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백열세번째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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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입”
*몰입
01.
그런 날이 있다.
나만의 세상에 퐁당 빠져서는, 숨을 어떻게 쉬었는지 고개를 어떻게 가로저었는지도 의식하지 못한채로 지내는 날이.
02.
좋아하지 못하는 것을 좋아해야만 한다고 강요 당할때의
그런 억지스러운 감정의 행태.
03.
생애 첫 몰입은 포켓몬 빵 스티커를 모았던 때였는데,
그때는 빵도 스티커도 모두 부질없는 대로 좋아했다.
10개도 더 있었던 못생긴 캐릭터가 나와도 우리 반에서 나만 가지고 있던 희귀 캐릭터가 나와도
그냥 그걸 모으는 내가 좋았던 때였다.
그 인기가 시들해질 때 즈음 애지중지하던 스티커모음판은 거짓말처럼 쉽게 내팽겨쳐졌고
우리는 아주 쉽게 또다른 무엇인가를 모았다.
그런 것이다, 무언가에 몰입하고 아끼고 버려지고.
또 지나가고.
-Ram
*몰입
1. 어떤 일 따위에 집중을 하면, 잔뜩 예민해진다. 이번엔 그러지 말자며 다짐해도, 문득 정신을 차려보면 날카로운 나를 발견한다. 예민함은 날 삼키려들고, 여유는 긴장뒤로 숨어버린다. 아직 내가 서투르기 때문이겠지.
2. 몰입하면 할수록 헤어나오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매 시간마다 할 수는 없지만 의심이라는 것도 해보고, 경계라는 것도 해보고, 때론 최대한 지독하게 객관화를 시켜보기도 한다. 사실 이러는 이유는, 몰입의 상태에서는 방어체제가 없기 때문에 상처를 받을 경우 정신을 차릴 수 없기 때문이다.
3. 그 당시 넌 내게 몰입했지만, 난 너에게 마음을 열지 않았다. 다시 말하면 난 너에게 몰입할 자신이 없었다.
4. 7~8년전, 칙센트미하이의 책을 구매한 적이 있었다. 그리고 지금 생각해보면 이름은 기억나지 않고, 얼굴만 기억나는 동료에게 빌려줬었다. 사실 난 그냥 한번 읽어보라고 (빌려) 준 건데, 그 동료는 그 책을 아예 선물로 준 거라 착각했는지, 다시 그 책이 내게 돌아오진 않았다. 오만하게도 나는, 내가 읽었으니 내 머릿속에서 기억하고 있으며, 다시는 들춰보지 않을 책이라고 생각하며 그 책에 미련을 두지 않았다. 정말 매우 오만하게도. 지금 그 책은 어디에 있을까. 아직 그 이름모를 동료가 가지고 있을까? 그 동료의 집 한 켠에 자리잡고 있을까? 아니면 중고서점 어딘가에서 다음 주인을 기다리고 있을까? 먼지가 수��히 쌓인 창고 따위에 있을까?
5. 사람은 멍청하다. 굳이 내가 알 필요는 없다고 생각되는 것을 알면서도 알려고 하며, 굳이 그것들을 알아버리곤 잔뜩 신경을 써버리고, 굳이 신경쓴 그것들은 쓸데없이 마음만 휘저어버린다. 굳이 휘저어진 마음따위는 그 상대방에게 프레임만 씌워버린다. 굳이 씌워진 프레임은 오해를 낳고, 불신을 낳는다. 정말 사람은 멍청하다.
6. 아끼는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는 것을 보면, 그 스트레스요소를 제거해버리고 싶어진다. 사실 조금만 생각의 틀을 바꾸면 어떨까, 이렇게 저렇게 생각을 하면 어떨까, 나는 이렇게 저렇게 생각하는데, 그러면 그것들은 조금 널 괴롭히지 않을텐데, 라고 말하지만 상대방은 주제넘는다고 생각하거나, 강요를 한다고 느끼거나, 그냥 내게 그만 말하라는 느낌이 확 들게 알겠다고 한다. 난 단지, 스트레스를 없애주고 싶었을 뿐인데, 옳지 않은(사실 옳은 것이 있는 건 아닌 것 같다) 방법으로 상대방에게 또다른 스트레스를 더해 주고 있었다.
-Hee
*몰입
살다보면 이따금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것에 온전한 몰입을 경험하는 때가 있곤하다. 미하이 칙센트미하이의 TED강연에서는 무아지경의 몰입을 경험하는데 10년 정도의 해당 분야에 대한 경험이 필요하다고 한다. 하지만 약간의 몰입상태는 기꺼이 즐기는 일을 하다보면 누구나 경험하기도 한다.
몰입 상태에 대한 일곱가지 조건
몰입은 강렬해지기 시작하면 무아지경으로 인도한다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매 순간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즉시 피드백을 받는다. 해야할 일이 어려워도 가능하다는 것을 알고있으며 시간 관념이 사라지고 자신을 잊어버린다. 더 큰 무언가의 일부가 된 것처럼 느끼게 된다.
더 큰 무언가의 일부가 되는 기분이란 어떠한 것일까? 그런 경험을 하게 될 수 있을까?
그런 날을 선망하면서도 그러한 미래로 나아가는 현재가 견디기 힘든 때도 있다. 나에겐 요즘같은 때. 이런저런 주변상황이 견디기 힘들어 자신을 놓고싶어 지는 때. 나 자신을 애써 붙들고 버티고 있다. 냇가에서 발견한 곱게 다듬어진 돌이 나에게 말하는 것 같았다.
"자신을 놓지 마라. 견디면 시간이 다듬어 준다"
-Cheol
몸 컨디션이 좋지 않은 관계로, 이번 주는 휴재합니다.
-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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