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횟집에서

[doranproject]

"겨울 코트"

*겨울 코트

꽁꽁 얼 것만 같은 겨울이 왔다.

엊그제인가 잔뜩 눈이 내렸다

겨울이 눈동자 속까지 시리게 몰려온 것이다.

이런 날은 아무리 꽁꽁 싸매도 숨결조차 차갑게 언다.

추워질수록 한 해가 끝을 향해 내달린다.

모든 것이 그렇게 잔뜩 얼면서 지저분하게 부서진다.

도로 가득 까만 패딩도 까만 코트도 여기저기 여미어 입은 사람들만 가득하다.

얄팍한 코트 주머니 사이에 보풀처럼 일어나는 그런 작고 쓰잘데기 없는 것처럼,

눈발에 하염없이 잠식당하는 잔디밭 어딘가의 잡초처럼,

익숙했던 것들이 줄곧 하릴없이 작아진다.

그렇게 사부작거리는 겨울이 왔다.

-Ram

*겨울 코트

1. 올겨울 아직 입지 않은 코트가 입은 코트보다 더 많다. 언제 다 입지. 한 코트를 입다 보면 계속 손이 가서 다른 코트에 손이 안 간다. 그래도 아끼면 다 똥이 된다는 말처럼 있는데 입지 않으면 그 가치가 사라지니 열심히 일부러 의식적으로 다 입어야겠다. 이러다 롱패딩 한 번 입으면 코트는 끝인데.. 겨울에 입을 코트들이 적당히 색 별로 있지만 요즘엔 밝은 파스텔톤 코트를 사고 싶어서 쇼핑몰에만 가면 괜히 눈길이 간다. 예쁜 색깔에 혹해서 지갑을 열까 싶다가도 아직 지난봄 드라이클리닝을 맡긴 후 비닐에 그대로 쌓여 행거에 걸려있는 코트들을 한 번 더 생각하며 다시 내려놓았다.

2. 지난 일 년 동안 입지 않는 옷은 모두 버려도 된다는 말이 있던데 아직 그 말을 실천하진 못했다. 버리면 아쉬운 옷들이 아직 많네. 미련을 버려볼까. 옷은 쉽지 않아.

-Hee

*겨울 코트

이사 준비를 하면서 주말 동안 안 입는 옷을 한가득 버렸다. 코트도 네 벌은 버렸고 한 벌은 남겼다. 그 한 벌도 실은 최근 1년 내에 한 번도 입은 적이 없었기 때문에 물건 버리기의 대원칙에 따르자면 버리는 게 맞는데, 고민 끝에 옷걸이에 다시 걸어뒀다. 겨울에 입을 포멀한 외투가 그래도 하나쯤은 있어야겠다 싶어서.

겨울에 코트를 안 입은 게 언제부터였나 생각해 봤더니 등산을 하면서부터 그렇게 되었던 것 같다. 특히나 비싼 겨울용 등산복을 사고서부터, 그리고 또 고프코어니 뭐니 그게 유행처럼 번지면서부터 거추장스러운 코트를 멀리하게 됐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 내심 언짢게 생각했던 등산복 원툴 어르신 패션을 따르고 있었다. 조금의 차이라곤 컬러가 비교적 얌전하고 기능성이 조금 더 좋을 뿐.

어제 지하철에서, 저녁 먹으러 들어간 횟집에서 잔뜩 본, 등산용 패딩을 입고 계시던 어르신들 패션과 내 착��을 비교하다가 왠지 내가 정말 별로인 사람같이 느껴져서 자존감에 위기 경보가 울렸다. 그렇다고 당장 내일부터 코트를 입고 다니지는 않겠지만 일과 일상을 분리하듯 취미와 일상의 영역도 서로 구분이 필요하겠다는 경각심을 갖게 됐다. 멋부릴 일도 잘 없지만 너무 내려놓고 지내는 것도 할 일이 아닌 것 같다.

-Ho

*겨울 코트

12월이 코앞인데 생각보다 춥지 않다. 윗지방은 첫눈이 왔다던데, 단풍 위의 폭설이라니.. 날씨마저 갈길을 잃어 보인다.

-인이

[one-dust-n-human-error]

고객 우선

고용인 이었던 나는 과거에 몇 번 고객을 우선하는 가치관을 경험한 적이 있었다.

횟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때였다. 횟집은 "스끼다시"가 많이 나간다. 가짓수가 10개는 되었던 것 같다. 어느날, 늘 받던 곳에서 식자재를 받지 못했던가 하는 이유로 반찬이 한가지 비었다. 찬모는 원래 나가던 것에서 한가지 적게 나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고, 사장님은 나가야 한다고 했다. 찬모가 나갈 수 없는 이유를 설명했고, 나는 오늘은 그렇게 나가는가보다 했다. 사장님은 "그건 우리 사정이고..." 라고 말하고 주방에 들어가 다른 반찬거리를 주섬주섬 찾았다. 손님한테 그게 무슨 상관이냐고 했다.

Vision AI 모델 (resnet을 활용한 classification 모델이었다.) 을 활용하여 분류한 결과를 유저에게 보여주는 웹 서비스를 만드는 외주 개발 프로젝트를 수행한 적이 있었다. 당시에 잡혀있던 지표는 mAP로 0.7이었다. 분류해야 하는 객체중에 mAP가 0.5 정도에 그친 객체가 있었지만, 전체적으로는 0.7을 넘겼다. 지표를 맞췄으나 PM은 성능 미달이라고 말했다. 나는 mAP에대해 설명하면, 문제가 해결될 거라고 생각했다. 요구사항 정의서나 그동안 프로젝트 문서에 있었던 mAP가 이런 뜻이고, 그렇기 때문에 성능지표를 달성한 것이라고 설명 자료를 만들었다. PM은 언성을 높였다. "내가 지금 그걸 모르냐! 그건 우리가 우리 편하자고 써 놓은거고, 고객이 원하는 80% 90%가 따로 있다고!" 아차 싶었다. 성능 지표를 달성했는데, 고객이 원하는 게 달성 되지 않으면, 성능 지표를 잘못 세운거다.

[jejusunil]

서귀포 방어회 맛집 착착 혀에 감기는 느낌 찰지고 고소했어요

https://youtube.com/shorts/ZJDSRhA6oyc?feature=shared

[yaoong2]

제주도 물회라고 꼭 빙초산 넣어야 맛집은 아니더라 된장베이스 한치물회와 음식 솜씨있는 주방장이라 밑반찬도 맛났던 터라 더운 여름날 점심한끼로 충분하다 못해 그득~~~ 하다 #모슬포항맛집 #우사미횟집 #우리사장이미쳤어요 #2년전못먹은한풀이 #횟집에서🐠🐟 #물회가 #솔드아웃이라니😓 (우사미횟집에서) https://www.instagram.com/p/CSElEimB1Gs/?utm_medium=tumblr

[brown105]

쌍둥이 횟집! #쌍둥이횟집#갈치회#고등어회#황돔회#광어회#우럭회#참치회#돈까스#고구마튀김#고등어구이#낙지탕탕이#멍게#매운탕#초밥#미역국#팥빙수#전복회#한상(서귀포 쌍둥이 횟집에서) https://www.instagram.com/p/CBX3azID69M/?igshid=gvxrjrjr6vmy

[wasteuryouth]

7년 전 제주도에서

스물에 겪은 일이다. 당시 자전거를 좋아하던 나는 중고로 산 픽시를 끌고 친구 두 명과 함께 제주도를 갔다. 인천에서 배를 타 제주도에 내려서 한 바퀴를 도는 일주일 짜리 계획이었다. 우리는 출발날 지하철을 타고 인천에 도착해 항구로 향했다. 배는 19시에 출발 계획이었고 우리는 이른 시간에 도착해 자리에 앉아 쉬고 있었다. 막간을 이용해 지도를 펼쳐놓고 제주도에서 어디를 갈지 상의를 하던 와중에 옆에 앉아 계시던 어른 두 분께서 말을 거셨다.

“여기가 좋고 여기도 좋아. 여기 가면 이걸 먹어봐. 자전거 타고 도는 거야? 젊은 게 좋구나~”

어른들의 추천을 받고 조금 더 대기하다가 배에 올라탔다. 짐을 풀고, 씻고,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마트에 들러 이것저것 사서 갑판으로 나갔다. 식사를 하고 나서 바람을 쐬던 중에 항구에서 만났던 어른들을 또 만났다. ���시 이야기를 나눈 후 그 분들과 연락처를 주고 받았다. 어디였는지 기억이 안 나지만 혹시 그곳을 지나가게 되면 연락하라고, 같이 밥이나 한 끼 하자며 연락처를 알려주셨다. 앞으로 마주하게 될 일들은 상상도 못한 채 제주도에 도착했다.

배는 꼬박 12시간을 쉬지 않고 달렸다. 아침에 도착한 우리는 배가 고파서 미리 봐두었던 말고기를 먹으러 갔으나 문을 열지 않아 근처 맥도날드에서 허기를 달랬다. 다음 목적지로 향하기 위해 해안도로에 들어섰다. 해안도로에서 달린 지 10여 분쯤 지났을까. 우리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자전거를 멈춰 세우고 소리가 난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니 배에서 만났던 그 어른들이 계셨다. 그 분들은 해안도로 앞에 있는 횟집에서 한 잔 하고 계셨다. 인사를 나눈 후 와서 한치 좀 먹고 가라며 오라고 하셨고 우리는 냉큼 갔다. 어른들이 주시는 한치와 술 조금을 먹고 이동했다. 어른들께서 전에 애기했던 그곳을 지날 때 연락을 달라고 한 번 더 말씀하셨다. 우리는 알겠다고 하고 떠났다.

마침 우리가 그곳을 지날 때 숙소를 예약하지 않아서 노숙을 해야 할 상황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도착해서 연락을 드렸다. 연락을 드리니 어른들께서 마중을 나오셨다. 자동차에 우리의 자전거를 싣고 우리는 어른들의 숙소로 갔다. 숙소는 어느 펜션의 마당이었다. 어른들은 그곳에 베이스 캠프를 설치하시고 비박을 다니는 여행을 하고 계셨다. 어른들께서는 요리를 해주시고 우리에게 텐트도 내어주셨다, 하루 자고 가라고. 심지어 장을 보고 오라며 타고 오신 자동차도 빌려주셨다. 너무 많은 도움을 받았다.

저녁을 먹고, 술을 마시면서 어른들과 꽤 재미난 이야기를 나누었다. 어른들의 젊은 시절 이야기부터 현재, 그리고 우리들의 이야기까지. 오��� 시간 이야기를 나누고 조언을 듣고, 깨달음을 얻기도 했다. 7년이 지난 지금도 그 대화를 잊지 못 하는 걸 보니 꽤나 인상 깊은 이야기였나 보다.

감히 이런 이야기를 써도 되나 싶다. 그래도 나에게 아주 인상 깊은 기억으로 남아 있기 때문에 써본다. 위에서 계속 언급한 어른들은 아저씨 두 분이었다. 그 중 한 분은 아프신 분이었다. 정확하게는 기억이 안 나지만 암을 앓고 계시다고 하셨다. 두 분은 오래된 친구 사이였고 투병 중에 추억을 쌓고자 제주도에 오신 거라고 하셨다. 그 분들이 우리에게 가장 길게 말씀하신 것은 부모님께 잘 하라는 말이었다.

나이가 들어 자식이 자라며 하는 행동을 보니 본인이 어릴 때 했던 것과 똑같이 한다고 하셨다. 본인은 그걸 보는 게 너무 가슴이 아팠다고 하셨다. 자식이 속썩이는 걸 보는데 본인과 너무 닮아서, 그 때문에 본인의 부모님 또한 얼마나 가슴이 무너졌을지 상상이 되서, 나이가 들어서 보니 그게 너무 서글픈 일이라 하셨다. 본인이 철없을 적 했던 행동을 자식이 그대로 하는 것을 보면서 부모님 생각이 제일 먼저 났다고 하셨다. 허구한 날 싸우고, 경찰서 가고, 이런저런 일들까지 모두 그대로 하는 게, 그 때문에 속타는 게, 본인의 부모님이 겪었을 고통이 이제는 이해가 되서 가슴이 미어진다고 하셨다. 그러니 사고 치지 말고 부모님께 잘 하라고 말씀하셨다.

과연 나의 부모님도 같은 생각을 하고 계실까. 부모님에게 젊었을 때의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엄마에게 이것저것 물어본 기억은 있는데, 엄마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짧게 대답했다. 나의 엄마아빠에게도 생기와 젊음이 흘러넘치던 시절이 있었을 것이다. 그 시절 다 지나서, 생의 우여곡절을 지나 지금에 도달했을 것이며 아직도 마음 편히 쉬지 못 하고 계시는 것이다. 면접을 보고 근처의 에펠탑에 들렀다가 엄마아빠 생각이 났다. 엄마아빠 생각을 하다 보니 7년 전의 일이 떠올랐고 메모해두었다가 이제서야 글로 옮겨본다. 쓰는 와중에 엄마아빠 생각이 많이 났다. 나는 여전히 속썩이고 있다. 내일은 영상통화를 해야겠다.

더불어, 그 때 어리고 철없던 우리에게 무한한 호의와 격려를 베풀어주셨던 그 분들의 건강과 행복도 간절하게 바란다.

[kihyunnn]

生タコ🐙！みんなこれ見たらキモイってw これめっちゃくっちゃ美味しいよw 산낙지🐙！일본친구들은 소리지르고 난리ㅋ 이게 얼마나 맛있는건데ㅋ #먹어본놈만안다 #이맛 #중독됨 #점점 #일본 #한인타운 #업그레이드 #하지만 #한국 #로컬 #횟집에서 #먹고싶다 #보고싶다 #친구들아 #食べた奴は #分かるはず #この味 #中毒 #どんどん #食べたくなる #日本も #結構 #アプグレード #したな #でも #韓国で #食べたい #気持ち悪かったらごめん

[toraiirepublic]

담음새도 이쁘고, 제주 특산 해산물과 귀한 회도 보고 먹고, 창 밖 뷰도 예쁘고 특히 창에 빛이 잘 들어와 사진이 잘 나왔던 그런 표선의 멋진 곳 이었습니다. ⠀⠀⠀⠀⠀⠀⠀⠀⠀⠀⠀⠀⠀⠀⠀⠀ 코스를 다 못 먹고 미팅하러 갔어야해서 마지막의 꽁치김밥이나 생선, 전복구이, 빙떡, 소불고기, 튀김, 매운탕들은 먹지도 찍지도 못했네요. ㅠㅠ ⠀⠀⠀⠀⠀⠀⠀⠀⠀⠀⠀⠀⠀⠀⠀⠀ Life is too short for bad Food. ⠀⠀⠀⠀⠀⠀⠀⠀⠀⠀⠀⠀⠀⠀⠀⠀ #토라이의식탐일기_제주 ‘#금데기횟집’ ⠀⠀⠀⠀⠀⠀⠀⠀⠀⠀⠀⠀⠀⠀⠀⠀ ⠀⠀⠀⠀⠀⠀⠀⠀⠀⠀⠀⠀⠀⠀⠀⠀ #맛스타그램 #koreanfood #kfood #맛집탐방 #toraiirepublic #토라이리퍼블릭 #록엠씨 #음식사진토라이 #맛집리뷰어 #맛집일기 #록엠씨의식탐일기 #토라이맛집_제주 #제주맛집 #표선맛집 #제주회맛집 (금데기 횟집에서) https://www.instagram.com/p/Cm6jQAmv9Dq/?igshid=NGJjMDIxMWI=

[1x5e]

임마누엘집, ‘임마누엘 본부재단 가을맞이 바자회’ 개최

임마누엘집, ‘임마누엘 본부재단 가을맞이 바자회’ 개최      [서울복지신문=장경근 기자] 사회복지시설 임마누엘집(이사장 김경식 목사)은 코로나로 인해 3년 동안 열지 못했던 바자회를 21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임마누엘집 앞마당에서 대면으로 개최한다고 밝혔다.이번 바자회를 통해서 얻은 수익금 전액은 강원도 양양 오색호텔에서 100여명(직원포함)의 장애인 가족들과 함께 설악산 가을 나들이를 떠나는데 사용 된다. 설악산의 아름다운 단풍도 구경하고 신해불이 횟집에서 최고의 식사를 대접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임마누엘집 관계자는 “이번 바자회는 장애.. . . . . . .

[ianine]

횟집에서 밥먹고 나오는데 파도가 잔뜩 성이나있다. 지난번 동해도 이렇게 비바람과 함께였는데@@ . . #동해파도 https://www.instagram.com/p/CegLZoqvuA2VtwTkE9P4FlCo_ALT28CWoDV1CI0/?igshid=NGJjMDIxMWI=

[hyhdksab4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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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9udans]

180728 BtTRYJUJouGjhXA twitter update of Haebin spotted in a restaurant:

부산 횟집에서 밥먹고 있는 도중에 본 구구단 해빈,, 어머니 가게 도와주고 있었다는데 쌩얼이라고 웃는데 진짜 귀여웠다😭 이거 올릴려고 계정까지 판 나.. 실제로 보니까 넘 예쁘던데 구구단 얼른 나왔으면ㅠ,,🧚🏻‍♀️

#구구단해빈 #해빈 #구구단 #흔한_알바생 #gu9udan #존예 #부산

[solplparty]

[MV] 형태 (hyungtae) - 저기요(횟집연가) (Excuse Me) / Official Music Video https://youtu.be/bC0oFZ1ElkE [MV] 형태 (hyungtae) - 저기요(횟집연가) (Excuse Me) / Official Music Video [저기요(횟집연가)] 가이드용으로 10분 만에 썼던 가사를 넣어 만든 곡입니다. 횟집에서 혼술을 하고 있는 상상을 하며 쓴 곡인데, 어서 빨리 상황이 좋아져 여러 명이 재미있게 술을 마시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이 노래가 횟집에서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Composed by 배영준 Lyrics by 형태 Arranged by 배영준 Guitar 자이로 Bass 형태 Keyboard 배영준 Chorus 형태, 이성준, 이경원 Mixed and Mastered by 배영준@청춘뮤직Studio #형태 #hyungtae #저기요 #횟집연가 SEOUL MUSIC / 서울뮤직

[qai1004]

유가네 한우소머리곰탕. 횟집에서 고기집,설맥 맥주집..을 거쳐 이번에 새로 오픈을 앞두고 수리중.. 맛좋은 곰탕으로 대박나길 기대해본다. #유가네한우소머리곰탕 #유가네곰탕 #설맥 #숭인동유가네곰탕 #까망천사 #종로맛집 #5통장 #종로SNS #종로아지트TV #대박 #한국재능봉사단 https://www.instagram.com/p/CGsZn6JFCJk/?igshid=11ny5ul7dfo8a

[0jaem]

창원에 있는 동안 아빠와 많은 시간을 함께 하고 있다. 아빠는 전동기를 개발하는 사업을 하는데, 집에서 할 일 없는 나는 아빠 따라 출근해서 이런저런 일을 도와준다. 여태 아빠와 이렇게 까지 함께한 기억은 내 인생에 없었기 때문에 아빠의 새로운 모습들을 많이 보고 있다.

아빠는 꽤 잘나가는 대기업 사원이었지만 IMF 때 구조조정을 당했다.(구조조정을 당한 게 아니라 자기 사업을 하고 싶어서 나갔다고 한다.) 그 후로 몇 번 사업을 했다가 흐지부지 되거나, 사기 당해서 망하거나 했다. 가끔씩 창원 내려가서 안부 물으면 늘 "아빠가 회사를 차렸는데 내년부터는 괜찮을 거다."라고. 바로 저번주에도 둘이서 회 먹으면서 똑같은 이야기를 했다. 내년에는 괜찮을 거라고, 나중에 잘 되면 엄마랑 일본의 시골에서 살거라고, 비자도 없이 어떻게 사냐니까 사무실이라도 하나 차릴 거라고.

나는 아빠가 철없는 사람이라 생각했다. 아빠는 내가 초등학생 때부터 바람피기 시작해서 작년에도 걸렸다. (내연녀한테 보낼 메시지를 가족 단톡방에 보냈다.) 엄마는 늘 우리 몰래 숨어서 울었다. 나의 어린 시절 기억은 밤마다 베란다에 서서 밖을 보는 엄마의 뒷모습과 캄캄한 내 방으로 희미하게 들리는, 거실에서 이모들과 전화하는 엄마의 울먹이는 음성이다. 그리고 괴기한 꿈들. 사업 실패로 인한 빚 때문에 엄마가 고생하는 건 물론, 세면대도 없는 집으로 이사가고 내가 학교 다니면서 알바해서 번 푼돈까지 보태야 했다. 수술이 성공적이여서 완치하긴 했지만 위암 4기 판정도 받았었다. 이때 엄마는 아빠 병원 데려다 주고 뒤치닥꺼리 한다고 운전면허도 땄다. 그 와중에도 아빠는 다인실 병동은 싫다고 1,2인실만 사용했다. 그 외에도 아빠에게서 가장으로서의 책임감 같은 건 느낀 적이 거의 없어서, 사업한다고 하면 항상 겁부터 났다. 아, 또 엄마 가슴은 썩어가겠구나. 가끔 엄마한테 왜 이혼 안하냐고 물어보면, 우리들 때문에 안한다고. 엄마의 이유를 전혀 납득할 수 없다. 나는 엄마, 아빠가 각자의 인생을 살기를 가장 원한다. 내 생각엔 엄마는 아빠가 언젠간 당신의 모든 희생을 보답해줄 거라고 믿고 있는 거 같다. 믿는 거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런 장면을 꿈꾸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늘 엄마 편에 있었고 내색은 안했지만 마음 속으로는 아빠에 대해서 부정적이었다. 그런데, 이런 얘기 좀 식상하지만, 아빠와 함께 하면서 아빠의 새로운 모습을 본다. 아빠는 말이 사장님이지 홀로 고군분투하면서 일하고 있었다. 아들 앞에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모습을 보이긴 하지만, 환갑을 앞둔 어른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 순수한 열정 같은 것이 느껴진다. 그리고 외근(외도 일지도 모른다.) 나갔다 올때면 전화와서 담배 있냐고 물어보고 보헴 슬림핏 브라운을 한 갑씩 사와서 주는데, 뭔가 묘한 부성애를 느낀다.

우리집은 일본 방송들을 방영해주는 J채널을 자주 본다. (동생이 일본에서 일하고 있고 결혼까지 생각하는 상대가 일본인이라서 요즘 우리집은 약간 좀 일본 열풍이다.) J채널에서 방영하는 프로 중에 "참치에 인생을 건 사나이들"이라는 시리즈 다큐멘터리가 있는데 가끔씩 거실 나와보면 아빠는 종종 이 프로를 보고 있다. 아빠는 낚시를 매우 싫어하는 사람이고 딱히 재미있는 다큐멘터리도 아닌데 왜 이걸 보고 있을까? 그런 생각에 하루는 옆에 앉아서 봤다. 이 프로에는 옛날에는 180kg이 넘는 참치도 잡았던 유능한 어부였지만 지금은 3년 동안이나 참치를 한 마리도 잡지 못하고 있는 할아버지가 나온다. 체계적으로 팀을 갖추고 최신식 장비로 100kg이 넘는 참치들을 잡으면서 만선을 달성하는 젊은 어부들과 비교되면서, 할아버지는 홀로 참치를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낚시줄을 잘못던진다던가, 참치떼가 코 앞인데 미끼를 갈매기가 먹어버린다던가, 참으로 안타까운 장면들만 나온다. 아빠는 그런 할아버지를 한심해 하면서 혀를 찬다. 그러다 할아버지가 3년 만에 참치를 잡는데 겨우 15kg짜리다. 아빠와 나는 씁쓸하면서도 기분 좋게 웃었고 그렇게 그날 분량의 방송이 끝났다. 나는 TV를 거의 보지 않기 때문에 그 이후의 내용은 모른다. 하지만 아빠가 왜 이 다큐멘터리에 끌렸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

이제 나는 사실 내년이라고 그다지 달라지지 않을 것임을 안다. 횟집에서 나중에 엄마랑 같이 일본의 시골에서 살거라는 아빠의 말이 언젠가 나를 너무나도 슬프게 만들 거라는 것도. 물론 잘되면 더 좋겠지만 그렇게 되지 못한다고 안타깝지는 않다. 아빠가 했던 '말'은 나를 눈물 흘리게 만들지 몰라도, 앞으로 다가올 '상황' 때문에 슬퍼할 일은 없을 거다. 두 달 간 부자간의 마음의 거리가 가까워진 느낌이다. 나는 아빠의 순수한 열정을 응원하기로 했다. 내가 좋아하는 스토리는 아니지만, 그래도, 그 다큐멘터리에서 할아버지가 결국은 150kg이 넘는 참치를 잡는 장면이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