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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31
올해 마지막 책으로 골랐다. 영화를 배우는 사람이 되기로 한 것도 이 책을 구매한 것도 아직 부끄럽지만 그래도 괜찮다. 가득 찬 불안으로 내 몸이 아파해도 이 불안이 내겐 안정감이라 속이며 배워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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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랗게 물든 세상 속 우리를 상상하며 꾹꾹 눌러 적었다. 나는 네가 보고 싶을 때마다 공책을 펼쳐 검지로 내가 적은 단어를 만졌다. 울퉁불퉁한 종이의 질감을 손끝으로 느낄 때면 끊어진 우리 사이가 마치 생명력을 가진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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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흔들릴 때마다 빛이 새어 나와 네 몸에 빛이 하나 둘. 저기 저 다섯 번째 나무 앞에 네가 다 다를 때 네 몸은 온통 빛으로 물들게 될 것이다. 나는 그때까지 숨을 꾹 참고 걷는다. 네가 네 번째 나무를 지나갈 때 내 걸음은 빨라진다. 나는 몸에 빛을 덕지덕지 붙인 채 네 쪽으로 걷는다. 다섯 번째 나무 앞에 다다랐을 때 너와 나는 어둠 한 조각없는 시리도록 밝은 빛에 물들었다. 여기다. 이제 나는 손을 뻗어 너를 부른다. 내 손이 너의 어깨에 닿는다. 파-바밧. 꿈이었다. 나는 다시 숨을 참고 눈을 꽈악 감는다. 꿈이었다. 나는 다시 숨을 참고 눈을 꽈아악 감는다. 꿈 속에서 너를 만질 수 있을거란 꿈을 꿨다. 또 꿈속에서 꿈을 꿨다.
2021.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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