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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에서 즐기는 캠프파이어. 군옥수수에서 왜 슬픈 맛이 나지. 연기가 눈으로 파고든다. 그래도 군옥수수는 맛있고 재미지다. 소문듣고 반딧불이씨도 친구 데리고 놀러왔다. 이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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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인(야성미 철철, 두손엔 국물 뚝뚝)과 월남쌈을 먹었다. 매혹적이다. 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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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앞에 놓인, 수 없이 많은 하루를 살아갈테지만. 그 날들이 막막함으로 밀려와 갑갑함으로 치미는 날에는 밭으로 나가 흙을 고른다. 맨 손으로 잡초를 뽑고 두둑에 흙을 얹는다. 그러고는 착실하게 자라주는 채소들에 놀라워하며 감사한다. 오늘도 잘 살아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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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앞 길에 수도관 까는 공사해서 공사 시작 전에 새벽같이 집을 나섰다. 밥솥 맡기러 갈랜는데 서비스센터가 문을 안 열어서 차에서 좀 쿨쿵. 쿠쿠전자 가서 밥솥 맡기고 모기장 사고 피자몰 가서 피자 실컷 먹었다. 도시에 맛은 참으로 마약 같은. 오랜만에 도시 나왔다구 신발도 사 신었다. 밥솥 찾아서 야구 시작하기 전까지 카페에서 자몽에이드 한 잔. 그리고 대망의 야구가 시작했다다다다다다닥! 중간에 따라잡았는데 그때 마침 비가 쏟아지기 시작. 사람들이 자리를 막 떠났는데 그때ㅐ부터 더 신나게 응원했… 건만 아쉬운 경기였다. 날도 더워서 땀도 나고 비도 맞아서 집까지 겨우겨우와서 씻고 바로 누웠는데 새벽 1시 30분. 잠들려던 찰나, 잠깐 나가 올려다 본 밤 하늘에 은하수가 펼쳐져 있었다. 옛날의 이야기들이 속삭이는 밤. 그 옛날부터 빛을 보내오던 그 별들의 이야기. 이제는 사라져 먼지가 되어버렸을지도 모르는 별들의 빛을 보고 있으니 마음이 콩닥거렸다. 아름다운 빛이고 상쾌한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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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작같은 시간의 기록
내 인생의 습작같은 시간이 흘러간다.
다듬지 않은 글들을 내뱉듯 지금의 내 시간들도 어딘가 엉성하고 자연스럽지 않으며 때때로 한구석에 겉멋이 들어 있기도 하고 아무것도 들어 있지 않기도 하다. 잘 알지만 어딘가에 무작정 무슨 글이든 토해 낼 공간이 필요했다.
페이스북은 너무 공개적이고 인스타그램에는 진심이 없고 블로그는 왠지 시시하고... 뭐 그랬다.
그래서 낯선 텀블러가 나의 하수구가 되었고 무슨 말이든 쏟아 붓고 물을 내린다.
누가 와서 읽건 말건.
글이 엉망이건 말건.
내가 누구이건 말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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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라기 월드
이 구역 미친공룡은 나야. 라고 티라노가 울부 짖었지.
내 유년시절 심장을 조리면서도 눈을 떼지 못하고 보았던, 정말 공룡이 살아있다면 얼마나 멋질까라는 꿈을 심어줬던 영화. 그렇기에 개봉 전부터 보고싶다고~ 보고싶다고~ 목을 빼고 기다렸다. 결국 보았지만 쥬라기 공원의 모기만 윙윙 거리고 새로운 공룡(인지 괴물인지)은 이름도 모르겠다.
영화 속 사람들이 공룡을 동물원 사자보듯 한다는 대사가 있었는데 감독도 공룡을 무슨 사파리에 있는 동물 마냥 보여준다. 그저 심드렁하고 무덤덤하게, 그 놀라운 생명체에 대한 어떤 경이도 없이 이 공룡에서 저 공룡으로 그저 이름들을 나열하기에 바쁘다. 그래서 보는 나도 그저 시큰둥해질 수 밖에. 극이 진행되면서 자꾸만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 주위에 물을 보여주는 게 여기가 고립된 섬이라는 걸 강조하는 건가 싶다가 언뜻 마지막 괴생물체의 무덤은 이곳이 되겠구나 라는 생각이들었다.
그 인도머시기는 왜 위장술을 써서 위기를 타파하지 못했는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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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홈이 지나간 뒤2. 수박이 자랐네. 그래 수박이네. 내가 심은게 수박이 맞았네. 신기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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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홈이 지나간 뒤. 텃밭에 가보니 토마토 가지가 꺾여 있다. 살려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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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내들었다 다시 제자리에서 한참을 기다리던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을 다시 읽었다.
대학때 선배가 아침수업에서 퀭한 얼굴로 앉아 어제 김연수 읽느라 밤샜다,고 말했던 그 날의 공기가 다시금 끼쳐왔다. 대학시절을 회상하기 좋았고 내 젊은 날에 낭만을 꼽아보기에 좋았다.
김연수작가의 문장에서는 농도 짙은 세밀한 공기가 전해진다. 그 공기를 들이쉬고 내뱉다 보면 어느순간 그가 축조해 놓은 소설 속 광장 한 가운데 서있는 나를 발견한다. 인물들이 뒤 섞여 내 옆을 스쳐간다. 나는 광장에서 또는 광장 위에서 작가가 보여주는 이야기들에 휩쓸린다. 촘촘히 짜인 사건과 대화들 사이로 오르내리는 실들이 보인다. 책을 덮으며 김연수작가는 분명 대단한 실뜨기 실력자일것이라는 우스한 생각마저 들었다. 이 곳에서 저곳으로, 이 인물에서 저 인물로. 그가 풀어 놓는 이야기들의 끝이 어딜까 궁금해 열���히 달렸다.
이런저런 이야기는 차치하고서라도 무엇보다 재밌었다.
대학생때 나는 프랑스소설이나 일본, 스웨덴 작가들에 몰입했었다. 우리나라 소설은 어렵다거나 싱겁다거나 그냥 재미가 없다고 여겼다. 내가 그 시절에 김연수작가나 박민규작가의 글을 읽었다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한국소설이 가지는 한국정서라는 것은 선뜻 감이 잡히지 않지만 어릴적부터 들어오던 시대사를 배경으로 하는 소설속 사건들은 더욱 생생한 감각을 전해준다. 역시 그 시대를 살아보진 않았지만 베를린장벽의 붕괴보단 6.25가 더 피부로 와닿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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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누구나 한 번은 자신의 아버지와 선생님에게 등을 돌리는 발걸음을 내디뎌야 하며 고독의 혹독함을 웬만큼은 느껴 보아야 한다. 비록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런 것을 거의 견디지 못하고 이내 자신이 있던 원위치로 돌아간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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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옆옆동네 언니네에 놀러가서 밭벼를 심었다. 오랜만에 보는 친구들도 있어서 같이 벼 심고 언니네 마당에서 놀았다. 임신 중인 언니 앞에서 술 마시자니 미안해서 다들 맛없다니 너무 달다니 중얼중얼했지만 맛있는 포도주. 한살림 포도주 레드. 다음에 또 사먹자고 했다. 밤 늦게까지 이야기 하다가 언니네 가마솥에 뜨거운 물이 많대서ㅎㅎ 머리감고 샤워하고 10시 10분쯤 출발했다. 오늘은 어제 같이 놀았던 친구들이랑 언니네가 우리집에 놀러왔다. 매운탕이랑 감자볶음이랑 된장 비빔밥을 해서 먹었다. 요즘 위에서 지하수 공사를 해서 물이 이상하다. 석회수 같기도 하고 소독약이 섞여 나와서 하얀거 같기도 하고 어제 저녁부터는 찌꺼기까지 섞여 나와서 걱정이다. 언니네도 걱정해서 자기네 집 물을 한병 떠 다 줬다. 정말 고마운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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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다리, 그리고 매운탕.
도다리.. 그의 실체를 마주한 순간 나는 이것이 어떤 계시인지 단번에 알아차렸다. 3만원짜리 회한접시 그리고 매운탕거리를 손에 흔들거리며 어시장을 나설때 나는 왠지 숙명 같은 느낌마저 받았다.
김영하가 만났던 점쟁이 도령이 그랬다지. 앞에서 날아오면 운명이고 뒤에서 날아 오는 건 숙명이라고. 난 뒷통수에 불이 난 채 오늘 도마앞에.. 도다리 그놈 앞에 서게 돼었다.
왠지 쌀뜨물로 씻어내면 비린내가 덜 할 것 같았다. 쌀뜨물은 주방의 마술사니까.
도다리를 통째로 쌀뜨물에 담둬 두고 양념장을 만들었다. 집고추장 한 숟갈. 시판고추장 한숟갈. 집된장 모자란 한 숟갈. 보리수효소 왕차으. 마늘 다진거 많이.
양념장을 만들며 도다리와 밀당을 했지만… 그건 그냥 나혼자만의 착각. 도다리는 그대로 꼼짝도 안한다. 어쩔 수 없다 칼을 들었다. 나는 불과 이틀 전 생닭을 처음으로 손질해냈던 강강심장이지 않던가. 그런데 도다리 머리에 맨 손이 닿는 순간.. 내 심장은 강강중강약심장임이 탄로나 버렸고 입에서는 으..으… 소리만 간신히 새어 나왔다.
도다리를 토막냈고 멸치 육수를 끓이던 물에 넣었다. 양념장도 넣고 미나리 뽕잎 참나물 매운고추를 썰어 넣었다. 싱거워서 집간장으로 간을 봤다.
맛났다. 왠지 어른의 요리를 한 것같아 조금 우쭐해졌다. 먹을때는 조금 짜서 시무룩해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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