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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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1. 겨울을 싫어하는 이유는 생명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 강요되기 때문이다. 지루성 두피염으로 머리에 눈이 쌓이는 걸 시작으로 온몸이 건조해진다. 그뿐인가? 옷을 입었는데 옷을 또 입어야 하는 귀찮음은 어떻게 할 것인가? 나는 분명 티를 입었는데 잠바까지 입어야 한다. 레이어드? 개똥같은 소리 하지 마라. 혹한을 견디는 것 보다 '고객님 이 제품 같은 경우 덕다운 100%라 가격이 좀 있으세요' 같은 걸 견디는 게 더 힘든 일이다. 영원한 여름으로 호주의 메뚜기같은게 한국에도 생기면 좋겠냐고 묻지마라 나는 응당 메뚜기를 선택할것이다. 고단백 메뚜기. 누가 뭐래도 여름이 최고다. 삶을 이어갈 의지를 표현할 최대의 노력은 반팔 반바지 정도가 적당하다.
2. 나는 여전히 나다. 반골과 빈곤에 발목이 잡혀 있기 때문에 남들이 좋다는 것들을 거절하고 있다. 겨울을 귀찮아하는 것도, 입어보지도 않은 몽클레어를 혐오하게 되는 것도 연결된다. 지난 몇 년 '귀찮아'가 나를 어디로 이끄는지 알게 되어 입 밖으로 내지 않으려 노력했다. 하지만 귀찮은 걸 어째? 귀찮아하는 것도 귀찮다. 이런 걸 적는건 귀찮지 않느냐 묻는다면, 아마 나는 천직을 선택해서 적당히 먹고 살게 된게 아닐까? 예전 회사의 국장님이 사람은 서른 넘으면 고쳐 쓸 수가 없다는 얘기를 말버릇처럼 했는데, 알고 있어요 국장님 나 같은 고집불통에게 한 얘기인 거. 하지만 사람을 고친다는 오만한 생각을 하시다니, 나는 서른에서 0을 뺀 나이부터 이 지랄입니다
3. 라면보다 뛰어난 음식이 있을까? 나는 사실 라면 찬양을 위해 이런 걸 쓰고 있는 걸지도. 귀찮지 않고 맛이 있다. 나는 옷도 라면같은 게 있었으면 좋겠다. 그래 알아 그래서 나 유니클로가 많다니까. 가끔 유니클로의 광고 기술에 감탄한다. 완벽한 가격과 할인율 설정. 시즈널리티와 집요한 타게팅. 내가 어떤 웹에 가도 쫓아다니는 집요함.
4. 그런데, 라면과 유니클로는 결국 사람을 우울하게 만든다? 성의 있는 음식과 개똥같은 레이어드, 그리고 어느 정도의 노동은 억만 장자에게도 필요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부자가된 나를 상상할 때마다 하고 있다. 다들 자기 전에 상상하지 않나? 전보다 나아진 '나' 같은거. 돈이 많아진 나. 맞춤법을 틀리지 않게 된 나. 근육이 성장한 나. 요트를 사게 된 나. 그걸로 제주도라도 가는 나.
5. 근데 그런 건 없더라. 떨어진 나뭇잎에 겨울을, 떨어진 머리칼에 전성기가 끝나감을 느낄 뿐이다. 다시는 점프할 수 없고 다이브 할 수 없다는걸 알게 될 때마다 감사제 때 구매해서 포장도 뜯지 않은 히트텍만큼 우울해지고 작년에 사둔 라면 스프마냥 경직된다. 레드불의 유튜브 영상으로 대단한 사람들의 대단한 액션이나 보고 있다. 여행 유튜버들로 세계를 여행하는 더러운 기분을 즐기는 지경에 도달했다. 이건 좀 좋은 부분일지도
6. 가장 아끼는 누군가가 아프게 되어 일상의 소중함같은거나 깨닫는 요즘을 보내고 있다. 얻어갈 것들만 생각하며 살아온 자들의 가슴에서 올라온 곡성이 올림픽대교 남단의 엄청난 교통량에 의해 가려져 있었다. 잃어버릴 것들에 대한 두려움에 저항 없이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이 병원 바로 옆 도로에 모여 줄담배를 피우는 광경. 사람들이 얼마나 담배를 투기했는지 흡연금지 팻말과 함께 대용량 깡통 같은 것들이 비치되어 있었다. 엄마가 입원해 있는 동안 하루에 2만 보를 걷게 된 건 지긋지긋한 담배 때문이었다.
7. 맥도날드 키오스크 같았던 의사의 답변. 빅맥세트 같았던 처방과 제로콜라처럼 영혼없던 간호사들. 고통을 견뎌낸 자들의 깊은 주름. 몸으로 맘으로 견뎌보지 않으면 알 수 없던 것들. 알프람 없이 잠들 수 없는 밤. 루틴이 망가지는 순간 몸에 쌓이는 데미지. 나이든 사람에 대한 감상이 '왜?'에서 '와'로 바뀌는 경험. 결국 나 자신보다 높은 곳에 타인을 둘 수 없다는 깨달음. 이런 경험을 토대로 생겨버린 집착. 무설탕 두유와 프로틴파우더, 오메가3와 커민 비타민D.C. 나 어쩌면 케미컬 하입 뽀이가 되어 가고 있는 걸지도
8. '그런 것들이 너를 지구에 묶어두고 있구나'같은 ���을하는 누나가 있어 처연하게 발을 흙에 붙였다. '어쩔 건데 할건 해야지' 같은 이야기를 하는 여자랑 결혼하게 되어 그냥 다시 할 건 하게 되었다. '아빠 얼린 복숭아 차에서 먹으면 흘려서 싫다면서 왜 먹어?' 같은 소리를 하는 딸이 있어서 웃을 수 있게 되었다. 어차피 낭만이 죽어버린 지는 오래돼서 말이야. 어쩌겠어 할건하고 줄건 주고 웃을건 웃고 울건 울어야지.
9. 부정적 언어의 사용은 생각으로 행동으로 이어져 인생을 조진다는 어른의 조언을 가슴에 문신으로 새겼다가 레이저로 지워버렸다. 그냥 있는 그대로의 나로 살면 되는거라는 쉬운 말을 해주는 사람은 왜 없었을까. 내가 고치고 싶은게 많게 생기긴 했지? 딸에게만큼은 '그냥 너대로 너를 좋아해 주며 살면된다고 말해 줘야지' 라고 생각하고는 '허리 펴고 똑바로 앉아! 초콜릿 젤리 사탕 과당 음료 먹지 마!' 같은 소리나 하고 있는 나는 정말 고쳐야할게 많다는 걸 마흔이 넘어 인정하는 중.
10. 좋아하는 여자와 결혼하게 되어 다행입니다. 건강한 딸과 아들이 있어 다행입니다. 멀쩡한 친구들이 있어 다행입니다. 아직까지 일을 할 수 있어 다행입니다. 큰 고민 없이 피자를 사 먹을 수 있어 다행입니다. 증거는 없지만 감각이 있다고 믿을 수 있어 다행입니다. 긍정적 언어의 사용은 생각으로 행동으로 이어져 삶을 잇기 때문.
11. 이제 근황
12. 잔고를 잊고 브롬톤을 사봤음. 쓸모없는 자전거라는 걸 알면서도 사봤음. 날이 따듯해지면 나의 8기통 같은 허벅지를 만나 야생마로 변신하기 때문에 비싼 거라며? 그냥 접히는 게 전부라면 너무한 가격 아냐? 가끔은 이해못할 소비를 해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했지만 내년 여름이 지나면 당근마켓에나 올라가 있겠지.
13. 운동을 하고 있음. 일주일에 네번은 가는거 같음. 벤치프레스를 105까지 들었음. 당연히 피티를 안받고 저 무게를 뚫어버린거기 때문에 모든 관절이 비명을 지르는 중. 네 여전히 미련하고요. 몸이 예뻐진다, 무거운걸 든다.의 개념보단 그냥 자기 한계 실험 중. 한계를 여러 차례 부숴버린 사람들이 이뤄낸 것들에 대한 비웃음을 멈출 수 있게 되었는데, 배가 조금 들어가고 가슴이 조금 나오게 된 것보다 큰 성과. 시니컬한 성질에는 스쿼트가 약이라는 결론.
14. 올해의 영화는 '이니셰린의 밴시'입니다. 유튜브뮤직의 통계에 의하면 가장 많이 들은 음악은 스테판 산체스의 언틸아이파운드유 입니다만, 영화도 음악도 즐길 수 없는 몸이 되어버렸습니다. 쇼츠에 의한 도파민 자극 때문일거라고 생각했지만, 사실 그냥 처참한 재능 같은 걸 느끼면서 괴로워하고 있기 때문. 응? 니가? 왜? 그냥 다이하드나 보고 변진섭 숙녀에게 같은 걸 들어야 편안함을 느낌. 아버지의 뽕짝 같은 거에 대한 인사이트나 생겨버렸지 뭐.
15. 구체적인 계획과 목표가 필요한 시점입니다만, 그냥 뭐 요트나 사고 싶다는 망상에서 못 나오고 있습니다. 자식을 위해 살겠다는 멍청한 생각으로 좀 오래 있었던 것 같은데, 여러 사건을 가능한 객관적으로 보면서 느낀건 역시 그냥 '나나 잘하면 되겠다' 입니다.
16. 자신의 내면과 타인의 외면을 비교하는것이 소셜미디어라면서요? 그냥 누가 맛있는거 먹은 사진만 봐도 이상한 괴리감을 느낀다면 마땅히 그만둬야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17. 코로나에 두번 걸렸습니다. 카피라이터이자 씨디같은걸 하고 있습니다. 딸과 아들이 생겼습니다. 이걸 읽을지도 모를 누군가의 근황은 가끔 확인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문득 오랜만에 근황을 전해야겠다 생각했습니다. 인생 끝난 노인네 같은 소리, 못배운 중년의 글쓰기로. 연말이니까요.
18. 이 글은 유니클로와 맥도날드, 삼양라면에게 소정의 원고료를 받고 쓰여졌습니다.
19. 응 구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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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올림픽대교(올림픽대교에서) https://www.instagram.com/p/CPDVc6nnlRd/?utm_medium=tumbl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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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아침 해가뜨오른 올림픽대교 북단에서 바라다본 모습 #올림픽대교#올림픽대교북단#한강#강변도로#다리위의풍경 (강변역) https://www.instagram.com/p/CMlTrHOlpMI/?igshid=1nujmcpjfrs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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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도 서울의 야경을 보고 신기한가 보네요 올만에보는 서울 야경 놀랍네요~~ . #서울야경 #커피도반한야경 #오랜만서울야경 #올림픽대교 #좋은풍경#instagramer#데일리그램#콧바람#부부일상그램#사진스타그램#셀스타그램#행복#데이트코스#꼭가봐야해#힐링#스트레스해소#정말좋아#소확행#여기좋아#힐링장소#산책#walk#Healing#갤럭시노트20울트라촬영(올림픽 대로에서) https://www.instagram.com/p/CFcOL78lLxF/?igshid=i39dscfjuumf
#서울야경#커피도반한야경#오랜만서울야경#올림픽대교#좋은풍경#instagramer#데일리그램#콧바람#부부일상그램#사진스타그램#셀스타그램#행복#데이트코스#꼭가봐야해#힐링#스트레스해소#정말좋아#소확행#여기좋아#힐링장소#산책#walk#healing#갤럭시노트20울트라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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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병원 옥외휴게소에서 찍은 올림픽대교의 야경.. 야경이라고 하기는 애매한 것이 새벽(6시)에 찍은 것이라.. 어찌되었던 이쁘다.. #아산병원 #올림픽대교 #야경 #새벽 (서울아산병원 Asan Medical Center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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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질녁 자전거 탄 풍경 #한강 #노을풍경 #저녁놀 #석양 #느낌있는풍경 #일몰 #일몰사진 #일몰🌅 #일몰명소 #올림픽대교남단 #올림픽대교🌉(올림픽대교 자전거길에서) https://www.instagram.com/p/B9p8n6MlvCw/?igshid=70u727l5t5d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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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도 중요하지만 때론 모든일을 멈추고 쉬어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수업이 없는 날이라 미세먼지는 위험수준임에도 걷기 위하여 고고고 서울숲으로 봄의 모습을 촬영하러 나가는 도중에 지인의 전화를 받고 광진정보도서관으로 발걸음을 돌림 요양보호사 수업 종결이후 오랜만에 만나는 모습에 반가움이 배가 됨 맛있는 점심과 멋진 커피 끊임없이 이어지는 수다....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가 일순간에 사라지는 멋지고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시험공부를 하시는 모습에 폐가 되지 않도록 이별을 하고 다시 한강변을 차곡차곡 걸어가는 행복한 여정이었습니다. 오랜만에 걷느라 힘은 들었지만 기분좋고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쉼의 시간 정말 좋네요..... 개나리는 대부분 만개한 상태이고 벚꽃은 다음주면 화사한 자태를 뽐낼 듯 합니다 봄의 모습을 감상하시죠 #봄꽃🌸 #개나리🌼 #서울숲🌳 #중랑천🌹 #뚝방길❤️ #광진정보도서관🏫 #한강나루 #광진교✔️ #천호대교👨 #잠실철교 #올림픽대교🌉 #잠실대교 #영동대교 #청담대교 #똑도시장 #동백꽃🌺 #벚꽃🌸 #봄의전령사 (광진정보도서관에서) https://www.instagram.com/p/Bvg60pGFlyS/?utm_source=ig_tumblr_share&igshid=vpqrfqetjyc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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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참 좋은 #하늘 아침부터 외출했는데 하루종일 바뻤던 하루. #올림픽대교 #하늘 #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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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대교 #한강철교 #롯데타워 #한강 #자전거라이딩 #한적한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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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흘러가는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020.09.26일 올림픽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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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tch "서울, 인셉션 느낌의 올림픽대교 남단의 모습, han-river, seoul, south korea" on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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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대교 타워 집어살킬듯.ㅎㅎㅎ(천호대교에서) https://www.instagram.com/p/Bta42hpFX4V/?utm_source=ig_tumblr_share&igshid=185vxizqfx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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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실 포토갤러리)2022년 9월 2~4일 금~일요일 일기(다이어트, 청취 능력 포함)
(원문 출처)
http://toronsil.com/gnu5/bbs/board.php?bo_table=photogallery&wr_id=3226
지난 목요일에 공덕역 근처-마포대교-한강자전거길을 거쳐 집으로 자전거 타고 왔다면, 지난 금요일에는 5호선 강일역 근처-천호대교-한강자전거길을 거쳐 집으로 오는 걸 생각했습니다. 막상 천호대교에서 한강자전거길로 내려가지 못해 실제로는 강일역 근처-천호대교-올림픽대교-한강자전거길을 거쳐 집으로 왔습니다만... 몸무게 저울을 잰 사진을 찍진 않았으나 며칠간 좀 쪄서 91.8kg 정도 됩니다. 80kg대로 떨구는 건 힘든데 90kg로 돌아오는 건 금방인 듯합니다만... 다시 식이조절해서 80kg 대로 떨어뜨려서 다시 찍고 꾸준히 사진찍는 게 그나마 답일 듯합니다. 비가 와도 운동할 수 있기는 하지만 태풍 때문에 바람이 어느 정도 부느냐가 문제긴 합니다. 안전 문제를 고려해서 운동을 쉬어가든 계속하든 하고, 태풍 지나가면 운동을 지속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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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병원 옥외휴게소에서 바라 본 올림픽대교와 한강의 야경.. 역시 한강의 야경은 진리다.. 여기 와서 몇번이고 같은 모습을 보지만 그래도 이 전경은 정말 멋지다.. #올림픽대교 #한강 #야경 #아산병원 #sky #night #nightview #hanriver #river #bridge (서울아산병원 Asan Medical Center에서) https://www.instagram.com/p/BnYeR-hhxY7/?utm_source=ig_tumblr_share&igshid=1g4cmm40g9cz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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