같다. 알콜 없이 웃어넘길 수 없는 인생의 시기로 접어든 건가? (그래도 아직 와인과 칵테일 정도라 다행인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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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벼락의 장미. 아파트 바자회에서 얻은 책들. 새벽의 이태원. 오뉴월의 따스함이 일상에 비췄던 순간들.
호안 미로 전시회에 그의 삶을 정리해 놓은 타임라인이 있었는데 내 두 팔을 벌려 여섯 번을 넘게 돌아야 할 정도로 길었다. 세상에는 이렇게 긴 시간 동안 이렇게나 많은 업적을 남긴 사람도 있구나. 나는 고작 26년 살고 남은 인생이 버겁고 아득해 방황이나 하고 있는데.
총제적 난국인 삶을 무너지지 않게 지탱하는 사라 본의 8분간의 <April in Paris>. 내 일상에 이런 8분의 의미를 갖고 있는 건 뭘까? 버티는 삶이 아닌 내 의지로 기꺼이 살아가는 삶을 살고 싶다.
"삶은 한 사람만 사랑하기엔 너무 큰지도 모른다." 운명, 소울메이트, 일생일대. 이런 절절한 사랑의 연대기를 담은 장편소설을 꿈꿨다. 삶의 무대에서 주인공은 무릇 그런 사랑에게 주어져야 한다고. 그 외의 사랑은 그저 스쳐지나가는 조연이라고. 하지만 결국 인생에서 사랑이란 단편 소설들로 이루어진 소설집일지도 모른다. 그중 가장 강렬한 사랑의 이름을 책 제목으로 붙이는 게 최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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