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n't wanna be here? Send us removal request.
Text
그녀를 안 미워할 수는 없는 지경이였다.
어찌하여 그러겠는가.
이내 마음을 다듬는 데에만 시간을 투자하는 양이 하루 하루 늘어갔다. 나는 언제 멀쩡해질 수 있는가에 대하여. 멀쩡해질 마음은 있는가에 대하여, 멀쩡해질 노력은 시도할 수 있는가에 대하여. 홀연듯도 아니고 매일 매 순간에 ��연자실했다.
행복할 그녀야. 언제까지 행복할 수 있겠는가. 날 이렇게 만들고 불행해질거면 왜 그러한 선택을 하였는가.
비참하다. 사람이 이렇게까지 부정적으로 변할 수 있는 것인가. 비참하다. 참으로 비참해서 숨죽여 운다. 하루하루를 비탄에 잠긴 짐승처럼 마음속으로 끙끙 속앓이하며 감정을 되풀이한다.
서서히 죽어간다. 매일을 서서히 죽어간다, 나무가 된 듯이 얌전히 몸부림 없이 서서히 죽어간다, 죽어갔다. ...
한 달 뒤에 세상을 떠나기로 마음을 먹은 게 11월 11일 이었는데. 난 그러지 못하였다, 그래도 언제 죽어도 억울한 마음 없을 정도로 나는 삶에 대한 미련도 내 삶에 대한 긍정적인 사고를 할 의지도 없었다.
진정 몸을 아끼는 게 효도인 것을 부정하고 싶을 만큼 날 해하고 싶었다. 어딘가 병신이 되어버리고 싶었다. 그래서 손목을 쳐 그었던 게 지금 와서 후회는 전혀 되지를 않으니 꽤 나쁘지는 않지 않은가.
매일을 그냥 살아간다. 가끔은 누군가의 동정의 눈초리를 받으며.
1 note
·
View note
Text
면도기로 찢은 팔뚝은 내 피부보다 하얗게 아물었다, 이젠 사소한 아픔에 휘둘리지 않는다.
가끔 우연히 생긴 상처에 딱지가 앉으면 뜯고선 피가 응어리지는 걸 멍하니 쳐다 볼 뿐이었다.
감정이 무뎌짐을 느낀다.
1 note
·
View note
Text
난
밤에는 의욕이 넘치고 낮에는 의욕이 한 점도 보이지 않는다. 도대체 어디로 가버린건가. 밤에 떨던 공상들 모두 다, 더 이상 오후가 되면 날 옥죄이지 않는다, 발전의 기미가 없다 나란 사람은, 누군가 협박이��도 하지 않으면, 날 무섭게라도 하지 않으면 행동하지 않는, 한 치 앞도 나아질 기미가 안 보이는 사람이다. 나란 인간은 언제적부터 이렇게 수동적인 형태를 띄우고 있었는가, 아무리 되짚어 보려고 노력을 하고 발악해도 어디선가 툭 끊겨버렸다. 몇 년을 걸쳐 잠식되어갔던 것일까.
요 근래에 많은 일과 태어나서 느껴 본 적 없을 테인 많은 감정선들을 오가며 나는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 마음 그 밑 한 구석에 무언가 빈 공간이 비지 않은 듯이 자리 잡았다. 그 무엇으로도 채워지지 않아서 같이 살아가는 중이다. 가끔 골머리를 썩힐 테지. 아무리 누가 날 좋아한다고 표현해도, ��임 없이 사랑한다고 내게 구애를 해도, 사랑한다고 몇 십 번 입이 닳도록 말을 해도, 앞으론 채워지지 않을 테지.
이젠 전보다 그 누구의 관심과 애정에 집착 되지 않는다는 걸 느낀다, 전에 느꼈었던 만큼의 쾌감에 무뎌져서, 모든 것이 다 무뎌져 버려서, 그저 난 누군가의 구원을 필요로 하고 있다. 내게 쾌감을 선사해 줄 매력적인 것들의 무언가를 가끔 애타게 찾고 있다. 수면욕과 식욕, 성욕과도 동 떨어진 그 무언가를 난 가끔 애타게 찾고 있어.
3 notes
·
View not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