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mgik
isolation25 · 3 mon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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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을 담았던 내 일기장
열일곱부터 스물다섯까지
왜 이렇게 멀게만 느껴질까?
그동안 많이 자랐지 난
우울 속에서 부유하던 나는
수영을 배웠어
앞으로 갈 길들 또 멀고먼 어느 행성일까
이젠 상관없어
내가 갈 곳 그 어디든
잘 달려나가볼게
언젠가 또 우울에 잠겨 이곳이 필요하더라도
그때 난 그때의 나보다 단단하겠지
2024.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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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olation25 · 2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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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 위해서 살게
깊은 곳 묻어 두었던 널
다시 꺼내 보게 되었어
그 날
그 얼굴을 잊지 않을게
널 위해서 살게
널 행복하게 만들어 줄게
널 위해서 살게
2023.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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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olation25 · 2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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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죽기 전에 바오밥나무를 봐야 하는데
파도 치는 바다
일흔 두 개의 섬
쩍쩍 갈라진 대지 넘어서
죽기 전에 바오밥나무를
건너 건너 아주 먼 곳 숨결조차 닫지 않는 마다가스카르
에 있다는 그 술병 같은 나무를
봐야 하는데
/
언니, 난 또 바보 같은 공상에 빠지지
당장 일어나 표 쥐고 인천공항으로 달려가
스물 세 시간을 비행해 태평양 넘어
바오밥나무를 두 팔 벌려 꼭 안는 꿈
/
언니, 걱정하지 마
난 집에 들어가서 핸드폰을 할 거야
문제집 좀 풀다가 유튜브도 보고
스톱워치 켜 놓고 딴짓도 할 거야
바오밥나무는 저만치 던져두고
번쩍거리는 화면 보며 웃을 거야
/
언니, 나 바오밥나무를 봐야 하는데
오리온자리보다 멀게 느껴지는 그 나무를….
//
2022.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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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olation25 · 2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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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이후에 도저히 널 볼 자신이 없어서
1년 3개월이란 시간을 흘려보냈지
오늘 무대를 보다가 흘러흘러 네 모습도 보니
네게서 눈을 못 떼겠더라
누가 뭐래도 넌
내 가슴 속에 남아있는 사람
2022.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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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olation25 · 2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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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랑한 네 두 뺨 꼭 호빵같아
사랑스런 네 모습 한 줄로 꼬아서
내 꿈에 내리는 새끼줄로 만들거야 음음
네가 그 줄 타고서 내려오면
수수밭이 아니라 내가 서서
바닥으로 떨어지는 널 퐁신 안아들거야
2022.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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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olation25 · 2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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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만 봐도 웃음이 나는 사람아
네가 그 어디에 있어도 아름다워
종종 내 꿈속에 노크해주는 네가
사랑스러워서 가슴이 아픈 밤이야
네가 써 준 편지를 몇 번씩 손으로 옮겨 써
네가 쓰는 단어에게까지 사랑에 빠져 버리지
자신을 믿지 못했다는 네가
이제 행복하다 말해서
그래서 나도 웃음이 나는 거야
2022.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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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olation25 · 3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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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사랑했고
뜨겁게 응원했어
모든 게 원망스럽기도 했고
며칠간 아무것도 손에 안 잡혔는데
오늘 무덤덤하네
하고픈 말 참 많지만
앞으로 잘 살아줘
꽃이 진다고 생명이 다한 게 아니고
그 진 자리엔 열매가 맺히니
너도 열매를 맺으며 살아줘
사랑했어 많이
잘 가
덕분에 행복했어
202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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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olation25 · 3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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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별을 보러 가야 합니다.
하늘에 박힌 수천개의 별들에 대해
수십 번 묘사했으나
나는 정작 그것을 내 두 눈으로 본 적이 없습니다.
나는 별을 보러 가야 합니다.
이 거대한 장소에
이 지구가 얼마나, 얼마나 티끌처럼 작은지
얼마나 많은 별 중 하나인지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경이로운지
그리고 이 안에서 얼마나 잔인한 일들이 일어나는지
나는 별을 보면 모든 마음을 비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나는 별을 보러 가야 합니다.
그날 그 장소에서 빛나는 수천 개 별들을
내 마음속 깊이 박아두고서
평생 그 별을 그리며 살겠습니다.
그 날의 환희와 경이로움, 헤아릴 수 없을 감동을
흠뻑 내 가슴에 적시고서
다시 세상으로 돌아와 별처럼 살겠습니다.
2021.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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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olation25 · 3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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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
나는 알고 있다. 파도는 언젠가 반드시 지나간다는 것을.
파도는 결코 없어지지 않을지 모른다. 그러나 온 파도는 반드시 지나간다.
파도에 잘 견디지 못할지도 모른다. 바다가 너덜너덜해질지도 모른다. 그래도 파도는 지나간다.
그리고 나는 남아 있을 것이다.
파도 안에서 금 간 유리병이 깨질지도 모른다.
그래도 좋다.
금 간 유리병 조각은 더 큰 파도를 담는다.
조각은 더 큰 곳으로 간다
2019년의 어느 날에 쓴 글
2021.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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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olation25 · 3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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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변한다,
라는 말은 내가 나 자신을 달래기 위해
오래 전부터 믿어 왔던 말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모든 사람에게 이 말이 적용되지는 않는다.
때때로 나쁜 쪽으로든 좋은 쪽으로든
이 말은 옳기도 하고 틀리기도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생각한다.
사람은 누구나 변한다-.
그리고 그 방향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
나는 많은 사람들이 변하기를 바란다.
더 환하고 바른 쪽으로.
그리고 언젠가는 더 빛나는 세상이 되길 꿈꾼다.
2021.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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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olation25 · 4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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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지,
너를 보내기가 참 힘드네.
네가 보여줬던 그 모습들,
거짓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아.
네가 그동안 얼마나 진심이었는지
그 모습을 부정할 수는 없어.
있지,
너는 나에게 굉장히 큰 의미였어.
세상 그 누구도 사랑하고 싶지 않아서
가시를 세우고 있던 내가
��느날 누군갈 진심으로 사랑해 보자고 생각했던
그게 너였지.
언제까지나 너의 음악과 춤과 무대를
보고 싶다고 생각했어
있지,
사람은 사람이기 때문에
결코 평면적이지 못해.
누군가에게는 정말 미운 사람이
누군가에게는 삶의 의미를 되찾아 준 사람일 수도 있고
그 반대일 수도 있지.
있지,
널 많이 사랑했어.
누군가 네게 돌을 던지는 걸 선택한다면
나는 널 꽉 안아주는 쪽을 택하고 싶어.
응원할게.
많이 반성하고, 사과하고, 늬우치고,
그런 후에 다시
너의 길을 걸어가기를 진심으로 바라.
2021.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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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olation25 · 4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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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명왕성에게>
세상 너머에 남은
일곱 번째 그리움
새파란 떨림을 닮은
그대의 푸른 대기
때때로 쓸쓸한
공전 소리 울리는
나의 명왕성
눈을 감고
우주 궤도를 따라
유영하고 있지-
마치 칼끝처럼
날카롭게 버려진
그대의 하늘
2021.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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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olation25 · 4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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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무슨 생각으로
집을 뛰쳐나갔던 건지
상기하게 되는 날이 싫다
생각해 보면
철없었지
철없는 결정이었지
생각하면서도
결국 매번
최선의 결정이었지
내 발버둥이 가엾어지는 날엔
그래도 퍽 현실적으로 살아왔다고
이상을 꿈꾸며
그래도 퍽 노력했다고
가슴이 끓고 끓어
펄펄 끓어오르는 걸 억누르면서
열심히 살아왔다고
이젠 저 소리가 더는 듣기 싫어
집은 왜 매일 위태로운 걸까
2021.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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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olation25 · 4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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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 겨울 공기
숨을 후 뱉으며
네가 말했었지
도서관 가로등 아래
환하게 웃으며
네 말은 오랫동안
내게 알 수 없는 것으로 남았지
나 이제 네 그 말을 이해하게 됐어
나 홀로 진창을 걷던 시절에
넌 알 수 없는 사람이었는데
실은 모두를 이해할 수 없었는데
그렇게도 살 수 있는 거였구나
그렇게도 살아지는 거였구나
2020.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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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olation25 · 4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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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너는 내게 말했지
언니
오늘 이 밤이 끝나기 전에
우주선을 타고
저 멀리 날아가서
영영 돌아오고 싶지 않아요
우리는 새벽이 다가오는 것을
두려워 하면서
몇 마디 우울을 나누었지
그 날 밤이 지난 후에는
우린 다시는 그런 말을 할 수 없었어
너는 별빛처럼 환하게 타올라
아름답게 소멸했지
우린 그날 떼었던 한 걸음을 결코 멈추지 못했지
2019.05.11 적었던 것
2020.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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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olation25 · 4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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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시작이야
이 지긋지긋한 불면의 밤
속에서 자꾸 뜨거운 게 녹아
우울을 곱씹지 말자고
수백번 생각했는데
참 어렵다 그치
바꿀수 없는 사실들이
자꾸 나를 녹여 엉망으로 녹여
속이 아파
눈꺼풀이 무거운데 잠은 오지 않아
숨 쉬기가 버겁게 느껴질 때
뭘 해야할지 난 잘 몰라
이 병이 이것인지 저것인지
재기만 하다 아파
지긋지긋해
도망쳐 나온 건줄 알았는데
사실 언제나 무서워
날 또 집어 삼킬까 봐
그 속은 마치 심해 같아
헤엄쳐 나와도 어디인지 몰라
아니 나오기는 한 걸까
속이 뜨겁게 녹네
자꾸자꾸 녹아 아파
단단해지자고
꾹꾹 눌러 담기만 했는데
지금 와서 풀기엔 너무 딱딱해
속이 아파
조금이라도 꺼내면 깨져버릴 것 같아서
숨기고 누르기만 했는데
그땐 그게 최선이었는데
글쎄 후회하진 않아
다만 좀 아플 뿐이야
오늘도 잠들지 못하고 뒤척여
깊게 생각하지 말아야지
비극에 잡아먹히기에는
지금까지 버틴 시간이 조금 아까워
그저 정신이 조금 멍해
길 잃은 뱃사공처럼 안개 속을 헤매
깊게 파고들수록 우울이 날 먹어버릴 것 같아
억눌러 억눌러 그럼 아슬아슬한 고요가 찾아와
저 깊은 곳에 모든 것들을 묻어버려
어쩐지 내 발 한짝도 거기 묻힌 것 같지만
잊어버려야 해
바꿀수 없는 것들을 아쉬워하지 마
그저 현실을 살아나가야 해
자 괜찮을 거야
모든 게 다
2020.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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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olation25 · 4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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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동갑인데 참 다른 삶을 살고 있어
그래서 난 네게서 정말 많은 걸 배워
네가 종일 반짝이며 내 머릿속을 떠돌아
널 보고 있으면 늘 웃음을 짓게 돼
네 단단한 내면과 솔직함이 너무 멋져
'사랑에는 이유 없잖아'
맞아, 그냥 너라서 사랑해
네가 원하는 것을 할 때 언제나 행복하길 바라
그리고 언제나 사랑하는 사람들과 행복하길 바랄게
내게 나타나 줘서 고마워
정말 많이 사랑해
2020.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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