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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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게
바다야 잘지내니? 네 편지를 받고도 시간이 많이 지났는데, 그간의 일 때문에 연락을 하지 못했어. 여기서 편지를 보내면 너에게 가기까지 한 계절이 지날 것 같아서 이렇게 메일을 써.
양손엔 짐이 한가득이었던 서울을 떠나던 마지막 날, 눈이 소복하게 쌓인 거리를 서성이다 혹시나 해서 한 번 더 찾아본 우편함엔 네 편지가 있었어. 나는 그 편지를 한참이나 들고 담배를 피우다가 결국 뜯지도 못한 채로, 코트 안주머니에 깊이 묻어두곤 프라하 행 비행기를 탔단다.
어디까지 왔을까. 중국의 한가운데쯤을 건너고 있을까, 나는 너의 편지를 손에 쥐고 편지 끝의 모서리를 만지작거리다가 겨우 뜯어 읽기 시작했고, 옆에 앉은 이름 모를 외국인은 그것이 궁금하다는 듯이 뚫어져라 바라보곤 했지. 알아들을 것도 아니면서, 네 편지를 읽는 건 나의 특권처럼 느껴졌어.
그리고 금세 나는 너의 글에 몰입되어 버렸지. 네가 힘들었던 과거를 말하기까지 어떤 용기를 가졌을지, 감히 내가 ���늠하지도 못할 만큼이나 힘들었을 너를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어. 그런 너의 이야기를 내가 들어도 되는 건가 싶은 생각이 따라와 이렇게 편지를 쓰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던 것 같아.
그동안 많이 힘들었겠다고, 전부 이해한다며 진부한 말들을 늘어놓고 싶지 않아서. 수천 마일이 떨어진 이곳에서 지내면서도 종종 너의 이야기에 빠져 나는 갖가지의 생각이 몰려오던 밤이 있었어.
이런저런 각자의 잘난 인생 속에서도 나는 내가 도무지 무엇을 쫓는 건지 알 수가 없었거든. 누구는 내 집 마련을 목표로 살고, 승진을 하고 또 누구는 결혼을 한다는 둥 여러 가지 소식 속에서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스물일곱을 지나오는 나를 떠올리면 ‘지금 대체 무얼 하고 있는 거냐?’라는 자조적인 물음을 스스로 묻곤 했지.
그런데 바다야. 살다 보니까 (그렇게 나이를 많이 먹은 것도 아니지만) 사람은 자꾸만 이겨내야 하나 봐. 그게 인간으로 태어났기에 끝내야 하는 숙제처럼. 해내야만 하나 봐. 삶은 자꾸만 엉뚱하고 지루하게 흘러가고 도대체 어떻게 살아가라고 하는 건지 가끔은 신이 있다면 탓을 하고 싶어져.
너도 알다시피 나는 살면서 꽤 많은 시간을 비관적으로 살아왔어. 내 인생은 이미 엎질러진 물이라 다시 쓸어 담을 수 없다고. 그게 내 인생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엔 일말의 희망을 기다렸었어. 그게 어떻게 생겼는지, 어떤 효과를 가져올지, 한 번도 맛본 적도 없으면서.
여기 와서 하나하나 다 설명하지 못할 힘들고 복잡한 일이 많았어. 그럼에도 여름이 오면 다 나아질 것이라고, 여름을 걸고 넘어져 보자고 그냥저냥 떠다니는 해파리처럼 살아온 지 자그마치 반년이야. 전부 다 포기하고 돌아갈까 싶었을 무렵, 누가 나에게 그러더라.
지현 씨, 나는 우주를 믿어. 그러니 믿는 신이 없더라도 자신이라는 우주에게 빌어. 그럼 다 나아져.
하고 말이야. 그 사람의 말에 묘하게 강렬한 힘을 얻었어. 어쩌면 나를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그렇게 말하는 데에는 답이 있을 거라고 믿고 싶었을지도 모르지. 그래서 이따금 그 말을 믿어보기로 했단다.
그 이후로 포기를 멀리하고 머리를 써. 뇌가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내가 할 수 있는 최대치를 생각했어. 잠을 자지 못했고, 밥을 잘 먹지 못하고서 연락도 다 끊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다 보니 나는 왜 항상 나쁜 패만 뒤집어쓸까 하고 생각하던 비관들이 사라졌어. 지난 과거의 무를 수 없는 일들은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결국 나에게 일어날 일들��었고, 그걸 견뎌내는 것이 나에게 주어진 숙제였겠지.
바다야, 삶의 순리대로 내가 흘러갈 수 없다면 나는 내 편안한 마음이 더 낫다고 생각하며 금세 돌아갈 거야. 나는 마음이 편해. 결혼하지 않아도 자유로울 것이고, 예쁘지 않아도 만족할 테고. 내 과거에 어떤 아픔이 있었던 간에 나는 이겨내고 편안한 사람이 될 거야. 나는 나라는 우주를 믿으니까.
그러니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너에게도 많은 희망이 분명 있을 거야. 나보다 더 잠재적이고 화려한 희망 같은 거 말이야.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게 될지 아무도 점지하지 못했더라도 나는 너 안에 네가 가진 우주가 다 편안하게 만들 것이라고 믿어. 네가 믿지 않더라도 내가 너의 우주를 믿을게
그렇게 한 계절 한 계절, 나이를 지금보다 더 먹게 되면 우리가 잘했다고 웃게 될 거야.
누구보다 더 항상 네 행복을 바라. 편안한 행복을 말이야.
언제가 될 진 모를 기약없는 그런 날을 위해 나도 그때까지 열심히 살아볼게. 너도 잘 살아가는거야.
내 답장을 기다렸을지 모르겠지만, 너에게 꼭 하고 싶었던 말이었나 봐. 마음 속에 담아두었던 이야길 하고 나니까 불안함도 잠시 나아진 기분이야. 자주 오는 카페에 앉아 두번째 커피를 시키면서 너에게 편지를 써. 거기도 밤이 늦게 찾아오는지, 변한 건 없을 지 궁금한게 많지만 이만 줄일게. 안녕!
P.s 아, 나는 프라하에서 베를린으로 도망쳐 왔어. 곧 여름이 오니까 말이야.
그리고 정말 마지막으로 생일 축하해! 이 말이 너무 늦어서 미안해. 한국에 가서 우리가 만나게 된다면 그간 못챙겼던 몇 해의 생일을 기념하며 케이크와 맥주를 마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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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댁 딸기 식기세트를 호시탐탐 노린지 오래 되었다 몇 년 전에 비혼하겠다는 마음이 엄청 강했음에도 결혼하면 새 거 사드릴테니 이거 꼭 저 주셔야해요 했던 말을 기억 못 하시는 것 같지만
할머니댁은 너무 넓지도 좁지도 적당하고 볕도 잘 들어서 언제 한 번 얹혀 살까 고민하곤 했다 이번엔 여기서 촬영할만한 거 없을까 그 생각을 했다 세팅은 전날부터 와서 해야겠군 하며 미친놈.
할머니댁 3층 계단 오르면서 엘레베이터 없는 7층이 가능할지도 했었는데 이번에 5층 집에서 촬영하다가 넌덜머리가 났다 7층 판타지여
할머니댁에서 어른들의 저마다 결혼하지 말았어야했어 따위의 농담이 오갈 때 이모께서 그럼 쟤(나)같은 딸이 못 나왔지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엄마가 너무 굳건히도 얘는 그냥 내 딸이야 완전 이라고 하셔서 내가 그동안 뭘 잘했지 뭘 안 밉보였지 의아했다
할머니댁에서 내가 여러 어른들께 예쁨 받는 것으로 엄마가 성취감을 느끼고 자존감이 올라가시는 듯 하다
할머니댁에서 조카들에게 가지는 이슈는 그들의 애인과 그 관계인데 듣는 나도 신기하고 재밌긴 했다 여기서 나는 정말 별 말 안 하고 어른들도 정말 별 거 묻지 않으신다 다년간 연애에 관심 없는 척했던 나의 빌드업이 성공했다고 느꼈던 순간 ◜◡◝ 사촌 오빠가 둘 있는데 둘 다 4살 연상의 여성과 만나고 있단다 그래서 삼촌은 내게 4살 연하의 남성을 만나라는 미션을 주셨다 그럼 뭔가 완성된다며 이모들은 쟨 연상 만나서 예쁨 받아야한다고 그냥 누구든요…
할머니댁에서 막판 할머니의 성인 개그 전반전을 놓쳐서 속상했다 웃기지만 당황한 감이 큰 어른들이 도대체 누가 몰래 할머니에게 술 먹였냐는 말로(안 드심) 대충 엔딩을 지어서 아쉬운 맘이었다 한 이야기는 잘 들어서 철이 만나면 꼭 해주어야지 싶었다 근데 내가 하면 안 웃길 것 같애
… 임영웅이랑 작업해서 어깨 천장에 닿은 채로 명절 맞이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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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최저 물가 미얀마 입국기 ? 어쩐지 임세령이 이정재와 10년 동안 연애했지만 결혼하지 않는 이유가 있었네요. 그녀의 딸 이원주는 가장 큰 걸림돌입니다! 의사들이 밤에 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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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전임신, 혼전동거 어떻게 봐야할까?>
질문1) 미혼모 일 때도 이렇게 태어난 아이가
일단은 아빠에게 가는 것이 제일 좋다고 봐야 합니까?
답변)보내는 것이 맞습니다.
아빠가 걷어 준다면 아빠에게 보내는 것이 맞습니다.
그런데 아빠가 걷어주지 않을때 이때는 엄마가 걷어
주는 것이 최고 입니다.
그리고 엄마가 걷어 주지 않으면
사회에 보내는 것이 좋습니다.
순서가~
그런데 아빠가 키울 것이라고 했는데 내가 키울거다" 이러고 뺏어 온다면 이것이 잘못된다.
이럴땐 아빠에게 보내고 항상 커가는 것을
뒤에서 보면서 언젠가 내가 뒤에서 도와줄 일이 있다면 이것을 위해 나를 갖추고,
내 힘을 키우고 이런 것을 해야한다.
자식을 키우는 것은
너가 생각만 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깊이 생각해야 한다.
자식문제는 ~
자식이 이렇게 되었을 때 내 욕심으로 하지말고
다음에 일어날 일을 내가 준비해야 한다.
그러면 이것이 사회에
큰 힘으로 작용해서 내가 사회에 도움을 주면
도움이 된 사회의 빛이 내 자식 또래의
모든 청소년들에게 갈 것인데,
이 공덕이 너의 자식에게 돌아가는 것이다.
>>>>>>>>>>>>>>>>>>>>>>>
이제 한차원 높여서 이 세상을 볼 줄 알아야 한다.
그래서 우리 지식인들은
내 자식에게 얽메이지 않아야 한다.
사회를 빛내는데
실력을 행사해서 사회를 빛내야 한다.
사회에서 빛내면 이 것이 내 자식에게 도움이 된다.
그러면 내 자식에게만 도움되는 것이 아니라
그 층의 아이들에게 같이 도움이 되는 것이다.
그 공덕이 여기에 미쳐서
사회는 엄청나게 맑아 집니다.
그래서 부모님이
사회에 빛나는 일을 하는 것을 보며 자랑스러워하고, 이것이 공이 들어가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부모님을 받들고 존경을 하니까,
그들 자식이 또 사회에 큰 영향을 줄 일을 하는 것이고,
그래서 사회는 맑아지는 것이다.
즉 부전자전, 모전자전이 되고,
이렇게 해서 내려가는 것이다.
한차원 업그레이드 시켜서 사회를 바라 봐야지
과거에 것을 자꾸 답습을 한다면 우리에게 자료일 뿐이다.
과거에 것은 자료일 뿐이고,
미래를 열어가는데 답습되어서는 안되는 것이다.
그래야지 과거에 선배들의 공을 흡수해서
우리가 빛을 내어 주는 것이 된다.
그러면 그분들이 천당에 갈 수 있는 것이다.
우리 부모님이 잘못한 것을
거름 삼아서 자료 삼아서 빛나게 행을 할 때
우리 부모님들이 잘못한 것이 공이되고,
이분들이 해탈 할 수있는 길을 열어 주는 것이다.
>>>>>>>>>>>>>>>>>>>>
질문2) 그러면 동거와
혼전임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요?
동거가 나쁜 것이 아니고
이 나라의 사정을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에 우리는 손만 잡아도. 남녀칠세부동석이라 했다. 그래서 손만 잡아도 전기가 통한 것이다.
그런데 요즘 손 잡으면 찌릿 찌릿한 것이 있나요?
이런 시대는 지나간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만나서 좋으면
다른 방법이 없으니까, 만났다고 해서
바로 결혼할 수 없잖아요?
그래서 지내보는 것입니다.
지내 보는데~
결혼하지 않았을 때 동거해서 티격태격하는데,
티격태격 할 것 같으면 결혼 않하는 것이 맞다.
그러면 티격태격할 것은 동거하다가 걸러낸다.
우리가 육신을 섞고, 성교제를 했다고
이것이 문제가 아니고, 같이 있어 보니까 장단점이
나와서 가려내는 것이다.
우리 애들이 같이 살기는 해도
"성교제는 안 한다"라고 이렇게 지켜내는 애들도 있다. 우리 애들을 얕보면 안되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장단점을 걸러내고 내가 다시 살 사람을 찾기도 한다.
그래서 무조건 이것을 나쁘게 보면 안된다.
>>>>>>>>>>>>>>>>>>>>>>>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싸웠는데 헤어졌어?!
그러면 이제는 어떻게 할 건데?
이럴 때 동거라도 시켜보고, 결혼을 시킬 걸~
이렇게 되는 것이거든!!
이사회가 전부다 헤어지는 시대이다.
이런식으로 간다면~
지금 몇프로 헤어 집니까?
아마 70% 가까워 졌을 겁니다?
만나면 헤어져?
"아닌데요!"라고 한다면 10년 주기로 봤나?
20년 주기로 봤냐?
이것을 이야기 하는데~
주기를 정확하게 이야기 한다면 70% 가는 것이다.
이제 앞으로 더 간다. 80%, 90% 가는 것이다.
사회에 일어나는 환경에
무조건 '아니다' 라고 잣대를 갖다 대지 말아야 한다.
우리 젊은이들이 지금 일어나는 풍토는
지금 사회를 이야기 하는 것이니까,
그아이를 막는다고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우리 어른들이
사회의 조건을 풀어나가는 일을 해야 한다.
그해야지만 이것이 정확하게 바르게 잡히는 것이다.
아이들이 중심을 잡고 분별을 해내고 이러는데
우리 어른들이 더 좋은 분별을 해서
결정을 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
그래서 결혼전에
동거한다고 해서 그것으로 나무라지 말아야 한다.
이것을 보고 이 사회를 어떻게 잡아 줄 것인가?
이것을 생각해야 한다.
유튜브 정법강의 588강 naya
https://youtu.be/2OvwoyfRzV8?si=dWf0eL0wCZeMj0AG
#혼전임신혼전동거
#유튜브 #정법강의588 #천공스승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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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평생 홀로 내 방에 앉아 지냈다. ‘왜 결혼하지 않나요? 왜 아이를 낳지 않나요?’라는 질문으로 누구에게도 시달림을 당하지 않았고, 누구를 귀찮게 하지도 않았다. 그런 질문을 하는 것은 교양 있는 짓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의 자유를 간섭하는 일이다.
사람들은 대부분 아내나 남편, 그리고 자식들과 함께 살아간다. 새로운 식구들이 생길 때마다 점점 더 많이 방해를 받게 되고, 사람들은 점점 더 예민함을 잃어간다. 들으려 하지 않고, 보려고 하지 않고, 냄새 맡으려 하지 않고, 맛보려 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평소에 자신의 감각을 전부 사용하지 않는다. 그래서 처음 사랑에 빠지게 되면 상대방의 얼굴이 빛나는 듯 보인다. 그의 걸음걸이는 신선해서 춤추는 것 같고, 넥타이는 반듯하게 매어져 있고, 옷은 말끔하게 다림질되어 있다. 굉장한 일이 일어난다.
그러나 그 일은 오래가지 않는다. 몇 주일 안에 똑같은 지루함이 자리를 잡는다. 먼지가 내려앉은 것이 보이기 시작한다. 빛은 사라지고, 그는 춤추는 게 아니라 비틀거리며 걷는다.
꽃은 여전히 활짝 피어있으나 그 속에는 어떤 아름다움도 찾아낼 수 없다. 별은 여전히 우리를 유혹하지만 우리는 하늘을 쳐다볼 생각도 하지 않는다.
하늘을 보지 않고 지내는 사람들은 수없이 많다. 사람들의 눈은 마치 하늘에서 별이 쏟아져 내려올까봐 두려운 것처럼 땅에 고정되어 있다. 별이 떠 있는 밤하늘 아래서 잠들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대부분 광활한 어둠과 고독을 두려워한다.
결혼이나 사랑으로 시달림을 당하지 않고 홀로 지낸다면 수없이 많은 사람이 내면으로 깊이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결혼하면 그런 일은 일어날 수 없다. 독신으로 돌아갈 수 없다.
사실 사람들은 감옥에 너무나 익숙해진 나머지 그곳을 떠날 수 없다. 감옥은 불행할지 모르지만, 안전하며 아늑하다. 담요에 곰팡이가 필지라도 한 침대 안에 있는 한 혼자서 불행한 것은 아니다. 불행은 함께 나눌 수 있다. 감옥은 서로를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사랑은 자유를 주는 것이어야 한다. 새로운 쇠사슬로 얽어매지 말라. 더 높이 날아오르도록 날개를 달아주어야 한다.
- 오쇼의 <사랑이란 무엇인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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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의 편지
예전에 올리셨던 글 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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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사랑합니다.
당신의 회갑을 축하드립니다.
우리들이 결혼한지도 벌써 32년이 넘었네요.
당신을 처음 만났던 건 지금부터 35년 전인 1978년 9월 어느 날이었던 것 같습니다.
내가 한일공업노조분회장 직무대리가 되어 금속노조 영등포지역지부 사무실에 갔을 때였습니다.
당신도 그 때 세진전자 노조분회장으로 된지 얼마 지나지 않은 때였나 봅니다.
나는 지녁지부 청년부장이 되었고, 당신은 나보다 먼저 지역지부부녀부장이 되어있었지요.
그렇게 우리는 지역노조활동을 통해서 만났습니다.
어느 눈이 많이 오는 겨울날 “결혼할 사람 없으면 나와 결혼하지”고 제안했지만 당신은 “결혼할 생각, 해보지 않았다.”며 잘랐습니다. 나는 그 말에 자존심이 상했지요.
해가 바뀌고 1980년 봄 노총 민주화를 위해 남서울지역지부와 여의도 노총에서 함께 철야농성을 했습니다. 그 때문에 우리 둘은 모두 노총정화조치 대상자가 되어 노조분회장에서 강제사퇴 됐습니다.
나는 회사에서도 해고되고, 계엄당국에 의해 삼청교육대상자로 수배되어 쫓겨 다니는 신세가 됐습니다.
친구들 신혼집으로 피해다니다가 막다른 길에 다다랐을 때, 처제와 처남이 함께 자취하며 빵집을 하던 마포 제과점 다락방에 몇 달을 숨어서 무사하게 계엄해제를 맞이할 수 있었습니다.
여보 고마워요.
우리가 한달수 장로님의 각별한 배려로 봉천중앙교회교육관에서 청첩장도 없이 결혼식을 올릴 때, 당신은 웨딩드레스도 안 입었지요. 우리들의 하객을 봉천사거리에 대기하고 있던 닭장차 속의 전경들이 가장 많았지요.
동주를 낳고 당신이 세진전자를 그만두고 내가 하던 대학서점 운영을 맡으면서 당신은 우리 집의 가작ㅇ이 되었습니다. 가장으로 서점을 운영하며, 동주를 혼자서 키우며, 나의 옥바라지, 우리 운동가들의 옥바라지까지 다 해냈습니다.
나와 함께 성원제강 노조결성 지원시위에 갔다가 우리 부부가 함께 남부경찰서 유치장에서 열흘간이나 구류를 살기도 했습니다. 그 때는 처제들이 동주를 돌봐줬습니다.
고문 당해 만신창이가 된 나를 찾아 보안사비밀분실로 경찰서 유치장으로 물어물어 찾아왔습니다. 서울 구치소, 안양 교도소, 목포 교도소, 광주 교도소. 아무도 찾지않는 감옥까지 면회 왔습니다.
어린 동주를 데리고 면회 왔을 때 나는 사랑하는 동주에게 아무 것도 해 줄 수 없었습니다. 동주야, 미안해.
감옥 속 캄캄한 중구금실에서 포승에 묶여 있을 때도 당신은 나를 찾아왔습니다. 그 멀리까지 와서 면회조차 거절당할 술 알면서도 당신은 나를 찾아왔습니다. 면회금지조치로 당신을 만날 수 없었지만, 당신이 그 먼 교도소 바깥까지 찾아왔다는 귀뜸을 교도관으로부터 듣고 나는 갑자기 살아야겠다는 희망을 가지게 됐습니다. 당신은 교도소 담장 너머까지 당신의 따스한 사랑을 나에게 전해 주었습니다. 캄캄한 어둠 속에 묶여 있던 나에게 당신은 희망이었습니다.
여보, 설란영 동지 감사합니다.
늘 수배자로, 수감자로, 실업자로, 운동권으로 살아온 15년 동안 당신은 잘도 견뎌냈습니다.
1994년 민자당에 입당하며 우리들의 오랜 동지들로부터 ‘배신자’라 욕을 먹을 때마다 당신이 얼만나 상처 받았을지 생각하면 미안합니다. 그러나 당신은 언제나 나를 믿고 함께해줬습니다.
부천 소사에서 당신이 없었다면 내가 어떻게 국회의원이 될 수 있었겠습니까?
어떻게 도지사가 될 수 있었겠습니까?
그러나 당신은 언제나 나에게 제 1 야당 당수였습니다. 당신은 늘 나에게 ‘조심을 잊지 말라. 은혜를 잊지 말라. 겸손하라’ 나를 흔들어 깨워줍니다.
여보, 세월이 많이 흘렀구려.
손주만 좋아하지 말고 나도 더 사랑해줘요.
설란영씨! 난 당신이 점점 더 좋아지는 걸 어떡해요.
2013.11.24.
당신을 사랑하는 남편 김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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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로 돌아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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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루천옌(隐入尘烟·Return to Dust; 먼지로 돌아가다)>은 리뤼준 감독 및 각본의 2022년작 중국 영화이다.
중국 서북부의 어느 한 농촌, 마유톄는 재산이라고는 당나귀 1마리와 누군가가 버리고 간 빈집 하나뿐인 가난한 농부다. 중국의 계획생육정책과 극심한 남녀 성비 불균형으로 인해 농촌엔 여자가 매우 귀했고, 그로 인해 마유톄 또한 결혼하지 못한 채 노총각으로 늙어가고 있다.
어느날 유톄는 결혼시장에서 생식기에 장애가 있어 출산도 불가능하고, 남의 도움 없이는 대소변도 가릴 수가 없어 아무도 데려가지 않는 여성 구이잉을 200위안의 지참금을 주고 사오게 된다.
헐값에 팔려온 결혼생활이었기에 구이잉은 좀처럼 유톄에게 마음을 열지 않지만, 점차 남편 유톄가 극진하게 자신을 보살펴주며 다정함을 보여주자 마음을 열게 되고, 가난하고 힘든 생활 속에서 둘은 흙집을 짓고 서로를 의지하며 소박하게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날 구이잉은 밭일을 하던 유톄를 찾아가던 중, 실수로 물에 빠져 익사하고 만다.
유톄의 형은 흙집을 허는 대신 재개발 아파트를 살 수 있게 남동생에게 명의를 빌려달라고 한다. 유톄는 곡식도, 돈도, 당나귀도 정리한 뒤 마지막 남은 달걀을 먹곤 눕는다. 유톄가 자살했음을 암시하는 농약병 위로 "2011년 겨울, 남주인공은 정부와 열성적인 마을 사람들의 도움으로 새로운 집으로 이사하여 새로운 삶을 살았다"는 자막과 함께 영화는 끝난다.
끝만 보면 주인공이 자살한 것이 아닌, 모든 것을 정리하고 새로운 집에 이사하여 새로운 삶을 살았다는 해피엔딩인 것 같은 자막이나, 주인공인 유톄의 행동은 새출발이라기 보단 자살한 것으로 보이는 장면이 끝나고 나온 자막이라서,
실상은 정부와 사람들의 외면 속에 유톄와 같은 농촌의 남자들이 장가도 못가고 재산도 모으지 못하다가 어렵사리 결혼했으나 아내가 사고로 죽고 남편도 자살해서 매장되기에 유톄가 묻힌 곳이 새로운 집이고,
새로운 삶을 살았다는 것은 죽은 뒤의 삶을 역설적으로 풍자한 자막이다.
즉, 중국 정부와 국민들의 외면 속에 농촌에서 가난하고 병든 남녀들이 제대로 결혼도 하지 못하고 비참한 삶을 살아간다는 것.
개봉 2달이 지난 시점에서 이미 동영상 스트리밍(OTT) 플랫폼에 영화가 올라오긴 했었으나, 흥행 추이 등을 보아 배급사는 9월 말까지 이 영화를 상영하려 했었다.
그러나 9월 12일, 돌연히 전국 영화관에서 상영을 종영한 데 이어, 26일에는 아이치이, 텐센트, 유쿠 등의 OTT 플랫폼에서조차 영화가 사라진 것으로 나타나 온라인에서조차 영화를 볼 수 없게 되었다.
국내에서도 본래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초청해 아시아 영화의 창 부문에서 '흙으로 돌아가다'라는 제목으로 상영하려 했으나, 검열 사건 이후로 상영이 취소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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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이 이제 자니까 제가 일본 밤의 문화를 소개하고 싶어서 오늘 신주쿠에 왔다"며 신주쿠의 한 골목을 구경했다. 그는 "여기가 좀 상태 안 좋은 사람도 많고 술에 취한 사람도 많으니까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또한 일본인들이 한국어로 말하는 자신을 쳐다보자 "예뻐서 그런가?"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사유리는 친구들과 술 한 잔을 하고 나왔다. 이때 한 외국인이 "어디 가냐", "일본인이냐"며 영어로 말을 걸어왔다.이에 사유리는 "한국인"이라며 급히 자리를 피했다. 사유리는 "(애 엄마인데) 헌팅 당했다. 한국인 아닌데 한국인이라 했다"며 웃었다.한편 사유리는 지난 2020년 11월 결혼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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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안 하면 이렇게 돼요? 유튜버 신아로미의 반박 영상이 화제!
결혼 안 하면 이렇게 돼요? 유튜버 신아로미의 반박 영상이 화제! #비혼유튜버 #신아로미 #결혼비판 #명절혼자보내기 #결혼풍자 #혼자사는법 구독자 20만 명을 보유한 30대 유튜버 **신아로미(37)**가 최근 “결혼 못하면 명절에 이렇게 됨”이라는 풍자 영상을 올���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겉으로는 혼자 명절을 보내는 외로운 모습을 연출하지만, 실제로는 결혼에 대한 비웃음을 담고 있어 주목받고 있습니다. 명절에 혼자? 사실은 풍자! 신아로미는 17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27초 분량의 숏폼 영상을 게시했습니다. 영상은 **”불행하고 비참함 주의”**라는 자막으로 시작되며, 그녀가 명절에 혼자 있는 듯한 장면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그녀는 실제로는 **”혼자 잘 사는 것”**을 강조하며, 결혼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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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한 말, 필요한 말, 친절한 말!(2354)
종교적 성향은 바꾸기 어렵고, 정치적 성향도 쉽게 바뀌지 않는다. 그저 서로 인정해주지 않으면 큰 갈등으로 번진다. 그럼에도 성향이 다른 가족을 툭툭 건드리는 것은 상대를 무시하는 것일까, 싸우자는 것일까. 문득문득 묻게 된다. 말이 소통수단이기는 한 걸까? 때로는 독백이고, 때로는 협박이고, 때로는 갈등의 주범이고, 때로는 소음인데. 물론 말로써 분위기를 이끌어가는 사람이 분명히 있다. 그런데 그것은 말의 힘이라기보다 인격의 힘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덕이 되지 않는 말들이 있다. 입시를 앞둔 학생들에게 공부는 잘하느냐고 묻는 말, 취업에 애쓰는 젊은이들에게 취업을 걱정하는 말, 결혼하지 않는 젊은이에게 결혼의 말, 결혼한 부부에게 왜 아이를 낳지 않느냐며 종용하는 말, 남의 종교적 성향을 깎아내리며 자신의 종교적 성향을 강요하는 말, 자신의 정치적 성향으로 타인의 정치적 성향을 비난하는 말, 말들! 사실 우리도 그런 시간들을 거쳐 오지 않았는가. 가족의 관심이 부담이 되고, 관심도 없는 가족의 관심이 상처가 됐던 나날들 말이다. 가족이라고 모인 모임에서 오히려 소외감을 느껴 도망가고 싶었던 시간들을 돌이켜보면 거기, 내 낮아진 자존감이 원인인 적도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그 불편한 관심이나 질문에 얼버무리거나 무시하며 지나갔던 것은 선을 넘는 가족들의 무례에 대응하는 최선의 예의이기도 했던 것 같다. 아마 그들이 그렇게 생각 없는 질문으로 관심을 보였던 것은 침묵을 견디지 못하는 그들의 성향 때문이기도 했을 것이다. 우리도 그랬고, 그랬을 것이다. 그냥 진학이나 취업을 했다고 하면 축하해주고, 결혼할 상대가 생겼다고 하면 그때 기쁘게 관심을 가져주고, 임신했다고 하면 축복해주면 된다. 먼저 이야기하지 않는 것을 굳이 캐묻는 것은 천박한 관심이 되기 쉽다. 선을 넘는 것이다. ‘법구경’에 나오는 수구섭의(守口攝意)라는 말이 있다. 입을 지키고 뜻을 거두라는 말이다. 반사적으로 튀어나오려고 하는 말을 삼켜 입을 지키는 일이 수행의 기본이라는 뜻일 것이다. 말이 많아 탈을 만드는 일을 경계한 것은 어느 문화권이나 공통적이었던 가르침이었던 것 같다. ‘탈무드’는 입을 열고자 할 때 통과해야 하는 3개의 황금문을 가르친다. ��� 번째 황금문은 하고자 하는 말이 진실의 말인가, 하는 것이다. 진실의 말이라고 다 덕이 되는 것이 아니니 통과해야 하는 두 번째 문이 있다. 그 진실한 말이 이 상황에서 필요한 말인가, 하는 것. 필요한 말이 아니면 진실의 말도 돼지에게 던진 진주가 된다. 그리고 나서도 통과해야 하는 셋째 문이 있다, 친절한 말인가, 하는 것이다. 필요한 말이고 진실한 말이어도 친절하지 않으면 상처가 되는 경우가 종종 있으니. 이래저래 말이 힘들다. 그래서 최고는 침묵이라 하나 보다. 9/8/24/hwanshikkim.tumblr.com/arch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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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에 물을 부어버린다면? 어쩐지 임세령이 이정재와 10년 동안 연애했지만 결혼하지 않는 이유가 있었네요. 그녀의 딸 이원주는 가장 큰 걸림돌입니다! 의사들이 밤에 라면먹는 비법 4가지 #건강 #다이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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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여자와 결혼하지 마라
아주 조금이라도 페미기 있는 여자 -> 전부 다 그런건 아닌데 페미기가 있으면 근거와 논리로 대화하는 것을 거부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폭력을 행사하는 여자 -> 당연히 절대 안된다. 특히 한국에서 남자한테 정당방위란 없다. 그냥 당할 뿐이다. 상식이 부족한 여자 -> 종종 대화가 끊기는 것도 물론이고 그냥 정내미가 떨어진다 다툼 중에 부모, 가정환경 탓을 하는 여자 -> 남자가 뭘 잘못하면 그걸 부모의 자녀교���, 가정환경 탓을 한다. 설령 그게 맞다고 하더라도 다툼중에 해서는 안되는 말 같다 다툼 중에 다른 남자, 커플이랑 비교하는 여자 -> 이 역시 다툼 중에 해서는 안되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감정적인 여자 -> 여자는 애초에 감정적이고, 남자는 이성적인 편이다. 그 중에서도 감정적인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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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나 시간 돼!', '축하해!'
라는 손절 한 인간들의 속이 너무 보이는 거지. 쿨하지 못해, 인간들이. 연예인 결혼식에 와서 누구라도 친해지면 네 앞날이 갑자기 창창해지고 그럴 것 같냐? 아님 나랑 다시 친해지면 내가 너희 위해 뭐라도 해줄 것 같냐? 아님 인생에 한 번이라도 연예인 결혼식에는 와봤으면 ���겠냐?
몇 년간 연락도 안 하고 자기들이 열등감 넘쳐 나 피해놓고 내 욕 겁나 하고 내가 결혼하지 않도록 열심히 소망했던 인간들이 축복은 왜 해, 이것들아. 내가 너희가 그러고 있었다는 걸 모를 정도로 눈치가 없을 거라고 생각하냐?
난 하객 모으려고, 지금까지 나 싫어했던 인간들을 다시 모을 일 없습니다. 이런 식으로 생각은 안 해봤는데 하객이 적을 걱정을 왜 하고ㅠ 너희 인생에 결혼했고, 결혼할 하객 수랑 비교는 될까? 너희는 여기를 아직까지 들락거리는구나... 난 결론을 내렸어... 이건 사랑이야... 아, 설마 지금은 자길 대놓고 언급할까 봐 조마조마해서 오는 거니? 그럼 코미디고ㅠ
내가 한 명 한 명 다 따지기엔 그 수가 워낙 많아 여기에 공지 비슷하게 하는 거다. 그리고 내가 따지고 들어가면 "왜 과민반응해? 난 진짜 축하해주고 싶어서 그랬던 건데."라고 날 이상한 사람 취급할 게 뻔해서. 제발 설치고 다니지 좀 말아라. 갑자기 카톡으로 친한 척하고 DM 보내고 전화하고 이런 거 사절이라고. 전 저한테 소중한 사람에게만 청첩장 줄 겁니다. 날 대놓고 싫어했던 사람들에겐 나도 대놓고 무시했기 때문에 내가 '체면을 위해서라도' 그쪽들한테 청첩장 줄 거라는 욕심은 애초에 내지 마시고요.
날 싫어하는 인간들 얘기는 웬만하면 여기에 안 꺼내려고 한다. 그 설치는 꼴이 너무 보기 싫어서!!!!! 무식한 것엔 한계가 없다는 지점을 확인받는 게 너무 괴로워서!!!! 근데 꼭 해야 할 말 있어서 조금이라도 언급하면 이렇게 나대주시니까ㅠㅠ 좀 짜져서 살아라. 그 무식함이 나에게만 보이겠니? 너만 안 들킨다고 생각하지, 다 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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