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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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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tinsight · 5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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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 차를 몰아 와이프와 강남에 있는 백화점으로 갔다. 막 오픈할 시기라 주차장에 빈자리가 꽤 많았다. 어렵지 않게 주차를 한 뒤, 올 겨울을 대비할 패딩의 사이즈를 골랐다. 일년전만 해도 이맘때 쯤 파리의 한 매장에서 예쁜 코트를 사고 있을 줄 알았는데, 코로나가 이렇게 길게 갈 줄 몰랐다. 그래도 불운의 시기�� 피해 결혼식과 신혼여행을 무사히 마친 건 정말 큰 행운이자 축복인 듯 하다.
식품코너에서 팥앙금이 가득담긴 모나카 두줄과 흰앙금이 담긴 오방떡을 두어개 집어들고 집으로 출발했다. 어렸을때 동네에서 사먹던 오방떡은 하나에 오백원이었는데, 전국에서 가장 매출이 높다는 강남의 백화점에서 이천원밖에 안한다니. 혜자다.
정오가 채 지나지 않은 시간에 우리는 백화점을 무사히 빠져나왔다. 갈때만 해도 비가 한두방울만 떨어졌는데, 집과 가까워질수록 빗줄기가 제법 쎄졌다. 동네에 와서는 차를 지하주차장에 대놓고, 마트에 들려서 쌍화탕 두병을 샀다. 주중에 고생을 좀 한 탓인지, 어제 종일 커피와 콜라를 끼고 살다 저녁에 위스키까지 마신 탓인지, 몸살끼가 좀 있었다.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백화점에서 사온 연어초밥과 생생우동 두봉지를 끓여 점심으로 뚝딱 해치웠다. 추적추적 내리는 가을비의 소리를 곁들여 우동과 초밥을 먹으니, 참 시의적절 하단 생각이 들었다.
쌍화탕을 데워 마신 후 침대에 누워 두어시간 낮잠을 잤다. 일요일 오후의 낮잠만큼이나 지난 일주일의 피로를 회복시켜주는 건 없다. 일주일 중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적당히 자고나니 몸살끼와 피로가 눈 녹듯 사라졌다.
몸을 잠시 일으켰다 거실로 나아가 다시 누웠다. 거실의 스피커로 바흐의 음악을 틀고 창밖의 빗소리를 들으며 책을 읽는 호사로움을 누렸다. 한시간쯤 책을 읽다보니 괜히 오늘의 평범한 일상을 기록하고 싶어졌다. 이것이 오늘 이 장문의 이유이다. 평범하고도 행복한 주말의 일상이 앞으로도 계속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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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tinsight · 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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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포’의 세계에서, 깨고 나면 그저 사라질 반나절 꿈 이었음에도 그 기억이 너무도 강렬해서 내내 잊혀지지가 않는다. 어떤 경험은 살아가는 내내 큰 힘이자 올라야 할 산인데, 너와 함께한 경험은 큰 힘이긴 하나, 오르는 내내 힘겹기만 하다. 너는 높은 곳에 있고, 나는 낮은 곳에 있다. 광야에서 목놓아 부르짖으면 너무 놀라 도망이라도 갈듯 싶어, 만지면 부서질까, 불면 날아갈까 이내 표현하지 못하고 속으로 삭혀 내기를 몇 달. 어차피 내 생에 다시 오지 않을 그대 라고 생각하니 되려 마음이 편해진다. 더 이상 숨길 길이 없어, 이 마음 고이접어 진심을 꾸욱 눌러담아 너에게 전한다. 지금처럼 그리고 언제나 내내 아름답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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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tinsight · 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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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양반의 자식이다. 요즘 세상에 이게 뭐가 중요하냐고? 내 선조들은 육체적인 노동을 멀리하고 공부를 해 과거에 급제하거나, 글을 쓰는 일에 전념하거나, 성리학의 이론에 전념했다. 그 덕에 나는 가는 팔과 다리를 갖고 태어났다. 운동으로 키울 수 있는 데는 한계가 있다. 물론 체력적인 한계도 있다. 요즘같은 세상에 뛰어난 신체로 매력을 어필할 수 있는 여지가 굉장히 적다. 게다가 아쉽게도 공부에 전념해 과거에 급제 할 정도의 두뇌나 끈기는 물려받지 못한 듯 하다. 나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는 척박한 땅을 개간하여 그 땅을 자본으로 만주로 넘어가 독립운동에 헌신하셨다. 예나 지금이나 큰 돈을 버는 건 결국 땅이다. 고조부는 살아서는 고국의 땅을 밟지 못하셨고, 영혼 없는 그의 육신만 사후에 고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돌아온 것도 참 다행인게, 만약 조선땅으로 돌아오지 않았으면 내 조선족이 되어 지금쯤 대림, 신림 어딘가쭘에서 열심히 양꼬치를 구우며 살 수 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전재산을 털어 독립운동에 몰빵했지만, 동시대의 다른 위인들이 그리되었듯 집안이 그분들만큼 어려워지지는 않았다. 토지를 담보로 동양척식주식회사에서 빌린 돈이 해방이 되면서 채권자가 공중분해 됨에 따라 갚을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역시 사람삶은 운칠기삼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 집안이 옛날만큼 그렇게 잘 살지 않는건 과거의 영광에 취해 현재���서의 노력을 게을리하며 미래를 돌보지 않은 여러 위인들 덕분이다. 슬슬 나도 예외가 아님을 부인할 수 없다. 열심히 살아야지. 일년에 두 번은 가문의 예법에 따라, 제사를 지낸다. 거짓말이다. 사실 두달에 한번은 지내지만, 나는 바쁨을 핑계로 일년에 두번만 참석한다. 아마 내 세대가 되면 정말 일년에 딱 두번만 지낼거다. 그 중 한번은 사랑하는 나의 할머니의 기일이다. 나는 짝쌍커풀이다. 짝눈이라 불러도 좋다. 서로 시력도 다르고 생김새도 많이 다르니까. 왼쪽은 엄마로부터, 오른쪽은 할머니로부터 물려받았다. 아직까지는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두 여자로부터 받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선물이다. 할머니에게서 물려 받은 건 눈 만이 아닌데, 땀이 많고 더위와 습도에 약한 나의 체질도 있다. 할머니의 기민함과 따뜻한 마음씨를 곁에서 배울 시간이 내게 좀 더 많았더라면, 지금 쯤 나는 결혼을 했을지도 모르겠다. 가끔 난 우리엄마가 세상에서 제일 불쌍하다. 집안의 막내로 태어나 한참 이쁨받고 자랐어야 할 진데, 아버지는 어릴 때 여의고, 어머니는 손주를 보지 못한 채 돌아가셨다. 그래서 나는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없다. 사진으로 본 외할아버지는 엄마와 눈이 똑같았고, 그러므로 나의 왼쪽 눈은 그에게서 왔다고 할 수 있겠다. 그녀는 인권변호사 출신의 현재 대통령과 영부인이 대학때 활동했다는 동아리 활동을 열심히 했다. 한때 전두환 정권으로부터 빨갱이로 몰려 남영동에도 잠깐 다녀왔다고도 했다. 나는 이 사실을 아빠로부터 들은 뒤로는 단 한번도 내 표를 기권한 적도 없고, 상대편에게 준 적이 없다. 엄마는 자신보다 더 가난한 이들을 위해 가르치는 곳에서 지금의 남편을 만났다. 그가 학창시절에 많이 놀았음에도 불구하고, 명문대 출신에 바른 사람이라는 매력에 끌려서 결혼했다고 했다. 그치만 그녀는 몰랐던 것이다. 그 학창시절의 불성실함이 자식들에게도 그대로 나타날 줄은...... 엄마 주변에는 다들 교수님이고, 은행장이거나, 잘 나가는 분들 투성인데, 몰락한 양반집안에 시집와서 온갖 시집살이 다 겪었고나서 이제는 시대가 바껴서 그런 문화가 사라져 간다니. 아마 내가 그녀였음 속앓이 꽤나 했겠지만 엄마는 이런 것에 별 아랑 곳 하지 않는다. 이렇게만 얘기하면 우리 아빠가 나쁜 사람처럼 보일 수 있는데, 아빠는 무심한 것 같다가도 가끔 로맨틱 한 부분이 있다. 일년에 두번은 꼬박 엄마 해외여행 꼬박 보내주는 것도 그렇고. 한번은 동생이 어릴때 아빠는 왜 엄마랑 결혼했냐고 물어봤더니, 예뻐서 라고 얘기 했다던가(역시 배우자는 얼굴이구나), 핸드폰에 엄마 이름을 ‘또나’ 라고 저장해놨길래 내가 무슨 의미냐고 물었더니 ‘또 다른 나’ 라고 얘기한 것 등등. 이런 일들을 회상하다 보면 두 사람의 사이가 부럽기도 하고, 내가 결혼이란 걸 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하다. 그치만 결혼하면 와이프 말은 정말 잘 들어야겠다고 생각한다. 625때 한번은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북한군을 마주칠 뻔한 적이 있는데, 할아버지는 일생을 할머니 말을 안듣고 사셨지만, 그날도 고개를 빳빳이 세우고 다니시다가, 갑자기 할머니가 엎드리라 그래서 그 순간만큼은 할머니 말을 잘 들었다. 그 결과 북한군을 피할 수 있었다고 했다. 아마 그 순간 할머니 말을 듣지 않았더라면, 나는 없었을 거다. 그 뒷세대는 또 어떠한가하니, 아버지는 엄마의 만류를 뿌리치고 은퇴후에 퇴직금을 털어넣어 사업을 시작하셨고, 결과는 예상과 같이 2년만에 겨우겨우 자본금의 추가 납입 없이 사업을 접으셨다. 이렇듯, 남자는 와이프를 잘 만났으면 와이프 말을 잘 들어야 한다. 특히, 결정적인 순간에는 더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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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tinsight · 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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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서 흑염소가 내 품에 뛰어들어 옷을 적셨는데, 무슨 뜻 이었을까. 아니. 누구 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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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tinsight · 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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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별일없이 산다 1편 아침 여섯시에 눈을 떴다. 출근하지 않는 날은 출근하는 날보다 더 일찍 눈이 떠 진다. 영화 독전을 조조로 보러 갔다. 영화가 끝나고 나오면서 문득, 같은 느와르라도 겉모습만 그럴싸한 영화와 진한 여운이 남는 영화의 차이점이 뭔지 궁금해졌다. 차를 몰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집을 나서기 전 돌려놓은 세탁기에서 빨래를 툭툭 털어 널어놓은 뒤 짐깐 잠이 들었다. 한 두시간 쯤 지났겠거니 하고 눈을 떠 시계를 보고 시간을 계산해보니 삼십분이 채 지나지 않았다. 배가 고파 집 건너편에서 갈비만두와 비빔면을 사먹고 발걸음을 재촉해 스타벅스로 갔다. 마음 같아선 브라질 원두를 직접 로스팅해 핸드드립한 아이스아메리카노가 먹고 싶었지만, 걸어서 헬스장까지 가기 전에 비우기 위해서는 콜드브루를 골라야 했다. 카페인의 힘을 빌려 땀을 흠뻑 흘려 운동을 한 뒤,집으로 돌아와 청소를 했다. 어느 한 평론가는 청소를 하는 건 영혼을 맑게 하는 거라고 했는데, 그 말에 의하면 난 일주일에 하루 정도만 깨끗한 영혼을 갖고 사는 것 같다. 청소를 끝내고 나니 배가 고파져 집앞 마트에 가서 저녁거리를 사왔다. 얼마 전 먹다 남은 와인 삼분의 일과 에비수 오백미리 한 캔을 따서 사시미와 함께 전부 털어 넣었다. 오후에 운동을 했으니, 과음과 과식에 대한 죄책감이 훨씬 덜 하다. 다시 누워 새로 개봉한 스타워즈 스핀오프 시리즈를 보러가기만을 기다리는 중이다. 로그원 만큼이나 재밌었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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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tinsight · 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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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영화는 그 자체로 하나의 세계이며, 그 세계를 구성하는 건 전적으로 감독의 몫이다. 나는 이 세계에 분명한 경의를 표한다. 가까이는 ‘곡성’, 좀 더 멀리 거슬러 올라가면 ‘마더’ 의 질감으로 빚어낸 하루키의 단편소설을 읽어낸 기분이다. 한 영화의 결은 대부분 촬영감독에 의해 표현되는 거라고 생각한다. ‘홍경표’촬영감독이 찍어낸 장면들은 익숙한 공간도 낯설고 생경하게 느껴진다. 보고있으면 온몸의 털이 곤두 서고, 화면 안의 모든 것들이 살아있는 듯하다.
강남 3구에 30년 넘게 산 우리 고모도 산 중턱에 위치한 양철지붕 앞마당에서 아침에 머리 한 번 감기 위해 언니 오빠들 다음으로 자신의 차례를 한참 기다리던 시절이 있었다고 했다. 개중엔 지금도 양철지붕 밑에서 사는 나의 먼 친척도 있었을 거다. 아마 순서로 치면 아마 고모보다도 훨씬 먼저 였을 거다.
서로 다른 둘을 붙여 놓으면, 서로의 특징은 좀 더 분명해진다. 포르쉐와 봉고로 대변되는 벤(연상엽)과 종수(유아인)의 환경은 두 차값의 차이만큼이나 크다. 그러나 영화에는 묘사되지 않지만 그 둘의 아버지, 그 아버지의 아버지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그들은 모두 개울가에서 물고기 잡고 놀던 경험을, 오래된 수돗가에서 물로 허기를 채우던 경험을 갖고 있을지도 모른다. 한때는 비슷했지만 시간이 많이 흐른 지금 우리 사회 위와 아래 계층의 간극은 쉽사리 메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먹고사는 문제에서 자유로운 이들은 나 아닌 다른 사람에 대해 궁금해하기 마련이다. 먹고사는 문제에서 자유로운 벤은 자신의 부류와 다른 혜미(전종서) 그리고 다른 혜미 들에게 호기심을 가졌을 것이다. 혜미는 빛이 들어오지 않는 자신의 몸 하나 겨우 뉘일 수 있는 방에 산다. 그녀의 방에 유일하게 빛이 들이치는 순간은 남산타워에 반사된 빛이 창에 다다를 때다. 세상에, 직접도 아니고 다른 창에 반사된 빛 이라니! 그녀에게 벤은 남산타워에 반사되어 들이친 빛 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남산타워는 저 아래 수많은 집들이 궁금해서 그냥 한 번 슥 빛을 비춰본 거다. 처음엔 호기심, 나중엔 공감하지 못함에서 오는 지루함(하품), 그 뒤엔 화장, 그리고 또 화장(버닝). 그렇다면, 비닐하우스를 태웠다는 것이 정말 혜미를 죽였다는 의미인가? 별 의미없이 벤의 집에 있는 혜미의 시계와 ‘보일’ 이라고 부르면 달려오는 고양이를 보여준걸까? 종수가 벤을 미행하다 찾아간 전시회에서 유심히 본 작품이 사람을 태워 죽이는 용산참사를 그리고 있던 것은? 우리의 예술가들이 어떻게 하��� 대상과 행위를 세련되게 표현할지 고안해 낸 것이 바로 ‘메타포’ 다. 영화는 촌스럽게 밴이 혜미를 죽이는 장면을 담거나 배우들의 입을 빌려 말하지 않았다. 그저 몇가지 장면을 통해 관객들로 하여금 유추하게 만들었다. 그저 암시할 뿐이다. 감독은 용산참사의 주어(주어가 없네?)와 다른 성향의 정부에서 문화부 장관을 지냈다.
하나의 영화는 그 자체로 하나의 세계이며, 그 세계를 구성하는 건 전적으로 감독의 몫이다. 나는 이 세계에 분명한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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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tinsight · 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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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식과 본질이 적당히 분리된 영화가 좋다. 예를들면, 공원을 한바퀴 돌았을 뿐인데 공원을 둘러싸고 있는 주위의 풍광과 공원을 거니는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고뇌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것. 영화 불한당이 그렇다. 뛰어난 미쟝센과 한국형 조폭 느와르의 형식이지만, 본질은 사랑이다. 감정적인 사람은 보다 덜 감정적인 사람을 결코 이길 수 없다.(이긴다는 표현이 맞는지 모르겠으나) 결핍이 있는 자는 결핍이 없는 자를 이길 수 없다.(이 또한 이긴다는 표현이 맞는지 모르겠다.) 그런 의미에서 한재호(설경구)는 현수(임시완)에게 당하거나 진게 아니라 져 준 거다. 그만큼 삶이 지겹고 고단했기 때문에. 삶을 유지하기 위한 사랑의 절대치가 있다. 이 절대치는 부모로부터 채워질 수도, 사회적 관계 혹은 이성과의 관계로부터 채워질 수도 있다. 이 절대치가 채워지지 않은 상태라면, 부족한 만큼의 사랑을 늘 갈구하며 살게 된다. 반대로 이미 채워진 상태라면 더 이상 사랑에 대한 간절함이 덜하게 된다. 어떤 이들은 이를 ‘틈’ 이라고도 한다. 자신의 유일한 사랑이던 엄마의 부재 속에서 사랑에 대한 결핍이 생겨난 현수(임시완)는 부족한 사랑을 한재호(설경구)와의 관계 속에서 채우려 한다. 그래서 자신에게 사랑을 준 한재호(설경구)는 고통없이 죄책감 없이 총으로 쏘지만, 자신을 이용만 한 천인숙(전혜진)은 목을 졸라 죽인다. 감독은 영화 초반 병갑(김희원)의 입을 빌려 총을 사용해 사람을 죽이는 의미에 대�� 친절한 설명을 곁들인다. 영화는 여기서 끝이 나지만, 모든 일이 다 끝난 후 현수(임시완)는 또 다시 사랑을 찾아 헤매일 것이다. 결핍은 늘 사랑을 갈구하게 하니까. 혹자는 묻는다. 나 또한 스스로에게도 묻는다. 이렇게 어줍잖은 글솜씨로 이렇게 장황하게 떠는 이유가 무엇인지. 이 또한 아마 결핍 때문일거다. 쓸데없이 진지하지만 뜬구름 같은 얘기들을 나눌 친구가 예전엔 때때로 있었는데, 지금은 남아있지 않은 탓이다. 마음이 허하다. 허한 마음은 술로 채워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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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tinsight · 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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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한 무관심
단 한번도, 내가 가장 간절히 원하고 노력한 것들이 제때에 성공한 적이 없다. 성공했더라도, 내가 원하던 시기는 한참이 지난 다음에서야 비로소 이루어 지는 경우가 간혹 있었을 뿐 이었다. 덕분에 원하는 것들을 가져도, 행복한 순간은 아주 잠시였다. 내내 불행하다, 때때로 행복했다. 예전엔 아주 우연히 쉽게 얻어지는 것들에 별 매력을 못 느꼈다. 어렵고 오랫동안 간절히 원해서 이룬 것들만 그만큼의 가치 있는 것이며, 우연히 쉽게 얻어지는 것들은 그냥 단지 운이 좋았을 뿐 별다른 가치 없는 것이라고 치부해 버렸다. 이제부터는 생각을 좀 바꿔보려고 한다. 오랫동안 간절히 원하고 노력해서 얻은 것만이 그 만큼의 가치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적당한 무관심 속에서 아주 우연히 쉽게 얻어지는 것들 또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여지껏 삶에서 가장 행복했던 기억들은 아주 우연히, 예상과는 다르게 흘러가 경험한 것들 이었다. 계획을 세우고 계획대로 되지 않으면 불행하고, 계획대로 되어 행복한 것은 오래가지 못한다. 행복만 쫓는다고 해서 행복한 것은 아니며, 돈을 쫓는다고 해서 늘 충분한 만큼의 돈을 가질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사람 역시 마찬가지다. 무엇이든 적당한 수준의 무관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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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tinsight · 8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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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goes on.
Life goes on. 삶은 계속 된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을 때나(디센던트, 데몰리션, 맨체스터 바이 더 씨, 흔들리는 물결) 직장의 존폐와 자신이 일궈온 삶이 무너져 내리고(다가오는것들), 자신의 목숨에 심각한 위협을 느꼈을 때도(우아한세계). 이런 일을 겪으면 나 자신의 정체성에도 의문이 생긴다. 하긴, 나는 누구인가 하는 정체성(성정체성 아님)에 대한 의문은 늘 따라다닌다.(문라이트) 생의 의지를 이어나가는 것이 굉장히 버거울 지라도, 스스로 목숨을 버리지 않는 한 삶은 계속 된다. 그 점이 슬프다. 힘든 일을 겪으면 시간이 잠시라��� 멈춰주었으면 좋겠지만, 그 분께서 늘 우리의 간절한 염원을 들어주는 것은 아니다. 이렇게 우리의 기분이나 의지 따위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은채 흘러가는 시간 위 일상 속에서 어떻게 살 것인지를 정하는 것은 결국 나 자신이다. 때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도 선택이 될 수 있다. 그치만 그런 선택을 했다간, 선택하지 않은 당시의 미래들이 과거 혹은 현재가 되지 못한채 몽마가 되어 괴롭힐 것이다. 어떻게 살 것인가? 진짜 나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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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tinsight · 8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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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내게 모욕감을 줬어
모욕감을 느낄 만한 상황에서 나는 특별하다는 자존감은 때로 더 심한 모멸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경험에 의하면, 나는 특별한데 왜 저런 사람에게 이런 일을 당해야 하는가? 란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반대로 얘기하면 보통사람 누구나 한번쯤은 겪을만한 상황이고 나도 누구나 한번쯤 겪을 일 이번에 겪은 거란 생각을 하면 약간의 위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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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tinsight · 8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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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tinsight · 9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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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에서 상사로 만난 사람들은 아무리 인간성이 좋아도 온전히 좋아할수만은 없다. 그런 그들과 함께했던 순간들 중 가장 좋았던 풍경이다. 정말 평화로운 오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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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tinsight · 9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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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에서의 여름 휴가. 그동안 갔던 유럽여행 중 가장 날씨가 좋았다. 가끔 이렇게 혼자 여행을 다니는 게 정말 좋다. 소중한 건 항상 지나고 나서야 깨닫는게 인생이라는데, 이 순간들은 당시에도 정말 행복하고 소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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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tinsight · 9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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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tinsight · 9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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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같은 풍경. 애초에 그림도 풍경을 종이에 담아놓은 것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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