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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
iamkenlee-blog · 9 mon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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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체이탈, 트랜스, 사띠
내가 매주 일요일 참여하는 아마추어 윈드 오케스트라 지휘자는 아마도 클라리넷으로 유학가서 지휘를 복수 전공하고 오신 듯?
가끔 시험 삼아 악기 부는 걸 보면 음량부터 압도적일 뿐만 아니라 민간인은 범접할 수 없는 저세상 소리가 남.
얼마 전 합주하다 잠시 잡담을 하는 중 "클라리넷이 정말 잘 불어질 땐 유체이탈한 거 같다"는 말씀을 하심. 무협지에서와 같이 혼이 서울, 대전, 부산을 훨훨 날아다니는 건 아니고, 자신이 연주하는 걸 자기가 바라보고 있는 거 같은 착각이 든다는 말을 하신 거.
이거는 내가 태극권 수련 도중 가끔씩 깨어 있는 상태에서 잠재의식이 의식 위로 떠오르며 초집중 모드로 들어갈 때가 있다고 한 '트랜스 상태'와 표현만 다를 뿐 같은 거로 봄.
남방 상좌부 불교 호흡 수행법으로 유명한 아나빠나사띠(=들숨날숨챙김)에 나오는 '사띠' 역시 뇌를 써서는 절대로 될 리가 없다. 삼매(=사마디)로 들어가면 아마도 지휘자가 말씀한 유체이탈과 비슷한 트랜스 상태가 될 거고 비로소 진정한 사띠를 체험하지 않겠냐고 짐작.
내가 비록 무명 삼류 작가이긴 하지만 '뇌 써서 힘들게 쓰는 글'과 '손이 저절로 움직여지는 글'의 차이와 느낌은 아주 잘 알고 있다.
유체이탈이든, 트랜스이든… 아무리 삽질해도 이 세계로 들어가지 못하는 운동법이라면 급이 낮은 허접한 거라고 단언할 수 있다. 그러므로 땅고 역시 사띠를 체험하는 방편으로 활용할 수 있다.
내가 보기에 사띠는 대오각성에는 한참 못 미치는 일종의 테크닉에 불과하지만 이를 통해 매 순간 요동치는 희노애락의 감정을 완전히 통제하진 못해도 진폭을 크게 줄일 순 있다. 나는 특히 분노를 없애는 데 큰 도움을 받았다.
'요가 수트라'도 본문 첫 구절은 "요가는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생각의 흐름을 통제하는 것"이라고 나온다.
운동을 오래 했음에도 생각 또는 마음을 통제하지 못한다면 틀린 길을 간 것이다. 같은 이유로 생각 또는 마음을 제어하고자 하면 몸공부 외 다른 길은 없는 것 같다.
물론 이것만으로는 실존적 고독 + 권태 + 허무 지옥을 벗어나진 못한다. 하지만 더 큰 공부로 도약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밑거름이란 확신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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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pingtomato · 11 mon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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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을 하면 우리는 세 가지 악에서 멀어질 수 있으니, 그 세 가지 악이란 바로 권태, 방탕, 궁핍이라오."
볼테르 『캉디드 혹은 낙관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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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rooted225 · 1 mon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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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의 욕망, 기록이 욕망이 정지된 채로 무언가를 바라보는 일은 차라리 죽음에 가깝다. 인간에 의한 구원이 너무나 간절한 나머지 스스로 문을 걸어잠궜다는 영혼의 섬세함을 누가 이해할 것인가. 그러므로 나는 아무도 믿지 않고 기다리지 않는다. 그럴수록 늘어가는 건 유리알 같은 권태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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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1meko · 4 mon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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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Chairs' Diaspora>
공간이 찢어지고 분개한다. 가느다란 흰 실이 바닥에서 꿈틀꿈틀 기어올라 어느덧 천공을 가리키며 떠오른다.
1초간의 정적과 함께 실은 나누어지기를 반복하며 하나의 장면을 이룬다. 공간 밖에서 소리가 쿵하고 들린다.
서로를 인지하지 못하는 유기체들은 마치 하나가 된 듯이 소리가 들리 우는 벽을 손으로 쓸어본다.
벽에는 대단한 진동이 느껴지고 그들은 벽에 들러붙어 저편의 형상을 상상한다. 알 수 없는 초음파 소리를 내며
그들은 꺼이꺼이 입으로 보이는 구멍을 벽에 더 가까이 다가간다. 마치 미지의 소리를 갈망하고 자위하듯이.
그들은 그들의 존재가 어느 무리로 형성하는지도 모르는 채 오직 세상에 자기 자신과 공간 안, 팎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굳게 믿는다.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소리를 들으며 진동으로 이미지를 그려내는 것. 입과 같은 제법 큰 구멍 하나로 공간을 이루는 벽들을 세밀하게 톺아 보는 것 하나다.
거의 모든 시간을 그것에 할애하지만 지루함이나 권태 따위의 감정을 느끼지 않는다.
공간 밖의 어떤 커다란 존재의 감시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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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emembers · 6 mon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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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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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yuukou-vogue · 10 mon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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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13
불운하게도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권태와 안정에 가까워지는 것이다. 그리고 더 불운하게도 나는 행복이, 천국이 영원한 권태라고, 영원한 단조로움이라고 믿는 사람이다. 사실상 실존주의를 채택했던 것은 지금보다 더 어렸던 스무 살 혼란스럽고 혼란스러운 일들을 무리하게 처리하며 어떻게든 전진하고자 했던 바와 다를 게 없던 것이었다. 나는 신념을 잃고 그때로 회귀했을 뿐이었다.
나는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다. 대부분의 시간을 그 사람과 보내며 일상은 단조로워지고 역동적이던 나의 시간은 권태로워지고 있다. 그리고 확실하게 나는 이러한 변화를 행복이라 받아들인다. 이런 변화의 과정 위에서 실존주의를 외치는 건 모순이다. 애초에 내가 그토록 갈망하던 것은 기투나 그를 통한 초월이 아니었다. 실로 고백하자면 나는 정말이지 권태를, 영원한 안정을, 변함없음을 원했다. 나는 결국 권태 안에서, 안정 안에서 확립된 삶의 목적을 찾아야 하게 될 것이고 그 목적은 매우 뚜렷해야 할 것이라고 은연 중에 불안에 시달리고 있던 것이다. 그것이 끔��한 강박이 되어서 자꾸만 확립된 목적을 찾아야 한다고 반 년을 허덕였다. 실존주의는 가벽에 불가했다. 추상적인 관념은 결국 무너져내리기 십상이다. 애초에 학생 사회운동단체 안에 있을 때의 나를 생각해보라고. 그땐 얼마나 구체적으로 명료히 나의 별이 빛나고 있었는지.
느슨하게나마 이어지는 상실의 연대. 느슨한 연대. 나는 늘 가장 강력한 연대를 받아왔고 그걸 갈망했는데 말이야. 이것조차 언젠가 무너져내릴 가벽일 수도 있지만, 나는 결국 지금 쥐고 있는 강박을 당분간 놓아주기로 했다. 이 단조롭고 권태로운 일상에서도 밝게 빛나는 목표를 갖고 있어야 한다는 강박을. 나는 결국 내 삶의 의미를 모르고, 어떤 신념도 제대로 실행하지 못한다면 내가 왜 살고 있는가 자꾸만 묻게 되는 회의감으로 점철된 정신병 환자지만. 어떠한가. 사막 속 예술이라는 신기루.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계속하는 삶.
우주 저 너머에서도 해답을 알려줄 누군가는 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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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teroid City(2023)를 보고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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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karaoke · 1 y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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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토가라오케ㅣ삼정호텔달토ㅣ달리는토끼가라오케
✔️ 전화번호 : OIO-86II-296O
✔️ 업종 : 유흥업소, 강남하이퍼블릭가라오케
✔️ 주소 : 역삼동 604-11 삼정호텐 언주역 3분거리
✔️ 규모 : 룸 70여개, 여직원 150명 (강남 최대출근)
✔️ 영업시간 : 365일 24시 연중무휴 운영
✔️ 시스템 : 한타임 60분으로 설정
✔️ 업장소개 : 강남 바이어들의 성지 삼정호텔에 위치한 달토가라오케입니다. 하이퍼블릭가라오케 중에서도 단연 으뜸인 곳이죠! 강남에 달리는토끼가 있는 곳을 달토라고도 하는데, 어떤 이름이든지 저희는 독보적이라 다들 아는곳이죠! 오늘하루도 달토가라오케에서 내상 없는 즐달을 보장드립니다^^
오늘의 명언(달토가라오케)
"인생에는 적극적인 의미의 즐거움, 행복이란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고통과 권태가 있을 뿐이다. 파티와 구경거리와 흥분되는 일들로 가득차 보이는 세상살이도 그 이면의 실상을 알고 보면 고통과 권태 사이를 왔다갔다 하는 단조로운 시계추의 운동과 다를 바 없는 것이다. 세상의 사이비 강단 철학자들은 인생에 진정한 행복과 희망과 가치와 보람이 있는 것처럼 열심히 떠들어대지만 나의 철학은 그러한 행복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명확히 가르침으로써 사람들로 하여금 더 큰 불행에 빠지지 않도록 하려는 것을 그 사명으로 한다. 인생에는 다만 고통이 있을 뿐이다. 가능한 한 그러한 고통을 피해가는 것이 삶의 지혜이고 예지이다. 그러므로 고통의 일시적 부재인 소극적 의미의 행복만이 인생에 주어질 수 있는 최상의 것이고, 현자의 도리는 바로 그러한 소극적 행복만을 추구하는 것이다."
ㅡ 달토가라오케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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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adme1241 · 2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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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다시보기 '바람이 분다' 리뷰
드라마 다시보기 '바람이 분다'
알츠하이머의 사랑이야기
  JTBC - 바람이 분다   편성 : JTBC 월화드라마 출연진 : 감우성, 김하늘, 김성철, 김가은 外 ​장르 : 멜로 방송일자 / 방송시간 : 19. 5. 27(월) 첫 방송 / 월,화 저녁 9시 30분 방송회수 : 16부작 연출 : 정정화, 김보경 / 극본 : 황주하   드라마 다시보기 '바람이 분다' 소개   넷플릭스가 저에게 추천하지 않아서 거의 드라마 목록 끝에 찾아낸 드라마를 봤습니다. 넷플릭스의 추천 알고리즘은 매우 정확하지만 이 경우에는 그렇지 않습니다. 알츠하이머라는 노골적인 소재로 울컥하는 건 뭐든지 넘기는 편인데, 이 드라마는 묘하게 끌리는 게 있었습니다. 유튜브에서 우연히 듣게 된 이소라의 명곡 '바람이 분다'는 다시 한 번 가슴을 적셨어야 했습니다. 전혀 화려하지 않지만 오랫동안 좋아했던 두 배우의 조합이 안타까운 향수를 안고 다가오고 있는 감우성 김하늘의 드라마입니다.     드라마 다시보기 '바람이 분다' 줄거리   평화롭게 살던 권도훈과 이수진.. 그녀의 생각으로는 반드시 아이를 낳아야 하고, 이수진은 남편에게 아이를 낳자고 부탁하지만 그녀는 거절 당하면서 장미전쟁이 시작됩니다. 남편 권도훈은 이수진에게 족쇄 수술을 받았다며 아이를 포기하라고 말합니다. 그리하여 이수진은 이혼을 원하지만 이혼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이혼사유를 만들기 위해 이수진은 어린 차유정으로 변신해 남편 권도훈을 유혹하게 됩니다. 그리고 권도훈은 바람을 피운 유부남으로 이혼을 당하게 됩니다. 권도훈은 이수진을 다시는 볼 수 없고, 가는 길에 만나도 모른 척하자고 합니다. 권도훈과 이수진이 그렇게 이혼을 하게됩니다. 그리고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다.   그런데 이수진이 공연장에서 연극을 보고있는데 하필 우연히 권도훈을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권도훈이 이상하다는 걸 알게 됩니다. 권도훈은 자신이 알츠하이머라는 사실을 알고 이수진을 사랑했고 이혼을 결심했던 것입니다. 그녀는 남편과 함께 살기로 결정합니다. 남편, 딸, 회사 일 다 감당할 수 있는 이수진..   어느 날 남편이 매일매일 기록한 일기장 영상을 통해 남편이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게 됩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나는 그녀의 남편과 끝까지 함께 하기로 합니다. 여기서 감독과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을 수진으로부터 얘기를 하는듯 합니다. 곰곰히 생각을 해보니 어떻게 하면 행복할까 고민될 때 옆 사람의 손을 잡고 사랑한다고 말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말이 정답입니다. 행복해지는 방법을 찾기 보다는 즉시 실천하십시오. 이것은 사랑입니다.. 드라마의 내용은 부드럽지만 가족의 의미와 사랑하는 법을 가르쳐 줍니다. 그리고 알츠하이머를 알려주는 드라마입니다.     드라마 다시보기 '바람이 분다' 감상평   풋풋한 첫사랑, 행복한 결혼, 갈등과 권태, 이혼, 알츠하이머병 남편, 그리고 새로운 사랑... 수없이 봐온 줄거리와 크게 다르지 않고, 식상에 연속일줄 알았던 스토리를 보고 아니라는걸 알았습니다. 계속해서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는 것은 최루탄 연기를 들이마시던 시절 이후로 처음인듯 합니다. 우리 모두가 지나온 사랑의 뜨거운 터널을 잊지 맙시다. 당신의 어깨를 짓누르는 삶의 무게 아래 함께했던 어제의 소중함을 잊지 마세요.   이 드라마는 두려운 미래의 불확실성 속에서 함께 할 수 있는 오늘의 행복을 잊지 않겠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드라마는 세상에 남겨진 아내와 딸을 위해 돈을 벌 수 있는 건물을 떠날 수 있는 것을 운이 좋았다고 생각했던 최고의 마음까지도 조용히 질책합니다. 의지하고 대화할 수 있는 사랑하는 가족이 있다는 것은 행운이고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다시 미소를 짓기 위해, 다시 사랑한다는 말을 하기 위해 그것만을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드라마 다시보기는 링크사이트 링크스타 에서 드라마 사이트를 확인하신 후에 시청하시는걸 추천드립니다.   # 드라마 다시보기 사랑의 이해 # 드라마 다시보기 하나뿐인 내편 Read the full 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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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maker · 2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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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땅출판사 ‘소비사회’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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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nnyordinarylife · 2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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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rden of Eden
아주 가끔은 사회가 정해놓은 규칙과 상식을 보란 듯이 무시하고 내가 가진 가장 해맑은 미소로 ‘아무것도 모르는 척’ 얄궃게 굴고 싶을 때가 있다. 내 정체가 탄로 날까 숨죽이며 아무도 나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은 외로움, 불안, 권태, 내 안에서 떠돌아다니는 슬픔은 어디서부터 왔는지 알 수도 없다. 내면의 고독은 감정에 무딘 건지, 그런 척하는 건지 모호함의 경계를 거닐며 타인이 기대하는 친절하고 다정한 어른으로 자라지 못하게 했다. 어쩌면 나는 견고하게 쌓아 올린 나만의 성에 갇혀 누군가가 나에게 진정한 자유를 선사해 주기를, 삶의 거센 물살을 함께 헤쳐 나가자 손 내밀어 주기를 갈망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어떤 때는 사랑받기를 열렬히 바라는가 하면 어떤 때는 세상으로부터 철저히 홀로이기를 원하며.
Sometimes, I think of desiring to destroy the rules in society with my the brightest smile I’ve ever had. I always hide by myself to not be exposed to the sadness, anxiety, and loneliness in my mind deeply, even though I can’t imagine where those from. Whether the solitude inside is dark or it pretend to do like this, that didn’t make me the nice and friendly adult that others expected. Maybe I wish to come across someone who set me free from my own castle and who holds out a hand with me through though life. However waiting for the love deeply, being alone from the world at the same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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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taba-mosmos · 2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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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세련되게 꾸민 사람들이 비단결처럼 널려있다.
지하철 한 정거장만 바뀌어도 저마다의 특색으로 물든다.
도시에서 나의 감정 그래프는 소용돌이친다.
시기와 허무, 기대와 권태, 희망과 수치
글을 적는 지금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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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mkenlee-blog · 2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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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31일
스무 살 전후 PC통신 음악 동호회 게시판에 글을 올리면서 시작한 글쓰기 습관은 처음엔 단순히 재미 삼아 썼으나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더 진실한 문장을 쓰고 싶은 욕망이 차올라, 어느 때부턴가 뇌수련의 방편으로 태도가 바뀌었다. 그전까진 띄엄띄엄 맘 내킬 때 글을 썼었다면 이때부턴 어떤 내용이든 하루에 한두 줄이라도 꼭 작문하는 생활을 이어갔다. 매일매일 푸시업, 스콰트, 태극권, 요가 등등을 행하는 루틴에 글쓰기를 추가한 것.
1년에 365개씩, 3년이면 1,095개 글이 쌓인다. '인간으로 태어난 것 = 초기조건'을 한 달란트라고 했을 때 스토리텔링 능력을 타고 났다면 한 달란트 추가해 희곡, 소설, 시나리오 작가 등이 됐을 거고, 언어를 함축할 수 있는 능력을 타고 났다면 한 달란트 추가해 시인이 됐을 거고, 글을 청각화 할 수 있는 능력을 타고 났다면 한 달란트 추가해 음악가가 됐을 거고, 글을 시각화 할 수 있는 능력을 타고 났다면 한 달란트 추가해 미술가가 됐겠지만 나처럼 특출난 재능이 없는 사람은 자신이 체험한 거 외엔 쓰질 못한다. 집중력과 근기마저 없는 평범인이 쌓을 수 있는 유일한 밑천은 오랜 세월 모으고 모아 놓은 성실함의 증거들뿐이다. 비록 결과물이 산처럼 우뚝 서지 못하고, 있는 듯 없는 듯 언덕에 불과하긴 하지만.
또한 나는 글쓰기를 자신을 향한 존재 증명 행위로 인식한다 = 강박이 있다 = 안 하거나 못 하면 불안해진다. 그래서 나이 먹어 어느 때에 운동(=몸공부)을 못하게 되면 살아 있어도 죽은 몸이고, 글을 못 쓰게 되면 살아 있어도 뇌사 상태가 아니겠냐고 느낀다. 강박을 다르게 표현하면 권태 지옥에서 벗어나고자 발악하는 기록성애자가 남긴 투쟁의 흔적이라 할 수도 있을 듯.
제임스 켐벨(James Campbell)이란 클라리넷 연주자와 진 디노비(Gene DiNovi)란 피아노 연주자가 함께 연주한 '맨하탄 에코(Manhattan Echoes)'란 음반에 'Last night when we were young'란 곡이 있다. 내년은 경제가 굉장히 어려워질 거라고 들었다. 그럼에도 일단은 매년 늘 그랬듯 아바의 'Happy New Year'를 들으며 자정을 보낼 것이다. 그러고 나면 2022년은 '우리가 한 살이나마 더 어렸던 지난 밤'으로 남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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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글을 쓴다. 글쓰기는 나의 공백같은 하루하루에 약간의 특별함을 더해준다. 이렇게 또 하루가 간다. 나는 이런 의미없다고 느껴지는 하루하루를 또다시 죄책감 속에서 살아가는 걸까? 아니면 이 모든 시간들이 모여서 의미를 만들어낼까? 사실 내겐 계획이 아무 의미가 없다. 오히려 악영향을 끼칠 수 있으니, 계획도 함부로 세우면 안된다. 오늘은 화창하다. 나의 마음은 비왔던 어제와 그대로다.
쇼팬하우거는 말했다. 인생은 고통과 권태 사이를 오가는 시계추라고. 그럼 나는 과연 권태에 끝에 있는 걸까, 고통의 끝에 있는 걸까? 혹시 어느 방향이든 한쪽을 선택해야했기에 나는 고통을 권태로 바꾼것일까?
오늘은 절에 다녀와야지. 모든것은 순리대로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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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cut · 2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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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떨리는 노래 아니면 취급 안하던 시절.. 음악 권태 올때마다 찾아듣는 노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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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yrics365 · 2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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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무기력, 그 여자의 권태
그의 무기력, 그 여자의 권태
그는 늦은 아침 눈 뜬다. 부시시한 그의 아침에 어지럽혀져 있는, 아직 잠깨지 못한 꿈들과, 아직 잠깨지 못한 껍데기 뿐인 그의 그리움과 슬픔은 항상, 이른 아침까지 헤매이다가 하얀 얼굴로 헐쑥해진다. 꺼칠한 살갗에 로션을 발라주듯 그는 아침의 영혼을 위하여, 음악을 튼다. 그 여잔 이른 아침 들어와, 부시시한 그의 두 뺨에 입 맞춤해주고는 밤새 켜있던 티비를 끄고, 밤새 어지럽혀진 술병들을 치우고 그리움과 슬픔 속으로 빠져 들어가듯 앉아 있다가 햇살비추면 쓰러져 버린다. 구겨진 종이처럼 오그려져버린 채 그 여잔 그와의 권태를 잊으려 긴 잠이 든다. 드르 라라라 ~ ~ ~ 드르 라라라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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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dfghgfdsa1 · 6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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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에 아직도 사랑한다고 그게 진짜 사랑인가 보다고 써 놨는데
하루에 이렇게 변해버릴수 있을 줄 몰랐다
권태와 사랑 사이에 왔다 갔다 하는데
어느쪽이 이길지 모르겠다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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