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immeringbehemothglyph
glimmeringbehemothglyph
제목 없음
1 post
Don't wanna be here? Send us removal request.
glimmeringbehemothglyph · 1 month ago
Text
결국 세계는 모래같은 것이 아닐까하는... 모래는 정지되어 있는 상태에서는 그 본질을 파악할 수가 없으니까... 모래가 유동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실은 유동 자체가 모래라는...
모래의 곤충을 채집하기 위해 모래를 조사하는 남자는 모래의 불모성에 대해서, 끊임없이 흘러 생물을 받아들이지 않는 점이 일년 내내 매달려 있기만을 강요하는 현실과 대구된다 생각함. 정착을 고집하기에 경쟁이 시작되는게 아닐까, 정착을 포기하고 모래의 유동에 맡기면 경쟁도 성립하지 않고 강한 적응력으로 경쟁권 밖에서 유유히 살 수 있지 않을까?
모래 쪽에서 생각하면 형태가 있는 모든 것이 허망하다. 확실한 것은 오로지 모든 형태를 부정하는 모래의 유동뿐이다.
모래의 불모성은 흔히 말하듯 건조함에 있느 ㄴ것이 아니라, 그 끊임없는 흐름으로 인해 어떤 생물도 일체 받아들이지 못하는 점에 있는 것 같았다. 일년 내내 매달려 있기만을 강요하는 현실의 답ㄷ바함에 비하면 이 얼마나 신선한가.
망자들은 제각기 남자에게 끊임없이 말을 걸고 있었다. 어째서 이것이 고독 지옥인 것일까? 제목을 잘못 붙인 것이 아닐까, 하고 그때는 그렇게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분명하게 이해할 ㅅ ㅜ있다. 고독은 환영을 좇기에 충족되지 않느 갈증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영원히 낫지 않을 상처를 영원히 핥고만 있는다면, 끝내는 혓바닥이 마모되어 버리지 않을까?
인생에 기댈 언덕은 없다.
한 남자가 실종되어 사망 처리 된다. 그는 바닷가의 모래 사구에서 새로운 종을 채집하려는 교사다. 새로운 곤충을 채집하려는 목적은 곤충 도감에 자신의 이름을 보존시키려는 목적이다. 남자는 모래의 마을에서 한 여인과 함께 모래 구덩이에 갇혀서 마을에 소속되기를 강요당한다. 그 곳에서 흘러들어오는 모래들을 계속 퍼내려가는 삶을 반복하게끔..
남자는 탈출하려고 노력하지만 결국 모든 노력은 무위로 돌아가고 남자는 구덩이에서 여자와 아이를 가지고 끊임없이 흘러들어오는 모래를 파면서, 희망이라 이름붙인 조수장치에서 뽑아올린 물을 기다리며 살아간다.
영원을 살고 싶어 곤충도감이라는 형태로 자신의이름을 고정시키려고 했던 남자는, 모래의 마을에서 영원히 아무 가치없는 모래 퍼나르는 노동을 강요당하며 살게 된다. 도리어 영원을 살기 위해서 생각하는 한 시점에 고정적이고 단단한 무언가를 새기기가, 일시적이고 무의미한 행동의 반복이 도리어 더 영원에 가까운 것이 아닌가? 어느 한 시점에서 나라는 존재를 고정하는 것은 인위적이다. 실상 세계란 순환하고 반복되는 노동 속에서 영원히 졶속하니까.
1 note · View no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