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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사랑할 사람도 없는데 사랑을 받지도 못하는데 이게 다 무어냐며. 기대하던 일을 앞두고도 무력한 기분이 자주 든다. 내 앞에 찾아드는 이런 감정을 막을 방법을 난 모르겠다. 그럼에도 내가 해야 하는 건 지금 이 순간에 나를 위해 할 수 있는 선택을 하는 것이겠지. 무력함에 주저 앉아 있을 것인가, 조금이라도 나에게 더 나은 기회를 줄 것인가. 어떤 순간에라도 나에게 지금 줄 수 있는 최선의 기회를 주고 싶다. 암울한 감정이 나를 에워싸도 아름다운 것들을 힘 닿는 데까지 보여주고 싶다. 내가 서 있는 이 자리에서 지금 할 수 있는 선택에 집중할 것. 그렇게 순간을 견디자고 또 다짐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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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좋아하고 배낭여행에 목말라하는 이유는 낯선 풍경 속에 내가 뚝 떨어져 있는 느낌을 좋아해서다. 멀리 떠나온 곳에서 내 살갗을 스치는 생경한 바람과 공기의 냄새가 너무 신기하고 이상하다. 그 속에 서 있는 내 모습은 특히 낯설다. 이 모든 감각이 최대치로 깨어나 매 순간 나를 울리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그렇게 낯선 곳에 혼자 있으면 그 감각의 기억이 극대화된다. 버스 시간을 잘못 맞춰 정류장 바닥에 앉아 어두워지는 하늘을 볼 때, 길을 잃어 생각지도 못 한 거리에 들어섰을 때. 어떤 낯선 공간과 순간들이 내 감각을 속속들이 깨워 나에게로 들어온다. 돌아와서도 이 느낌은 내 앞에 불쑥불쑥 나타나 나를 흔드는데 이것이 나의 남은 일상을 버티는 에너지가 되어주는 것 같다. 막상 다시 떠나면 또 초라하고 외롭고 겁도 나겠지. 난 왜 또 혼자 온 걸까 생각도 하겠지. 그 느낌은 그 언제보다도 생생하게 내 앞에 나타나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또 떠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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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
누군가 들어 주었으면 좋겠는 이 마음은, 그리고 충분히 위로 받고 싶은 이 마음은 사실 오직 나만이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어떤 모양인지 얼마나 큰지 얼마나 뾰족한지 둥근지 어디가 깎여 나갔는지 부드러운지 거친지 뜨거운지 차가운지. 함부로 보여주고 함부로 위로 받으려 하지말 것. 위로가 절실할 수록 다치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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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몫은 이 찰나를 잘 기억했다가 내 곁으로 오는 누군가의 눈물을 이렇게 닦아주는 것”
/김선우 시집 에 실린 ‘새’ 중에서-
* 내가 아파서 울 때 나를 달래준 글과 음악과 풍경과 사람들이 있다. 나도 슬픔을 보고 그냥 지나치지 않는 존재가 되고 싶다.
* 뭘 얼마나 참지 못하게 읽고 싶을까봐 멀리 여행을 오면서까지 시집을 꾸역꾸역 두 권이나 챙겼고 내 등허리는 부서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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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말을 할 줄 아는 집사가 되고 싶다! 딱 한 문장만 배울 수 있다면 "아프면 절대 숨기지 말고 꼭 말해줘야 해" 이 한 마디는 꼭 꼭 고양이 언어로 전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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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꾹꾹 누르는 시구를 만났을 때나 내 머리 속에서 두루뭉실 떠다니던 생각을 구체적인 문장으로 만났을 때, 그것들을 애정하는 필기구로 노트 위에 옮겨적는 것을 좋아한다. 참 모자람 없이 기분 좋은 순간이다.
요즘 제일 좋아하는 필기구는 카웨코 스포츠 만년필이다. 둘 다 EF 닙인데 종이 위에서 써내려가는 느낌이 �� 다르다. 연분홍 아이는 잉크가 넉넉히 부드럽게 흘러나와서 살짝 녹은 얼음판 위를 미끄러지듯 지나가는 촉감이고, 적포도주색 아이는 좀 더 사각사각한 느낌으로 또박또박 쓰는 재미가 있다.
나의 고양이가 뚜껑을 숨겨버려 잉크가 다 말라버린 펠리칸 만년필을 눈물로 가슴에 묻고 광화문 핫트랙스에서 대체할 것을 찾던 중 발견한 카웨코. 한 자루 구매해서 몇 개월 쓰다 보니 너무 좋아서 최근에 하나 더 구매했다. 패키징은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르게 예쁘다. 얼마 전 읽은 카피라이터 김하나님의 에세이에서 저자 분도 카웨코 스포츠를 즐겨 쓰신다고!
업무 관련 간단한 메모에서부터 스케쥴러에 일정을 기록하는 것, 구구절절 일기를 쓰는 것, 연애편지를 쓰는 것 등등 나는 종이 위에 무언갈 쓰는 게 즐겁다. 질 좋은 노트에 기분 좋은 촉감의 필기구로 글자를 적어내려갈 때면 오롯한 기쁨을 느낀다.
*참! 만년필엔 로디아 노트를 씁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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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왔었던, 그리하여 내가 품었던 아름다웠던 마음을 잊지 않기로 해.
너무 아름다워서 떠올리면 가슴이 뻐근하게 아플지라도. 언제까지고 눈물이 많이 많이 나려고 해서 내가 너무 바보같이 느껴질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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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민한 인간
나의 예민함을 핑계 삼아 내 감정을 무기로 휘두르지 말아야지. 그렇지만 외부에서 ���례하게 들이닥치는 잣대로 내 예민함을 검열하지도 않을거야. 좀 무딘 인간이고 싶다. 정말 정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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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총량과 속도
흘려 보내야 할 마음에는 절대적인 총량이 정해져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그 절대량이 똑같은 사람은 이 지구에 단 한 명도 없다고 믿고 있다.
제자리를 찾지 못 한 마음들이 자기 자리로 돌아오기까지 걸리는 시간도, 헤매여야 하는 거리도 사람마다 모두 다르다고 믿는다. 그러니까 정처없이 떠도는 내 마음도 내가 원하는 속도대로 붙잡을 수는 없다.
딱 그만큼 흘려보내야만 하는, 그만큼 헤매여야만 하는 마음들이 있다고 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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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의 에너지 충전 지극히 사적인 만남 밖의 모임들 중에서 내가 자발적으로 가장 말을 많이 하는 곳이 아닐까 생각을 나누는 일은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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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김없이 그 계절은 또 돌아오는구나 싫어도 아파도 피할 수가 없지만 사실 이젠 뭐 그리 많이 아프진 않다 그렇다고 그 계절을 통과하던 내 마음, 그 때 나를 스치던 바람의 감각과 공기의 냄새를 떠올려도 아무렇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내 마음의 미움도 슬픔도 괴로움도 이 계절이 두 번이나 나에게 다시 돌아오는 동안 그만큼 옅어진 거겠지 힘들었던 연수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열차 안에서 윤덕원의 '두 계절'을 듣는다. 이맘 때면 내 마음을 일렁이게 하는 노래 * 윤덕원 <두 계절> 하루가 다르게 차가워지는 밤 꿈같던 여름날은 지나고 마지막까지 다정했던 그대는 이젠 멀어져가네 옷깃을 여미며 혼자서 걷는 길 오늘도 햇살은 빛나지만 굳이 끝까지 친절했던 까닭에 설마 했던 마음은 다시 또 제자리에 세상모르고 혼자 봄이었네 나만 모르는 계절을 살았었네 햇살이 따듯해도 속지마라 그늘에서면 서늘해지는 계절 웃으며 말하는 모습이 낯설어 하늘을 보면 어느새 높아 허전한 사람 나의 계절이 봄을 지날 때 당신의 계절은 겨울쯤이었나 차갑게 말라버린 그 겨울 내내 끝없는 비가 내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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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
다음에 _박소란
그러니까 나는 다음이라는 말과 연애하였지 다음에, 라고 당신이 말할 때 바로 그 다음이 나를 먹이고 달랬지 택시를 타고 가다 잠시 만난 세상의 저녁 길가 백반집에선 청국장 끓는 냄새가 감노랗게 번져나와 찬 목구멍을 적시고 다음에는 우리 저 집에 들어 함께 밥을 먹자고 함께 밥을 먹고 엉금엉금 푸성귀 돋아나는 들길을 걸어보자고 다음에는 꼭 당신이 말할 때 갓 지은 밥에 청국장 듬쑥한 한술 무연히 다가와 낮고 낮은 밥상을 차렸지 문 앞에 엉거주춤 선 나를 끌어다 앉혔지 당신은 택시를 타고 어디론가 바삐 멀어지는데 나는 그 자리 그대로 앉아 밥을 뜨고 국을 푸느라 길을 헤매곤 하였지 그럴 때마다 ��� 다음이 와서 나를 데리고 갔지 당신보다 먼저 다음이 기약을 모르는 우리의 다음이 자꾸만 당신에게로 나를 데리고 갔지
*** 마음에 콱콱 박혀온 시
언제 볼 수 있냐는 물음에 내가 너에게 들은 마지막 대답도 ‘다음에'였지
나는 '다음에'라는 말이 참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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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진정 자기 자신과 결혼하려면 당신은 가끔씩 매우 고통스러울 정도로 자신에 대해 솔직해야 돼요" _트레이스 맥밀란의 테드엑스 강의 "당신이 정말 결혼해야 할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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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
이별 후 끊임없이 주저앉았을, 줄곧 무너져 내렸을 영희의 마음이, 파도가 지나가 축축해져버린 모래 위 김민희의 발자국에 보이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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