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1inabara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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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도 없는 바다는 암흑에 고립된 내 모습과 너무 닮아서 가만히 바라볼 때마다 발끝이 저려와 이젠 정말 벗어나고 싶다 도망치고 싶어 파도에 잡아먹힐 것처럼 견디기 힘들고 정신이 아득해질 때면 귀를 막고 눈을 감아 입에 침이 마르고 손발이 땀으로 흥건해져도 불안해하지 말자 매일마다 돌아오는 내일을 두려워하지 말자 울지 말자 아프지 말자 겁내지 말자 절대 무너지지 말자 무너져도 다시 일어나는 거야 오래 걸려도 괜찮아 반드시 다시 일어날 거니까 나약해지지 말자 나의 소중함을 잊지 마 지나간 아쉬움에 매일 허기진 새벽을 지새우지 말자 원망도 미움도 혐오도 자책도 모두 흘려보내자 밥도 잘 챙겨 먹고 잠도 잘 자고 잘 지내는 거야 알겠지 지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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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마음을 뻗어도 소유할 수가 없기 때문에 그저 그 세계 속으로 걸어 들어가거나 곁에 머물며 적당히 누려야 하는 것들이 많다 행복이야말로 그렇다 사람들은 불행을 감수하면서까지 행복을 움켜쥐려 애쓴다 하지만 거의 근접했다고 생각하는 순간 신기루처럼 사라지는 것이 행복이다 어떻게 해야 행복에 도달할 수 있을까? 죽기 전에 행복이란 낙원에 도착할 수 있기는 한 걸까 행복이란 뭘까 불행하지 않은 상태가 행복인가 혹시 기쁨과 즐거움과 성취감 따위를 행복이라고 착각하며 사는 것은 아닐까 이런 물음에 나는 답할 수 없다 여전히 행복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어떤 방법과 절차로 그것을 쟁취할 수 있는지에 관해서도 나는 관심이 없다 행복 앞에서 부산을 떨고 싶지 않다 안타깝게도 인간에게 행복을 관제할 수 있는 능력 따윈 없는 것 같다 억지로 노력한다고 반드시 행복해지는 것도 아니다 남보다 두세 배 노력한다고 해서 남보다 두세 배 더 행복해질 거란 보장도 없다 그러므로 행복을 향한 첫걸음은 무조건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는 강박에서부터 벗어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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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 대해서 점점 빠삭해진다고 믿었다 나는 잠을 좋아해 나는 하루 외출하면 삼 일은 쉬어야 해 나는 여섯 시간 정도 자면 돼 가끔 열두 시간씩 자면 좋아 나는 잔잔한 영화를 좋아해 책도 좋아해 물론 음악도 너무너무 좋아해 그런 규칙은 지금에 와선 아무런 의미가 없어졌다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을 나열하면 스스로를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지금은 부질없다고 느낀다 어차피 변할 것을 차라리 내 침대 커버의 색을 써두는 것이 진실에 ���깝다 나는 나를 통제할 수 없다 무엇을 좋아하고 말고조차 어찌할 수 없다는 얘기다 심지어 추억조차 마음대로 떠올릴 수 없다 어떤 선반은 열리지 않고 어떤 선반은 너무 열려 안에 있던 것들이 바람에 날아가 버렸다 나는 이제 기억을 믿지 않는다 이런 흐름이 있구나 점점 지하로만 내려가는 계단 부정적으로 바뀌는 세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것 안 되는 것 무기력한 것 하나를 잃고 하나를 얻는 것이 아닌 계속 잃기만 하는 세계 이제 나는 더 이상 ‘그냥 하면 되잖아’ 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 어둠을 바라보는 이유는 어둠이 그곳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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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날이 있었다 기대고 싶은 날 나를 오해하고 조롱하고 비난하고 이용할지도 모를 그리하여 나를 낙담하게 하고 상처 입힐 수 있는 사람이라는 피조물에게 나의 마음을 열어 보여주고 싶은 날이 있었다 사람에게 이야기해서만 구할 수 있는 마음이 존재하는지도 모른다고 나의 신에게 조용히 털어놓았던 날이 있었다 우리는 남은 차를 마저 마시고 가방을 든다 구원이니 벌이니 천국이니 지옥이니 하물며 사랑이니 하는 이야기는 더는 입에 올리지 않은 채로 우리는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간다 각자의 우산을 쓰고 작별 인사를 나누고 뒤돌아 걸어간다 그렇게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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