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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youmydeer · 11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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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hanXminseok 루한X민석(시우민) 조각글

힘없이 떨궈진 종이들이 잔뜩이었다. 이젤에 흩뿌려져있던 그 물감들처럼, 찢어진채로 나뒹구는 조각들 천지였다. 그 흔적들이 사그라들지 않은지 벌써 10년인가. 바보같게도 사랑이란 함정에 속아 고향을 버리고 이 곳을 밟았던 내자신이 너무나도 초라했다. 이렇게 버려질 줄 알았다면. 이렇게 그에게 그 어떤 구원의 손길도 받지 못한 채 시간이 지나 꺼질랑말랑하는 불씨같은 존재가 되어버릴 줄 미리 예상했다면, 이러지 않았을텐데.

오래되어 삐그덕거리는 나뭇바닥이 하얀 눈송이에 덮인것마냥 종이조각들에 보이지 않았다. 발로 살짝 걷어가며 조금씩 그의 방 한켠에 위치한 탁자로 다가갔다.

-가끔은 찾아와도 좋아.

냉정하게,단호하게 내게 아무런 감정없이 말했던 그의 목소리가 흐릿하게 울렸다. 가끔은. 가끔정도는 봐줄 수 있다는 그런 말인가. 알 수 없이 고인 눈물과 함께 떨어졌던 그 말이 이 익숙한 향기때문에 다시 되살아났다. 왜 눈물과함께였을까. 그게, 궁금했다.

-미치도록 보고싶을때, 내가 준 방 열쇠를 갖고 우리집으로 와도 좋아.

미치도록 보고싶다. 그는 알까, 지금 내 심정을. 그 천하태평했던 모습과 대조 되는 나의 처량한 상태를.

[그리운 루한에게.]

커튼 사이로 내려오는 햇살에 비춰 거의 지워진 금빛 글자가 반짝거렸다. 보 고싶은... 루한에게. 설마, 편지인걸까. 심장이 쿵쾅쿵쾅 요란하게 뛰었다. 그 때 그의 그 필체. 맞다. 나에게 한 자 한 자 글자를 가르쳐주며 직접 써주었던 그 글씨가 맞다. '설마' 라는 기대감을 품고 두꺼운 책의 표지를 넘겼다.

[지금 이 책을 들었다는것은 우리 루한이가 내 방에 들어왔단 말이겠지.]

민석의 말투가 희미하게 배여있었다. 아닐거라 생각했던게 일치로 떨어지는 순간, 숨이 멎는듯했다. 무엇인가 알것같았다. 눈물의 의미를.

[방 바닥에 찢겨진채로 있는 그 종이 조각들, 하나라도 집어봤어?

루한이라면 그랬을것같은데.

하나씩 읽지 않아도 좋아. 딱 세 단어로만 채워놨으니까 말이야.]

종이 조각. 미처 확인할 정신을 못가졌다. 나름 눈치는 빠르다고 생각했었는 데. 줄을 읽자마자 책을 다시 탁자에 올려놓고 대충 종이조각을 한움큼 집었 다. 검정색 펜으로 대충 쓴듯한 모양새의 글자. 정확히, 적혀있었다.

[루한]

[보고싶을거야]

[사랑해]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거야. 대체 무슨 일이. 순간, 그와의 추억들이 스쳐지나갔다. 일기장 속 다른 내용들이 너무나도 필요했다. 모든 것의 해답을 받기 위해서.

lumin fanfic. 루민 팬픽 중 한 장면.

#exo #luhan #xiumin #lumin #fanfi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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