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병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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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영혼은 허공의 어딘가에 갈고리를 걸고
매일 무언가를 상실해간다는 사실에 쓰러지지 않도록
꽉 우리를 잡고 있는 걸지도
그래서 하나의 존재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영혼이라는 게
빠져나갔는데도 육신은 더 무거워졌다고 생각하는 거지
째삣한 바늘 하나와 사람 목숨 하나가 치환된다는 궁핍한 허무와
찰나를 스친 사람 하나가 내 마음의 반절 이상을 차지해버리는 대단한 풍요가
공존하는 삶을 살아간다는 건
너무 우스운 일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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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ank you for tagging me.
Last song: See You Soon by Coldplay.
Favorite color: Navy blue, black.
Currently watching: Nothing.. 🥲
Last movie: I can’t remember..
Sweet, savory or sour: Sweet..
Currently reading: <파과> by 구병모 작가님, <혼모노> by 성해나 작가님.. and so many more.
Current obsession: Tea and coffee.
Currently working on: University exam preparation..?
@sonnet18s 👀..
People I want to get to know better tag game
Tagged by @lmx-v3point3 (YAY !!)
Last song: When the world ends, by madilyn mei
Favorite color(s): Greay (I have my reasons)
Currently watching: ...nothing...
Last movie: xmen !!
Sweet, savory, or sour: Right now? sour :)
Currently reading: Everything You Ever Wanted by Luiza Sauma
Current obsession: Jesters of Ravenloft, Canada by Night, my girlfriend, Pippin the musical, a handful of video games!!
Currently working on: PUBLISHING AN OFFICIAL DREAD STORY! (stay tuned :3)
Tagging (but only if you would like to!) - @notableflowerbiter @childofthestars111 @smokeysayshelp @clowndeery @yellows-secret-b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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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는 정말 이런 일이 있으려야 있을 수도 없겠지만, 또 다시 물에 빠진다면 인어 왕자를 두 번 만나는 행운이란 없을 테니 열심히 두 팔을 휘저어 나갈 거예요. 헤엄쳐야지 별 수 있나요. 어쩌면 세상은 그 자체로 바닥없는 물이기도 하고.
아가미 - 구병모 (20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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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과” 구병모
파과は破果を意味する。65歳の女性 ’仕事人’ 조각(爪角)が主人公。体力と記憶力の衰えを痛感しながら、エージェンシーとこの業界に迷惑をかけないうちに引退しようかと考えながら、老犬と暮らしていた。読みながらやっぱ映画 "John Wick" を思い出した。この本では主人公が何故この業界に入ったかと言うのも描いていてそれが韓国の現代史を軽く振り返るものにもなっていてよかった。ただ、文章が、見たままなり考えたままなりをズラーーーーーっと書いていて、それがちょっと読みづらかった。けど、これが主人公の頭の中なんだろうなとおもしろかった。で、知らない単語が満載だった(涙)。勉強にはなった。
クライマックスの死闘、凄かったなぁ。同じプロでも格が違うのか。これ、映像化して欲しいな。年配の女優さんがどこまで조각の身体能力をどこまで演じられるかが鍵になるが、巧みなカメラワークとスタントダブルでごまかされたら食傷だし、もしそうしか出来ないなら実写化はやめて欲しいな。しかし、映像化したものを是非見て見たいと思いました。
エピローグ(と章立てはしてないが)で作者、読み手に安堵感を与えてくれた。このエピソードは조각が引退したことを示唆するものだろう。私は物語が終わった後の登場人物たちについてあまり考えないので、これも別にどうでもいいんだけど、仕事はこのまま続けるんじゃないかなと思った。楽しく読みました。岩波書店の翻訳版を図書館で予約を入れたので、順番が回って来たら、翻訳版も読んでみようかなと思う。
題名の意味は、ちょっと調べたら、作家が冷蔵庫の中でダメにしてしまった果物を見てこの物語を思いついたところから来てるそうだ。物語の中にも桃を冷蔵庫に入れて忘れてしまって腐らせてしまうシーンがあるんだが、それからこの物語���生まれるとは、作家って凄いなと感嘆しましたです。この人の他の本も読んでみようかなと思ったりして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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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구두당/구병모/창비
동화의 냄새를 풍기지만, 이 책의 단편들은 모두 현실이다. 이 이야기가 잔혹하다고 느껴지는 이유는 아마, 우리가 지키고 싶었던 어린시절의 동화적인 것들이 모두 현실에 잡아먹혔기 때문일 것이다.
동화를 통해 배우고 혹은 가르쳤던 꿈과 희망 그리고 선과 악의 경계가 현실과 만나니 허무맹랑할 정도로 연약하고 흐릿하다. 우리가 선이라고 배운 것은 무엇이고, 악이라 배운 것은 무엇인가?
이야기가 원형을 중심으로 계속 변하듯 시대도 근본적인 것을 중심으로 계속 변한다. 우리가 지금의 현실에서 지우고 싶어 하는 것들은 분명하다. 내게 불편한 것들. 소수이며 약자의 이야기들. 어떤 색, 어떤 사람, 어떤 장면을 외면하고 지우려고 한다면 인정해야만 한다. 그 이야기는 누군가에겐, 어느 시대에선 잔혹하게 읽힐 것이고, 그 이야기를 만든 사람은 당신이라는 걸.
사람들은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고, 끝은 언제나 이야기를 쓴 사람의 허용 가능한 시간을 기준으로 한다. 그러나 무심한 시간은 계속되고, 이야기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도미노처럼 이어진다. 나도 그런 잔혹한 동화를 쓰고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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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병모, 「어디까지를 묻다」 중에서
저요? 지금요? 지금이야 뭐 꿈도 없고, 설령 있다 한들 어디 가서 있다고 말하면 고운 시선 못 받을 나이고. 꿈이 없다고 해서 현실이 있냐 하면 눈앞에 있기야 하지만 지금 같아선 없는 셈치고 싶을 뿐이고. 애인 없고 모아둔 돈 없고 가끔 소액 결제로 밀린 미드랑 애니메이션 시리즈를 몇 편씩 몰아보는 걸로나 기분 전환하고, 이튿날 빨간 눈을 비비면서 간신히 지각이나 면하는 일상에 대해 서라면, 뭐 저만 혼자 이리 볼품없이 살아가는 건 아닐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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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에 수놓은 이야기
구병모 / arte(아르테)

한동안 구병모 작가님의 책을 읽지 않고 있었는데 새로 신작이 나왔길래 냉큼 읽었다. 다 읽고 보니 내가 왜 구병모 작가님을 좋아했었는지 다시금 알 수 있었다. 그동안 왜 잊고 있었던 걸까. 나는 이런 걸 찾아 헤매고 있었는데. 처음 이 책이'문신'에 관한 이야기라는 걸 알았을 때는 호기심이 강하게 들었다.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궁금했다. 소설로서도 충분히 만족스러웠지만 시의성도 적절해 더 좋았다. 물론 구병모 작가님의 책이기에 환상적인 부분도 빠질 수 없을 것이다. 마지막 장면은 정말 이 책을 읽은 사람이라면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장면이다. 내가 영화감독이었다면 이 책을 영화로 만들어보고 싶었을 정도로. 한번 새겨진 상흔은 지워지지 않는다. 이 말의 의미를 나는 정말 누구보다도 잘 안다.지울래야 지울 수가 없는 기억. 평생 나와 함께할 상흔. 남에게 상흔을 남기면서 살고 싶지는 않다. 별이 가득 찬 하늘을 볼 때면 이 책이 생각날 것 같다. 시간이 지난 후 나는 어떤 것들을 새기며 살아가고 있을까.
˝실은 피부에 새겨진 건 자신의 심장에도 새겨지는 겁니다. 상흔처럼요. 몸에 입은 고통은 언제까지고 그 몸과 영혼을 떠나지 않고 맴돌아요. 아무리 잊은 것처럼 보이더라도 말이지요.˝
2020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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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송하님 성인이 되기 4달 남짓 남은 고등학생입니다. 송하님 게시글이나 텍스트를 보고 많은 것들을 얻게 되는 것 같아 챙겨 보고 있습니다. 수능 공부 때문에 바쁜 요즘 버스에서나 잠자기 전에 읽기 좋은 책 추천해주실 수 있나요?
저의 경우, 책상 앞에서 읽는 책과는 별개로 침대 머리 맡, 가방 속, 휴대폰 e-book에 인스턴트식 텍스트를 쟁여놓고 사는 편이라 몇 권 추천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구병모 단편집 ‘그것이 나만은 아니기를’어제 완독한 책인데 꽤 오랜만에 소재, 필력, 서사 뭐 하나 빠질 것 없이 마음에 꼭 들었습니다. 이 책을 읽고 같이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황정은 단편집 '계속해보겠습니다’이 책이 입맛에 맞으신다면 '파씨의 입문'까지 권해드립니다. 파씨의 입문은 비 오는 날 외출할 때 자주 들고 나가는 책입니다.
김경 '나는 항상 패배자에게 끌린다’이 책의 부제는 ‘내 취향대로 살며 사랑하고 배우는 법’옆에 두고 오래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꼭 추천했던 책입니다.
이 외에도 침대 머리 맡에는 롤랑 바르트의 '사랑의 단상’ 최영미 '시대의 우울’ 전혜린 에세이 '이 모든 괴로움을 또 다시' 들이나 김소연, 황혜경 시집들을 두고 좋아하는 페이지들을 찾아 읽는 편입니다.
제가 너무 늦게 답변드린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적어놓고 보니 해가 거듭될수록 새롭게 읽는 텍스트들은 늘어가는데 좋아하는 텍스트는 크게 변하지 않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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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키야 미우 | 김난주 옮김 | 70세 사망법안, 가결(왼쪽주머니,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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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고 홀린 듯 구매했던 《70세 사망법안, 가결》을 전자책으로 읽었습니다. 아, 답답하네요. 조남주 작가가 쓴 《82년생 김지영(민음사, 2016)》의 50대 여성판 아닐까 싶기도 했어요. 읽는 내내 한숨을 여러 번 쉬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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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과 뒤표지에 책 내용이 잘 드러나와 있어요. 이 책의 배경은 아주 가까운 미래인 2020년입니다. 2020년 일본에는 70세가 되면 30일 이내에 사망해야 한다는 법안이 가결돼요. 당연히 반응은 갈립니다. 해외에서도 비인권적인 법안이라고 비판하지만, 고령화에 시달리는 한국, 중국 같은 나라들은 일단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전하죠. 국민들의 반응도 가지각색입니다. 이 책의 주인공인 50대 여성 도요코는 말은 하지 못해도 찬성해요. 거동이 불편한 시어머니를 10년이 넘게 간병하고 있거든요. 이 법안이 시행될 경우, 도요코 또한 남은 인생은 15년에 불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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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대충 줄거리만 봐도 답답하다, 는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그 실상은 더욱 숨이 막힙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구병모 작가가 쓴 《네 이웃의 식탁(민음사, 2018)》도 떠오르는데요, 이유는 그 가정 안으로 들어가면 모두 각자의 숨막힐 사정을 갖고 있기 때문이죠. 도요코네 집안도 언뜻 보면 문제 없어 보여요. ���사 다니는 남편, 가정주부인 도요코, 좋은 대학 나온 아들, 알아서 먹고사는 딸까지. 하지만 이들이 이렇게 된 건 도요코 덕분이었죠. 도요코는 대학까지 나온 여성이지만, 시어머니 수발을 드느라 타인들에겐 필수품이 된 핸드폰조차 없습니다. 1층에 몸져 누운 시어머니는 낮이든 밤이든 어느 때고 며느리를 호출할 ‘벨'을 누르고요. 삼시세끼 다 차려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기저귀 갈기, 몸 닦아주기, 자다 깨서 수발 들기 등을 10년이 넘게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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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아들은 좋은 회사를 그만두고 구직활동을 하지만 3년간 백수로 지내게 됩니다. 거의 히키코모리처럼 살아가요. 남편은 70세 사망법안이 가결됐으니 회사를 그만두고 회사 동료와 세계여행을 떠난다고 하고요(환장할 노릇이죠). 도요코는 딸에게 함께 시어머니 수발을 들자고 했으나 딸은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딸도 화가 났죠. 왜 아들인 동생에게는 그렇게 하지 않느냐는 거였죠. 시누이들도 있지만 엄마를 거들떠 보지 않고요. 그들이 집에 들르는 이유는 엄마가 재산을 어떻게 분배할지 알려줄 때뿐입니다. 아, 답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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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코도 알아요. 누워 지내는 시어머니도 오죽 답답하겠냐고요. 그래서 버텼지만 지 혼자 세계여행을 떠나겠다는 남편이나 재산이나 탐내고 엄마는 돌보지 않는 시누이들이나 방에 틀어박혀 엄마가 해준 밥을 꼬박꼬박 챙겨먹는 아들이나 다 꼴도 보기 싫어집니다. 또 도요코가 어쩌다 만나게 된 동창의 모진 말도 자신의 상황을 더욱 돌아보게 만들었죠. 결국 도요코는 가출을 합니다. 이 법안이 통과됐으니 자신에게도 남은 생이 15년뿐인데 그중 2년(시어머니는 이미 여든이 넘었지만, 법안은 2년 후부터 시행되니 도요코는 2년을 버티면 되었습니다)을 이렇게 살 수는 없다는 생각, 대체 이런 가족을 가족이라 믿고 살아도 되나 하는 생각 등 다양한 생각을 했겠죠. 도요코는 찬장에 이사갈 집의 주소와 전화번호를 숨겨놓고 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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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집은 뒤집어졌어요. 사실 저는 이 광경이 제일 짜증났어요. 다들 서로에게 미루기 바빴으니까요. 히키코모리와 다를 바 없는 아들은 제일 먼저 누나에게 전화를 걸어요. 와서 할머니 좀 보라고요. 누나는 일도 하고 있는데 말이죠. 누나는 동생과 이야기를 좀 하다 전화를 끊어버려요. 여행 중인 아버지한테나 하라고, 네가 하면 되지 않냐고 얘기해봤자 자기가, 아버지가 어떠헥 하냐는 말만 돌아오니까요. 시누이들도 몇 시간 있다 가는 게 전부였어요. 이후에도 여러 이야기가 이어지고, 결과적으로는 도요코의 가출로 이 집안에는 크고 ���은 변화가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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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회에서 이 소설을 어떻게 받아들였을지 모르겠으나 저는 이 소설이 웬만한 사회과학서보다 더 현실과 맞닿아 있다고 생각했어요. 정말 현재 거의 모든 나라가 마주한 온갖 사회문제가 다 나옵니다. 청년실업, 그로 인한 히키코모리의 탄생, 고령화, 가계부담, 직원을 쥐어짜내는 블랙기업, 경력단절여성, 재취업 불가, 저평가되는 돌봄노동 및 가사노동, 빈부격차, 부와 빈의 대물림 등 많은 문제가 이 한 가족에서 드러나고 있어요. 그러니 읽는 독자는 답답할 수밖에 없습니다. 아마 작가의 의도도 그랬을 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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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읽었던 은모든 작가의 《안락(아르테, 2018)》도 생각이 났는데요. 이 책은 죽어야 하지만, 죽음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사회가 온다면 어떤 계층이, 어떤 성별이 더 많이 죽을지 생각해보게 됐어요. 또 정말로 70세 사망법안이 생겨난다면 저는 어떤 쪽일지요. 당연히 반대하겠지만, 마음속의 제 목소리는 다른 말을 할 수 ��을 거라고 생각해요. 아픈 할머니를 지켜봤을 때 저도 도요코 같은 마음이었거든요. 할머니의 푸르른 목을 보며 목을 조르기 쉽겠다는 생각도 해봤고 이렇게 사는 건 의미도 없지 않나 싶었고요. 저도 도요코처럼 남들에게 말은 못 해도 그 법안을 찬성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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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처음 접한 작가였지만 전작들을 보니 계속해서 비슷한 작품을 발표했던 것 같더라고요. 여성문제를 비롯한 사회문제를 작품에 녹여내는 분 같았습니다. 기회가 되면 다른 작품도 한 번 읽어보려해요.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주는 책이지만 흡인력이 꽤 있는 편이었거든요. 이 가족과 사회가 너무 답답했고, 전개에 비해 결말이 매우 이상적이라 좀 맥이 없을 정도라는 게 가장 큰 단점이지만, 답답함을 마주해야 덜 답답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할 수 있는 거 아니겠어요. 소설의 끝이라도 조금은 덜 현실적이어야 살아갈 수 있지 않겠어요.
알라딘 구매 링크: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6842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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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과 리얼리즘
구병모 [고의는 아니지만](민음사, 2021) 작가의 말에 의하면 “2009년에서 2011년 사이 발표한 단편소설을 묶어 출간한 소설집의 개정판을 10년 만에 내놓”은 책이다. 좋아하는 작가라 새로 발간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읽었다. 하지만, 재발간 된지도 1년이 넘었다. 모두 8편의 작품이 실렸는데, 이 중 맨 마지막 작품인 <어림 반 푼어치 학문의 힘>은 앞서 발간된 소설집에는 포함되지 않은, 새로이 실린 작품이라고 한다. 첫 작품 <마치………같은 이야기>는 비유가 사라진 도시에 대한 이야기다. ��인은 고향을 떠났다가 5년 만에 돌아왔는데, 그 동안 ‘미무르’라는 별명을 가진 인물이 시장으로 당선되었다. 이 시장은 도시에서 비유를 없앴는데, 정확한 언어 사용을 위한 조치라고 한다. 시인은 이에 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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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일곱 조각 - 은모든 지음/문학과지성사 “평행우주를 다 살아볼 수 없는 유한한 모두에게 전하는 응원” 구병모(소설가) 은모든이 선보이는 첫 연작소설집 “다시 태어나면”의 가능성,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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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이 핸들을 주먹으로 내리쳐서 정주는 반사적으로 배를 감쌌다. 아니 미안, 믿어, 믿는데…… 적신호에 걸리자 이완은 양손으로 제 머리를 쥐어뜯으며 핸들에 고개를 묻었다. 굳이 남들한테 그런 얘깃거리 제공할 필요 없잖아. 그래서 하는 얘기지. 이렇게 누구네 집 개 콧구멍 속까지 들여다보이는 마을만 아니라면 네가 뭘 해도 믿을 거고 찬성인데, 네 잘못 아니고…… 그 남자가 이상하다잖아. 괜히 함께 거론되면 싫잖아. 그렇지? 설득과 강요 사이 어디쯤 자리한 말투로 이완은 혼자 결론짓고, 신호를 받자마자 앞만 보고 운전하기 시작했다. 정주 입속에서는 밖으로 꺼내지 못한 한마디만이 올공거렸다. 이상한 사람 아닌데. 최 씨가 이상한 사람이라면 마찬가지로 밖에서 온 지 두 달밖에 안 된 자신은 얼마나 이상하게 보일지 정주는 짐작해보았다. 학교 선생님이라는 명확한 신분을 지닌 이완은, 자신의 몫이 아닌 일도 마다하지 않으며 어른들에게 인사성 밝은 이완은, 헌칠하고 호감 가는 인상의 이완은 경우가 좀 달랐다. 그러나 정주는 불어난 체중으로 턱이 두 겹 잡히고 잡티 가득한 얼굴에 늘 피로가 묻어 있었으며 결정적으로 일하지 않았다. 물론 밥과 빨래와 청소를 했고 자신은 목둘레가 늘어난 임부복만 걸친 채 이완이 밖에 입고 나갈 셔츠와 바지를 다리는 한편 부족하거나 소진된 살림을 살펴 채웠으며, 서울에 돌아가서 살 집을 마련하기 위해 십 원 단위까지 가계의 모난 부분을 두드려 맞추는 데 촉을 세웠다. 그러나 그중 어떤 것도 노동이 아니었다. 마을 사람들의 눈에는 그녀가 무언가를 끊임없이 사들이는 모습만 보였고, 외간남자와 한가로이 티타임을 즐기는 장면만 포착되었다. 그녀는 앞으로 자기가 이 마을에서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았다. 무얼 잘 해낸다는 건지도 사실 애매모호하다며, 비단 이번 일 때문이 아니라 이미 그런 뉘앙스를 담은 얘기를, 두 명의 친구와 각각 통화하며 토로한 적 있었다, 그것도 집 밖으로 목소리가 새어 골목길을 타고 올라갈까 저어하며 덧문까지 닫고서. 젖병 소독기를 보내준 서울 친구는 초등학생인 둘째 아이를 학원에 데리러 가는 길이라 하여 오래 전화를 붙들지는 않았으나, 정주 얘기를 듣고선 하이톤으로 웃으며 말하길, 아이고 난 네가 내려간다기에 이제 마냥 매실이랑 쌀로 술 빚어다 한잔 여유롭게 걸치고 밤이면 풀벌레 소리 들으며 잠들겠구나 싶어 부러웠는데! 했다. 그 목소리에 악의 없이 다만 무신경한 고소함……이라기엔 그녀가 생각보다 잘 지내지 못하는 모습에 안도하는 기색이 느껴졌으므로 정주는 일찌감치 전화를 끊었었다. 채소 상자를 보내온 친구는 네가 먼저 어른들께 싹싹하게 다가가서 그들과 섞이려 노력한 적 있느냐고, 사 년 뒤에 떠난다는 생각만 하지 않았느냐고 거의 책망하듯이 물었다. 정주는 이완의 부모에게 하려 해도 결코 쉽지 않은 일을 심지어 온 마을에다 대고 자신이 먼저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은 못해보았는데, 친구의 경우 정착해서 농사를 짓는다는 특수성 때문에 그래야 할 입장과 필요성이 충분히 있었으리라는 짐작이 갔으며, 마을 어른들이 정주 배 속의 고추 여부를 두고 참견하거나 이완의 과거를 캐거나 하는 일은 정주가 싹싹하게 군다고 사라질 성싶지 않았으므로 다소 울가망하여 통화를 마쳤었다.
한 아이에게 온 마을이 한정희와 나: 제17회 황순원문학상 수상작품집 구병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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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금 무엇을 중요하게 여겨야하는지를 생각하며 나에게 집중하며 살아보려고 할 때에 그것들을 가볍고 아주 무참하게 무너뜨리는 것들이 있다. 가족, 친구와 대화할 때도 이따금 그렇지만 무엇보다 사회 안에서 일어나는 사건과 법원의 판결, 모든 부당함을 마주할 때 느끼는 벽이 바로 그렇다. 그들은 언제나 우리의 바람을 고고히 비켜나간다. 나는 집에서조차 부당함을 느끼며 소리치다가 어느 날 뉴스를 보며 의욕을 잃는다. 영화 <거꾸로 가는 남자>의 마지막에서 느낀 절망과 다를바 없다. 영화를 보는 내내 통쾌했다면 그 통쾌함을 한 번에 없던 걸로 해버렸던 현실. 미투 운동으로 (미투 가해자가 아니라) '성폭력 가해자'들이 연이어 폭로될 때, 그 시점에 나는 우연히 강화길의 <다른 사람>을 읽고 있었다. 읽으면서 지금의 현실이구나 다를 바가 없구나 너무도 똑같구나 너무 똑같이 비통하구나 느꼈다. 그리고 곧바로 지금이란 건 없다고 다시 생각했다. 그건 지금 당장의 문제만이 아니었으니까. 분명하게 아주 오래 전부터 존재해온 문제들이고 지금이란 건 어느 시기에 어느 때에 붙여놓아도 지금. 그러니까 어느 순간에도 해당되는, 부분으로 볼 수 없는 시간들이었다. 곧 이 말은 앞으로도 지금과 같은 일이 계속�� 것이며 현재의 아픔들도 여전히 이어질 것이라는 이야기다. 그 사실이 몸서리치도록 싫지만 가만히 있어도 힘이 들지만, 그 때문에 우리는 몇 배로 더 힘을 내야하고 낼 것이다. 어떻게든 뒤로 걷지는 않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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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그는 줄곧 그런 세계에서 살아왔을 터였다. 자신이 서푼짜리 힘을 쥐었거나, 최소한 힘을 쥔 누군가에게 등을 비빌 수라도 있는 세계에서. 자신의 상식이 작용하지 않는 세계의 틈으로 내던져진 적 없는 사람이 보이게 마련인, 낙관적이고 나이브한 반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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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축을 잡아 당겨본 구두 역시 꿈쩍도 하지 않았고 표는 여전히 두 개의 달 위를 걷는 중이었다. 자신의 것 아닌 신에 발을 꿰기 전에는, 영원한 타인의 옷을 입어보기 전에는 결코 알 수 없었던 감각들이 표의 온몸을 타고 흘렀다. 그럼에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통증보다는 가려움에 가까운 무엇이었다.
-구병모, 하르피아이와 축제의 밤 234,23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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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그말리온 아이들- 구병모
최근들어 등장인물들을 더 잘 기억하고 책 내용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노트에 간단하게 인물들에 관한 정보를 적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들은 책을 읽고나서 이 책을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아차리던데 나는 잘 모르겠다. 그냥 내가 이런 느낌으로 느껴지는데.... 하지만 그러기엔 뭔가 부족한.., 굳이 큰 뜻이 있어야 하는 건 아니지만 그냥 기분이...
쨋든 이 책은 나한테 정말 소중에 내 메모장에 있는 BOOK에 있던 책이라 빌려왔었는데 빌리고 나니 구병모작가님의 책이었다.
구병모작가님 책은 처음인데 잘 읽은 거 같다.
그냥 내 개인적인 생각을 말하자면 이 책에서 하는 내용이 남자들이 하는 가스라이팅이랑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피그말리온 효과도 이 책을 통해 처음 들어보고 처음 뜻을 알 게 되었는데 비슷한 뜻이지만 피그말리온은 좋은 뜻으로 쓰인다는 게 조금은 놀라웠다. 놀라웠나?
근데 그냥 그게 그거...
피그말리온 효과도 그냥 좋게 말한거지 이 책에 나온 아이들한테는 그저 가스라이팅일뿐... 다 너희를 위한거야 라고 말하지만 결국은 지들을 위한
그리고 주인공이 너무 무력했다.
자기가 한 건 없고 자기 잘못도 그저 못본 척 회피하기만 하고 그저 한남... 자기가 누구를 구원해 줄 수 있다고 믿는 그저 그런 한남
결국 지가 한 건 없고 은휘의 도움을 받아 해경들의 도움을 받아 박선배의 도움을 받아 그 마저도 나중에는 귀찮다고 느끼게 만드는...
근데 딱히 느낀 점은 없었다.
그냥 재미있게 읽었다.
근데 뭐 꼭 책을 읽고 뭘 느껴야하나
책은 그냥 읽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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