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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욕이란 나와의 관계가 정립되기 전에는 열렬하다가, 가지기 전과 후가 아무런 차이가 없음을 깨닫고 공허함에 견딜 수없는 초조함이 이어지는 감정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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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은 어디에도 없다. 믿고싶은 환상만 있을뿐.
선택한 자리를 받아들이려면 많은 노력과 희생이 필요하다
그러면 또다시 지치고 새로운 장소로 흘깃거리고, 옮겨지고 반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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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완 선생님이 요즘은 내가 만든 곡을 내가 들어요 라 말씀한 적이 있는데, 나도 그동안 쓴 글들을 보니 이런 걸 쓰고있구나 직접 쓴 글에 위로를 받기도 하는구나 싶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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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홀은 본래 별이었던 존재가 가진 질량만큼만 중력을 발휘한다고 한다. 자신의 형태를 유지하게 만든 중력이 서서히 중력의 시작점으로 빨려들면서 크기가 줄어들고 자신을 삼켜버린다. 지겹다 우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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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물리학은 참 신기하다. 배울수록 의문은 많아지는데 즐겁고 위로를 받을때도 많다. 특히 양자역학 책들을 보고있지만, 누군가 설명을 부탁하면 도망칠 것 같다. 존재이유가 설명이 가능했던 고전역학의 시대로부터 안다라고 착각하는 모든 관념을 다시 생각하는 것은 역시 부자연스러워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실제이고, 우리는 받아들여야 한다. 이미 양자역학을 통해 많은 분야가 급진적으로 변화되고 있다. 우리가 대상으로부터 안다라고 말할때 기저에 깔린 것이 언제든 잘못될 수 있고, 더이상 사실이 아니라면 받아들여야한다. 그것이 지식이던 사람이던 새로운 세대이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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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팟을 잃어버렸다는 것을 다음날 알게되었다. 산책을 갈때 케이스는 놔두고 유닛만 챙겨 나가기 때문에 제자리에 돌려 놓는 일을 잊을때가 있다. 준비된 아침을 식탁에 두고 고민했다. 미련한 어제의 나를 자책해야할까? 재구매에 들어갈 비용을 걱정하며 속상해야할까. 그러나 이 모든 가능성 앞에서 나는 양자역학에서 말하는 확산과 수축을 떠올렸다. 나는 나의 의지로 아무렇지 않다 를 선택하고 나머지의 가능성을 소멸했다. 그리고 묵묵히 아침을 먹기위해 스푼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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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갑자기 나는 6년간에 걸친 잠에서 깨어났다. ... 이제 나 자신이 텅 빈 것 같았다. 그러나 그보다 더 가혹한 일은 내 앞에 거대하고 무의미한 하나의 관념이 맥 빠진 듯이 놓여 있다는 사실이었다.”
구토 - 사르트르
앉아만 있어야 하는 업무 자리를 보니 위 문장이 떠올랐고, 나는 퇴사 했다. 1월 첫째 주에 했으니 약 2주가 흘렀다. 그동안 생일과 함께 B형 독감을 맞이했고, 오랜 친구들을 만났고, 매달 가는 보육원은 방문하지 못했다.
대부분 시간을 집 안에서 보내고 있지만 마음은 꽤 편안하다. 8시에 일어나 아침을 먹고 씻고 서재에 들어가 책을 읽는다. 1시엔 점심을 만들어 먹고 읽던 책으로 돌아간다. 오후쯤 되면 글자가 눈에 안 들어와 고전영화나 독립영화를 1~2편 본다. 가능하면 유튜브나 뉴스는 보지 않는다.(instagram은 이미 작년에 끊은 상태) 그러다 보면 좋은 콘텐츠에도 지쳐 멍해지는 상태가 온다. 이때는 낮잠을 자거나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을 만든다답변하기 위해 다시 책을 읽거나 옛날 기억을 들추완성하지 못한 체 하루가 마무리된다.
남들이 지겨워 보이기도 하는 이 루틴은 나름 의도된 것이다. 약 4년간의 근무 기간과 이 일을 시작하기 위해 노력한 1년, 그간 이룬 것들(금연 운동 면허 자립 등)이 있음에도 전혀 채울 수 없는 공허함 때문이다. 강제로 질문에 매달리지 않을 수 없는 상태까지 간 것이다. 가족은 연애나 결혼 등을 이유로 말하지만, 꼭 그런 곳에서 삶의 의미를 의존하고 싶지는 않았다. 단순히 열심히 살며 최대한의 자립 고독에 대한 수용이 가능하면 괜찮아질 것 같았는데, 내게는 충분치 않아 보였다.
왜 퇴사 날 구토감이 들었는지, 5년간의 성과가 부질없게 느껴지는지, 뻔하고 낡은 질문들을 매번 가져오는지 알 수가 없다. 직업에서의 성취감 때문인지, 사람들 사이에서 드러내지 않는 남성성 때문인지, 혹은 정말 예술가로서 살지 않기 때문인지 도통 알기 어렵다.
그래서 떠오른 방법이란 시작점을 방문해 보는 것(태어나고 자란 곳을 다시 가보는), 여러 분야의 지식(철학 과학 사회과학 등), 부족한 관용(책을 읽지 않는 사람을 생각하지 않는 사람으로 보는), 예술적 승화 프로젝트(책을 쓰고 사진집을 만드는), 가본 적 없는 곳에서 미아 되기(유럽 특히 독일) 같은 것들이다. 물론 책을 바로 일기 쓰듯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에 제작 단계를 설정하고, 그야말로 책과 영화에 파묻혀 살고 있다.
사람이 적응의 동물이 맞는 게 이 안에서 지루함과 외로움이 우선시 되거나, 대충 유럽 여행 다녀오면 안돼? 어차피 답도 없는 질문을 또 하게 될 텐데 왜 지금? 하고 타협하고 싶은 기분도 든다. 그렇지만 찾지 않고 그저 참기만 하면서 정신이 죽어가는 사람들을 보고 있자니 견딜 수가 없었다. 10대 시절 사적인 공간이 없어 집 화장실을 아지트 삼아 그 안에서 프로이트를 읽던 엄마는 요즘 중국 드라마를 본다. 집안 환경과 애인 문제로 평생 시달리는 친구는 매일 밤 추운 바람을 맞으며 공원을 달린다. 형은 간신히 찾은 방법을 기도문처럼 외우며 너도 해라고 말한다.
나는 살아있고 싶다. 온전히 나로서.
그건 불가능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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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잘 지내시나요? 그런 것 같아 다행입니다 저는 1년간의 환자로서 내년 역시 버텨낼 예정입니다 처음에 비해 많이 좋아졌지만 자주 무너지고 고장 난 곳을 고치며 꿋꿋이 하루를 넘깁니다 오랜 기간 치료하다 보니 삶에 대해 많은 것을 엿본 기분이 듭니다 그래서 많이 달라졌는지도요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책과 영화, 탐구를 내려놓고 현실에 잠식되어 실명되어 가는 것을 탄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며칠 동안 평창 이름모를 산, 스스로를 고독 속에 파묻은 채 시집을 읽었습니다 뭐가 달라진 걸까요 모르겠습니다 적어도 번역할 수 없고 해서도 안 되는 시어에 감동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했습니다 아마도 무지를 들여다보고 무한의 시간을 버티는 일은 살아내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한 해도 잘 살아내셨고 내년도 잘 버텨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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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와 나이가 든 지금 경험을 다루는 방식이 많이 달라졌다. 전에는 새롭고 이해하기 어려울수록 자극적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과거의 경험과는 달라야했다. 다르지않음은 익숙함이 아니라 진부함이어야 했다. 그게없다면 삶의 공허를 버텨내는 것이 불가능해보였기 때문에. 지금도 그런 갈증은 여전하지만 다루는 방법에 대해선 다르다. 어색하지만 다정하고 불편하면서 감사하며 바라볼수록 따뜻하다. 경험의 흥분보다 여러 감정과 서사가 지나가기때문에, 여행이 끝난 후 욕조에 누워 사건들을 갈무리해야한다. 나란히 늘어놓고 하나하나 되짚다보면 마음이 무척 따뜻해진다. 우연과 다정함 속에 서로를 반겨주고 들여다보고, 많이 표현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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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
치료법을 바꾼 것이 효과가 있었는지, 요즘은 요가나 가벼운 러닝, 전시회도 보고 온다. 확실히 통증은 거의 없어졌다
오늘은 물리치료 선생님과 10k 마라톤 얘기를 나눴는데, 여자친구분과 처음 나가신다고 한다
작년 나 역시 jtbc 마라톤에 나간 적이 있는데 그때의 기억을 공유했다. 그날의 햇빛 바람 상쾌함 자신감 같은 것들을
이제는 큰 이슈만 없다면 몸이 원래의 일상에 적응하길 기다리면서 운동 강도를 높이기만 하면 된다
불안했던 희망이 확신으로 바뀌어서 모두에게 참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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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1시 절망감에 잠에서 깨었을때,
어둠 속에서 꽃순이가 나를 본다
쓰다듬었더니 옆으로 누워 숨 한번을 크게 내쉰다
눈을 감고 10분 다시 뜨고 30분 또다시 감았다 떴더니 꽃순이가 곁에 다가와 몸을 기대었다.
아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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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과의 반가운 대화가 오가는 중, 주머니에 넣어둔 돌맹이가 만져진다
그 것은 늘 그자리에 있다
그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일 수록 섬처럼 느껴진다
각자의 섬은 해류에 밀려 점점 멀어지고, 떠난 자리에는 공허로 가득 찬다
돌맹이로 자신을 살해하는 상상을 한다
그러다가도 유일한 책임인 꽃순이의 행복이 떠오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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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통때문에 새벽에 눈을 떴다
최근에는 통증이 심해져 누워있기만 해도 아프다
관심없는 뉴스피드를 넘기다 웃겨보이는 포스팅을 발견한다
웃기도 전에 짧은 영상은 끝나있다
불편한 생각을 하다 갑자기 일어선다
더 열심히 살아봐야겠다는 생각에 러닝화를 챙겨 밖으로 나갔다 오늘은 비가 조금 오고있었는데 이른 시간에 출근하는 직장인 등교하는 학생들은 반대로 걸어간다
고작 10분만에 통증이 올라와 스트레칭을 한다
오늘은 어제보다 5걸음 정도 퇴보했다
2주 전만해도 한시간 산책은 무리가 없었는데 오늘은 30분을 채우기도 벅차다
내일은 회사에 들러야한다
반년이나 방치된 내 자리의 흔적을 지우고 별거 아닌 일인 것처럼 가볍게 웃고 집으로 돌아와야한다
그렇게 몇걸음 더 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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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잃는다는 것은 설명하기 어려운 복잡한 기분이 든다.
주변 사람도 나 자신도 모든 것이 그대로고 고작 한 두가지 문제가 있을 뿐인데, 어째서 불가능한지 납득하기 어렵다. 5개월간 숱하게 다짐한 희망노력 깨달음 그리고 절망. 그 중 최악은 확신할 수 없는 내일.
돌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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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미뤄둔 집구경을 하고 싶다고 했다.파주에서 출장중이던 엄마는 곧장 내 새 집으로 넘어와 샤워를 한 뒤 어색한 안부를물었다. 이후 형 부부가 왔고 배달음식에 엄마의 여행 얘기, 고장난 턴테이블을 어떻게 수리할 수 있는지, 오염수 방류 소식을 얘기하는 걸 지켜봤다. 뭐랄까 보고싶고 와줘서 고마운데 누구에게도 편한 자리가 아닌 느낌. 이야기 중간에 내 상태에 대해 공유하려 했지만, 최근 뇌수막염 수술을받은 엄마 친구에 비해 나는 너무나 별게 아니다. 평범해보이는 고통을 가진 사람은 평범하게 무너진다. 주변에 비슷한걸 겪는 사람들이 치료 한번에 멀쩡해졌다는 이야기, 일상을 아직도 복귀못하는지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 주변 사람들의 애정에 장황한 상황 전달만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면 숙연해지는 분위기와 변명하기 어려운 기분이 남는다. 어제 액정에 금이간 것을 발견했다. 아침 햇빛에 닿으니 균열이 켜져간다. 아직도 왜 일상을 돌아갈 수 없는지 뺏겨버린 것처럼앞으로도 가질 수 없을 것처럼 아득히 멀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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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시로 이사했다
옛스러운 아파트에 전세를 얻어 적응중이다
처음 내 서재가 생겨 신기하다
가지던 책을 모두 꽂아두고 자주 쓴 카테고리별로 나눠 본다
자연 예술 사진예술 인디북 sf …
문뜩 생각나 책장을 쳐다보면 다이칸야마의 츠타야서점처럼은 아니어도 기분이 좋아진다
개관 일년이 막 지난 신축 도서관, 몬드리안 형식을 딴 호수 공원, 풀이 무성한 둑방길
다행히 꽃순이도 산책루트를 좋아하는 거 같다
대신 주변에 친구가 살진 않아서 매번 차로 30분 가량 인천이나 합정으로 가야한다
그래서 책에 엎어져 잠들지 않으면 종종 외로운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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