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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보는 낯선 남자의 이야기를 열심히 들어주려 애쓰다 문득 생각한다. 난 여기 앉아서 뭘 하고 있는걸까.
집에 가고 싶다.
서른아홉에 남편을 잃고 홀로 자식 둘 키우며 청춘 다 보내고 육십이 넘도록 혼자 살고 있는 엄마가 떠올랐다.
엄마도 이런 마음이었을까.
나의 애정과 정성과 시간 모두를 자식에게 쏟기에도 부족하다.
감자와 살기 시작하면서 인생이 통째로 변했다.
여행도, 문화예술도 취미생활도 다 감자에게 밀려났다.
밖은 늘 감자와 나간다. 어쩌다 혼자 나가면 집에서 기다리는 애가 생각나 초조하다.
감자가 내 곁에 있는 모든 순간 건강하고 행복하면 좋겠다. 그게 내 유일한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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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시키지 않았지만 몇 해째 시행중인 감정 다이어트. 코로나 시대 이래 설레는 감정을 잊고 살았는데, 드라마로 잊었던 감정들이 되살아났다. 다이어터가 유투브 먹방 보며 대리만족 하듯이 연애 드라마 보며 대리만족 중인 감정 다이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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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나만 억울한 줄 알고 여지껏 그리 길길이 날뛰었는데, 다들 억울한 일 당하고도 그냥 억지로 넘기는 거였다. 내 오랜 친구가 저녁먹으면서 했던 말이 문득 떠올랐다.
회사라는 곳이 누구라도 손해보지 않는 사람은 없는 조직인데 나는 여태 조금이라도 나에게 피해가 오려면 극도로 흥분해서 판을 뒤집어버리고 내 멋대로 살았구나 반성하게 된다. 한편으로는 부당한건 부당하다고 소리내는게 맞지 않나 하는 생각이기도 하다. 아이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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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은 나에게 늘 무거웠다. 무엇이든 거침없지만 가족에 대해서는 언제나 망설였다. 나의 가족에 대해 말하는 것, 나의 가족을 소개하는 것. 가족과 관련된 모든 것이 어렵고, 힘겨웠다. 부끄러웠다.
이런 상황에서 결혼이라니, 감히 상상할 수도 없다. 가족을 늘이는 일을 나 스스로 하다니. 결혼만은 나의 수십 수백가지 호기심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나의 모든 것은 엄마로부터 만들어졌는데, 엄마를 부끄러워 한다는 것은 곧 나를 부정하는 것이라는 걸 깨달았다. 나 자신을 예쁘게 포장하고 싶고, 있는 그대로의 나는 보여주고 싶지 않은 것이다.
더 이상 숨지 말아야지.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여줘야지. 완벽하지 않은 나를 이해해야지. 나의 동생이 돌아온다면 안아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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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이렇게 억지로
지우려들면 더욱 생각나기 마련이니
그냥 내버려두자.
생각나면 생각나는대로.
흔적이 너무 많아 지우기가 쉽지 않네.
이 흔적이 그 흔적이라는 것 조차 인지하지 못할 때가 오겠지
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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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요가
신기하게도, 톱니바퀴처럼 맞아떨어지는 순간들이 있다. 무언가에 관심을 갖고 몰두하다보면 그것에 꼬리에 꼬리를 물고 더 나은 기회, 순간들을 만나게 된다.
시작은 수영이었다. (아니, 수영을 시작하게 만든 그 아이인가..)
우연한 기회로 다시 시작한 수영은 내 인생 최초로 집착하게 만드는 운동이 되었다. 월화목금 새벽 6시에 아침밥 챙겨먹듯 다닌지 11개월 째에 접어들었다. 이제 하루 이틀만 빠져도 너무 슬프고 우울하다.
수영을 계기로 나는 인생운동을 찾았고, 물 속에서 움직이는 즐거움을 알게되었다. 예전부터 수영에 빠져있던 내 소울메이트 유라는 내가 수영에 빠지게 된걸 반기며 처음 시작할때 나를 많이 격려해주고 도와줬다.
유라와 스쿠버다이빙에 같이가기로 한 친구가 갑자기 일정을 취소하는 바람에 내가 대신 가게되었고 졸지에 세부에서 다이빙 자격증을 땄다. 5년 전 오키나와에서는 스노쿨링도 무서워서 안하겠다던 나였는데..
스쿠버다이빙에서 가장 좋았던 건 딥다이빙이었다. 절벽 아래에 보이는 컴컴한 블랙홀 같은 심해는 미지의 세계에 온 착각을 일으켰다. 마치 우주 한복판에 둥둥 떠있는 느낌이었다.
스쿠버다이빙은 착용해야할 안전장치들이 참 많다. 부력을 위한 BCD와 공기통, 웨이트 등등 .. 공기통의 공기압을 체크하고 장비를 챙기는 것이 어려웠다. 맨몸으로 이 깊은곳까지 들어오고 싶었다.
그렇게 6개월이 지난 후 여름이 왔고, 올해 꼭 배워야겠다고 생각했던 프리다이빙을 시작하게 되었다. 상현이의 입사동기였던 분들이 회사를 그만두고 차린 다이빙샵이었다.
프리다이빙은 공기통없이 숨을 참고 깊은 곳까지 다이빙을 하는 것이다. 마음의 평정이 중요해서 요가와도 깊은 관련이 있다고 한다. 프리다이빙을 잘하고 싶었고, 자연스럽게 요가에도 관심갖게 되었다.
아무튼 요가는 첫 디딤돌같은 책이다. 요가수련을 1년 넘게 이어가고 있는 회사 친구와 한국에서 열리는 세계적인 요가 페스티벌에 곧 참가할 예정이다. 이 페스티벌을 알게 된 계기도 정말 우연의 연속이었다. 스트레칭을 위해 다니고 있는 발레핏 클래스에서 우연히 듣게되어 덜컥 회사친구를 꼬셔 참가신청을 하게 된 것이다.
나에게 10년 후, 20년 후의 미래는 막연한 꿈같은 것이다. 뭐, 그냥 계획이 없다는 말이다.
남들처럼 준비하지 않아서, 그래서 막연한 두려움이나 걱정이 있지만 그것도 사실은 막연할뿐이다.
나에겐 지금 이 순간, 지금 가진 열정에 온 힘을 쏟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가장 행복하다.
그러다보니 가까운 미래들이 나도모르게 계획되고 정해지는 순간들이 오게된다. 예를 들면 10월의 다이빙 투어와 같은..
이제 곧 몽골로 짧은 여행을 떠날 예정이다. 이번엔 또 얼마나 멋진 것들을 많이 보게될까!
내 인생은 언제나 무한한 기회와 즐거움으로 가득하다. 정말 재미있다.
스무살 즈음, 친한 동기오빠와 가는 길에 너무 행복한 순간에 죽고싶다는 생각을 한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는데, 지금생각해보면 정말로 어리석은 생각이었다. 살다보면정말 다양한 기회들이 내 앞에 놓이는데, 이런것들을 다 누리려면 건강히 오래오래 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므로 2019년 8월 지금, 내 인생의 가장 장기적인 목표는 건강히 오래 사는 것이다.
아직도 하고 싶은 것, 가고 싶은 곳, 보고 싶���것이 많이 남았다. 열정이 식기 전에 이 모든 걸 다 시도해봐야지.
2019.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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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인정할건 인정하자
나는 아직도 너에게 미련이 남았던 거였다.
힘든일이든 사소한 고민이라도 생기면 네가 먼저 생각난다. 관성처럼.
나랑 헤어진 이유가 무색할 사람을 지금 만났나보지.
그걸 굳이 나한테 얘기할 필요가 있었니
갑자기 서럽고 내가 너무 멍청한 것 같고 억울하고 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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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기억이 하나도 안난다.
내 스무살 생일은 어땠지?
아...! 아마도 내가 우리 동기 중 첫 생일자여서 뭔가 특별했으려나? 정말로 기억이 하나도 안난다.
언젠가부터 생일은 그닥 중요하지 않은 날이다.
그래도 그 언젠가부터가 스무살은 분명히 아닐텐데...
스무살 생일에 누군가가 내 소원을 묻는다면, 난 뭐라고 대답했을까?
음.... 잠깐 내 뇌리를 스치고 지나간게 있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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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생각
충재씨가 하는 말에 깊은 공감을 했다. 나 역시 내 고집으로 대학원에 입학했을 때 나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결정이 아닌가 죄책감도 가졌었고 그 덕에 학자금 대출은 이제 겨우 다 갚아냈다.
나의 엄마도 정말 강인한 분이시다.
아빠의 죽음에 사업 부도로 얻은 빚까지.
아들딸은 초등생, 중학생이었고, 양가 친척들은 엄마 곁에 없었다.
그 때가 엄마 나이 서른 아홉. 지금의 나보다 겨우 다섯살 많은 나이였다.
엄마와 우리가 힘들게 살아온 날들을 생각하면 역시, 결혼을 해서 새로운 가정을 꾸린다는 것은 그 어떤 것보다도 무겁게 느껴진다.
어느새 20년이 훌쩍 지났지만, 지금의 나에게 똑같은 일이 일어난다면 그때에 비해 여자 혼자 두 아이를 건사할 환경이 딱히 나아진 것 같지도 않고,
무엇보다도 나는 엄마만큼 살아낼 자신이 없다.
혼자인 지금도 가끔은 이 삶의 무게조차 벅차서 그냥 일찍 죽어버렸으면 좋겠기도 하다.
내가 어쩔 수 없는 나의 배경이 나의 가장 큰 걸림돌이고, 컴플렉스이다. 네가 나의 배경을 문제삼는다면 슬프지만 어쩔 수 없다. 네가 좋지만 우리는 함께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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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동아들포비아
열일곱살때 일이다. 저녁시간이었나 점심시간이었나 기억이 가물한데, 학교 앞에 가만히 서있다가 내 옆에 가만히 서있던 1톤 트럭이 급후진을 해서 나를 들이받아 입원한 적이 있다. 다행히 골절상은 없고 발목을 심하게 삐어서 깁스하고 한달정도 병원신세를 졌다. 그 때 당시에 입시종합학원을 다니고 있었는데, 거기에서 알게 된 공부 잘하는 고3 오빠가 날 좋아했었다. 그 오빠가 한 날은 병문안을 와서 자기 미래 계획에 대해 한참을 얘기하더니 나를 좋아한다고 고백을 했다. 나는 그때 정말로 정말로 어렸고, 그런 식의 너무 포부 넘치는 남자의 고백은 처음이어서, 덜컥 겁이 나 그 날로 그 오빠와는 연락도 끊고, 그 오빠에게 아주 차갑게 대했다. 그 오빤 당연히 하루아침에 달라진 내 태도에 상처를 받았겠지..
그 오빠가 외동아들이었다. 어제까지 두번 만난 이 남자처럼..
그러니깐, 외동아들들은 보통의 남자들 대비 평균 이상의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아니 그러니깐, 이게 제3자 입장에서 보면 대놓고 말 안하고 머뭇거리는 남자보다는 사이다라 속이야 시원하겠지만 듣는 내 입장에서는 가만히 서있다가 당한 17년 전 그날의 교통사고처럼 당황스럽기 그지 없다. 그런데도 그날의 교통사고, 그날의 고백이 여전히 생생하게 생각나는걸 보면 임팩트는 굉장히 강렬하다.
지금은 그때보다 두 배만큼 나이를 먹었지만 여전히 겁이 난다. 단 하나 달라진 건, 이제는 이런 내 감정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오빠를 한 순간에 떨쳐낸 그때처럼 서툴지 않을 수 있을 것도 같다. 이번엔 조금 천천히 생각을 정리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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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에서 품격이 느껴진다. 그렇다고 글이 어렵거나 난해하지 않다. 오히려 술술 읽힌다.
누구나 느낄법한 흔한 감정을 흔하지 않게 표현하였다. 역시.. 김훈! 이라며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글이다. 글이 아주 멋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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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를 정말 좋아하고 있다는 걸 깨달음과 동시에 나는 역시 너의 기준을 만족시킬 수 없다는 결론을 지었다.
너와의 이런 만남이 의미가 있나. 사랑은 또 나의 모든걸 망쳐버리고 깊은 슬픔에 빠지게 만들었다.
너를 사랑하지만 네가 원하는 사람이 될 수 없어 슬프고, 그래서 너와 헤어져야겠다 마음먹으니 너무도 아프다.
그냥. 네가 아파서 연락이 안된것이 아니라, 네가 일부러 나를 피하고, 나에게서 멀어지려해서 그러하였다면.
나는 어쩔수없이 너를 잊어야하고,
그렇게 서서히 네가 잊혀져 간다면 그건 좀
견딜만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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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들이 너무 화려해서 어렵다. 머릿속에서 글들을 영상으로 만들어내지 못하고 뒤엉켜버린다. 카뮈는 나랑은 안맞는 것으로... 나는 간결하고 단순하고 잘 읽히는 문장이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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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15 춤추는 강의실 “우리는 영화나 예술공연을 보면서 의미를 찾으려하고 또 그렇게 하도록 훈련되어 있어요. 하지만 어쩌면 예술은 당신이 그것을 보고 접한 그 순간 느낀 단순한 느낌 그 자체가 다일 수 있어요. 아름답다, 섹시하다 이런것들이요. 예술작품이나 공연에서 꼭 의미를 찾아내려 애쓸 필요는 없어요. 어떤 것도 정답은 아니에요. 당신 혼자서 느낀 그 느낌, 그것이 가장 중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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