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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견문기 5.10~13.2019.

Disclaimer : 3박4일동안 본 것이다. 아무 근거가 없다. 어떤 책임도 단호히 거절한다.

젊다. 어디를 가나 어린애를 안은 젊은 부모들이, 한국사회가 이제 더는 젊지 않다는 것을 수시로 일깨워준다. 오토바이는 물밀듯이 몰려들지만 컨베이어벨트에 오른 듯 느린 속도로 일정하게 움직여 큰 사고는 나지 않을 것처럼 보였다. 중심가 일부를 제외하곤 대개 도로는 좁고, 길가에는 오토바이들이 질서없이 서 있다. '대중교통은 거의 없다고 보는게 맞다'고 한다. 일본 원조를 받아 공사중이라는 지하철은 완공예정일을 몇년이나 넘긴 채 여전히 땅을 파고 있다. 젊은이들의 표정은 밝고, 사람들은 온순하(게 보인)다. 한국 상표들은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가게에는 박카스와 아침햇살, 초코파이, 한국라면들이 있고, 박항서 감독은 도심 곳곳에서 밝은 얼굴로 신한은행을 알린다.

1. 공산국가 “한국 사람들이 베트남이 공산국가라는 사실을 모르고 사업을 하러 오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아요." 현지에서 몇년째 사업을 하고 있는 한국인이 말한다. 여기에선 당이 법위에 있다. 외국인이 할 수 있는 사업들은 법으로 정해져 있다. positive방식이라, ‘외국인이 해도 된다’라고 적힌 것외에는 다 ‘못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카카오톡이 한때 베트남 1위 메신저였던 때가 있었다. 그것밖에 없었으니까. 그런데 ‘잘로’가 나타나자 카카오톡이 되다 안되다 하는 일이 빈번해졌다(고 한다). 메신저가 끊겼다 이어졌다 하면? 지금은 잘로가 압도적인 1위 메신저다. 중국에서도 초기에 카카오톡과 라인이 이런 일을 겪은 적이 있었다. “여기는 19세기부터 21세기까지가 함께 공존하고 있어요.” “너무 쉽게들 생각하고 건너온다”라고 그는 말했다.

2. 갑의 풍경 한국인 상사가 베트남 직원을 다루는게 어렵다고 한다. “우리는 왜, 상사가 옆에 와서 ‘이런저런 자료가 있나?’라고 물을 때가 있잖아요.” 호치민대 법대에서 석사를 하고 현지에서 몇년째 주재하고 있는 사람의 말이다. “그러면 우리는 ‘아, 이거 조사해달라는 말이구나’하고 바로 조사를 시작하잖아요. 그래서 가져다준단 말이에요. 그런데 베트남 청년들은 ‘없어요’하고는 그냥 계속 하던 일을 해요. 왜냐하면 지시를 받은게 아니니까.” “베트남에 개발센터를 만들겠다고 오는 경우도 요즘 부쩍 늘었어요. 하지만 성공하긴 쉽지 않을겁니다.” 베트남 개발자들과 함께 일하고 있는 고참 한국인 엔지니어의 말이다. “여기 개발자들은 아직 수준이 상당히 낮습니다. 인도나 중국과도 다르다고 생각하는게 맞아요.” 그는 기본부터 가르친다는 생각으로 함께 하고 있다고 했다. “사람들은 착하니까요. ‘내가 당신들 몸값을 크게 올려주는 일을 하고 있는거야’라고 하면서 올바른 개발방법을 가르쳐주면 대개 수긍하고 따라와요.” 하지만 서울에서 용역회사에 하듯이 ‘대강 이러이러한거 개발해주세요’라고 하면 100% 실패할거라는게 그의 말이다. 한국에서 ‘갑’으로 일해온게 여기서는 치명적인 핸디캡이 된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기는 일은 ‘외국’에선 없다. 심지어 여기는 말도 안통하는 곳이다. 한국에선 원하면 ‘을’이 RFP, 심지어 RFI까지 작성해준다. ‘을’이 와서 작성을 해주는대로 십수년을 살아온 끝이니, ‘값이 싼’ 베트남 개발자들에게 제대로 된 ‘소프트웨어 요구사항 명세서’(SRS) 한장을 줄 수 있을 리가 없다. 내 마음을 나도 모르는데 상대가 알아주기를 바랄 순 없지. 한국시장은 노령화하고, 일할 사람은 갈수록 줄어드는게 한국사회의 비즈니스 관행을 바꾸는 데는 오히려 좋은 일이 될지도 모르겠다. 합리적이고 투명한 업무지시와, 구체적이고 명료한 ‘소프트웨어 요구사항 명세서’(SRS)쓰는 법을 한국의 ‘상사’들이 어쩔 수 없이 익히게 될지 누가 알겠는가.

3. 내수 베트남 인구가 1억명에 가깝고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을 하고 있다고 해도 내수시장은 여전히 제한적이다. 2018년 기준으로 1인당 국민소득은 약 2,500달러. 중국의 약 25%, 태국과 비교해도 1/3 수준이다. “한국의 빵집 체인들이 여럿 들어왔는데 다들 성적이 신통치가 않을거에요. 너무 비싸거든요.” 얼마전 한국 아이돌이 동남아 팬 사인회를 했는데, 다른 곳에선 다 잘됐지만 베트남에선 폭망했다고 한다. 행사장 주변에는 다른 아세안국가들과 비슷하게 엄청난 인파가 몰렸지만, 입장료가 너무 비싸 그들은 들어갈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빵도 그렇고, 비빔밥도 그렇고 비슷한 재료로 금새 똑같이 만들어 훨씬 싸게 팝니다. 앞으로도 상당기간은 쉽지가 않을거에요. 맛이 그렇게 차이가 나는 것도 아니고.” 실제로 베트남의 바게뜨는 아주 맛이 있다. 서울에서 먹던 반미와는 확연히 다른 식감과 풍미다. 값도 싸다. 함께 간 일행은 ‘베트남의 성장에 패를 건다 해도, 아주 긴 호흡으로 와야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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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공유자전거 따릉이 앱 UI 개선

따릉이를 정말 잘 쓰고 있다.

출퇴근뿐 아니라, 여의도 회사에서 상수, 합정이나 노량진, 용산정도까지 다녀올 때도 따릉이를 쓴다.

대중교통보다 시간도 빠르고, 값도 비교할 수 없이 싸다. 3만원 내고 1년권을 사면, 한번 탈 때 1시간씩 하루에 몇번이든 탈 수 있다. 한번에 2시간까지 타고 싶으면 프리미엄으로 4만원/년을 내면 된다. 버스/지하철비를 대강 1,200원이라고 치면 아침 저녁 출퇴근을 13일만 하면 본전을 건지는 셈이다.

8월16일 출근때부터 타기 시작해 2개월간 모두 1,086분, 181.98km를 탔다. (따릉이 앱에 통계가 남는다.) 한번 출근할 때 3.95km쯤 탄다.

따릉이 앱을 쓰면서 아쉬웠던 점 몇가지를 적는다. 사용성 개선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면 좋겠다.

모바일폰은 개인 디바이스다. 컴퓨터나 집 전화와 달리 공간이 아니라 사람에게 속해 있다. 대부분의 앱이 로그인 상태를 유지하는게 그때문이다. 컴퓨터처럼 내가 쓰다가 아내와 딸이 쓰다가 하지 않기 때문이다. 

1. 그런 점에서 매번 로그인을 눌러야 하는건 이상하다. 게다가 아이디 패스워드를 새로 입력해야하는 것도 아니다. 로그인 버튼을 누르면 저장된 아이디와 패스워드가 있어서 바로 로그인이 된다. 그러니까 아무 필요가 없는 절차가 대문에 놓여 있는 셈이다. 



2. 회원 가입을 하고 나면, 아래 화면을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하면 좋겠다. 
사실은 대부분 QR코드 대여를 하고 있지 않을까 싶은데, 대여소 번호를 선택할 사용자도 있을 수 있어, 대문을 QR로만 하자고는 못하겠다. 



3. 대여하기와 승인은 같은 위치에 있는게 좋겠다 
취소 버튼이 하나는 왼편에, 또 하나는 오른편에 있다. 이런 UI는 사용자를 불편하게 한다. 
둘다 오른편으로 옮기면 좋겠다. 



4. QR코드가 너무 낮은 곳에, 다시 말해 빛을 잘 받기 어려운 곳에 있다. 
낮에도 허리를 굽혀야 하고, 저녁에 빌릴 때는 QR코드가 너무 어두워 앱이 인식을 못할 때가 종종 있다. 할 수 없이 번호로 다시 대여신청을 하게 된다. 좀 더 윗쪽 - 예를 들어 사진에 ‘9’ 숫자가 있는 곳쯤 - 으로 붙여서 찍기도 쉽고 빛을 받기도 쉽게 해주거나, 아예 자전거에다 QR을 붙이면 좋겠다. 잘 생각해보면, 스테이션보다는 자전거에 QR이 붙는게 쓰임새와 확장성이 여러 모로 더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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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테크에서 개발자를 뽑습니다

태도가 능력이다  

 우리 회사에서는 1차 면접을 부사장인 제가, 2차 면접을 CTO와 해당 팀장이 봅니다. 최종 결정은 함께 일할 동료들이 하는게 좋겠다는게 저희의 판단입니다. 

 저는 태도(Attitude)를 먼저 봅니다. “태도가 능력이다”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것은 마치 X제곱과 aX의 관계와도 같은데, 1이 되기 전까지는 aX가 훨씬 먼저 도착하지만, 그 이후에는 시간이 갈수록 비교할 수 없이 격차가 벌어지게 되는 것과 같습니다. ‘기울기를 결정하는 것은 태도’라는 것이지요. 

 비슷한 의미로 “친절한가?”도 중요한 요소로 판단합니다. 자신에 대한 애정과, 그에 바탕한 타인을 향한 배려가 친절을 만듭니다. 회사라는 조직에서 혼자 하는 일은 사실상 없습니다. 협업은 그래서 모든 일의 기본이 됩니다. 

 예를 들어 회사 인력의 평균 역량을 100이라고 합시다. 개인 역량이 150인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사람은 ‘남의 사정’을 잘 헤아리지 못해 커뮤니케이션이 서툴고, 친절하지도 않아 다른 사람들의 역량에 -20%씩 영향을 미칩니다. 이 사람이 다섯명으로 구성된 팀에 들어갔다고 합시다. 그가 들어오기전 이 팀의 평균 역량은 110이었습니다. 이 친구가 들어와서 개인역량으로 +50을 보탭니다. 대신에 나머지 다섯명의 역량에 -20%의 영향을 미칩니다. 110 X 5 X - 0.2 = -110이 됩니다. 둘을 합하면 -60. 개인역량이 150인 사람이 들어왔지만, 조직 전체의 역량은 더 낮아져 버린 것입니다. 

 개발에 대한 생각도 들여다 봅니다. ‘개발하는 일을 사랑하는’ 사람을 뽑고 싶은건 당연한 일이겠지요. 

 CTO와 해당 팀장의 면접은 주로 기술면접입니다. 개발을 어떻게 해왔는지, 전문지식과 경험은 어느 정도인지를 확인합니다. 상당한 수준으로 꼼꼼히 묻습니다. 

일을 할수록 스마트해진다 

 ‘1년차 일을 10년 한 개발자’라는 말이 있습니다. 10년째 개발을 하고 있지만, 몸에 쌓인 실력은 1년차와 비슷한 경우를 말합니다. 드물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일을 할수록 스마트해지게 할 수가 있습니다. 푸드테크의 R&D센터의 지향점입니다. 

 소나큐브와 같은 정적분석도구를 제대로 쓴다면 잘못된 습관을 고칠 수 있습니다. 좋은 코딩 컨벤션을 몸에 익힐 수 있지요. 

  동료들과 코드 리뷰를 하는 습관을 들이면 함께 배울 수 있습니다. 후배들에게서도 배울 점을 찾을 수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됩니다. 

 지속적 통합(CI)과 지속적 배포(CD)를 통해, 고품질의 코드를 생산하고 위험을 사전에 제거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아마존의 베조스가 왜 “아마존 내부의 모든 팀들은 오직 서비스 인터페이스로만 소통해야 한다”라고 선언했는지를 이해합니다. 이것만으로도 개발조직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습니다. 

https://apievangelist.com/2012/01/12/the-secret-to-amazons-success-internal-apis/

핵심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All teams will henceforth expose their data and functionality through service interfaces.

Teams must communicate with each other through these interfaces.

There will be no other form of inter-process communication allowed: no direct linking, no direct reads of another team’s data store, no shared-memory model, no back-doors whatsoever. The only communication allowed is via service interface calls over the network.

It doesn’t matter what technology they use.

All service interfaces, without exception, must be designed from the ground up to be externalizable. That is to say, the team must plan and design to be able to expose the interface to developers in the outside world. No exceptions.

The mandate closed with:

Anyone who doesn’t do this will be fired.  Thank you; have a nice day!

 개인적으로는, 제대로 알든 모르든 일단 개발자 블로그를 시작하고, 오픈소스에 기여하면 많은 동료 개발자들로부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때로 가르치는 것이 가장 좋은 학습법이 됩니다. 

푸드테크 소개 

회사의 비즈니스는 다음과 같습니다. 

https://www.slideshare.net/TaewoongPark4/ss-76644949

회사의 현황을 잘 소개한 언론 기사 몇가지를 공유합니다. 

네이버와 배민이 167억을 투자한 회사

매출 90억 회사 사장님이 오토바이 배달부 도전한 까닭

개발자를 뽑습니다

 프론트엔드와 백엔드 개발자를 찾고 있습니다. 친절하고, 오픈마인드를 갖고 있으며, 개발하는게 정말 좋다면 문을 두드려 주십시오. job@foodte.ch / job@foodtechkorea.com

 언어는 자바와 델파이, 비주얼 베이직 등을 쓰고 있습니다. git과 젠킨스, 레드마인, 컨플루언스, 슬랙을 활용해 협업합니다. 

 로켓을 타고 즐겁게 비행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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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스 부호를 이용한 전신이 등장했을 때

(모르스 부호를 이용한) 전신의 흥분은 전염병처럼 널리 퍼졌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한 기자가 썼듯) 지금까지 "상업, 정치 그리고 기타 소식을 전하는 빠르고 필수적인 전달 수단"이었던 신문을 전신이 죽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신문은 전혀 쓸모없어질 것이다. 번개같이 빠른 날개를 단 전신 때문에 모든 면에서 예상한대로, 신문은 지역 뉴스나 관념적 사변만 다룰 수 있을 것이다 설령 선거운동에 대한 것이라고 해도 센세이션을 일으키는 힘은 크게 약화될 것이다. 잘못된 내용이 보도되자 마자 결코 틀리는 법이 없는 전신이 반박할 것이기 때문이다. - information / 제임스 글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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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의 추방

" 오늘날 '같은 것'의 테러는 모든 삶의 영역으로 확산된다 우리는 세상 곳곳을 돌아다니면서도 하나의 경험도 하지 못한다. 모든 것을 인지하면서도 어떤 것도 인식하지 못한다. 정보와 데이터를 쌓으면서도 어떤 지식에도 도달하지 못한다. 체험과 흥분을 애타게 추구하면서도 언제나 같은 상태로 남아 있다. 친구와 팔로워를 쌓으면서도 어떤 타자도 만나지 못한다. 사회 매체들은 사회적인 것의 절대적인 소멸 단계를 보여준다. 전면적인 디지털 네트워크와 소통은 타자와의 만남을 쉽게 해주지 않는다. 그것들은 오히려 낯선 자와 타자를 지나쳐, 같은 자와 같은 생각을 지닌 사람들을 발견하도록 하고, 우리의 경험 지평이 갈수록 좁아지게 만든다. 그것들은 우리를 무한한 자기 매듭 속으로 얽어 넣고 결국에는 우리에게 우리 자신의 표상들을 주입시키는 "자기선전"으로 이끈다. 타자의 부정성과 변모가, 엄밀한 의미에서의 경험을 만들어낸다. 어떤 것을 경험한다는 것은 "우리를 기습하는 것，우리를 맞히는 것, 우리를 덮치는 것, 우리를 넘어뜨리는 것, 우리를 변모시키는 것"을 말한다. 경험의 본질은 고통이다. 그러나 '같은 것'은 고통을 주지 않는다. 오늘날 고통은, 같은 것을 지속시키는 '좋아요’에 밀려난다." <타자의 추방> / 한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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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xJava를 활용한 리액티브 프로그래밍> 추천사

IT 업계에서 경영을 오래 해오긴 했어도, 나는 개발자는 아니다. 그러니 내가 이런 전문 기술서적을 추천한다는 건 터무니없는 일이다.

그럼에도 이런 시도를 하는 것은, 번역한 김인태 님의 까칠함 기술적 진지함을 믿기 때문이다.

내가 아주 좋아하는 레이 오지가, 이 기술이 탄생하는데 영감을 주었다는 게 또 하나의 이유일 수 있다. 그는 저자가 속한 팀에게 보낸 메일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복잡성이란 무척 성가시다. 복잡성은 개발자의 인생을 망칠 뿐 아니라 제품 기획이나 빌드, 테스트를 어렵게 하며, 보안 문제를 일으키고 사용자와 관리자도 좌절시킨다.”[1] 다른 하나는 이런 새로운 접근[2]을 한명이라도 더 책을 사주었으면 봐주었으면 하는 바람때문이다.

자바를 별로 쓸 일이 없더라도, 대용량 실시간 분산처리를 할 필요가 없는 일을 하고 있더라도, 이런 지식의 습득은 시야를 넓혀주고, 상상력을 자극한다.

구글에 인수당한 솔루션 회사의 창업자 엔지니어가 세르게이 브린과 레리 페이지를 처음 만나서 들었다는 얘기를 인용하며 추천사를 마치고자 한다. “지금까지 당신이 만들었던 알고리즘은 모두 잊어주세요. 무한 대의 서버가 주어진다면, 당신은 이 문제를 어떻게 풀겠습니까?”

‘대용량 실시간 분산처리’의 세계로 들어온 것을 환영한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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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복잡하면 성가시다’가 대체 ‘밥 안먹으면 배고프다’와 뭐가 다른가 싶지만, 뛰어난 엔지니어는 이런 정도의 힌트로도 Rx를 만들어낸다!

[2] 겨우 2007년에 탄생했다.

[3] 물론 안드로이드에서도 Rx는 잘 쓰인다. 하지만 Rx는 본래 ‘대용량 실시간 분산처리’를 위해 시작된 것이다. 왜 만든 것인지를 이해하는 것은 기술을 익히는데 아주 긴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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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뽑기, 잘못 꿴 단추

 국가대표 농구선수를 뽑는데, 선발대회는 배구나 축구로 한다면 어떻게 될까?  말이 안된다고 생각하겠지만, 실제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 국회의원 선거 말이다.  국회의원은 나랏일을 하는 사람이다. 지방의 일을 하는 사람으로는 지방자치단체의 장과 지방의회가 따로 있다.  그렇지만 국회의원 선거 공약집에선 어디든 지역 개발이 첫번째 이슈다. 나랏일을 어떻게 하든, 우리 동네에 지하철역을 끌어오면 최고라는 것이다. 지역 일을 게을리하면 당연히 다음 선거에서 불이익을 받게 된다.

 입법 과정에서 지역 주민을 대변해야 한다는 것도 일리는 있다. 하지만 그게 전부가 돼선 곤란하다. 일은 나랏일을 하는데, 평가는 오로지 지역 기여도로만 한다면 농구선수를 배구로 뽑는 것과 다를게 무언가.

 비례대표 비율을 지역구의 절반정도로 늘리고, 가능하다면 후보 리스트도 오픈해서 그 순위도 유권자들이 정할 수 있게 하는게 바람직하지 않을까. 이런 것을 정당��부식 비례대표제라고 한다고 한다. 대선 결선투표제와 더불어 진지하게 논의할 가치가 있지 않은가. 무엇보다도 일은 이걸 하고, 점수는 저걸로 매기는 왜곡된 평가제도는 이상하다. 국회에서 온갖 ‘어그로를 끌어도’ 뻔뻔할 수 있는게 실로 이런 왜곡된 구조때문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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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지성의 한 작동원리

서로 다른 문제 해결 기술을 지닌 사람들이 머리를 하나로 모으면, 가장 영리한 개인들로 이루어진 집단을 종종 능가하곤 한다. 즉 다양성은 능력을 낳는다. 이 말은 어떤 문제의 하나뿐인 정답을 찾는 과제에 특히 잘 들어맞는다. 그것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보여주기 위해 페이지는 〈백만장자 되기〉라는 퀴즈쇼로 다시 우리를 데려간다. 한 참가자가, 텔레비전을 염두에 두고 탄생해 1967년에 비틀스와 엘비스를 합친 것보다 음반 판매량이 더 많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던 팝그룹 몽키스에 관한 문제에서 막혔다고 상상해보자. 문제는 이렇다. 다음 중 몽키스의 일원이 아닌 사람은? (a) 피터 토크 (b) 데이비 존스 (C) 로저 놀 (d) 마이클 네스미스 페이지는 말한다. 이날 오후 스튜디오의 방청객이 100명이고 그 중 7명이 예전에 몽키스의 팬이어서 로저 놀이 그 그룹의 일원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고 가정하자. (사실 그는 스탠퍼드대학교 경제학자다) 투표 요청을 받자 그들은 모두 (C)를 택한다. 또 다른 10명은 몽키스 단원 중 다른 2명의 이름을 알고 있다. 따라서 놀과 다른 한 사람 중에서 고른다. 그들이 둘 중에서 무작위로 고른다고 가정하면, 이 집단에서는 1/3인 3명이 (C)에 투표할 가능성이 높다. 나머지 방청객 중에서 13명은 그룹 단원 중 한 명의 이름만 안다. 따라서 같은 논리에 따라, 이 집단에서 (C)에 투표할 사람은 5명이 된다. 남은 68명은 아무런 단서도 갖고 있지 않은 집단이다. 그들의 투표는 따라서 4명에게 고르게 분산된다. 그러면 (C)에 투표하는 사람은 68명의 1/4인 17명이 된다. 다 더하면 로저 놀은 총 34표를 얻는다. 통계 법칙에 따라 다른 이름들이 각각 22표를 얻게 돼 놀이 이긴다. 다시 말해, 방청객의 93%가 기본적으로 추측을 토대로 투표를 했음에도 말이다. 그 참가자가 방청객의 조언을 따른다면, 그는 100만 달러 상금을 향해 한 계단 더 오르게 된다. 페이지가 설명하듯이， 이 사례에서 작동하는 원리는 기원전 4세기에 아리스토텔레스가 서술했던 것이다. 그는 각 구성원이 해답의 최소 부분만 알 때, 집단이 어려운 문제의 답을종종 찾을수 있다고 했다. 그는 《정치학》에 이렇게 썼다 "탁월함과 실용적인 지혜를 분담하는 대중 속의 개인들이 모인다면, 그들은 많은 발과 손과 감각기관을 지닌 한사람처럼 되며, 성격과 사고 측면도 마찬가지다" 페이지는 그 효과가 마법처럼 보일지 모르겠지만, "여기에는 그 어떤 신비도 없다”고 말한다. “실수는 서로 상쇄되고, 정답이 크림처럼 표면으로 떠오른다"는 것이다. - <스마트 스웜> / 피터 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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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화는 과거를 더 잘 이해하는 데도 도움을 줄 수 있다 2012년 3월까지 구글은 지난 수세기 동안 출간된 2천만 권이 넘는 책을 스캐닝했다” 디지털 단어와 구절로 변환된 이 엄청난 자료는 컬처로믹스 (culturomics), 즉 고도 처리 자료 집합과 분석을 인류 문화 연구에 응용하는 분야의 토대가 된다" 장 밥티스트 미셀(Jean-Baptiste Michael)과 에레즈 리버먼 에이든(Erez Lieberman Aiden)은 1800년 이래로 영어로 출간된 책 300만 권 이상을 분석했다. 그들은 영어 단어의 수가 1950년에서 2000년 사이에 70퍼센트 이상 증가했으며, 예전보다 명성을 더 빨리 얻고 더 빨리 잊히며， 20세기에 제임스 왓슨(James watson)과 프랜시스 크릭(Francis crick)이 DNA의 구조를 발견하기 전까지 진화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있었다는 것 등 많은 사실들을 밝혀냈다. 이 모든 사례들은 디지털화를 통해 이해와 예측一다시 말해, 과학一의 수준이 더 높아졌음을 보여준다. 현재 구글의 수석 경제학자 인 배리언은 다년간 이 현상을 맨 앞에서 관찰하는 기쁨을 누렸다. 말을 유창하게 잘하는 그가 즐겨 사용하는 인용문이 있다, “나는 통계학자가 앞으로 10년 내에 가장 매력적인 직업이 될 것이라고 본다. 결코 농담이 아니다.” 디지털 자료가 생성되는 양을 보고 그 속에서 얼마나 많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지를 생각할 때， 우리도 그의 말이 틀리지 않았다고 확신한다.“ - 제2의 기계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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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성 스테이크 굽기

소고기

2등급이하 한우 육우 등심이나 채끝을 산다  

"숙성해서 먹으려고 하니, '흡수포를 붙여서 덩어리로 진공포장'해달라”라고 주문한다 -썰지 않은 채로 최소 1kg 이상 덩어리로 사야 한다

김치냉장고에 최소 24일 이상 둔다 - 한달도 괜찮다. 잘 열지 않는 칸에 두는게 좋다

굽기 적어도 2시간 전에 냉장고에서 꺼내 고기 온도를 상온에 맞춘다

2cm 두께로 썰고, 굽기 전에 굵은 소금을 앞뒤에 넉넉히 뿌려준다

팬에 포도씨유를 두르고 아주 뜨겁게 달군다 - 팬에서 연기가 올라오기 시작하면 제대로 달궈진 신호다. 올리브유는 발화점이 낮아서 탄다

고기를 올려 시어링을 한다 - 구울 때 적당히 뒤집어 내부 온도가 고르게 되도록 한다

작은 팬 또는 냄비를 따로 준비해 중불로 버터를 한 스푼 이상 녹인다. 

고기가 시어링이 되면 작은 팬으로 옮겨 버터가 잘 묻도록 여러 번 뒤집는다

고기를 꺼내서 접시에 올리고 후추를 앞뒤로 뿌린 뒤 3~5분 정도 그대로 둔다 - 레스팅이라고 하는데, 이 사이에 육즙이 고기 전체로 골고루 퍼진다고 한다 오레가노, 세피아민트 등의 허브를 뿌려도 좋다

파프리카, 양파, 양송이, 감자 등을 함께 구워서 먹으면 좋다

돼지고기

목살을 1kg 이상 덩어리로 산다 - 진공포장을 해달라고 하면 해준다

1주일 정도 김치냉장고에서 숙성한다 - 보름쯤 묵히면 더 맛있다

굽기 2시간 전에 냉장고에서 꺼내 고기 온도를 상온에 맞춘다

굽기 최소 1시간 전쯤에 고기를 3cm 두께로 썬 다음 우유에 담가 둔다 - 몇시간 담가둬도 좋다. 잡내가 깔끔하게 없어진다

뜨겁게 달군 팬에 올려 굽는다

앞뒤로 잘 구워지면 깍뚝썰기로 굵게 썰어 골고루 굽는다 - 고깃결과 대각으로 썰어야 맛있다

고기를 꺼내서 접시에 올리고 후추를 앞뒤로 뿌린 뒤 3~5분 정도 그대로 둔다 - 레스팅이라고 한다. 오레가노, 바질, 세피아민트, 로즈마리 등 허브를 앞뒤로 뿌리면 더 맛있다

수비드

단백질의 변성 온도를 이용한 저온 조리법이다. 일종의 ‘분자요리’.

단백질은 40℃에서부터 변성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즉, 익기 시작한다. 미오신은 50℃(어패류는 40℃)부터, 콜라겐은 40℃, 엑틴은 66℃부터 변성한다. 미오신과 콜라겐이 변성할 때는 고기가 부드러워지지만, 엑틴은 변성하면 수축하며 질겨진다. 고기를 불에 오래 구우면 딱딱해지는게 이때문이다. 따라서 고기를 익히면서 동시에 딱딱해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50℃이상 65℃ 이하의 온도로 장시간 조리를 해야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것이 수비드의 원리다. 

수비드(Sous-vide)는 프랑스어로 “진공 상태”라는 뜻이다. 고기를 진공포장해서 적정한 온도의 물에 넣고 오랫동안 익힌데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예를 들어 돼지 목살의 경우 57~60도 사이에서 12시간동안 익히면 아주 맛난 상태가 된다. 

수비드기는 예전에는 아주 비쌌지만 요즘에는 아노바사의 가정용 수비드기 등 십만원대로 살 수 있는 것들이 여럿 나와 있다. 

수비드를 마친 고기는 그대로 먹어도 되지만, 시어링을 통해 마이야르반응을 끌어내면 맛이 한층 올라간다. 여러가지 방법을 써보았는데, 토치를 써서 시어링을 할 때가 반응이 가장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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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조직과 커뮤니케이션

 저는 경영학과를 나왔습니다. 전형적인 문과생이지요. 글 쓰는 일을 하다가 ‘99년도에 IT 업계로 왔고, 올때부터 현재까지 C레벨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 업계로 들어와서 얼마 지나지 않아, 개발을 모르고는 경영을 할 수가 없다는걸 알게 되었습니다. IT 업계를 나갈건가, 개발을 공부해서 제대로 할건가?를 고민하다가 공부를 하기로 했고, 그때부터 지금까지 개발쪽 아티클들을 들여다보며 살고 있습니다. 수박 겉을 십수년째 핥고 있는 셈입니다. (수박 겉이 어떤 맛인지 궁금하면 저에게 ㅎㅎ) 

 그 세월동안 IT 업계의 경영진을 하면서 가장 풀고 싶었던 이슈가 2 가지가 있었습니다. 하나는 왜 기획자와 디자이너와 개발자가 가는 곳마다 싸우는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여러 회사를 다니면서 경영을 맡아 했지만, 어디든 갈등의 양태는 비슷했습니다. 이걸 정말 풀고 싶었습니다. 그 고민의 산물로 나온 글이 바로 ‘기획자는 무엇을 하는 사람일까?’라는 글입니다. http://opinion.inews24.com/php/news_view.php?g_menu=042105&g_serial=570359 십수년된 고민의 끝이라 그런지 공유도 많이 되고, 읽은 사람도 많았습니다. 보람이 있었어요. 이게 왜 그 고민의 끝에 있나?하는건 뒤에 말씀드리겠습니다. 

 두번째는 경영자로서의 고민이었습니다. 저는 인사고과제도가 아무리 봐도 이상했습니다. 크게 고장이 나있다고 느꼈습니다. 제가 경영을 하던 초기에는 잭 웰치의 경영론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던 무렵이라, 너도 나도 그것을 베끼고 있었습니다. 저같은 변방의 경영자가 뭐라고 하기에는 너무 큰 분이었지요. 하지만 제 눈앞에 보이는 결과는 아무리봐도 타당하지가 않았습니다. 인사고과가 회사의 모럴을 나쁘게 한다는게 명백했거든요. 이건 조직문화, 조직구조와도 맞물린 문제였고, 이게 저한테는 두번째 풀어야 할 과제가 되었습니다. 첫번째 고민을 ‘기획자는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로 썼다면, 두번째 고민은 강의로 만들어 보았습니다. 무슨 해답을 말씀드린다기 보다는 “저는 이런 고민을 해왔고, 그래서 지금까지는 이런 결론을 내게 되었어요"라는 내용입니다.

 강의를 할까 합니다. 글로 풀기는 좀 긴 내용이기도 하고, 전달하기가 쉽지가 않아서요. 필요하시면 저한테 연락을 해주세요. 제가 지금까지 알게 된 내용을 말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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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의 영향

어떤 종류의 감정이든 우리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친다 심지어는 그 감정이 오래 전에 발생한 경우에도 그렇다. 에두아르도 안드레이드 Eduard Andrade와 댄 에어리얼리 Dan Ariely가 발표한 한 연구를보면 "아주 가볍게 일어나는 감정도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데, 이 영향력은 그 감정이 소멸된 뒤에도 오랫동안 남아 있다"는 것이다. 이 말의 의미는, 내가 내리는 결정이 근본적으로 비합리적이거나 결함의 소지가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안드레이드와 에어리얼리는 아주 사소한 감정적 사건이 그 이후에 내가 내릴 어떤 결정의 근거가 되기도 한다는 것 을 지적한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나 자신이 그것을 전혀 모른다는 것이다. 출근길에 누군가 내 차 앞으로 기분 나쁘게 끼어들었다고 하자. 그리고 시간이 한참 지난 오후에 나는 몇 주동안이나 진행시켜 왔던 프로젝트건을 없 던 일로 해버리게 된다. 아침에 일어난 끼어들기에 대해서는 어느새 까맣게 잊어버렸지만그때 느낀 불쾌감이 자신도 모르게 마음 밑바닥에 흐르고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낯모르는 운전자로 인해 폭발된 감정의 여파가 중 요한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지만, 정작 나는 짐작조차 하지 못한다. <생각 공유 Mind sharing> 리오르 조제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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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 전략과 현황

“대륙의 실수, 반도의 한숨” <중앙일보 10월 28일> (1)

“대륙의 실수? 35만 원짜리 나인봇에 담긴 샤오미의 전략” <머니투데이 11월 3일> (2)

“천정부지 치솟는 샤오미 이름값” <아이뉴스24 10월 22일> (3)

스마트폰을 만들던 샤오미가 올해에만 세그웨이류의 35만 원짜리 나인봇 미니, 120만 원짜리 60인치 스마트TV세트, 6만 원짜리 폴리카보네이트 소재 여행가방, 24만 원짜리 정수기, 7만 원짜리 1,600만 화소 액션캠들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한국 주류언론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정신 차리고 들여다보니 샤오미는 저가 휴대전화를 판 게 아니라 모바일 플랫폼을 구축해 애플처럼 생태계를 만든 것이었다. 그들의 경쟁력은 하드웨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다. 물론 정보통신(ICT) 업체들은 모두 플랫폼을 깔아놓고 그 안에서 부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생태계 전략을 지향한다. 삼성전자도 노키아도 자체 OS를 만들고 생태계 전략을 구사해봤다. 그러나 성공한 곳은 애플과 샤오미 정도다. 특히 샤오미는 부가 서비스에 관한 한 애플을 능가한다. 대륙의 실수 시리즈로 불리는 컴퓨터 주변기기와 각종 가전 및 생활용품들을 줄줄이 내놓으며 팬덤을 늘리고 있다.

칩 하나로 인간을 통제한다는 발상과 싼값으로 휴대전화를 팔아 모바일 플랫폼을 넓게 깔아놓은 뒤 모든 생활영역에 파고든다는 사업전략이 유사하고, 아시아로 뻗어 나가는 샤오미제이션(Xiaomization·샤오미화) 현상이 벌써 샤오미 발 ‘킹스맨의 야심’이 실현되고 있음을 보는 것 같다는 거다.” <중앙일보>

“중국인들은 이 같은 샤오미 속도에 열광하고 있다. 이날 샤오미 나인봇 미니가 홈페이지에 출시되자마자 ‘미펀’으로 불리는 샤오미 팬들은 홈페이지에 “극치의 아름다움과 우아함, 순수함이 담겨 있다”며 흥분했다. 벌써부터 GPS 추적 및 이동 거리 기능이 있는 샤오미 밴드와 나인봇을 연계해 이용하겠다는 네티즌까지 등장했다.

전문가들은 “샤오미의 4가지 정신은 집중과 입소문, 극치, 그리고 속도”라며 “전문 영역을 따로 두지 않고 경쟁력이 뒷받침되는 가격 파괴 제품을 통해 고객들을 사로 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머니투데이>

샤오미의 전략은 중앙일보 기사가 설명한대로 ‘애플처럼 생태계를 만든다’는 것이다. 샤오미의 CEO 레이쥔은 10월 2일자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4)에서 이것을 1만 번은 넘게 설명했다고 말한다.

“샤오미의 사업모델에 대해 좀 더 설명해 줄 수 있는가? 하드웨어로 이윤을 내지 않는다면 어디서 내는지?

같은 설명을 한 1만 번쯤은 한 것 같다. 그건 아마 샤오미가 하드웨어도 플랫폼을 형성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첫 회사이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텐센트와 바이두, 구글, 페이스북이 어떻게 플랫폼을 구축하는지 목도했다. 샤오미는 제대로만 한다면 휴대폰도 온라인 플랫폼, 그것도 거대한 플랫폼을 형성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얼마나 거대할까? 현재 샤오미 폰을 사용하는 중국인 수는 1억3,000만 명이다. 중국 전체 인구의 10%에 해당한다. 사용자 대부분은 젊은 층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가 젊은 층 인구의 20~25%에 대해 영향력을 갖고 있다는 뜻이 된다. 그들은 TV를 보고 음악을 듣고 책과 뉴스기사를 읽는다. 샤오미가 이 모든 걸 제공한다. 이건 샤오미가 거대�� 콘텐츠 채널이란 얘기 아닐까? 샤오미 사용자들이 하루에 폰을 사용하는 횟수는 115회, 샤오미 폰에서 보내는 시간은 평균 4시간 반이다. 우리가 갖고 있는 게 얼마나 강력한 방송 플랫폼인지 한번 상상해보라!”

그런데, 이거 어디서 많이 듣던 말 같지 않은가? 맞다. 통신사들이 늘 해오던 말이다. 때로 TV 제조업체들이 그런 말을 하기도 했고, 동네 유선TV사업자들도 가끔 이렇게 말했다. 그렇다면 스마트폰 시장뿐 아니라, 유무선 인터넷, 유선 전화기까지를 지금도 모두 가지고 있는 통신사들은 왜 이렇게 하지 못하고 있을까? 간단한 이유다. 원래 그들의 것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통신사들, 빨랫줄 장사만 하면 망해”<중앙일보 2011년 11월 28일> (5)

LG유플러스의 이상철 부회장은 통신사의 인터넷 사업을 ‘빨랫줄 장사’라는 말로 표현했다. 망만 갖고 있을 뿐, 그 위에서 생기는 모든 부가가치는 네이버, 애플, 구글 등이 가져가고 있다는 뜻이다.

레이쥔은 이렇게 말했다. “그들은 TV를 보고 음악을 듣고 책과 뉴스기사를 읽는다. 샤오미가 이 모든 걸 제공한다. 이건 샤오미가 거대한 콘텐츠 채널이란 얘기 아닐까? 샤오미 사용자들이 하루에 폰을 사용하는 횟수는 115회, 샤오미 폰에서 보내는 시간은 평균 4시간 반이다. 우리가 갖고 있는 게 얼마나 강력한 방송 플랫폼인지 한번 상상해보라!”

정말 샤오미가 이 모든 걸 제공하고 있을까? 중국의 앱스토어 시장 통계는 이 말이 사실과는 거리가 있다고 말한다. <차이나인터넷와치> 보도에 따르면, 2014년 4분기 기준 중국 앱스토어는 바이두계열(42.0%), 텐센트계열(22.3%), 치후360계열(21.8%)이 전체의 86%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6)

중국 앱스토어 통계는 조사기관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이 셋이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다는 것은 어디나 같다. 망을 가진 통신사가 아니라, 앱스토어를 가진 애플과 구글이, 검색엔진을 가진 구글과 네이버가, 소셜미디어를 가진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사실상 부가가치의 주인이었다면, 그 사정이 샤오미에 이르러서만 예외이기는 어렵다.

중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위상도 예전과 같지 않다. 이미 1위 자리는 화웨이에 내줬다. 애초 목표로 삼았던 연간 1억대 판매 목표도 물건너갔다. 지난 3분기 화웨이의 매출이 81%나 늘어난 반면 샤오미의 출하량은 8% 감소했다.(7)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2분기 중국 스마트폰 출하량은 2.7% 감소했다. 특히 200달러 이하 제품 출하량이 무려 28%나 감소한 반면, 200~500달러대 제품 출하량은 오히려 22%가 증가했다. 중국 시장에서 화웨이의 스마트폰 평균 판매 가격은 282달러, 샤오미는 149달러다. 저가시장위주인 샤오미에게 타격이 집중된 것이다.

샤오미의 전략을 그대로 베낀 후발주자들의 추격도 무섭다. ‘부부가오’는 자사의 보급형 브랜드 ′비보′와 ′오포′를 내세워 무서운 속도로 샤오미를 따라잡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올 1/4분기 시장점유율은 비보가 9%, 오포가 8%를 차지했다.(8) 이 둘을 합하면 17%, 1분기 점유율 14%로 1위를 차지했던 샤오미를 이미 3%포인트차로 제친 결과다. ‘부부가오’는 게다가 샤오미가 가지지 못한 강력한 오프라인 유통망도 갖추고 있다.

2015년 1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이런 결과는 2가지 점에서 샤오미에게 위협적이다.

첫번 째, 시장에서 의미있는 1위를 차지하지 못하면서 플랫폼이 되기는 어렵다. 플랫폼은 무엇보다도 3rd 파티들이 참가해야할 이유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애플과 구글, 페이스북, 페이팔 그리고 텐센트의 큐큐와 위챗, 알리바바의 알리페이가 제각기 플랫폼의 지위를 차지하게 된 것은 그만한 시장 점유율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는, 샤오미 특유의 수익모델때문이다. 휴고 바라 샤오미 부사장은 지난해 11월 인도의 매체 <Quartz>와의 인터뷰에서 샤오미가 원가 혹은 원가에 미치지 못하는 값으로 폰을 팔면서도 이익을 낼 수 있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9) “샤오미는 경쟁사에 비해 아주 적은 종류의 스마트폰을, 처음에는 제작 원가 혹은 그에 못미치는 수준의 값으로 판매하기 시작하지만, 대신 상대적으로 오랫동안 판다. 따라서 시간이 흘러 부품가격이 떨어지게 되면 샤오미는 결국 이익을 남길 수 있다”라는 것이다. 이런 구조는 주력제품의 부진이 시작되는 순간 수익이 급격히 나빠지는 취약점을 갖는다. 경쟁사에 비해 더 오래 버텨야만 수익이 생기기 때문이다.

여기까지를 보면, 샤오미에게는 이제 컨텐트 플랫폼보다는 조금 더 설득력이 있는 다른 설명이 필요해 보인다. 그리고 실제로 그런 시도들이 있다. 그것은 짐작하다시피 ‘IOT 플랫폼’이다. 스마트폰 회사인 샤오미가 갑자기 대용량 배터리에 이어 정수기를 내놓고, 공기정화기를 선보이더니, TV와 공유기, 조명, 에어컨에 스마트 운동화까지 출시한 이유는 다가올 ‘스마트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것이라는 것이다. 이 가운데 놓이는 허브는 역시 샤오미의 스마트폰과 그위에 얹힌 ‘미유아이’ – 안드로이드를 커스터마이징한 것 –가 된다.

두 개의 질문이 남는다. 첫 번째, 스마트폰에서 아직 확고한 지위를 갖지 못한, 혹은 조금씩 밀리고 있는 상황에서 그것을 지랫대삼아 스마트홈 혹은 IOT 플랫폼으로 나간다는건 얼마나 현실적일까? 두 번째, 샤오미 특유의 수익모델로 이런 장기 레이스를 얼마나 더 오래 펼칠 수 있을까?

샤오미의 수평적 조직문화와 3개층으로만 이뤄진 단순한 조직구조, 사용자를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는 특유의 DNA는 아시아권에서는 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탁월하다. 열렬한 사용자그룹인 ‘미펀’을 기획에 직접 참가하게 하고, 샤오미의 스마트폰 운영체제(OS)인 '미유아이(MIUI)'의 정기업데이트를 하나의 신성한 제례인양 매주 금요일 오후 5시에 맞춰서 하는 방식도 찬사를 받아 마땅하다. 샤오미가 내놓는 다른 제품들도 그만큼 단순명료하게 사용자 가치에 집중한 것들이 많다. 늘 값에 비해 높은 가치를 준다.

하지만 이미 커버린 샤오미에게는 그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 <프레시안>의 성현석 기자가 지적한 것처럼 (10) 샤오미는 지금까지 소비자의 기대보다는 좋은 제품을 만들어서 성공했다. 그러나 소비자의 기대치는 끝없이 올라간다. 애플이 매번 공전의 히트를 치는 새 제품을 내놓는데도 그때마다 “혁신은 없었다”라는 기사가 나오는 것도 그 때문이다. 기대치가 실력을 추월하기 시작할 때 – 그리고 이미 스마트폰에서는 그렇게 된 것처럼 보이는데, 샤오미와 똑 같은 방식으로 치고 올라오는 후발주자들이 시장을 빼앗아가기 시작할 때 샤오미는 과연 무엇으로 살아남게 될까.

* 2015년 KISA Power Review에 실은 글이다. 

http://news.joins.com/article/18949534

http://news.mt.co.kr/mtview.php?no=2015110316290673882&MTS

http://opinion.inews24.com/php/news_view.php?g_serial=925088&g_menu=046101

http://kr.wsj.com/posts/2015/10/02/%EC%9D%B8%ED%84%B0%EB%B7%B0-%EB%A0%88%EC%9D%B4%EC%A5%94-%EC%83%A4%EC%98%A4%EB%AF%B8-%ED%9A%8C%EC%9E%A5-%EC%8A%A4%EB%A7%88%ED%8A%B8%ED%8F%B0-%EC%A0%84%EC%9F%81-%EC%B9%98%EC%97%B4%ED%95%A0/

http://news.joins.com/article/6764180

http://www.chinainternetwatch.com/12325/app-distribution-market-q4-214/

http://www.zdnet.co.kr/news/news_view.asp?artice_id=20151023110720

http://www.ithome.com/html/android/144376.htm

http://qz.com/293722/how-xiaomis-hugo-barra-plans-to-conquer-india/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1308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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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네트워크형 서비스 - 관계가 가치를 만든다

 “(네트워크형) 서비스가 제대로 된 가치를 가지는 데는 서비스 런치 이후 적어도 2년, 많게는 5년 이상 걸린다. 이는 출시되자 마자 가치를 가지는 기능(노드 가치) 중심의 제품/서비스(예를 들어 날개없는 선풍기, 워드프로세서)에 익숙한 경영자들에게는 매우 불확실하고 불안한 상황이다. 대부분의 경우 인내심을 가지지 못하고 사업을 접는다. 하지만 아마존의 창업자이자 대표인 제프 베조스가 강조한 것 처럼 네트워크 비즈니스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첫째, 고객을 가장 우선으로 두고, 둘째, 혁신하고, 마지막으로 인내하여야 한다. 현재는 아마존의 주요 서비스가 되어, IBM과 같은 하드웨어 업체들을 위협하는 아마존 웹서비스(AWS)는 거의 10년 전인 2006년에 미미한 서비스로 시작하여,  오랜기간 한걸음씩 가치를 쌓아 현재에 이른 것이다.” http://organicmedialab.com/2015/07/09/network-effects-focus-on-links-not-on-nodes/ 이 정도 세월이 필요하니 스타트업은 몇차례씩 ‘죽음의 계곡'을 건널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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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아웃’ 감상기

 영화를 보는 내내 “이건 정말 대단한데"라고 감탄을 하며 본게 있었는데, 

 그건 이른바 ‘이성'이라고 불리는 부분이 아예 라일리(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뇌에선 나타나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대신 다섯 개의 감정들이 제각기 ‘추론’하고 ‘판단'한다. 

 오랫동안 사람의 ‘몸’과 ‘마음'은 명확히 구분되는 것이었다. ‘몸’이 어쩐지 저열하고, 본능적이며 짐승에 가깝다면, ‘마음' 혹은 ‘정신'은 보다 숭고하고, 천국에 가까운 것이었다. 몸과 마음이 둘이 아니라는 것, 이를테면 ‘gut feeling’이라는게 단지 문학적인 표현이 아니라 실제로 의학적으로도 근거가 있는 말이라는게 밝혀진 것은 꽤 최근의 일이다. 

 감정과 이성이란게 흔히 사람들이 말하듯 그렇게 구분할 수 없다는게 밝혀진 것은 더욱 최근의 일이다. 감정이 사라지면 놀랍게도 사람은 어떤 판단도, 선택도 할 수가 없게 된다. 신경과학자 안토니오 다마지오(Antonio Damasio)와 그의 환자 엘리엇(Elliot)의 사례는 유명하다. http://www.sciencetimes.co.kr/?news=%EA%B0%90%EC%A0%95-%EC%97%86%EB%8A%94-%EC%9D%B4%EC%84%B1%EC%9D%80-%EB%AC%B4%EB%A0%A5%ED%95%98%EB%8B%A4 

 ‘이성'의 존재를 확신했던 ‘계몽주의'와 ‘합리주의'가 불러온 숱한 부작용들은 그런 점에서 설명이 될지도 모른다.

 각설하고, ‘인사이드아웃'은 이런 과학의 발견을 애니메이션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플라톤이래 수천년동안 얘기해왔던 이성과 감정의 구분을, 스스로 추론하고 판단하는 ‘감정'들을 보여주면서 뒤집어 버리고 있는 것이다. 그야말로 놀라운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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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gon branch ad 말웨어 제거법

dragon branch라는 독한 말웨어가 있군요. 걸리면 브라우저로 어떤 사이트를 열던지, 위로 광고를 덮어 버립니다.

구글에서 dragon branch를 없애는 법을 찾아보면, 구글의 검색결과화면에도 자기들 광고를 먼저 올립니다. 덮어버리는거지요.

제거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사이트에 들어가보면 이것 저것 상세하게 안내하면서 스파이헌터4를 깔면 제거할 수 있다고 안내를 곁들이는데, 설치해서 제거하려고 보면 그때서야 돈을 내라고 합니다. 돈을 안내면 제거를 할 수가 없게 돼 있어요. 예를 들면 이런 사이트. http://deletemalware.blogspot.kr/…/how-to-remove-dragon-bra…

이 사이트에선 제어판에 가서 drangon branch, Go save, Active discount와 같은 이름을 가진 프로그램이 보이면 삭제하라고 친절하게 말하지만, 실제로 그런 이름 가진 프로그램은 안보입니다. 드래곤 브랜치는 설치 프로그램 목록에 나오지 않아요.

그래서, 제가 볼 땐 드래곤 브랜치와 스파이헌터4는 같은 사람들이 만든 것 같아요. 자기가 저지른 범죄에 자기가 해결책을 주면서 돈을 달라고 하는 것 같다는거지요. 교활합니다.

스파이헌터4를 얼른 삭제하고, 대신에 제가 찾은 제거법입니다.

1) C: 드라이브에서 프로그램파일즈>드래곤브랜치 폴더를 제거합니다. 2) 브라우저(익스플로러, 크롬 등)를 삭제했다가 다시 설치합니다.

* 그런데 희한한게 페이스북을 열면 드래곤 브랜치의 광고가 덮질 못하더군요. 구글도 검색결과화면을 통째로 납치당하는데... 페이스북은 뭘 해둔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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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옹해도 심장은 포개지지 않는다 - 이빈섬

사람 그리워 당신을 품에 안았더니 당신의 심장은 나의 오른쪽 가슴에서 뛰고 끝내 심장을 포갤 수 없는 우리 선천성 그리움이여 하늘과 땅 사이를 날아오르는 새떼여 내리치는 번개여

****** 선천성 그리움 / 함민복

■ 인사동의 카페에서 "나는 심장이 왼쪽에 한 개 밖에 없다는 사실을 지금껏 몰랐다"고 고백했더니, 옆자리에 앉은 시인같아 보이는 분이 껄껄껄 웃으며 "요즘 아이들 중에 그런 친구들 많은데..."라고 말한다. 심장은 왼쪽에 하나 뿐이다. 그래서 두 사람이 포옹해도 서로 포개지지 않는다. 사랑은 이 영원한 불일치, 번지수를 잘못 찾은 '자아'의 깊은 갈증같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이 시는 하게 만든다.

그리움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감도는 허공의 풍경이다. 태생적인 결핍이 그리운 쪽으로 고개 돌리게 한다. 그리운 건 내 안에 있지 않은 무엇이기에, 정녕 나는 그리운 이것이 무엇인지를 영원히 알 수 없는지도 모른다. 서로 꼬리를 물기 위해 뱅뱅 도는 두 마리의 개처럼, 그리움은 하릴없이 바쁘고 진척없는 제자리다.

남자와 여자가 단둘이 있을 때라도, 남자와 여자는 '다른 사람'을 보고 있다는 사실은, 어느날 나를 놀라게 했다. 남자는 몇십년 동안 눈앞에 있는 '여자'만을 보고 살아왔고, 여자는 '남자'가 눈앞에 있었다. 같은 장면을 본 것이 아니라, 같은 장면 속에 다른 인물이 들어있는 러브스토리를 관람하고 있었다. 동고동락한 두 사람에게, 존재하는 사랑의 이미지는 다른 것이다. 영원한 착오가, 사랑 속에 이미 들어있다.

당신의 왼쪽 심장과 나의 왼쪽 심장이 서로 엇갈리는 포옹. 거기엔 결코 밀착되지 않는 깊은 허공이 있다. 함민복은 그 허공을 날아오르는 새떼, 혹은 내리치는 번개를 주목하고 있지만, 나는 그냥 끝끝내 허공으로 남는 영원한 처녀지를 잠시 눈부시게 바라본다. 사랑은 그 억세고 끈질긴 포옹에도 여전히 정복되지 않은 저 빈섬에 있다. / 빈섬.

인간은 태어난 후에 비로소 의미를 찾는다. 길을 잃은 채 태어나는 숙명.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메울 수 없는 공간이 있고, 표적 잃은 말은 헛되이 공간을 헛돌다 흩어진다. 

빈섬 님의 글은 대개 쓸쓸한 여운을 남기는데, 그래서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