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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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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mocircle · 10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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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dow of the t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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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mocircle · 10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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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dow of the t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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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mocircle · 10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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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ower man in Bangk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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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mocircle · 10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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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p for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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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mocircle · 10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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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ang Mai with lovely frien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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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mocircle · 10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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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함께한 여행
<아트로드>, 김물길, RHK Korea
이 책을 처음 알게 된 건 어느 여행 관련 팟캐스트에서였다. 게스트로 출연한 그녀의 이름은 김물길. 본명인 ‘수로’ 대신 ‘물길’이라는 이름을 썼는데 그 어감이 참 좋았다. 몸과 마음이 따르는대로 자유롭게 흘러가며 살 것만 같은 그녀는 아니나 다를까 무려 673일 동안 세계를 여행했다. 그리고 여행의 기쁨과 외로움, 희열에 찬 순간을 4백 여 장의 그림으로 남겼다. 재밌게도 그녀는 그림에 필요한 모든 재료를 ‘현지’에서 조달한다. 어떤 날은 도화지 대신 함께 트럭 투어를 했던 멤버들의 손등과 종아리, 무릎, 얼굴을 종이 삼아 그림을 그렸다. 이 얼마나 똘망똘망한 여행자란 말인가.
<그림 여행을 권함>, 김한민, 민음사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들이 늘 부러웠다. 거리낌 없이 길바닥에 턱, 앉아서는 눈앞의 풍경을 기록하던 여행자의 눈매는 어찌나 다부져 보였는지. 그러다 우연히 김한민 작가의 이 책을 발견했다. “그림 여행을 권하는 건 좋은데 대체 어떻게 시작하란 말이야!” 라고 외치는 찡얼거림을 이미 예상했다는 듯 그는 몇 가지 조언을 던진다. 이를 테면, ‘시간 때울 때 그리면 좋은 것(뒷모습, 쓰레기통 등)’, ‘안 그려질 때(형상이 아니라 움직임을 볼 것)’, ‘그림여행에서 저지를 수 있는 5대 바보짓(노트 잔뜩 챙기기)’ 같은 것들. 무심한 듯 하지만 의외로 쓸모 있는 그의 명료한 조언을 따르다 보면, 아마 우리는 뭐라도 그리고 있지 않을까.
<학교도서관저널> 2015.09월호 - ‘그냥 재밌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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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mocircle · 10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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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집 여행
자주 이사를 다녔다. 그때마다 방 한 귀퉁이를 차지하고 있던 은하수가 흐르는 사막 사진도 덩달아 새로운 벽으로 이사했다. 덕분에 사진의 가장자리는 헤지거나 색이 바랬지만 지금도 그 사진은 방문을 열면 가장 먼저 보이는 자리에 자랑스레 붙어 있다. 야근을 마친 뒤 무거운 몸을 겨우 이끌고 집으로 돌아온 날, 나는 은하수가 흐르는 사막의 풍경을 바라보며 오늘의 피로를 달래곤 했다.
어느 날, 문득, 홀연히 여행을 떠나는 일은 평범한 직장인에게 쉽사리 일어나지 않는다. 모두가 모험가가 될 수는 없다. 그렇다고 책상 앞에 앉아 신세 한탄만 할 수는 없는 일. 최소한의 비용과 시간을 들여 세계를 여행할 수 있는 작은 방법을 떠올려 보았다. 바로 ‘여행 사진집’이다.
한 장씩 페이지를 넘기는 것만으로도 당신은 파리 에펠탑과 이집트의 피라미드, 아르헨티나의 모레노 빙하와 탄자니아의 세렝게티를 종횡무진 누비게 될 것이다. 부디 의심 없이 따라와 보시길!
< Holiday>, <Holinight> / 홀리스튜디오 / 각 7,000원
제목만으로도 '홀리데이'를 떠나고 싶게끔 하는 홀리스튜디오의 사진집 시리즈. 유럽, 아시아 등 20여 개국을 여행하면서 만난 낯선 여행지의 '낮'과 '밤'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았다.
<Holiday>에 실린 사진 속 도시에는 여행자의 호기심 어린 시선과 경쾌함이 흥건히 녹아 있다면, <Holingiht>의 도시는 한결 차분하다. 낮의 흥분이 가라앉은 고요한 골목과 공원의 벤치, 그림자는 여행에서 돌아온 뒤의 후유증처럼 여운을 남긴다.
<아프리카 더 컬러풀> / 케이채 / 33,000원
머릿속으로 '아프리카의 색'을 떠올려보자. 무엇이 그려질까. 먼지처럼 흩날리는 누런 모래바람, 그 위를 내달리는 얼룩말 무리와 그들을 조용히 주시하는 암사자. 짙은 피부 아래로 잔근육을 드러내는 건장한 아프리카 청년들. 우리가 떠올리는 아프리카의 색은 의외로 단조롭다.
사진작가 케이채는 우리의 눈을 단번에 사로잡을 아프리카만의 총천연한 컬러를 사진으로 포착했다. 특히 아프리카 사람들의 일상에서 발견한 독특한 색감은 이국적이면서 동시에 아름답기까지 하다.
<해녀와 나> / 준초이 / 23,000원
우도를 삶의 터전으로 삼으며 살아가고 있는 해녀들의 어제와 오늘을 기록한 귀한 사진집이다. 광고사진으로 유명한 사진작가 준초이가 우연한 기회로 해녀를 찍기 시작한 것이 인연이 되어 나중에는 아예 우도로 내려가 1년간 해녀들과 함께 먹고 자며 생활했다.
예순을 넘긴 사진작가가 지켜본 일흔의 해녀들은 여전히 그 누구보다 강인한 여성이다. 평생을 바다와 사투를 벌이고 때로는 순응하며 살아온 해녀들을 향해 "해녀 어머니들은 이미 나를 다 꿰뚫어보듯 가만히 웃으신다. ��분들에겐 육십 넘은 내가 그저 자식 같을 뿐이다"라고 말하는 작가의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rove> 5호-삶은 여행 / rove / 8,000원 '방랑하다'라는 뜻을 가진 여행매거진 <rove>가 창간 1주년을 기념해 특별한 포토북을 제작했다. 이번 호의 주제인 '삶은 여행'이라는 사뭇 진지한 타이틀과 달리 표지는 귀여운 '삶은 달걀'로 가득 채워져 있다.
포토북에는 <rove>에서 자신 있게 소개하는 국내의 아름다운 자연 풍광을 시작으로, 이들이 꼽은 산해진미와 여행에서 만난 찰나의 순간들이 병풍처럼 펼쳐진다. 사진들을 좇아 한 페이지씩 넘기다 보면 국내 곳곳을 한 바퀴 여행한 기분이 든다면 지나친 과장일까. 어찌됐든 조미료를 치지 않은 순도 높은 여행 감성을 느끼고 싶다면 이번 호를 적극 추천한다.
<시선에 물들다> / 이한량 / 13,500원 무엇보다 표지 사진에 마음이 혹한다. 모노톤의 표지 속에 등장하는 두 아이의 큰 눈망울이 책 밖의 우리를 응시하는 듯하다. 제목처럼 아이들의 맑은 시선에 대책 없이 물들게 된다.
중국, 티베트, 시리아, 이란, 헝가리, 프랑스, 베트남, 일본 등 아시아와 유럽, 중동 일대를 여행한 한 사내의 청춘의 기록을 담은 사진집이다. 눈이 부실 정도로 화려한 색감을 자랑하는 사진들 속에서 더욱 눈에 띄는 건 바로 사람들의 미소다. 겁 없이 카메라 렌즈를 코앞까지 들이민 듯한 과감한 앵글은 작가가 사람들 곁으로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얼마나 애썼는지를 보여준다. 중간중간 작가의 느낌을 담은 짧은 글이 사진과 함께 실려 있다.
<HON> / 김강이 / 15,000원
미국 볼티모어의 어느 마을에서 펼쳐진 HON Festival(헌 페스티벌)을 담은 흑백 사진집이다. 어른과 아이들 모두 너나 할 것 없이 화려한 코스튬 복장으로 한껏 멋을 차린 뒤 축제를 즐기는 모습이 생동감 있게 표현되어 있다.
독특한 것은 '축제'를 담은 사진이 컬러가 아닌 흑백이라는 점. 마치 60년대 미국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데, 흑백화면에 컬러링을 하듯이 당시의 활기찬 분위기를 상상해보는 재미를 덤으로 얻을 수 있다.
<WALK ZINE> 시리즈 / TOGOFOTO / 5,000원
TOGOFOTO의 워크진 시리즈는 매달 발행되는 독립출판 사진집이다. 노르웨이, 길림, 뉴욕, 바르셀로나, 터키, 서울 등 출간된 사진집의 국가 카테고리가 다양해서 골라보는 재미가 있다.
이 시리즈가 유독 눈에 띄는 건 격월로 사진을 응모받은 뒤 선정된 작가의 사진으로 사진집을 제작한다는 점 때문이다.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워크진에 응모해볼 수 있다. 이번 여름휴가가 끝난 뒤 카메라 메모리에 잔뜩 쌓여 있는 사진들을 추려 도전해보면 어떨까.
<제주는 말이야> / 백과사진 / 8,000원
간단히 설명하자면 제주에서 찍은 ‘말’의 모습만 잔뜩 담긴 사진집이다. 하지만 이 책, 한번 들춰보기 시작하면 도저히 중간에 멈출 수 없는 무서운 매력을 가졌다.
말 사진과 교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한 문장의 짧은 메시지는 진지한 듯하면서도 위트가 넘친다. 다시 말하자면 지나치게 진지해서 웃음을 유발한다고나 할까. 그렇다고 마냥 웃기기만 한 사진집은 아니다. 제주의 푸르른 환경과 그 안에서 살아가는 말의 모습은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보인다. 덕분에 사진집의 마지막 장을 덮을 때는 왠지 모를 긍정적인 기운마저 얻어가는 느낌이다.
<대홍기획 사보> 2015/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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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mocircle · 10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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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만 보고 달리는 초보 라이더의 하루
서울에서의 낯선 여행-a day in Seoul
안타깝게도 나의 자전거 타는 솜씨는 형편 없다. 오로지 직진만이 가능할 뿐, 방향을 틀거나 커브길을 만날 때마다 자전거를 멈춰 세우고 하나 둘 셋을 센 뒤 다시 페달을 밟아야 한다. 그런 까닭에 겹겹의 횡단보도와 차들로 가득한 도로 대신 안전한 자전거 전용 도로를 주로 애용했다.
처음으로 자가 소유의 ‘탈 것’을 마련한 지난해 여름, 많은 시간을 자전거길 위에서 보냈다. 이를테면, 야근을 한 날에는 이대로 하루를 마감하는 것이 억울해 밤바람을 가르며 한강으로 내달렸다. 열대야를 못이겨 밖으로 나온 사람들 무리에 섞여 먹는 편의점 즉석 라면의 맛이란. 가끔씩은 출근길에 자전거를 이용하기도 했다. 집에서 가까운 홍제천을 따라 상암동으로 향하는 자전거길은 특히 운치가 좋았다. 마치 출근 전 치르는 의식처럼 양쪽에서 나를 포개는 가로수길을 통과할 때면 마음이 정화되곤 했다. 자전거의 속도로 경험한 서울의 일부를 이곳에 남겨두었다. 각자의 속도가 있으므로, 같은 곳을 다녀왔더라도 기억하는 장소와 느낌은 모두 다를 것이다.
언제-몸에 활력이 돌기 시작하는 오후 1시부터 저녁 노을 사이.
누구와-초보 라이더라면 당신의 뒤를 지켜줄 친구와 함께.
준비물-텅 빈 배낭(라이딩 중 들릴 곳들을 위해)과 목을 축일 물 한 병.
낮 1시-한강 자전거길
마포구, 서대문구 주민이라면 홍제천과 불광천에서 난지한강공원으로 이어지는 자전거길을 추천한다. 고르게 길이 닦인 자전거 전용 도로에서만큼은 초보 라이더도 자신 있게 페달을 굴릴 수 있다. 때마침 인적이 드물다면 전방을 향해 시원하게 소리도 질러보길. 먼지를 털어내듯 마음속 깊이 쌓여 있던 스트레스가 훌훌 날아간다.
낮 2시-마포구청 12층 하늘도서관
일상 가까이에 아름다운 도서관이 있다면 우리의 하루는 더욱 풍요로워지지 않을까. 게다가 전망까지 끝내준다면 더할나위 없다. 난지한강공원으로 향하는 길목에 자리한 마포구청 하늘도서관에서는 일렬로 늘어선 딱딱한 책상과 서가를 볼 수 없다. 차라리 북카페라 부르고 싶은 이곳에는 전면창을 따라 바(bar)가 설치되어 있어 탁트인 하늘과 공원의 녹음을 한껏 바라보며 독서를 즐길 수 있다. 더욱 반가운 건 도서관 옆 야외정원에 있는 카페테리아의 저렴한 커피값.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맛도 좋다. 그나저나 도서관을 떠나기 전, 공원에서 뒹굴거리며 읽기 좋을 일용한 책 한 권을 빌려 나오자. 빈 배낭의 쓸모는 지금부터다.
*자전거 거치대 (ㅇ)
낮 3시-마포농수산물시장과 다농마트
공원에서 나른한 오후를 만끽하기 전 들러야할 곳이 있다. 마포구청에서 자전거로 5분 거리인 마포농수산물시장과 다농마트다. 다양한 식자재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다농마트에서는 시원한 병맥주와 분식거리를, 농산물시장에서는 제철과일 한 봉지를 배낭에 채워 나오자. 굳이 길 건너 홈플러스를 가겠다면 말리지는 않겠지만, 가끔은 시끌벅적한 거리의 맛이 흥을 돋울 때도 있지 않은가.
*자전거 거치대(ㅇ)
낮 3시 30분-눕기 좋은 어느 잔디밭
그날의 기분과 날씨에 맞춰 마음에 드는 외투를 걸치 듯 ‘꽂히는’ 공원으로 가 잔디밭 위로 가볍게 몸을 누이길. 상암 월드컵경기장 주변으로는 평화의 공원, 노을공원, 하늘공원 등 이름도 가지각색인 공원들이 곳곳에 즐비하다. 하늘과 강을 동시에 눈에 담고 싶다면 자전거로 ���금 더 이동해 난지한강공원을 가면 된다. 자전거 속도를 늦추고서 산책하듯 주위를 훑다보면 보면 ‘여기다’ 싶은 자리가 눈에 밟힌다. 개인적으로는 사람들의 가벼운 웃음소리와 새지저���이 분간없이 섞여 나무 사이로 흘러나왔던 평화의 공원이 좋았다. 어쩌면 준비해온 책과 먹을거리는 그저 거들 뿐, 분위기만으로도 이미 마음이 부르다.
*자전거 거치대(ㅇ) 혹은 튼튼한 나무 기둥에 기대어두기
저녁 6시즈음-하늘공원
계단을 한참 올라가야 닿을 수 있는 하늘공원은 낮보다는 저녁 노을 즈음이, 어스름 저녁보다는 까마득한 밤에 더욱 좋은 곳이다. 고만고만 생긴 수많은 고층빌딩과 아파트, 그 사이로 촘촘히 놓인 작은 집들이 노을에 잠기는 모습은 언제 보아도 뭉클하다. 해가 완전히 넘어간 뒤에는 자동차 헤드라이트와 아파트촌에서 쏟아내는 불빛이 또다른 장관을 만들어낸다. 여기저기서 터지는 카메라 플래시에 당황하지 말 것.
*자전거 거치대(ㅇ)
저녁 7시 30분-망원시장 일대
출출한 배를 달래기 위한 마지막 목적지는 망원시장이다. 홍제천 자전거길을 따라 마포구청 방향으로 되돌아가다 보면 망원동에 닿을 수 있다. 망원시장에서는 자전거를 타고서 시장거리를 활보하는 ‘망워너(망원동주민)’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할아버지, 아주머니, 어린아이할 것 없이 사람들 사이를 요령 있게 피하가며 어찌나 안전운전을 하던지! 자전거 앞바구니에 과일이며 야채를 수북하게 담아 장을 보는 모습이 내심 부러워 나도 모르게 식재료를 사게 된다.
방송 출연으로 유명해진 닭강정 가게나 2천 원짜리 칼국수 대신, 망워너들이 애용하는 로컬식당을 찾는다면 망원역 2번 출구에서 가까운 엄마표 수제버거집으로 가보자. 망원동의 유기농 빵집과 정육점에서 공수한 신선한 로컬 재료로 맛을 낸 수제버거는 저렴한 가격을 생각한다면 꽤나 훌륭하다.
*자전거 거치대(x)
<5mile> 창간호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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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mocircle · 10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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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한 여행
큰일이다. 책과 여행에 관한 글을 쓰기로 덥썩 약속은 했는데 정작 쓸 만한 이야깃거리가 없다니. 두 번이나 마감을 늦추고 더이상 미룰 수도 없는 지경이 되자, 나는 결국 쓰기로 했다. 무엇을. 여행과 책에 대해 할 말이 없는 여행��방 주인의 구구절절한 사정에 대하여. (그렇다. 나는 현재 여행책방을 운영하고 있으며, 심지어 이 글은 책방 한 귀퉁이에서 쓰여지고 있다.) 대학교 3학년이었나, 매 수업마다 책을 읽은 뒤 한 쪽 분량의 글을 제출해야 했던 수업의 교수님의 조언이 맹렬히 스친다.
“쓸 말이 없거든 왜 쓸 말이 없는지에 대해서 쓰렴”
멋쩍게도 나는 여행책을, 정확히 말하자면 여행 ‘에세이’를 즐겨 읽지 않는다. (명색이 여행책방 주인인데 이런 마뜩찮은 고백이 매출에 영향을 미칠까, 잠시 걱정했다.) 여행을 좋아하기 전에도 그러했고 여행에 재미를 붙인 다음에도 나의 독서취향은 한결같았다. 그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보니, 여행의 맛을 알기 전에는 여행에 대한 갈증이 없었으므로 관련된 책을 통한 대리만족의 욕구조차 들지 않았다. 재밌는 건 여행이란 것을, 어딘가로 떠나고 돌아옴의 행위를 직접 경험한 뒤로는 더더욱 여행에세이를 펼지지 않게 되었다는 점이다. 너무도 소설 같은, 기승전-감동 코드가 짜임새 있게 갖추어진 그들의 이야기가 나의 여행과는 닮은 구석이 털끝만큼도 없다는 것을 알아차린 것이 화근이었달까.
여러 직업을 전전하긴 했지만 어쨌거나 출판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일을 해왔고, 여행을 좋아하다보니 주변에서 늘상 하는 말이 “너도 여행책 하나 써보지 그래”였다. 아, 네네. 그 여행책 저도 한번 써보겠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전 현지인의 집에서 극진한 식사 대접을 받아 본 적도, 운명처럼 나를 위험에서 구해 준 은인을 만난 적도, 우연히 만난 어느 여행자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 본 적도 없는데, 괜찮을까요. 낯선 도시가 선사하는 온갖 지질함과 피로에 관해서라면 열심히 써 볼수도 있을텐데. 이를 테면 인스타그램에는 결코 올리지 않을, 괄호 안의 이야기 같은 것들. 언젠가 이런 기억들을 그러모아 한 권의 책을 엮는다면 제목은 이렇게 지어야지.  실패한 여행.
아마도 첫 실패는 시리아 알레포였을 것이다. 언론에서 떠드는 것처럼 위험한 나라는 아니라며 주변의 만류를 뿌리치고 시리아로 갔던 나는 도착한 지 겨우 3일만에 눈물을 쏟았다. 꺼이꺼이. 사실, 내 앞에서 바지춤을 시원하게 내려 제꼈던 음흉한 아저씨나 꼬리잡기 게임을 하듯 내 뒤를 종일 쫓아 다니던 아이들 무리는 겁은 나긴 했지만 눈물을 쏙 뽑을 정도는 아니었다. 오히려 문제의 원인을 당시에는 알지 못했다는 것이 문제였다. 이날의 기억은 마치 CCTV 화면처럼 흐릿하지만 무엇 하나 놓치지 않겠다는 듯 샅샅이 머릿속에 남아 있다. ���프링플라워호스텔 2층 싱글룸에서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가.
아니, 짐작대로 그날 밤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원망할 대상이 없어 더 서러웠던 24살의 내가 손빨래한 양말을 널어 놓은 의자에 걸터 앉아 울고 있을 뿐. 원망할 대상이 없다고 말했지만 실은 그것 역시 사실이 아니었다. 베개를 지져놓은 담뱃불 자국을 수건으로 덮어버리고, 골목 안으로 한 발 내딛는 게 두려워 큰 길로만 다녔던 내가, 나는 싫었다. 시리아인들은 친절하다며 말하고 다녔지만 정작 도움의 손길이 내밀어졌을 때는 결코 붙잡지 않았다. 언제나 마음 한구석으로는 그들을 의심했고 두려워했다. 현지식이 싫어 끼니는 과자나 과일로 떼우고, 화장실은 참을 수 있을 때까지 참았다. 책에서나 읽었던 멋진 여행자의 모습은 안타깝게도 내 것이 아니었다.
나는 그곳에서 처음으로 나를, 알아차렸다. 나의 비겁함을, 알량함을, 깐깐함을, 용기 없음을. 한국에서는 굳이 들추어낼 필요가 없었던 괄호 속의 감정들을. 말 한마디 통하지 않는 이국의 낯선 도시에서 처음으로 스스로가 원망스러웠다.
그 이후 6살이나 더 먹은 나는 여전히 비겁하고 알량하며 깐깐한데다 용기도 없지만, 더이상 스스로를 원망하지 않는다. 몇 번의 여행과 몇 번의 사회생활을 통과하는 동안 나는 나의 그러함을, 인정하기로 했다. 실패는 계속됐지만 그것이 상처로 남지는 않았다. 오히려 그 실패를 위해 돈을 지불하고 비행기 티켓을 끊는다. 아, 그나저나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을 하고 싶어서 이 이야기를 쓴 것은 아니었는데.
<장기여행자> vol.2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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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mocircle · 10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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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cling mom with ki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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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mocircle · 10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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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is 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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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ependent bookstore in 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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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stening at the Sommerset ho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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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 girls with painting at the saatchi gall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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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girl with mask in Firen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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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ing football in Ven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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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ap of Ven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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