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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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doje · 2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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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소각
어릴 때의 난 강아지가 좋았다. 거리를 지나는 애들을 보면 절로 미소가 지어질 만큼 그들의 모습은 마냥 귀여웠고, 사랑스러웠다. 좋아하는 마음이 어떤 생각까지 도달했냐면 갑자기 내 앞에 갈 곳 잃은 애가 날 보며 다가온다면 그냥 지나치지 말아야지.
그때 내 심정은 그랬다.
그렇지만 부모님, 특히 어머니는 결단코 반려동물 자체를 반대하셨었다. 어린 마음에선 그 말이 되게 서운하게 느꼈었지만 그나마 부모님 말씀을 잘 들었던 나는 ‘그렇지 내 마음만 있어선 안되지’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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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이 되어 기관에서 일을 시작했고 거기서 진돗개 한 마리를 알게 됐다. 애가 무척 사나운 아이라고 직원들이 얘기를 해줬지만 난 그 친구에게 연민을 느꼈었고 짬이 날 때마다 녀석과 함께 산책을 하곤 했다. 몇 번 반복해서 데리고 나갔더니 그 뒤론 나를 알아채곤 꼬리를 힘차게 흔들었다. 한 두어달 지날 때쯤 점심에 간식으로 과일이 나왔고, 난 한 조각을 먹고 나서 나머지는 그를 주려고 다가섰다. 던져서 먹으라고 하니 움칫 멈칫하며 망설임을 보였었고 한 번 더 괜찮다고 어서 먹으라고 손짓을 하던 찰라, 별안간 그가 덥석 내 손을 물었다 놀라서 외마디 비명을 외친 뒤 순간 어안이 벙 쪘었고 손을 바라보니 좀 있다 물린 상처 위로 피가 솟구쳐 올랐다.
소리에 직원들이 몰려왔고 나와 그는 서로 당황했다
그 일로 난 정형외과를 가서 파상풍 주사와 물린 곳을 촘촘히 바늘을 따라 실로 꿰맸었고 그는 날 물었던 죄로 광견병 주사를 맞았다. 그 이후 나와 그는 서로가 서먹해져갔다. 나는 애가 왜 그랬었는지 이해를 하지 못했었고 날 보면 이내 꼬리를 내리고 슬슬 눈치를 봤다. 얼마 안 가서 그는 조용히 없어졌다. 완전히 내 시야에서 사라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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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에 자연히 상처는 아물어 갔지만 그가 물었던 자국은 아직도 내 손에 있었고, 시간이 조금 지나서 이 상흔을 보며 생각하는 건 그 날 녀석은 날 있는 힘껏 깨물지 않았다는 거다.
만약에 계속 물고 놓지 않았더라면 아마 내 손은 완연히 찢겨져 너덜너덜 해졌을텐데,
그저 지금은 그의 어금니 이빨 자국만 선명히 내 손바닥에 오롯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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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kphilosophically · 4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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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물정 몰랐던 둘 이젠 만나면 인생이야기 연애이야기 결혼이야기 하고 있다 어쩌면 이 둘은 세월 덕에 제대로 나이를 먹고 있는 중이 아닐까 싶네. 친구가 내게 그랬다. 만나는 사람이 만약에 있다면 결혼 전제 하에 만나도 괜찮다며 이제는 우리 스물 중반이라며 눈 깜박하면 스물 후반이라고 진짜 잘 생각하라면서 어찌나 두 눈을 크게 뜨고 말을 하던지. . 이 친구는 내년 10월에 시집을 가는데 진짜 세월이 뭔지 야속하다 야속해. .내가 축사 해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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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ranproject · 6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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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공원"
*놀이공원
우리가 사랑했던 날은 다 그대로였다.
아주 추운 날, 얼어버린 손과 다리를 호호불면서 그렇게 기다리던 날
찰나의 기쁨을 위해 몇 시간을 기다리던 수많은 사람들, 그 속의 우리.
그게 뭐가 그렇게 웃겼는지 끝없이 웃기만 했다. 우리는 고작 그런것에 즐거워했다.
저녁 어스름에 불빛이 반짝이던 곳을 사랑했고, 아주 높은 곳에서 빠르게 내닫던 그 찰나를 즐기고, 한없이 꽉 차있는 기쁨의 공기를 애닯게 누렸다.
그런 기쁨이 너에게 남았을까.
나는 겨우내 그런 것들이 궁금했���.
-Ram
*놀이공원
1년에 한 번씩은 꼭 놀이공원에 가는 것이 내 계획 중 하나다. 갈 수 있을 때 가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에 작년에도 일부러 놀이공원에 가려고 평일에 연차를 내고 갔다. (주말엔 절대 가지 않는다) 올해도 물론 놀이공원에 갈 것이고, 티익스프레스를 열심히 타면서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며 신나게 웃을 예정이다. 하지만 5월은 피해야지. 작년에 5월 평일에 놀이공원에 갔는데 전국에서 소풍을 온 초, 중, 고등학생들이 많아서 주말처럼 줄이 빼곡했다. 올해는 많이 더울 때 가야겠어. 놀이공원에 가는 것처럼 미루지 않고 지금 현재에 하고 싶은 것인데 심지어 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면 잔뜩잔뜩하는 1년을 만들어볼까나.
-Hee
*놀이공원
이번 설에는 도쿄에 가기로 했는데 그중 하루 일정을 통으로 디즈니 씨에서 보내기로 했다. 디즈니 랜드와 해리포터 스튜디오를 두고 며칠을 고민하다 끝끝내 고른 지영의 픽이다. 그 하루를 잠��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벌써 피곤이 몰려오는 느낌이다. 놀이공원은 글쎄 가도 그만 안 가도 그만인 장소, 가면 재미야 있겠지만 지나치게 피곤해질 게 눈에 훤한 장소 아닌��. 기껏 해외로 여행을 가서까지 시간을 쏟을 정도로 가치가 있냐 하면 그건 아닌 것 같은데… 이제 와서는 무를 수도 없으니, 참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우습게도 롯데월드를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 에버랜드도 초등학교 때 수학여행으로 한 번 가봤던 게 전부. 그마저도 집에다 자유 이용권 금액을 추가로 내달라는 말을 못 해서 어트랙션은 하나도 타보지 못했었다. 커서는 흥미가 도무지 닿지를 않았었고. 아무튼 간 놀이공원은 경험도 없고 예행연습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바로 실전을 치르게 됐다. 지금부터는 즐거운 척, 피곤하지 않은 척하는 걸 어느정도 연습해야 하겠고, 진심으로 하기 싫지만 블로그 후기나 홈페이지에서 잡다한 정보를 어느 정도 습득해둬야 한다. 여행 가서 싸우지 않으려면 최소한의 흥미를 갖고 있는 모습을 만들어야 내야만 한다. 이게 아마도 2025년을 평화롭게 지켜낼 전략이자 살길이 될 것 같다.
-Ho
*놀이공원
마지막으로 간건 작년에 싱가폴에서 유니버셜 스튜디오를 간 것이다. 친구 가족과 그때는 남자친구였던 남편과 갔다. 나는 “만약에“ 라는 가정을 잘 안하는 편이다. 이미 지나간것은 지나간거고, 다가올 미래도 깊게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 현재에 충실한게 최고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놀이동산은 나에게 ”만약에“로 이뤄진 가상의 공간으로 느껴져서 재미가 없고 공감이 안된다. 재밌는 놀이기구가 많은 놀이동산도 이제는 힘들다. 더이상 롤러코스터를 즐기기 어렵다. 근데 여름에 갔던 워터파크는 너무 재밌었다. 야간에 싸다고 해서 갔는데 미끄럼틀을 한 15번 탔나보다. 진짜 너무 재밌었다. 이거 또한 나이가 더 들면 심드렁해지려나.. 한살이라도 젊었을때 더 많이 놀아야겠다.
-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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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ial-wonho · 6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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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223] @official__wonho's X update
[📢] WONHO 'What Would You Do' TikTok Effect open✨ #IF_WWYD '만약에 [ ]이라면 어떨 것 같아?' 위니들의 답변을 기다립니다💙 🔗 vm.tiktok.com/ZMkMEjyMb/ #원호 #WONHO #IF_WWYD #WhatWouldYouDo #WWY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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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agerdurd · 6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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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비슷한 하루를 버텨 견디 듯 지내는 사람이 있을까, 만약에 있다면 그 사람은 나와 같은 사람을 궁금해하지는 않을까. 꼿꼿이 세운 같은 주파수를 가진 사람을 조우한다는 건 실로 어떤 기분일까. 나와 같은 사람일거라 생각하지만 사실은 서로 다른 사람인 건 분명할텐데. 그래도 한번쯤은 마주하고 천천히 서로의 돌출된 시간들을 보듬어 주고 싶다는 생각을 해봤다. 물론, 불편하지 않은 지정된 선에서 적정 보폭을 유지하는 가정하에서 이루어져야 하겠지만 말이다. 같지만 서로 다른 관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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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yongchul · 1 year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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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이 뭔 말씀을 주실땐 무엇을 하고있든지 가장 최우선으로 받아 적어야 한다
첫번째 이유는 내 기억력이 변변치 못해서고 ( 연식이 오래되서가 아니고 원래 성능이 구림 )
두번째 이유는 사단이 그 말씀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 머리속이 뒤죽박죽 )
만약에 부득이 못적었으면..?
눈치... ㅡ ㅡ ;;
오메 우쩐다냐....?
#광명전통시장 #광명시장 #전통시장 #추천맛집 #광명왕족발 #광명할머니왕족발 은 #광명소셜상점 #광명8경 #광명동굴 #광명시 #LocalGuides 와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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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dyup · 4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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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가 가끔 쓸데없는 질문을 한다.
아빠가 만약에 손자의 손자까지도 먹고 살 수 있는 굉장히 많은 돈이 있다면, 아빠는 내가 하고 싶은 걸 다하게 해 줄꺼야?
내가 아무리 돈이 많아도 아빠 생각에 쓸데없거나, 나쁘다고 생각되는 건 사주지 않을꺼라고 대답하면, 내 대답이 성에 안 차는지 못마땅해한다. 며칠간 이런 유형의 질문과 답이 반복되길래, 이 질문의 의도가 뭐냐고 물어보니, 자기에 대한 아빠의 사랑을 테스트하는 것이라고 해서,
아빠의 사랑을 시험하려고 하지마. 엄마도 연애할 때 그러다가 큰일날 뻔 했어. 사랑은 믿는거야. 시험하는 게 아니라.
라고 대답해줬다.
한편, 막내는 나날이 엄마에 대한 애정이 높아져서 급기야 엄마의 귀가시간이나 복장까지 간섭하기 시작한다.
그러니까, 아내가 연애시절 나한테 하고 싶은 것은 첫째를 통해, 받고 싶었던 것은 막내를 통해 뒤늦게나마 이루고 있는 형국이랄까? 그리고 그래서 내가 속으론 엉뚱발랄하지만, 무던해 보이는 둘째한테 자꾸 마음이 쓰인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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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mkenlee-blog · 7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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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도 땅고 달력"
2024년 12월 10일, 화요일. 강남역 근처에 신장개업한 밀롱가(=만약에)에서 우연한 만남과 뜻밖의 선물.
2025년 땅고 달력. 지은이, 김수영. 그린이, 박영근.
32년간 공백이었다는 교보문고 광화문점 노벨상 수상자 자리에 한강 씨 초상화를 그려 넣은 분이라고. 2025년 1년간은 벽에 걸어 놓고, 이후엔 세월의 때를 고스란히 묻힌 채로 소장할 결심.
평일엔 돈벌이 & 밀롱가, 주말엔 여의도 마실. 왠지 이번엔 끝낼 수 있을 거 같은 느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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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skyblue10 · 7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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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수리의 끝자락
대수리가 거의 끝나간다. 오늘 야간은 일이 거의 마무리되어할 게 없는 날에 오랜만에 글을 쓴다. 11월은 너무 힘든 달이었다.
누군가에게는 별것도 아닐 대수리가 나에게는 벽으로 다가와서 11월이 오기 전부터 끙끙대고 불안에 계속 가슴이 답답했다. 무심하게 다가오는 파도에 그냥 휩쓸리고 다시는 물 밖으로 나오질 못할 기분.
정작 대수리 때에는 힘들고 숨이 답답했지만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버틸 만은 했다. 선배들도 잘 도와주고 내가 걱정했던 상황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게 항상 문제다. 뭘 시작하기도 전에 겁을 먹고 불안에 죽으려고 한다. 오늘 출근하기 전에 벌벌 떨었던 것처럼.
모르겠다. 이렇게 이 일을 6년이나 버텼는데 익숙해지는 것과는 별개로 내가 숨 쉴 곳이 적어지는 느낌이다. 언제까지 이렇게 버텨야 하나, 만약에 내가 이���하면 이 진흙탕을 벗어날 수 있을까? 그대로 따라올 것 같은데.
만으로는 내년 서른이 되는데 6년 전이나 지금이나 시간만 지났 을뿐 하나도 성장하지 못하고 제자리걸음이다. 언제까지 이렇게 일해야 하지? 내가 하고 싶었던 것이 뭐지? 왜 이렇게 사는 게 재미가 없지? 다들 이렇게 살아가는 건가.
의무는 늘어만 가는데 나는 아직 어린애다. 이런 내가 참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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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tube
(하희라씨 차인표씨 잠시만 눈 감으세요 ㅋㅋㅋ)
Ha Hee-ra and Cha In-pyo - close your eyes for a mo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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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is this? For real? Nah, it's a fake wedding shoot made for a special drama! Calm down, y'all.
어? 이게 ... 실화임? 아니예요, 특집드라마때문에 만드는거예요! 여러분 숨 좀 쉬어보자 ㅋㅋㅋ
In this picture are Choi Soo Jong and Shin Ae Ra, who acted as newlyweds opposite each other in the KBS special drama "Forever Newlyweds"
이 사진에서 신혼부부로 나오는 최수종씨하고 신애라씨는 1992년에 KBS에서 만드는 특집드라마 '언제나 신혼"에서 출연했어요.
Both of them had met in the 1987- 1990 youth drama "Love Bloming On A Tree" as each other's love interest.
둘이 이전에 1989년 "사랑이 꽃피는 나무"에서도 서로 상대역으로 데뷔했는데, 여기도 또 마주치게 되네요.
I found this one in my youtube reccomendations by chance and I GASPED. Choi Soo Jong AND Shin Ae Ra? Gotta watch that, I don't wann a miss out on the talented actors these two are.
제 유튜브 추천에서 우연히 봤는데, 꼭 밤에 공부가 끝나고 봐야겠다고 생각을 했어요. 이 두분 중에 한사람도 유튜브에서 나오면 꼭 봐야겠어서 그래요 ㅋㅋㅋ
And as I expected, it was a really fun movie-ish drama. If I showed this video to someone who didn't know them, and told them that these two are a real life couple, they would believe me a 100%. That's how good they looked together.
역시 예상대로 외모는 외모지만 확실한 연기파 배우들이죠 - 아무 말없이 모르는 친구한테 보여주면 이 두 분은 실제 부부라고, 실제 직장인이고 새신부라고 하면 딱 의심없이 믿을 듯 ㅋㅋㅋ
If by any chance... in a parallel universe... they would have actually became a real life couple? IRL?
아니 이렇게 잘 어울리다가...만약에... 그 어떤 평행 우주에서... 이 둘이 부부가 될 수 있게나... 그렇겠지?
Nah, forget that. We live in the current world - Choi Soo Jong was already dating his girl, Her Highness Ha Hee Ra (lmao) and if we are to believe the rumours of that time, Shin Ae Ra also had a singer boyfriend at that time.
아 그만, 우린 지금 이 우주에 살고 있잖아요! 92년에 최수종씨는 하희라씨하고 벌써 사귀고 있었고, 그때 돌고다니는 소문은 맞는 말이었으면 (틀린 것은 바라지만) 신애라씨도 남자친구 있었던 상태였어요.
Back to the drama... I really was so emotionally involved. Ae Ra and Soo Jong looked their part perfectly and made it all feel so real with a sspecial shoutout to Ae Ra for being so realistic. I was angry when she was, cried with her, felt like hugging her while she waited for her husband to come from the company , felt like shouting when she did... And Soo Jong really sold the weirdo but cute husband. The script was pretty funny too - I can imagine there were a lot of NGs. All in all, this is really cute and fun , and eventhough the ending is very 90s, it still is kinda cute. Shin Ae Ra should be your number 1 reason to watch this.
다시 드라마에 대해서 얘기하자... 특히 신애라씨의 연기실력이 빛났다고 생각해요. 최수종씨는 벌써 그런 역할을 잘 한다고 알면서 그래요. 울 때 저도 울고, 웃을 때 나도 웃고, 외롭고 술의 취한 남편은 기다리면서 실망을 느꼈을 때 저는 꼭 안고 싶다는 느낌이 들었고... 그 극본도 대사도 자연스럽게 잘 썼다고 그렇지만 두 배우들은 그 케��터들은 그냥 살렸던 게 아니라, 진짜 살리게 했다고 생각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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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ranproject · 2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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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엄마
단어를 적어내려가기만 해도 마음이 먹먹해지는 말.
나는 엄마가 괜히 아리고 아련하다.
내가 엄마가 되길 두려워하는 것도 엄마만큼 대단한 존재가 될 자신이 없어서 인 것 같다.
늘 나를 가장 작은 존재로 만드는 사람.
나를 가장 여린 사람으로 만드는 사람.
내가 가장 아끼고 가까이 두고 싶으면서도 그 깊이를 알 수가 없어서 어려운 사람.
그럼에도 나에게 제일 미안하다고 하는 사람.
늘 주어도 부족하다 하고 내어�� 것이 없다고 하면서 전부 내어준 사람이라,
나는 아직 엄마가 될 자신이 없나보다.
-Ram
*엄마
지금보다 어리고 엄마가 힘들었을 때에는 그냥 그 사실을 외면하고 싶었고, 가까이 있을 땐 그 소중함을 당연함에 사로잡혀 전혀 몰랐는데, 내가 무언가를 해야 할 때 '이럴 땐 엄마가 어떻게 했더라' 자연스럽게 떠올려지고, 엄마가 큰 수술을 했을 때 문득 엄마가 언젠가 나를 떠날지도 모른다는 불변의 진리가 확 와닿았고, 세상에서 가장 맛있고, 그립고, 언젠가 그리워질 음식은 엄마의 밥과 국, 찌개, 반찬이었고, 한창 사춘기 땐 엄마의 웃음소리가 그렇게 시끄러웠는데 이제는 늘 시끄럽게 웃어줬으면 좋겠고, 나이가 90이 넘어도 여기저기 자주 돌아다니려고 하는 외할머니를 꼭 닮아서 우리 엄마도 나랑 같이 여기저기 놀러 다녔으면 좋겠어. 멀리 살 땐 그저 그 존재만으로도 감사했는데, 막상 서로 부르면 부를 수 있는 가까운 거리에서 다시 살아보니 효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 같은 느낌이고, 괜히 엄살 한 번 부릴 수 있으며, 만나면 한 번이라고 더 안을 수 있어 그저 행복하네. 이제라도 뒤늦게나마 내가 좋아하는 엄마 반찬 레시피를 하나, 둘, 열심히 배워서 평생 나도 그 맛을 즐기며 살 수 있을 것 같아 그저 또 행복하네.
-Hee
*엄마
1. 아빠가 아픈 뒤부터 우리 가족들 사이에 무거운 긴장이 스며들었다. 남은 시간이 이전처럼 무한하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사실이 어떤 비극과 그 이후의 삶을 미리부터 당겨서 걱정하게 만든다. 걱정이 다분한 바람에 어디에선가 효자 소리도 들었다. 딱히 이전보다 더 잘 해드리는 게 없어서 스스로가 좀 거북하게 느껴졌었다.
내년 초에 엄마의 생신이 돌아온다. 아빠가 몇 해 전부터 엄마의 환갑 때는 가족들 다 같이 일본으로 여행 가서 온천을 하고 오자고 몇 번이나 말씀하셨기 때문에 일본 여행을 알아보고 있다. 엄마의 환갑은 내후년이지만, 그냥 이번에 그렇게 하기로 했다. 아주 사소한 후회조차도 남기고 싶지 않은 간사한 마음이 오랜만에 우리 가족을 일심동체로 만들었다.
2. 엄마에겐 미안한 마음뿐이다. 사람 마음이라는 게 대단히 단단했다가도 급작스레 약해지는 부분이 있어서, 계속 엄마 걱정을 하게 된다. 그런데도 실질적으로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한다는 게 슬프다. 엄마가 들으면 좀 어이없어하시려나. 분명 이혼 위기에 놓인 내 삶이나 잘 지켜내라고 하실 테지.
-Ho
*엄마
그런 글을 본 적이 있다. 만약에 결혼 전의 엄마를 만날 수 있다면, 엄마가 ���게 될 결혼을 말리겠냐고 아니면 응원하겠냐고. 나도 그것에 대해서 생각해 봤는데 나는 내가 엄마의 딸로 태어나지 못하더라도, 엄마에게 엄마의 삶을 위해서 엄마의 인생을 위해서 최선을 선택을 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딸들은 말을하지 않아도 엄마의 마음이 느껴질때가 있다. 그건 성인이 되어서 뿐만 아니라 어렸을 때도 그랬다. 엄마가 엄마로서 힘들 때, 내가 아무 도움이 못 된다는 것에 어린 마음에도 무기력함을 느낀 적이 있다.
지금은 각각의 성인으로서 우리가 친구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내가 컸고, 내 삶의 영역의 확장으로 인해 엄마의 많은 부분을 이해하게 되었다. 다행히도 엄마는 여전히 건강하고, 우리는 대화할 수 있을 만큼 친하다. 그럼에도 나는 아직 엄마에 대해 모르는 게 너무 많다. 내가 지금 존재함은 엄마의 뱃속에서부터 시작됐고, 나는 그 몸 안에서 나왔고 우린 하나였다는 사실이 생경하게 느껴진다. 우린 그렇게 하나로 친밀했음에도 서로 모르는 게 많다. 서로 알고 싶어하지만 굳이 묻지 않아 모르는 것들이 남지 않도록, 나는 엄마와 더 많은 대화를 하고 싶다. 엄마는 자신의 의견이 확고한 사람이라 가끔 대화하는 게 버겁지만, 내가 커오면서 엄마에게 해온 모든 말들을 엄마는 인내심 있게 들어줬다. 이제는 내가 엄마의 말을 들어줘야 하는 때라고 생각한다.
엄마의 희생으로 지금 내가 있고, 내가 인간으로서 이 세상을 살아가는 큰 행운을 얻었다. 이점에 대해서는 엄마에게 고마움을 표현한 적이 있어 마음이 한결 가볍다. 앞으로의 엄마의 인생은 엄마가 자신으로서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고, 내가 그 조력자가 되고 싶다. 엄마는 내가 가끔은 냉정하고 나밖에 모른다고 말했는데, 부정할 수가 없었다. 엄마에게 조금 더 친절한 친구가 되고 싶다.
여전히 내가 해결하기 힘든 버거운 일이 생기면 제일 먼저 엄마를 찾는다. 엄마는 그럴 때 늘 가장 좋은 해결책을 준다. 엄마는 어딘가에 전화할 때 항상 “수고 많으십니다” 라고 말하고 용건을 말한다. 이제는 나도 엄마의 그런 모습을 닮아간다. 나는 엄마를 통해서 배우고, 엄마를 닮아간다. 엄마가 가르쳐준 모든 삶의 지혜들이 지금 나를 지탱해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엄마와 더 많은 대화를 하고, 친절하게 엄마를 대하는 딸이 되고 싶다. 또, 내 인생에서 내가 엄마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생길지는 모르겠다. 내가 엄마가 되는 모습이 아직은 상상도 어렵다. 그럼에도 그런 행운이 나에게 찾아온다면 나는 또 어떤 엄마가 될지 고민해 봐야겠다.
-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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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ccia-o · 1 year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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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1부챠 : 733. "만약에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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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by-fmj · 2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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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님들 만약에 최애가 이시간에 존나 피칠갑으로 찾아와서 자기가 사람을 죽였다고 숨겨달라하면 어칼거임?
틧에서 돌던건데 넘 그먼십. 썰 될 것 같아서 여기서 생각해봄.....
우빈...아이미쳤나이거들여보내면제가*될듯요
사내...아이미쳤나이거들여보내면제가*될듯요
어라?
좀 더 깊게 생각해보자면...
우빈이 진짜 왜 상상가지?ㅋㅋ ㅋ ㅋ...ㅋ. 근데 아무리 내가 우빈이를 좋아해도 이건 못 받아주겠음 수틀리면 그 즉시 내가 위험해진다........ 특유의 맑눈광쿵야 얼굴로 와서 문 두드릴 것 같음........ 하 근데 생각해보니 거절하면 또 그건 그것대로 *될것같지 않아? 뭔가 5연은 진짜 도와줘도 안 도와줘도 *될것같아 걍 ㅅㅂ 그래 최애니까 도와주고 *되자 싶어 카이지 얼굴 상태로 도와줄 것 같네요... 안 도와주는 경우... 나는 못 도와준다 가라 이러고 버티면 말없이 돌아가는데 다음날 일어나보니 내 옆자리에 시체 누워있고 내 손이 피투성이가 되어 있을 것 같음 그런 호러임........ 6연은 생각보다 별 일 없을 것 같...기도? 6연의 우빈이라면 그냥 한번 숨겨주면 다 조용히 지나갈 것 같기도?(애초에 사람을 죽이고 숨겨달라는 전제부터가 문제이긴 한데)
한편 4연에 두고온 다른 어떤 우빈이...
개그버전: 도원아저씨가 클럽 구석에 묵혀둔 복분자주 터뜨리고 이럴 것 같음
심각버전: 왠지 나에게 선택권이 없을 것 같은데... 이미 날 공범으로 만들고 도와줄거지? 하고 씩 웃고 있을 것 같음
사내............아무래도 여기가 제일 *된 상황이긴 할 것 같음 왜냐... 쟤는 자기가 사람을 죽였다고 하지 않고 내가 사람을 죽이게 만들 것 같음 그 옆에서 자긴 피 한방울 안 묻은 채로 괜찮아 나한테 방법이 있어^^ 널 도울 수 있는건 나뿐이야^^ 이러면서 가스라이팅 조지게 할 것 같다........ 근데 그런 사건 일어나기 며칠 전 비오는 날 밤에 찾아와 사실 내가 사람을 죽였는데... 같은 말 툭 던질듯. 분위기 개심각해지면 농이야. 표정이 왜 그래?^^ 이런 말로 지만 아무렇지 않을듯. 거기서 대강 반응 보고 견적 다 짜고 사람 죽이게 만들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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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yongchul · 6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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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밤 새벽예배를 위해 간단히 기도하고 퇴근하려는데 어디선가 비닐과 나무 타는 냄새가 ...콜콜.. ?
흠 .. 이건 냄비타는게 아니고 진짜 화재인데 어디지..?
싶었지만 일단 연기도 흩어져서 안보이기에 붕붕이를 타고 출발했는데
경찰차가 한대 지나가고... ?
쫌 있으니까 소방차도 들어오고..?
그 뒤로 소방차가 줄줄이 들어오더라구요 ..
주변을 돌아보니 연기가 어디선가 나오기는 하는데 퍼져서 어딘지는 알수 없고 소방차가 출동해서 일단 집에 왔는데
오늘 어침에 나와 보니까 간밤에 시장 저쪽 끝편에 순대국집에서 불이났었다고 하더라구요
만약에 30분만 늦게 불이 났다면 온 시장이 다 타버렸겠죠 .. 휴...
그말을 듣고 있는데 주시는 말씀이
" 네 기도를 내가 늘 듣고 있다 .. "
지금도 누군가의 기도를 듣고 계신 주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시며 우리를.지키고 계십니다
덕분에 오늘 아침도 아무일 없이 매장의 문을 열었습니다
새벽예배가 힘들지만 이런 응답되는 맛에 또 매력이 있겠죠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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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intongues · 2 years ago
Text
TITLE: 여우 (Fox) ARTIST: t024 ALBUM: leftovers - 2021
LYRICS (Korean + English)
널 보러간 그때에
when i went to see you
i'm stuck in the moment thinkin 'bout you all the time
아무런 의미도 없이
without any meaning
이상해 뭔가가 잘못된 느낌 아무 감정 없이 널 마주하는데
it's strange, it feels like something's gone wrong without any feelings i'm facing you, but
나의 눈빛이 오해의 소지가 되어 너의 눈빛이 다른 것을 담고 있다면
if my eyes give the wrong impression and makes it so your eyes hold something else
혹시나 너가 만약 만약에 혹시라도 조금씩 더 가까워짐을 느낀다면
if by any chance you for some reason feel you've become a little closer
잘못된 뭔가가 자꾸만 떠올라서 너 말고도 신경 쓸 문제들이 너무 많아
that something that's gone wrong keeps popping up in my head i've got too many problems to think about besides you
too many problems i got some too many problems not about you though
too many problems i got some too many problems not about you though
i ain't playing you
말하지마 친구들에겐 혹시라도 알게 되면 없었던 일
don't tell your friends if they learn about this it never happened
흠 뭔 일 있었어 아무 일도 없었어
hm, did something happen? nothing happened
did you have a really good dream
이렇게 둘러대겠지
you'll change the topic like this
girl look at the time look at the time
가야 될 시간이지
it's time to go
look at the time
깊어져 가 아무도 모르게 쉿
getting deeper so nobody knows, shh
쉿 또 친구들에겐 아무런 말없이 쉿
shh, again to your friends without a word, shh
don't ever look back ever look back
아무런 말없이 쉿
without a word, sh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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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dmanlanvincat · 2 years ago
Text
당신이 가지 반찬을 내온다
나 오늘은 그것에서 사랑을 보기로 한다
폐차하지 못한 차를 두어 시간 타고 달리면 당신이 살던 곳
성당 앞 꽃 무덤에 다다른다
침묵하는 낡은 여관과 영원히 영업이 종료된 고깃집이 삼도천을 휘감는 곳
사랑이라 하면 언젠가 매끈히 구워진 돼지 고기를 나눠 먹은 기억이 어렵사리 남아있는 것
혹은 성당 어귀에 초를 피우며 눈을 감고 우리도 한 번 영원을 기원해 본 그 때였는지도 모른다
밥알을 씹다가 문득 피우지 않은 연초를 비벼 끄는 모습이 급체한 식사처럼 올라온다
어느 빤한 싯구처럼 당신은 내게 온 계절이었기에
우리는 서로의 구원이 될지도 모른다라는
나는 그것을 믿음의 구약처럼 혹은 주인을 잃은 앵무새처럼 중얼중얼 외우곤 했다
당신의 부재 이후로 한 의사는 내 장기(臟器)에 가을이 왔다고 했다
허공에 닦아낼 수 없는 낙엽이 글썽였다
죽음이 다가올 수록 눈물을 닦지 않은 개처럼 얼굴이 붉어졌다 나는 우주비행사처럼 밀폐된 채 죽기로 한다
불러도 오지 않는 이름이 묻은 벽 사 면의 모서리를 동공에 꽁꽁 묶어두고 창문을 닫았다
나의 이불이 조사(調査)되고 내가 화장(火葬)된다
가족들이 대륙으로 건너왔다
적지 않은 돈을 내고 장례를 치루어도 이 나라는 화장이 통 시원치가 않았다 타다만 손가락 하나가 남는다
늦은 밤 붉은 천으로 휘감아진 유골함에 담겨 비행기를 탔다
칠흙의 새벽의 바다를 건너며 지난 날 여자들을 떠올렸으나 피차 쓸모 없는 일이다
그 날은 유독 운이 좋지 않았던가
침묵이 긴 밤에는 이별을 직감했다 노스텔지어의 낭만을 수납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타다만 손가락을 어머니가 부숴주었다
문득
내가 없던 시절에 당신은 무슨 생각을 했는지가 궁금했다
사람의 삶이란 바다 위에서 발버둥 치는 만큼은 나비가 될 수도 있는지 모르겠다
만약에 훗날 당신이 불운하여 죽음 후의 화장이 영 신통치 않아 타지 않은 뼈 하나가 있다면 내가 힘껏 부수고 싶었다
대륙에서의 자살
2023.12.05
성균관대학교
최 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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