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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일지
1. 시작의 이유
매번 샵 계정을 통해 다양한 세컨핸즈 스타일링을 보여주고있다. 매력적인 아이템을 소개하면서도 우리에게 완벽한 (그러면서도 일상적인) 무언가에 대해 끊임없는 갈증이있었다.
그와중 코펜하겐의 스트릿스냅에서 오버하지않은 실루엣의 집업제품을 보았고, 그 집업이 내가 원하던 지금 필요한 아우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사진을 성현이에게 보여주니 바로 제작하고싶다며 얘기했고, 우리 셋의 회의를 거쳐 그날 당일 집업을 제작해보기로 결정했다.
회의를 통해 더 나아가 결국 지금 시기엔 ‘완벽한 핏과 좋은 소재를 가진 기본 티셔츠’ 또한 누구나 찾고있다는 것. 때문에 이 집업과 함께 어울릴 누구나 찾는 티셔츠 또한 제작해보기로 했다 우리는 집업과 티셔츠를 우리만의 감도로 만들어보기로했다.
다양한 하이엔드 브랜드의 미니멀하고 절제된 티셔츠들을 바잉하고, 히스토리를 담은 디자인들을 접하며 제작에 있어 가장 염두에 둔 건 ‘베이직하지만 세련된 실루엣’, 타임리스한 무드의 티셔츠.
결국 계절이나 트렌드와 상관없이 오래 입고 싶은, 지금 이 시기에 지금의 우리가 가장 입고 싶은 옷. 그런 마음으로 시작하게 됐다.
2. 무드보드와 방향성
그러나 세 명의 작업자의 의견이 통합되기는 쉽지않다.
하지만 실루엣 자체가 주는 분위기, 그리고 기본적이지만 분명히 차별점을 가진 세련된 컬러. 그런 것들이 공통적으로 손에 잡혔다.
키워드: 미니멀 / 유니섹스 / 실루엣 중심 / 데일리/ 세련된 컬러
에센셜 라인은 덜어낸 디자인, 유연하지만, 구조적인 실루엣, 그리고 일상에 스며드는 세련된 무드를 중심으로 기획했다.개인적으로 “아무렇게나 입어도 괜찮고, 입을수록 더 멋있어지는” 그런 옷이면 좋겠다고 정의를 내렸다.
3. 제작 과정
3-1) 패턴 수정
말 그대로 샘플을 이렇게 많이 수정하는 브랜드가 어디있냐며, 공장 사장님은 질린다는 제스처를 취하셨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에센셜한 제품을 제작하는 만큼, 남녀 사이즈에 원하는 실루엣을 완벽히 ���을 수 있게 패턴 수정을 보고 실물을 도출하는 방향으로 계속 조율해 갔다.
우리에게 쉽게 가는 길은 없었고, 타협점 또한 없었다.
3-2) 원단 선택 과정
기본적인 코튼 티셔츠보다 색감이 세련되고, 탄탄한 조직감의 원단을 원했는데 역시 한 번에 마음에 드는 원단을 찾을 수는 없었다.,매일 원단 시장을 들러 놓친게 없나 한 번 더 보고, 세탁도 해보고, 실내와 실외에서 원단의 컬러감도 계속 확인해 가며,
마침내 완벽하다고 느껴지는 원단을 찾아낸다. (+ 그레이 색은 참 오묘하며 컬러팔레트 또한 상상 이상으로 넓어 선정 시 꽤 까다로웠다.)
4. 디테일 포인트
티셔츠와 집업 모두 실루엣에 집중한 디자인. 슬림한 네크라인, 부담스럽지않은 세미크롭한 기장감을 담아내다.
• 어깨선이 떠 보이지 않도록 정밀하게 조절한 암홀 곡선 / YKK지퍼
• 레이어드 시 들뜸 없이 매끄럽게 떨어지는 밑단 단차
• 단독 착용만으로도 완성도 있는 핏을 구현한 라인의 배치와 실루엣의 완성도.
5. 촬영 현장
구조적인 조형미를 담은 서울의 숨겨진 공간을 찾아내다.
작업에 함께한 동준씨는 특별한 로케이션 리스트를 갖고 있는 흔치 않은 사진 작가이다. 동준씨가 우리의 구상을 듣고 꺼낸 장소는 실제로 군더더기 없는 완벽한 공간이었다.
제품의 구조적인 라인, 색감, 원단의 밀도를 오롯이 담아내는 모델과 촬영 작가님의 역량이 돋보여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여담으로 현장에 함께했던 모두, 디자인을 끊임없이 함께 봐준 윤주씨, 우리에게 최고 사진 작가 동준씨, 빛처럼 다가와준 수안님,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은 툰님까지.. 각자의 방식으로 최선을 다해준 덕분에, 촬영 내내 마음이 ��� 채워지는 순간들이 많았다.
설명할 것 없는 좋은 팀워크에 모두가 만족한 현장이었다. (주접이지만 사진을 셀렉하면서 모두가 그렇게 보고싶었다.)
6. 마무리하며
작업자로서 에센셜 라인을 만들며, 다시 또 도전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맘에 드는 아이템 하나를 완성하기 위해, 보이지 않는 수많은 손길과 시간, 고민, 정성과 노력이 깃들어있다.
큰 애정을 갖고 작업한 만큼, 이 옷을 입는 누군가에게도 오래도록 손이 가는, 애정 어린 제품으로 남겨지길 바라며
이렇게 에센셜 프로젝트의 1막을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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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일지 1. 세 명으로 구성된 타카라바코는 항상 주마다 회의를 한다. 거창하게 회의라고 포장했지만, 시시콜콜한 얘기들이 주로 이룬다. 그래도 세명이라고 여러 아이디어들이 오고 간다. 아쉽게 보류가 됐지만 가방부터 지금 진행 중인 키링까지 모두 다 툭툭 던지며 나온 아이디어다.
2. 사실 티셔츠 제작은 예전부터 이야기가 나왔다. 셋 다 의류에 관심이 많아 도전해 보고 싶은 옷이었다. 티셔츠라는 게 제작 시 접근성도 좋지만 정말 만족하는 실루엣을 찾기 어려운 것도 티셔츠기 때문이다. (복선) 처음에는 가벼운 생각으로 접근했다. 여름이면 많이 제작하는 굿즈와 같이 프린팅을 잘 손봐서 매력적인 티셔츠를 제작하려 했다.
3.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티셔츠가 완성됐다. 가벼운 굿즈 개념으로 생각했던 우리는 프린팅 업체로부터 일주일 만에 완성된 티셔츠를 받았다. 프린팅은 타카라바코 아이덴티티인 파티션을 사용한 이미지였다. 그 티셔츠와 함께 일본에 바잉 트립을 떠나 옷을 주구장창 입으며 업로드 때 사용할 이미지를 찍어갔다.
4. “다 좋은데 뭔가 아쉽다.” 우리들이 돌아와서 내린 이야기다. 분명 다 좋았는데 계속 드는 아쉬움은 뭘까.. 돌아와서 세탁한 티셔츠가 수축을 보이며 우리가 티셔츠의 실루엣을 건들고 싶어 하게 된다. 돌아보면 사실 이 부분에서 우리가 큰 작업으로 바뀌는 포인트인 것 같다.
5. 제일 필요한 건 셋을 만족시킬 티셔츠였다. 다행히도 우리는 샵을 운영하며 정말 많은 옷이 존재했고 원하는 실루엣의 빈티지 티셔츠를 셀렉 했다. 만족스러운 티셔츠를 찾는 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6. 두 장의 빈티지 티셔츠가 정해졌다. 품은 어느 정도 넉넉하지만, 세월을 견뎌 수축한 짧은 기장감이 쿨하고 자유로운 느낌이 드는 데 충분했다.
7. 이실직고하자면 우린 빈티지 티셔츠를 잘 모른다. 빈티지 티셔츠가 레퍼런스가 됐다지만 복각의 개념은 아니다. 여러 가지 고증(허리 봉제선 제거, 수소봉제 등)을 살린 제품이 아닌, 오롯이 핏, 우리에게 완벽한 핏감을 찾아 선택한 것뿐이다.
8. 업무에 가속이 붙었다. 순차적으로 메인 이미지 구성이 나왔고(타카라바코 아이덴티티인 나무 파티션을 이용한 시퀀스) 라벨 디자인도 수월하게 진행되었다. 현재 실무에 종사 중인 친구의 도움까지 받아 티셔츠 패턴 제작까지 들어가게 되었다. 이렇게 순조롭게 진행되어 가는가 싶었다.
9. 역시 한 번에 성공할 수 없는 법 여러 샘플을 보고 새로 배우며 계속 수정해 나갔다. 생각보다 많은 디테일들과 공정 방법이 존재했고 시행착오를 많이 거쳐 완성시켰다. 누가 보면 몇천 장은 생산하는 줄 알겠다.
10. 이제 시간이 없다. 맨 처음 계획과 다르게 시간이 너무 많이 흘렀다. 제품의 완성도 다음으로 연출의 중요성도 알기에 계속 급했던 것 같다. 연출이 아쉬우면 매력이 떨어진다고 해야 할까? 우린 빠르게 메인 프린팅 주제인 시퀀스와 더불어 특별한 프레임 없는 자유로운 느낌의 촬영을 기획했다. 주제는 나왔지만, 촬영도 처음인지라 걱정이 앞선다.
11. 무거운 카메라 한 대와 두 명의 초보 포토그래퍼 촬영을 위해 대여한 캐논 카메라는 후지카메라와 아이폰은 비교도 안 될 만큼 무거웠다. 전날 계속된 시뮬레이션을 돌려보며 카메라는 결국 좀 더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주던 석민이에게 갔다. 둘은 내일의 부담감 때문인지 잠들기 전까지 촬영 이야기뿐이었다. 여담으로 본 촬영을 전부 마치고 석민이는 부담감 때문에 사진 강의 노트까지 봤었다고 한다. (대략 설명해 주면 필립 퍼키시의 사진작가, 배우, 촬영 환경에 대한 이해와 교감을 다룬 내용) 나도 이 책을 봤다면 카메라는 내 손에 있었을 것이다. (웃음)
12. 그린하우스1 우리에게 정말 편하고 익숙한 장소인 그린하우스에서 촬영하기로 결정했다 그린하우스의 코지한 주황빛 조명보단 차갑고 이지한 느낌을 주고 싶어 조명에도 엄청나게 노력했다. 스튜디오 조명부터 전구까지 하얀 색상으로 교체했다. 그러나 결국 원점으로 돌아가 기본 조명으로 픽스됐다.
그린하우스2 편안하고 자유로운 분위기를 모델들과 함께 느끼고 싶었다. 고민하던 찰나 촬영 당일 수빈이는 와인이라는 좋은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와인과 음식들의 효과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다들 편안한 분위기 속 촬영이 진행됐고, 모델들은 자신의 정체성과 개성을 잘 표현한 것 같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모델들이 차례를 기다리며 음식을 나누고 와인을 즐기는 모습이 꽤나 유쾌하다.)
13. [섭외] 수빈이의 같은 학교 후배 유승씨, 타카라바코로 인해 친해진 민경씨, 석민이의 등산 프렌드 지우씨, 나와 같이 코스에서 일했던 범준이 각기 다른 곳에서 만난 인연들이 한곳으로 모였다. 정말 다른 매력과 개성을 가진 사람들이라 조화로울 수 있을까 걱정을 많이 했지만 그 걱정이 무색하게도 4인 그룹으로 내놓아도 될 정도로 만족스러웠다.
14. [책] 모델들을 촬영한 내용을 토대로 우리의 해석이 담긴 책의 형태로 게시물이 올라갈 예정이다. 촬영 시 같이 스타일링 했던 아이템들과 곳곳에 숨겨놓은 이미지를 해석해 보는 것도 재밌는 포인트가 될 수도 있겠다. (책은 인기가 좋으면 실물 제작 논의 중)
15. 마무리 티셔츠 제작, 촬영 준비, 작업 일지를 써보는 것도 처음이라 많이 서툴렀다. 글을 이렇게 써본 적이 언제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아마 학창 시절쯤이였을까? 누군가에게는 그냥 지루한 긴 글이 될 수도 있겠지만 누군가에는 새로운 영감이 되었으면 한다. 끝으로 팀과, 도와준 이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우리의 티셔츠를 편하고 자유롭게 즐겨주시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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