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mgik
#너무나도아름다워서
doranproject · 3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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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도 아름다워서"
*너무나도 아름다워서
10년 전의 우리가, 떠올려보면 너무나도 예뻐서, 심장이 뻐근한 느낌이 든다.
그 때의 손 뼘, 눈동자, 발걸음, 어느 것 하나도 예쁘지않은 것이 없었는데 말야.
우리는 늘 무엇인가를 속삭이고 지저귀며 웃었고,
빗소리라던가, 눈이 오는 소리에도 코가 빨갛게 익을 때까지 바람속에서 떠들었다.
더 많은 시간을 아름답게 보낼 걸 그랬다.
너를 제외하면 나의 20대는 썩 재미없는 시간만 남을텐데,
그래서 남은 30대도 그런대로 기대되기도 해.
우리는 나름대로 즐겁고 아름다운 시절을 누리고 있을테니까.
-Ram
*너무나도 아름다워서
1. 내 눈 앞에 펼쳐진 아경은 할 말을 잃게 했다. '와', '너무 예쁘다', '진짜 멋있다' 연신 감탄만 내뱉었다. 야경에 온 마음을 빼앗겨 아무리 불리한 제안이라도 다 수락해버릴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이러면 안되는데'하면서도 1초라도 더 내 눈 앞의 광경들을 눈에 담고 싶어서 더 깊은 생각할 틈도 없이 알겠다고 해버릴 것만 같은 기분.
2. 요즘 자꾸 8년 전을 알려주는 페이스북 때문에 옛날 생각이 많이 난다. 그땐 술을 안마시고 어떻게 노냐는 질문들을 종종 받았다. 그렇지만 술이 없어도 우린 우리대로 즐거웠다. 우리 앞엔 술보다 커피가 훨씬 많았고, 하루는 민트초코때문에 자연스럽게 중간에 탑이 쌓아진 아이스크림이, 하루는 거대한 녹차빙수가, 하루는 미키마우스 와플이, 때론 멀리서 배달온 쌀과자가, 때론 겉튀김이 가장 맛있었던 돈까스가, 돌아보면 어울리지도 않게 굉장히 매운 치킨이 있었다. 술을 마시면서 쓰는 에너지를 아끼고 아껴서 술을 마실 때 하는 이야기들보다 더 재미있고 유쾌한 이야기들을 나눴고, 그렇게 서로를 알아갔다.
-Hee
*너무나도 아름다워서
그냥 평소처럼 걷고 있었다. 다른날과 다름없는 출퇴근 시간이었고 평소와 마찬가지로 휴대폰에 시선을 못박은 채 매번 걷던 똑같은 길을 걷고 있었다.
그 때 들린 낯선 바이올린 소리.
바이올린에서 흘러나오던 선율. 차마 눈을떼지 못했던 적이 있었다. 사실 그 모습에서 느낀 아름다움이란 이쁜것이나 멋진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기교넘치는 연주는 아니되 투박하지도 않았다.
매일 무심코 지나치던 그 길목이 참 오랜만에 낯설었다. 너무도 아름다워서 이런 저런 생각이 드는 그런 날이었다.
-Cheol
*너무나도 아름다워서
산과 들, 숲을 제대로 즐기려면 반드시 야생화를 공부해야 한다는 말을 살면서 너덧 번은 들었었다. 그 말을 해주신 분들 모두 나이 지긋하신 어른들이셨다. 알게 되면 보이고,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을 거라고. 약주 드시러 산 다니시는 분들이 하는 말이라 생각하며 어렴풋하게 이해는 되지만 외면해왔던 그 말이 요즘들어 깊이 와닿고 있다.
밸런스가 좋은 안경이나 공예품, 숲을 해설하고 가르치는 직업, sns 피드가 하늘과 구름 사진으로 도배됐었던 어느 날의 맑음. 어떤 아름다움에 감동하게 되는 순간들은 생각보다 자주 찾아오는 듯하지만 경험치가 쌓여가며 그 빈도는 줄어들기 마련이다. 그래서 자연과 풍경의 아름다움에 있어서 만큼은 사대주의자라는 말을 들어도 할 말이 없을 만큼 이국적인 풍경들을 좋아하고 찾아다니게 된 것일지도 모르겠다.
중요한 것은 자연을 사랑하는 일, 그리고 더더욱 자세하게 보는 일. 돈과 시간을 들여 힘들게 마주하는 낯선 풍경은 물론 아름답겠지만 요즘같이 그게 어려울 때에는 집 근처 아무 산이나 가서 풀과 나무, 꽃을 조금 더 자세히 보는 일이 더 간단할 거라고 취향의 결이 비슷한 주변에 조심스럽게 추천한다. 요즘은 거제 저구항 주변을 자주 말한다. 흐드러지는 수국이 이제야 막 시작되었으니 꼭 가보시라고.
-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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