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xt
May, 2018
원부춘 - 가탄 - 송정, 이틀간의 여행
어스름한 새벽, 일찍 깼지만 여전히 잠에서 나오지는 못했다. 샤워를 할까 했는데 너무나 귀찮은 마음에—자기 전에 했는데 뭘 또 할 필요가 있을까 하며—세수만 하고 옷입고 나왔다. 새벽의 길거리는 꽤나 으슬으슬했지만 그 나름의 청량삼에 상쾌하고 기분 좋은 아침을 맞이했다.
남부터미널로 가야하므로 집앞 정류장에서 시내버스를 기다리는데, 뻔히 날 보고도 그냥 지나간다. 아오 빡쳐. 그 다음 오는 아무 버스나 타고 지하철로 갈아타야겠다 싶어 뒤따라오는 버스를 잡아 타고 양재역을 거쳐 남부터미널까지 갔다. 다행히 늦진 않았다. 이때가 아침 여섯시 반.
0 notes
Text
오늘은 컨디션이 안좋은 듯 하다. 배가 아파 화장실에 들렀다 부리나케 버스를 탔고, 가는 내내 졸다가 화개에 도착해서 또 화장실을 갔다. 장이 망가졌나. 요즘 먹은 것 없이도 배가 아픈 날이 많다.
인터넷에 찾아보니 원부춘까지 버스타고 갈 생각 하지 말라기에 택시를 불렀다. 작년에는 아픈 무릎을 절뚝거리며 걸어왔던 길을 구천원 주고 십분만에 갔는데, 차타면 십분인 이 거리를 하루 종일 걸어 돌아올 나는 참 무엇인가 싶기도 했다.
원부춘-가탄은 한번 와 봤던 곳이라 풍경이 익숙하다. 비록 작년에는 원부춘에서 섬진강으로 내려와 강을 끼고 가탄으로 갔었지만. 똑같은 출도착지를 반복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0 notes
Text
가탄으로 가는 코스는 형제봉까지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길이다. 산으로 들어서기 전의 시멘트 길이 조금은 지루하기도 했지만, 오르다 이따금씩 마주치는 사과향 같은 꽃냄새가 가는 길을 산뜻하게 만들어주었다.
0 not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