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mgik
vivian-park-day · 4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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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크리스마스 주말이었나.
가로수길 약속시간이 애매하게 떴다.
핑계삼아 가로수길. 세로수길을 끝에서 끝까지 요리조리 구경하며 걸어다니다가 널찍해보이는데도 사람은 별로 없어보이던 한 까페로 들어갔다.
사실 이 날 나는 무조건 훌륭한 퀄리티의 찐한 티라미수를 한조각 먹고야말겠다는 의지로 충만해있었는데, 이곳의 단 세가지 케이크 종류중 하필이면 티라미수는 아직 준비중이라는 답을 듣고 치즈케이크로 선회하며 마음 한켠 불쾌감을 지울수가 없었다. 사실 이미 앞서 들어갔던 두세곳의 까페에서도 맘에 차는 케이크가 보이지 않아 돌아서나왔던 지라 여기도 그냥 돌아나가는 일 정도는 어렵지 않았는데 고요하고 다소 음침하기까지 한 까페 분위기와는 달리 엄청나게 친절하고 밝은 미소의 직원(사장님이실지도)분들의 응대와 권유에 나도 모르게 치즈케익으로 주문을 마쳐버린 것. 심지어 이곳 케이크의 가격은 가로수길 치고도 사악한 편에 속했다.
자리에 앉아 케이크를 기다리면서 나는 호갱님의 전형이군. 하는 찜찜한 마음이 올라왔다.
그러나 그 찜찜한 마음은 케이크가 플레이팅 된 쟁반을 받아드는 순간 사르르 녹아내렸다.
마치 인스타 아니 텀블러감성으로 세팅한 준화보급 사진에서나 볼법한, 동시에 어딘지 모르게 말을 걸어오는 듯한 플레이팅이었다. 영자책 한 페이지를 찢어 올려놓다니. 치즈케익의 맛 자체도 훌륭했지만 저 플레이팅을 구상하고 구현해내어 유지하고있는 이 까페가 놀라웠다.
이런 건 그냥 폰카 자동모드로 찍으면 예의가 아니지. 프로모드로 들어가 꼼지락대는 수고를 더하여 찍어주리라. 그리하여 나는 뜬금없이 신사동 가로수길에서 유럽풍 겨울 까페 분위기를 소환해내고 혼자 흐뭇해했더라.
...는 연말의 기억.
그런데 이 까페 이름조차 모르네 지금 나는. 이름이나 검색해서 기억해두고 다시 찾아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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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vian-park-day · 5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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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가족. 좋은 식사. 감사.
Chusuk. Family. Fine Dining. Gratitu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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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vian-park-day · 5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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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예정되어 있는 날.
무슨 심리에서인지 꼭 뽀송뽀송한 날씨에 입어야만 할 것 같은 옷을 선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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