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앤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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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onaaaaaa · 8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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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23 MAD MAX: Black & Chrome
살아있는 것들마저 죽은 것처럼 만드는 무채색의 세계. 시타델과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의 삶을 표현하기에 가장 적합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생존'이라는 본능밖에 남지 않는 그들에게 색깔은 사치이지 않을까.
흑백은 참 신기하다. 무채색의 세계에서는 많은게 안보일 것 같지만, 색깔이 있을 때보다 오히려 더욱 많은게 보이고 들릴 때가 있다. 빛과 어둠만이 존재하는 세상에서 나는 매드맥스를 5번을 봤지만, 퓨리오사의 눈빛이 그렇게 빛나보인 적이 없었다. 모든게 말라 비틀어진 Wasteland에서 유일하게 물기어린 곳. 퓨리오사의 눈이었다. 하지만 그것도 퓨리오사가 Green place에 대한 희망을 품고 있었을 때까지, 그녀의 희망이 사라지자 눈빛마저 사그라들었다. 그리고 보인게 맥스의 눈. 그의 그들이 찾던 Green Place 대신 촉촉해졌다.
매드 맥스는 진짜 언제 봐도 수작 중의 수작인 것 같다. 내가 본 것 중 가장 와닿는 디스토피아였다. 시간은 앞으로 가지만, 시대는 점점 뒤로 가고 있다. 개인을 종교화시킴을 바탕으로 한 전제정치, 자신도 병들고, 사람들도 병들게 만들면서까지 지키려고 했던 권력은 언제나 그렇듯이 자신을 파멸로 이끈다. 마르지 않는 아쿠아 콜라를 독차지 하고, 유일하게 살아있는 식물을 재배하고, 심지어 사람까지 자신의 소유물이라고 주장한다. 자기자신만을 위해 세상을 이용하고 소유하려고 했던 임모탄 조, (갑자기 누가 생각난다) 이에 반기를 드는건 디스토피아에서 희망을 좇는 사람으로 대표되는 퓨리오사와 임모탄 조의 부인들, 그리고 부발리니 전사들. 또 희망을 믿진 않지만, 생존의 본능만 남은 맥스가 그들을 기꺼이 도와주면서 임모탄 조의 시대는 무너지고, 많은 사람들이 자유의 갈증을 해결한다.
개인적으로 매드맥스에서 제일 짠내나는 인물은 언제나 그렇듯이 눅스다. 종양을 달고 살면서 잘못된 사람을 찬양하고, 그를 위해 기꺼이 희생할 수도 있는 소년. 그의 눈에는 광기어린 숭배가 보이고, 동시에 길 잃은 마음이 보인다. 하지만 그가 자기와 눈을 마주쳐 주고, 진심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Capable을 만나면서 그는 진정한 희생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그리고 그의 정신은 자유해지고, 그의 눈앞에 비로소 자신이 가야할 길이 펼쳐지는 것처럼 보인다. 발할라의 영광을 안기 위해 죽음을 택했던 그가,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고 해도 자신과 함께해준 그들을 위해 죽음을 택하고, 그는 더이상 발할라를 외치지 않고, 자신을 기억하라는 몸짓과 함께 최후를 맡는다. 하... 눅스의 이야기만으로 인생 현타...
디스토피아를 뒤집을 수 있는건 희망을 품은 사람이다. 빛 따위 없는 시대에서 스스로가 빛이 되려는 사람들 때문에 디스토피아의 시대에는 금이 가기 시작한다. 하지만 맥스는 역시나 희망의 길에 동참하지 않는다. 산 자와 죽은 자에게 쫓기던 그가 더이상 산 자에게 쫓기지는 않지만, 그를 더욱 괴롭힌 것은 죽은 자들, 자신이 정의를 위해 싸우던 시절에 지키지 못했던 자들이다. 그를 수차례나 어렵게 했지만, 그를 돕기도 한 환영들. 그가 계속 쫓길지, 거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할지 궁금해진다.
샤를리즈 테론 없는 매드 맥스는 좀 아쉽긴 하지만, 톰 하디만으로 충분하니까.  인생 최고의 힐링영화ㅠㅠㅠㅠ 진짜 매드맥스에 대해 얘기를 시작하면 끝이 없다.. 워보이들, 부발리니 전사들, 그리고 임모탄 조가 정해놓은 수많은 역할들... 분기별로 재개봉해줬으면....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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