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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인간 대신 일할 인공지능이 살아야 하는 데이터 센터를 짓고, 인공지능이 먹어야 할 물과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발전소와 댐을 짓고 있다.
좀만 있으면 인공지능이 설계해 준 인간이 타고다닐 자동차를 만들 로봇을 만들기 위해 인간이 일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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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준희가 자전거를 사달라고 한다. 문제는 지도 컸다고 혼자서 유튜브에서 검색하고선 100만원이 넘는 로드 자전거가 같고 싶단다. 초등학생한테 그건 너무 무리고, 100만원이 넘는 건 나중에 니가 돈 벌어서 스스로 사고, 어쨌든 5월 연휴 때 같이 자전거 가게에 가서 직접 고르기로 했다. 이런 이야기를 주변 사람들과 스몰톡으로 하다보니 한 때 자전거가 유행해서 그런지 몰라도 바깥 활동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집에 몇백만원 짜리 자전거 한 대 쯤은 있는 분위기라 깜짝 놀랐다. 난 돈을 벌어서 어디에 쓰고 있는거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2.
인터넷에서 유행하던 밸런스 게임이 있어서 아내한테 해 봤다.
평생 옷(잡화 포함, 보석 시계류 제외) 무료 vs 평생 식당(음료 및 주류 포함, 단 본인에 한정) 무료
난 당연히 후자를 골랐는데, 아내는 전자를 골랐다. 후자는 자기가 혜택을 받기 위해선 동반자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점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런데 전자는 처음부터 혼자만 즐길 목적 아닌가? 싶어서 갸우뚱했다. 이제는 굳이 남들의 시선을 의식해서 소위 명품이라는 비싼 물건을 살 필요도 욕구도 없는 나이지만, 역시 여자라 그런지 아내는 다른가 싶다가도, 나 역시 단정하고 좋은 물건들을 사용해야 그나마 덜 추해보이는 나이라고도 느낀다.

3.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좋은 뭔가를 사서 잘 쓰다가 혹은 잘 모셔뒀다가 자식들이 크면 하나씩 물려주고 싶다라는 생각을 종종 한다. 그러니까 아빠의 레거시랄까 뭐 그런거 말이다. 또 한편으로는 올해가 결혼 15주년인데, 그동안에는 결혼 기념일이라고 특별히 뭔가를 물질적으로 기념한 게 없다. 이제부터라도 기념이 될만한 뭔가를 매년 하나씩 사서 둘만의 아카이브를 만들어도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후보군 중 하나는 접시 같은 테이블웨어다. 가족의 식사를 내가 핸들링하고 있기도 하고 같은 식탁에 모여서 같이 밥을 먹는게 식구니까 말이다.

5.
결국은 돈 쓰고 싶다는 이야기를 이렇게 주절주절 늘어 놓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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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던 와인이던 게임의 끝은 아직 쌀 때 사서 장기간 잘 가지고 있다가 도저히 살 수 없는 가격이 되었을 때 난 뛰어난 안목으로 예전에 그나마 합리적인 가격에 사가지고 존중받을만한 인내심을 가지고 여태 안까고 가지고 있었지롱 하면서 까먹는 재미인 듯. 그니깐 투자가 필요한 세련된 비틱질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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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나이를 먹어보니... 젊었을 때는 정신 무장이 되어 있으면 왠간한 고통이나 불편함은 극복이 가능했는데 그게 다 체력이 받춰졌기 때문이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는다. 그러니까 하고자 하는 열정과 의지가 충분해도 체력이 안 따라와서 못 한다.
그렇다고 멘탈적인 측면에서도 아주 변화가 없지는 않는데, 스스로의 생각에 마땅히 있어야 하는 상태에 대한 집착이 생긴달까. 그러니까 쉽게 말하면 내 생각엔 이건 이래야 될 거 같은데... 뭐 이런 식의 사고가 많아진다. 어렸을 땐 아무 생각이 없이 혹은 어쩔 수 없이 그냥 해야 하는 대로 했다면, 이제는 그게 얼마나 불합리한지가 보이는 건데, 문제는 종종 내 관점에서만 불합리한 문제일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나이 먹으면 꼰대에 틀딱이 되는 게 당연한데, 그렇다고 마냥 꼰대에 틀딱이 되는 걸 방치하는 것도 아닌 것 같고 말이지. 참 살고 싶은대로, 살 수 있는대로, 살아야만 하는 대로 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자고 책도 읽고 공부도 하는 것이지만, 결국 얻는 답은 알 수 없고 쉽지 않다. 뿐이라서.... 그래서 다들
주변 사람들에게 친절하게 굴어서, 행복한 삶을 살자.
수준의 답을 얻는 것이고, 그게 영 틀린 답도 아니고, 그걸 실천하는 것도 꽤 어려운 것이기도 하지만... 여전히 고작 그것일 뿐인가? 라는 의문을 지울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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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문 하나 작성하지 못해서 그걸 챗지피티한테 시키면, 또 그걸 본 사람들이 그 사과문을 챗지피티한테 쓰라고 해서 쓴 사과문인지를 다시 챗지피티한테 물어보고, 그래서 챗지피티가 그 사과문은 챗지피티가 쓴 사과문인거 같다고 말해주면 우우웅우 가서 사과문을 어떻게 챗지피티를 통해 쓸 수 있냐고 지랄을 하는데, 그 지랄도 딱히 어떤 답을 바라는게 아니라 그냥 그래도 되니까 하는 지랄이라는 점에서
다른 예를 들자면, 콘텐츠의 홍수 속에서 창작의 효율성을 높히기 위해 챗지피티를 통해 콘텐츠를 만들어내면 그걸 보는 사람 역시 챗지피티를 통해 요약해서 내용을 파악한 뒤 그에 대한 감상을 챗지피티로 작성해서 올리는 세상
앞으로 우리는 시뮬라크르 속에서 지랄맞게 살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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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을 먹을 때면 가능한 상황에선 거의 매번 반주를 한다. 예전에는 주로 편의점 4개 만원짜리 세계 맥주였다. 하지만 그것도 몇년을 먹다보면 질리기 마련이고, 무엇보다 아내가 다이어트 이후로 술을 거의 안 먹기 시작하면서 700ml는 용량이 너무 많다. 대안으로는 와인도 있겠지만, 난 와인 맛을 잘 모르겠다. 그냥 먹는 순간 음 이건 맛있네. 이건 별로네. 수준에서 벗어나질 못한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3잔 정도 먹으면 미친듯이 졸리고 머리가 아프다. 그래서 요즘엔 위스키를 먹는다. 소주잔 분량으로 1잔, 그러니까 50ml 정도 그러나 내킬 땐 2잔까지. 문제는 소주는 알콜도수가 15인데 위스키는 40도 이상이라는 점이다. 그러니까, 2잔 먹으면 소주 한병을 먹는 셈이다. 그래서인지 요즘 10시반에 얘들과 같이 누우면 거의 그대로 자버리기 일수다. 예전에는 11시쯤 혼자 거실에서 넷플릭스도 보고 책도 보고 그랬는데 그런 시간을 가질 수가 없다. 그리고 매일 소주를 한병씩 먹는다면 그건 아무리 관대한 나만의 기준에 따라도 틀림없이 알콜중독이다. 그래서 오늘은 참아야지 하지만 집에 오는 길에 유튜브로 위스키 리뷰 영상을 보다보면 내가 이거라도 하지 않으면 인생에 무슨 낙이 있다고 하면서 어쩔 수 없이 또 마시게 된다. 문제다.
문제라고 생각해서인지 다시 다른 종류의 술들에 눈길과 관심이 간다. 사실 굳이 술이 아니라도 상관없을 텐데....
오랜 기간 즐길 수 있는 <완벽한 한 잔>을 찾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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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에 있었던 유명한 캐릭터가 있으면, 그 캐릭터에 대한 세세한 설정이나 과거사가 없이도 이야기가 진행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편의성이 있다.
그런데 굳이 그 캐릭터의 과거사를 만들어 내겠다는 건, 이미 존재하는 캐릭터의 유명세에 묻어가겠다는 의도가 빤히 보여서 별로 좋게 봐줄 수가 없다. 더구나 영화 <조커>도 그렇고 이것도 그런데, 빌런의 과거사가 징징대는 마마보이였다면, 그걸 대체 누가 좋아해 줄 수 있다는 건지 이해하기 힘들다.
그나저나 201X년 이후로 비단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세계가 공통적으로 징징대는 서사를 팔아대고 있는 건 참으로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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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이 하고 있는 말의 내용에 집중하느냐, 아니면 이런 저런 말을 하고 있는 그 사람에게 집중하느냐의 차이에는 우열이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소위 F성향이라고 일컬어지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한차원 더 높은 대화를 하는 것이라고 믿곤 하지만. 그러나 누군가의 싸가지 없는 말을 들으면,
저 색히 존나 싸가지 없네 상종을 말아야지
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꼭 다음에는 저 색히가 틀린 말을 했다는 걸 밝혀내서 반드시 이겨먹어야지
라는 문화에서 살아온 나로썬, 오히려 한차원 더 높은 대화를 한다는 F적인 대화의 방식이 사람들로 하여금 불편하지만 필요한, 어쩌면 불편하니까 필요한 의사소통을 포기하게 만드는 원인 내지는 결과가 아닐까라는 의문을 떨칠 수가 없다.
그러니까 난 설령 대화 상대가 싸가지가 없더라도 무슨 말을 하는지는 들어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상호 이해의 희박한 가능성이 열리고, 하다못해 나의 생각을 다른 관점에서 바라볼 기회라도 생기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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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기사를 봤다.
기사의 결론이 제일 어이없는데 "노인에 대한 성교육"이다.
그래 요즘 영화 <HER>가 현실화되어서, 인공지능과 친구처럼 대화를 나누는 사람이 많아졌다고는 하지만,
사람이 아니라, 나랑 개인적인 대화를 나누라고 만든 로봇에게도 야한 이야기를 하면 안되는 건가? 그럼 무슨 말은 해도 되고 무슨 말은 하면 안 되는 건가? 야한 말은 나쁘지만 "도람뿌 뒈져라" 같은 혐오와 증오의 표현은 상관없나? 그리고 로봇한테는 야한 말 하면 안 되지만, 핸드폰으로 야한 사진 찾아 보는 건 괜찮나? 걸그룹 뮤직 비디오를 보면서 성적인 충동은 받는 건 무해하고, 에곤 쉴레의 그림을 보면서 흥분하면 고상한데, 온니팬즈의 포르노를 보면 인간 말종인가? 그럼 AI가 만들어 낸 허구와 가상의 이미지를 보고 꼴리면 그건 대체 뭔가요?
근데 아마도 이런 생각을 하기도 귀찮고 불편하고 어차피 정답도 없는 문제니, 결국 사람들은 챗지피티한데 "돌봄로봇한테 음담패설을 해도 되는거야?" 라고 물어보고선 챗지피티가 자기 마음에 드는 대답을 할 때까지 반복한 뒤 "음 그렇군." 이라고 결론을 내릴 세상이 이미 온 것 같다.
도대체 우리는 뭐할려고 사는걸까?
"AI에게 지켜야 할 예절교육"이라는 프로그램 만들어서 강의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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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위스키를 홀짝 거린다. 위스키를 니트로 마실 때 보통은 노징 글래스라는 잔을 쓰는데, 글랜 캐런이라는 곳에서 만드는 것이 가장 널리 쓰인다. 만원쯤 한다. 하지만 집에서 굴러다니던, 작은 와인잔 비스무리한게 있어서 이걸로 쓰면 되겠구나 싶었고, 그동안 무리 없이 아니 만족스럽게 썼다. 그런데 지난 주말에 보니 다른 부분은 다 멀쩡한데 림 부분이 깨져 있어서 아깝지만 버릴 수 밖에 없었다.
버리기 전에 무슨 잔인지 정보를 좀 찾아 봤는데 리델에서 나온 꼬낙잔이었다. 그것도 핸드메이드로 만드는 소믈리에 라인. 그러니까 국내 공식 판매가는 15만원 정도 하는.... 잔 하나에 15만원이라니! 나 왜 부자였지? 근데 지금은 왜 가난하지?? 아무튼 그런 경험을 통해 좋은 물건의 기준이라는 걸 생각해보게 되었다.
품질이 우선이어야 한다. 그러니까 수익성 확보를 위한 원가절감이 우선 순위가 아닌거다. 다소 비싼 가격은 높은 수준의 품질 확보를 위해선 어쩔 수 없다. 그러면서도 다른 많은 사치품 브랜드들이 그러하듯이, 별 필요도 없는 디테일을 추가하여 쓸데없이 가격을 높혀서는 안 된다. 그냥 형태와 기능 그 자체로 충분하다. 마지막으로 오랜 세월동안 꾸준히 만들어져서 소비자의 호평을 받아와야 한다. 가격을 재설정하기 위해 혹은 트렌드에 따라가기 위해 단종과 리뉴얼과 재출시를 반복해서는 헤리티지라는 건 생길 수 없다.
기술이 발전했다고는 하지만, 저런 기준을 충족시키는 물건은 점점 드물어져 간다. 발전된 기술의 대부분은 원가절감을 위해 쓰이고, 같은 물건을 더 비싸게 팔기 위한 꼼수로 사용될 뿐이다.
아무튼 새로운 잔을 사려고 보는데 글라스웨어라는게 대게 만원도 안하는 돈이더라. 15만원짜리 잔에 마시다가 만원짜리 잔을 쓰면 막 내 처지가 내리막���구나라는 기분이 들어서 슬퍼지진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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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팍한데 비대해지기만한 허상 뿐인 자아 조차 수습하지 못해서 왜 아무도 내가 얼마나 힘든지 알아주질 않냐고, 내가 아프니까 내가 피해자고 그래서 니들이 가해자고, 난 원래 이러지 않았지만 나도 어쩔 수 없이 이러는 건데 그걸 넌 왜 이해해주지 못하냐면서 울부짓으면서 그나마 지금까지 자기가 서 있어 왔던 발판마저 스스로 태워버린다.
난 이게 우리 시대의 자화상이라고 생각하는데, 한편으로는 나도 한낮의 인간인지라 슬프고 짠하긴 하지만, 그래서 뭘 어쩌자는 건지는 여전히 도무지 모르겠고, 이제는 그걸 이해할 필요조차 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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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페이를 자주 사용한다. 편의점을 주로 이용하는 나로썬 지갑을 따로 챙기지 않아도 되서 편리하다. 더구나 사용 즉시 현금처럼 사용 가능한 리워드로 페이백되는 혜택도 직관적이고 말이다.
그런데, 얼마전 생일에 카카오페이에서 생일이라 특별 리워드를 준다고 알림이 와서 들어가 봤더니 11원어치 포인트를 주더라. 불과 11원 일지라도 생일이라고 돈을 주는 게 어디냐라고 고마워해야 하나? 그나마 18원이 아닌게 다행인건가? 이런 생각을 하게 만드는 사회가 비정상인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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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대의 과대망상증 트롤러가 세계를 쥐락펴락하고 있는 와중에 전세계 사람들이 왜 인지는 모르겠지만, 지브리풍 그림에 환장하고 있는 지금 바로 이 순간이 먼 미래에서 보면 커다란 변곡점이었다고 평가될 것만 같아서 요즘 자꾸 속이 메슥거린다. 그러니 저러니 해도 시간은 흐르고 우리는 어떻게든 메슥거리는 속을 붙잡고선 꾸역꾸역 살아내는 것 외에 별다른 선택지가 없다는 사실이 더욱 메슥거리게 만드는 것일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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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이사를 가게 되어서, 짐 정리를 해야만 한다는 압박을 느끼고 있기 때문인지 올해도 결국 닥쳐 온 생일임에도 그다지 사고 싶은 게 없다. 향수도 위스키도 옷도 뭐도 결국 다 짐일 뿐이다.
뭘 진득하게 모을 생각이면 우선 장만해야 할 것은 내 집이다.

2.
그래서 매번 생일은 그냥 와이프한테 용돈이나 좀 더 받았는데, 이번에는 그냥
자기가 나한테 사주고 싶은 거 사줘
라고 했다가 아무 것도 못 받았다. 물론 그렇다고 내가 생일 핑계대고 뭘 안 산건 아니지만.... 선물이라는게 그걸 고르는 과정에서 나의 관심과 시간을 기꺼이 상대에게 쏟는, 그 정성에 의미가 있는 건데, 이제와서 상대에게 그런 정성을 바라기엔 너무 각박한 삶을 살고 있는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서 착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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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조금씩 모았던 현금 뭉치를 안주머니에 넣고 가게에 들어가면, "손님 뭐 필요한 거 있으세요?"
"아 좀 둘러볼려고요." 그러고선 대충 둘러보다가 "이거랑 이거 그리고 이거 주세요."라고 하면, 급 방긋거리면서
"네 새상품으로 준비해드리겠습니다."라고 후다닥 준비해주면, 대충 한번 쓱 살펴보고선,
"이거 주세요. 귀찮으니까 포장도 까 주세요."라면 친절도가 더 상승하면서,
"호호 고객님께 특별히 이것도 하나 더 드릴께요."
"네 감사합니다." 하면서 돈 쓰는 맛이라는게 있었는데,
요즘엔 물건값도 너무 비싸졌을 뿐만 아니라, 이걸 인터넷으로 사면 얼마 더 싸게 살 수 있는지도 신경쓰이고, 이렇게 오프라인에서 사는데 뭐 사은품이라도 좀 챙겨주지 않을려나도 신경쓰이고 그래서 결국 돈 쓰는 맛이라는게 너무 없어졌다.
더군다나 발품을 팔아가며 실제로 내 눈으로 물건을 보고 만져도 보고 입어도 보면서 아 이게 이렇게 생겼구나 뭐 이런게 쇼핑의 큰 즐거움 중 하나인데, 잠시라도 가만히 못 있는 그러면서 지들이 관심없는 건 절대로 참지 못하는 아이들을 데리고 저런 사치도 누릴 수 없고 말이다.
낭만 없는 효율적인 소비만 남았고, 그건 그냥 노동과 다를 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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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회사가 팔려서 직원들에게 위로금이 지급되는데 그 기준을 가지고 설왕설래가 오고 가는 모양이다.
고년차들은 당연히 자기네들이 지금까지 회사에 기여한 공덕이 더 많으니 더 높은 기준을 적용받아야 하는거라 생각하고, 저년차들은 자신들은 안정적인 대기업인 줄 알고 취업을 했는데 소유주가 사모펀드로 바뀌었으니 자신들의 신뢰이익에 대한 보상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둘 다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말일테지만, 비슷한 시기에 소유주가 바뀌었는데 회사가 죽을 쑤고 있어서 팔 수가 ��는 그런 회사에 몸을 담고 있는 입장에서 사실 그 회사가 성장해서 높은 값에 팔 수 있었던 이유는 직원들의 노력과 실력이라기보단 단지 그들이 속한 업계 전체의 성장 그리고 소유주가 그걸 팔기로 결심한 타이밍에 기댄 면에 더 높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걸 마음 속으로만 생각하고 있었어야 하는데, 괜히 입밖으로 꺼내는 바람에 안그래도 중년의 위기를 겪고 있는 아내의 기분만 더 상하게 했다. 서로 말을 안해야 덜 싸우는데, 아내한테조차 생각을 거르고, 말을 가려서 해야 하면 그건 또 그 나름대로 슬픈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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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순환적 인과 관계 체계에 함께 얽매여 들어가 있다. 우리는 끊임없이 서로의 부정적인 행동을 자극하고 강화한다. 상대방은 우리에게 무언가를 하는 별개의 악성 개체가 아니라, 우리가 그 상대와 상호 작용할 때마다 만들어내는 대인 관계 현실의 발현이다. 우리는 둘 다 “하나”다.
요즘 사회에서 많이 하는/듣는 이야기가 바로 "진정한 나/너 자신"을 찾아야 한다는 소리다. 그래서 밥을 빌어먹고 사는 일도 애를 키우는 일도 최소한의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해야만 하는 일도 모두 진정한 나를 찾는 데 걸림돌과 방해물이다 라는 이상한 생각들이 퍼져 있다.
"자아"라는 개념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게 어떻게 생성되는지에 대한 수많은 복잡한 논의를 제쳐두고서라도, 그게 만약 "진정한 나"라면, 그건 찾는게 아니다. 지금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일 뿐이다. 그러니까
자아는 발견할 수 없다. 인정할 수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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