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rim89 - Tumblr blog

yerim89 · 8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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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빠의 생신❣️자꾸꺼내보고픈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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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rim89 · 8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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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rim89 · 8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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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환이에 대한 단상

- 2013년 봄. 주환이를 처음 보던 날이었다. 예술독립잡지를 만들고 싶었던 우리들은 홍대 유어마인드에서 어색한 첫 만남을 가졌다. 내가 주환이에게 했던 첫 질문은 학생이세요? 라는 물음이었다. 그 당시 나는 25살 대학생이었고, 내 나이 또래 남자친구들은 대게 학교를 다니고 있었기 때문에 당연히 주환이도 학생일 것이라고 생각했는지 모르겠다. 주환이는 그 질문에 학생이 아니며 디자인 관련일을 하고 있다고 했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주환이의 최종학력은 고졸이었다. 내 주변엔 고졸의 학력의 친구가 없었기 때문에 (물론 고졸을 비하하는 것은 아니다. 돈만 있으면 대학을 갈 수 있는 나라에서.) 20대 초반의 남자는 모두 대학생일 것이라고 당연하게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주환이는 언젠가 나에게 이런 얘기를 한적이 있다. "내가 군대에 갔을 때, 모두 나에게 전공을 물어보는거야. 나는 대학을 다니지 않았는데.. 뭐랄까 내가 대학생이 아닌 것이 내가 외계인같은 느낌이 늘기도 하고. 당연시 되는 것들이 일반화 되지 않았으면 좋겠어." 나는 머리가 띵- 아. 내가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이 어떤 이에게는 당연한게 아닐 수 있겠구나. 세상엔 여러 사람들이 있고 각자 존중받아야 마땅하겠구나. 주환이와 친구가 된 다음부터는 멍청한 나의 생각들이 많이 바뀌게 되었다. 주환이는 내가 아는사람 중에 가장 똑똑하며 디자인 감각도 좋고, 글도 제일 잘쓰고 영화나 책, 예술에 관해서 지식도 많은 친구이다. 주환이를 통해 프란츠카프카의 변신을 읽게 되었고, 빌비올라 영상에 넋이 나갔고, 쿠로사와아키라 감독의 이키루를 보며 살맛이 났고, 상업영화 보단 독립예술영화를. 상업음악보단 인디음악을 듣게 되었다. 주환이와 함께 했던 날들은 마치 우리가 ��밍웨이와 피카소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게했다. 나에게는 영감 그 이상의 친구였고, 늘 자랑인 그런 친구였다. 우울했던 내 지난 날에 늘 함께 해 주었고, 나도 그 친구가 우울할 때 늘 함께 했었다. 나는 비주류의 삶을 꿈꾸다 포기하고 주류의 삶을 선택했다. 그 이후론 우린 종종 다투었다. 나도 비주류의 삶을 살고 싶었지만 그리 쉽게 되는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주환이는 그런 나를 온전히 이해해 주지는 못하는 것 같았다. 나는 2년간 에이전시에서 밤낮없이 일하다가 친구들 얼굴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일본에 오게됐다. 일본에 와서 9개월이 흘렀고 중간중간 주환이 생각이 많이 났지만, 왜 때문인지 어제야 연락을 하게 되었다. 주환이는 나에게 몇번이나 너무 섭섭했다고 했다. 다시는 안볼거라고 생각도 했지만, 우리가 마지막으로 보았던 서촌에서의 그 비오던 밤이 잊혀지지 않는다고 했다. 종민이와 나와 함께 맥주 한잔 마시며 영화얘기, 음악얘기, 가까운 미래의 이야기를 했던 것들이 우리가 정신적으로 연결되어있는 친구였었기 때문에, 그랬던 친구들이 곁에 없기 때문에.. 그 밤이 더 그립고 생각이 났었는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새삼 눈물이 났다. 주환이도 눈물이 난다고 했다. 정신적으로 연결되어있다는 친구라는 것. 흔치않고 쉽지않다. 가벼운 이야기 보단 진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더 재미있고, 내 치부를 들어내도 다 이해해줄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친구. 취향과 성격이 너무 비슷해서 또 다른 나를 보는 것 같은 그런 친구. 그게 내 친구 주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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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rim89 · 8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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