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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를 먹지 않은지 7-8년쯤 된것 같은데, 이곳에서 결국 굴복했다. 아침에 마땅히 먹을게 없어서 시리얼을 먹기로 했다. 샐러드와 과일로 때우고 싶지만, 채소와 과일의 질이 너무나 떨어진다. 전량 다 수입해서 그렇다는 핑계를 대는데, 요즘 수입해서 먹지않는 나라가 대체 어디있단 말인가. 분명 네들이 잘못하는 뭔가가 있을것이다.
두어번 생사의 갈림길을 왔다갔다했던 나의 맥북프로 2011이 드디어 사망했다. 이제 아예 부팅도 되지 않아서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지만, 그래픽칩의 문제로 올해말까지 무상수리가 되기에, 이곳에서 서비스센터를 찾았다. 주소보고 찾아갔더니 사채빌리는 곳같은 분위기에 영어가 가능한 사람은 하나도 없고, 손가락으로 가리킨 곳에는 인터넷에서 미리 예약을 해야한다고 써있었다. 홈페이지를 가보니 예약가능한 가장 빠른날이 11월이라 그냥 포기.
다음달에 애플이 새 맥북프로를 발표한다는 소문. 앱등이로 몇년을 살아왔지만, 이젠 애플에 별로 정이가지 않는다. 쓰잘데기 없는 기능들 잔뜩 집어넣느라 안정성은 온데간데 없고, 프로유저에 대한 배려가 이제 전무하다고 느껴진다. 이제 그냥 윈도깔린 데스크탑을 쓰고싶다.
이 나라와 학교에 대한 내 인내심이 임계점을 넘어 다른 차원에 다다른 느낌이다. 이제 별 감정이 없다. 말도안되는 일이 일어나도 화조차 나지 않는다. 매사 모든것을 분류하고 무언가를 차별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이 문화가 민족성인지 아니면 이슬람의 영향력인지는 잘 모르겠다. 집에가고 싶다. 내가 이곳저곳 떠돌면서 진심으로 한국에 가고싶은 기분이 든건 이곳이 처음이다. 정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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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ter Sleep (2014)
3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은 보기전부터 좀 부담이 되었으나, 일단 시작된 후로는 무리없이 몰입해 시청이 가능하다. 방학을 맞아 방구석에 쳐박혀 그동안 못 본 60편정도의 영화를 본거 같은데, 단연 올해본 영화 중 최고인 듯 하다.
칸이 선택한만큼, 예술감 충만한, 하지만 그러면서도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그런 영화. 아름다운 터키의 풍경과 그에 반하는 인간이란 존재의 민낯. 해석을 강요하지 않는 연출. 현실적이면서도 철학적인 대사들. 모든것이 완벽에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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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이걸 그만해야겠다는 생각은 없었지만, 정말 오랜만에 뭔가를 쓰는것 같다. 그간 몇몇 나라를 다녀왔고, 왓챠에 본 영화가 1000편이 넘었고, 집에는 우환이 찾아왔다. 나이를 먹을수록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은 점점 큼지막해지는것 같다. 하지만 그만큼 무덤해졌기에 그냥 견디게 되는것 같다. 한국에 두번이나 갔다왔고, 이제 정리하고 들어가야 하는게 아닌가 싶었지만, 1년 더 사우디에 있기로 했다. 이게 정말 옳은 결정인지는 모르겠지만, 때로는 그냥 아무일도 없었던것처럼 지내는게 더 현명한 것인지도 모른다.
뉴스를 보니 야후가 팔린다고... 뭐 텀블러가 어찌 되지는 않겠지만, 그냥 좀 씁쓸하다. 97년 이었던가... 군에서 휴가나와 무슨 ‘할수있다’ 시리즈의 책을 붙들고 처음으로 인터넷에 접속했던 기억이 난다. 책에 나온 보기가 야후였으므로, 야후는 내가 최초로 접속한 웹사이트였다.
요며칠 햄버거가 땡겼는데 오늘 Century Burger라는 곳에 가서 나름 괜찮은 버거를 먹고, 그 옆에 있는 커피숍에서 커피도 한잔하고, 모처럼 한국스러운(?) 하루를 보냈다. IKEA도 들려서 살림살이도 몇개 사고하니 기분전환이 제대로 된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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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네 이발관 - 애도 / 혼자 추는 춤
기다림속에 일단 뭔가가 나오긴 했는데, 사실 아무 감흥이 없다. 이렇게 말하면서 죄책감이 느껴지는 이유가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저 좀 안타깝다.
이렇게 놓고 보니 제목이 처량하다. 같이 춤추고 싶으나 몸이 움직이질 않는다.
1집을 다시 틀어본다. 수백번을 들었어도 ‘푸훗'의 전주는 매번 기대를 갖게한다. 5집을 다들 명반이라 칭하지만, 5집 조차도 1,2집의 아우라에는 미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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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이 너무 좋은데 카메라가 없어서 빌려서 찍었다. 갤럭시 노트 엣지 였던가....원본보고 좀 놀랐다. 아 이래서 아이폰과의 격차가 한참 난다고 하는구나. 하지만... 난 애플의 노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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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월
내일이면 사우디에 온지도 만으로 넉달이 된다. 체감은 1년쯤 지난것 같다.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 중동 최고의 꼰대국 답게 대부분은 짜증을 동반하는 비상식적인 사건들이었지만 - 새로운 곳에 적응하는것은 사실 마음을 비우면 어렵지는 않다.
종교에 관해서 다시한번 돌아보게 되었다고나 할까. 물론 나는 무교이고 굳이 선을 긋자면 리차드 도킨스와 같은 편에 서있지만, 소위 ‘개독’이라 불리는 ‘일부' 한국의 광신도들과 다르게 이슬람교의 힘은 상당한 무게가 있다, 그게 나같은 사람에게도 피부로 느껴진다. 참고로 여기서는 무교가 이슬람이 아닌 다른종교보다 나쁘기에 내가 무교인걸 아는 교수들은 어디가서 절대 무교라고 하지 말라고 당부를 한다. 학교측에서도 나를 크리스챤으로 포장하여 내 이까마(거주증)에 따르면 나는 기독교인이다.
누군가를 가르치는 것은 정말 잘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던 것중 하나인데, 간과한것은 배움에 별 미련이 없는 부류가 어디에나 있다는것이다. 사실 가르치는것보다 아무생각없이 앉아있는 몇몇을 ���리하는것에 어려움을 느낀다. 아 그리고 나를 침몰시키는 수많은 문서작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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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tify
VPN 평생 이용권을 지른기념으로, - 사실 BBC iplayer 때문에 산건데 - Spotify를 깔았다. 아이디를 찾으려고 메일을 뒤져보니 가입일이 2009년 1월이다. 그때는 초창기라서 초대장이 있어야만 가입할수 있었다. 신청해놓고 한참 기다렸던 기억이...6년도 더 된 이야기구나.
깔고보니 예전에 만들어놨던 플레이리스트가 다 살아있다. 듣고있자니 아 뭔가 형용할수 없는 기분이 든다. 나는 왜 이제서야 VPN을 살생각을 했단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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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노무현의 대통령 당선이 확정되는 날은 지금도 기억이 생생하다. 반전을 거듭하는 드라마와도 같은 결말. TV 카메라가 시내를 달리는 당선자가 탄 자동차를 비추고, 그걸 바라보는 나와 지인은 믿기지 않는 승리에 약간 당황한채로 그저 TV를 바라볼 뿐이었다. 아 이나라 국민들의 수준이 이정도였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그가 집권하고 있던때가 나라가 가장 풍요롭고 힘있게 느껴졌던 시절이었다. 외국 정상들과 있는 자리에서 내 나라의 대통령의 존재감이 그렇게 컸던적은 없다. 하지만 역으로 이 나라 안에 얼마나 많은 암세포들이 존재하는가를 알게 해준 시기이기도 했다. 더불어 국민의 수준이라는게 참 허접하다는것도. 누군가의 말처럼 노무현이 경상도 출신이 아니었다면 그런 드라마도 써지지 않았을거라는게 납득이 갔다.
6년전의 오늘. 나는 영국에 있었고, 지인들에게 온 몇통의 전화가 믿기지 않는 소식을 전했다. 인터넷으로 기사를 읽는데 눈물이 끝없이 흘렀다. 일면식도 없는 사람의 죽음에 이렇게 우는 내 자신이 좀 낮설긴 했지만, 그럼에도 눈물은 그치지 않았다. 며칠 후, 휠체어에 앉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권양숙 여사의 손을 잡고 아이처럼 우는 사진이 기사에 나왔는데, 그걸 보는순간 나는 통곡을 했다. 눈물의 의미가 노무현에 대한 그리움인지 아니면 애국심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 사진을 보면 지금도 울컥하곤 한다.
시간이 이만큼 지났음에도, 여전히 그를 사랑하는 사람과 욕하는 사람이 공존하는걸보면 그 존재감은 대단한것 같다. 서민들에게는 가장 가까이 있었던 대통령으로, 정치인들에게는 영원한 컴플렉스의 대상으로 남을것이다.
기일이고 하니 여기저기서 R.I.P가 쏟아져 나오겠지만, 지금 현실을 보면서 평화롭게 쉰다는게 어디 가당키나 한가. 거기다 국민들의 수준을 보면 앞으로도 반등할것 같은 희망도 없는게 사실이다. 촛불을 들다가 돈몇푼 쥐어주면 댓글알바로 돌변하는 수준이니.
그저,
당신이 자랑스러웠다고, 한때 당신의 국민일수 있어서 행복했었다는...이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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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rs Danielsson - Tarantella (2009)

요즈음 여러가지로 피로감을 느끼는데, 백열등 아래에서 이런 음악을 듣다보면 조금은 기분이 나아진다.
전체적인 구성에서는 전작인 Pasodoble에 ‘약간' 미치지 못하지만, 좀더 마이너한 감성이 묻어난달까...
제목에서 위트가 느껴지는 Traveller’s Wife - Traveller’s Defense 로 이어지는 3,4번 트랙의 흐름은 단연 이 앨범의 백미라 할수 있다. 곡에서는 그 어떤 위트도 없고, 마음이 한없이 침전되는 느낌이지만 이 섬세한 무거움이 청자를 차분하게 만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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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movie was shot during our 20 days trip to Antarctica in December 2014 to January 2015. We started from Ushuaia in Argentina and went to Port Williams 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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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est Offer (2013)
중간이 좀 넘어가는 즈음해서 결말을 예측해버렸기에 반전이라고 할만한게 없었다. 아니 어쩌면 반전을 설계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단서가 너무 많은것이 의도일수도...
결말이 뻔해서 약간 김이 샜지만, 비주얼에 있어서는 거장의 솜씨란 이런것이구나를 느끼게 할만큼 대단했다. 특히 광각렌즈의 활용은 가히 신의 경지.
여배우의 연기가 좀 불안하긴 했지만, 제프리 러쉬의 연기는 일품이었다. (하지만 처음엔 제임스 우즈인줄 알았다.)
음악은 역시나 엔니오 모리꼬네가 맡았는데, 다행히도 비주얼을 압도하는 사운드트랙은 없었다. 하지만 이게 맞는거라고 생각한다. 가끔 이게 화면을 위한 음악인지 음악을 위한 화면인지가 모호할정도로 압도적일때가 있는데, 영화음악은 화면을 위해 존재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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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zzfeed에 올라온 Matt Stopera의 글을 전문 번역한 것이다.나는 이 이야기를 세 개의 챕터로 나눴다. 이렇게까지 될 일은 아니었지만, 인터넷은 신비로운 방식으로 작동하곤 한다. 이 이야기의 어떤 일도 이전에 일어난적이 없었다. 완전히 말이 되지 않는 이야기다. 진짜 대단하달까.아주아주 오래전 (2014년 1월이다 ㅋㅋ)… 이 이야기는 2014년 초, 뉴욕의 이스트 빌리지에 있는 내가 좋아하는 바인 EVS에서 시작된다. 여태 몇 번 얘기하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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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rlie Haden & Pat Metheny - Beyond the Missouri Sky

뜬금없이 새벽에 잠이 깨서 듣고 있는데, 이전과는 다른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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