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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年 1月 9日 星期四
나 요즘 자쿠지 습식사우나가 너무 좋다.
하루종일 자쿠지 습식사우나에 누워있고 싶다.
자쿠지 습식사우나를 주제로 일기를 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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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年 1月 6日 星期一
밤을 새고 새벽 네시 반에 공항버스 첫차를 탔다. 피곤하지만 잠을 잘 수는 없는 흥분된 상태였다. 더 빠르게 공항에 갈 수는 없었지만 체크인과 환전과 출국 과정을 거치니 탑승 시간이 되어버렸다. 배가 고파서 S가 사서 나눠준 샌드위치 한 쪽을 입에 욱여넣고 J가 마시던 아이스 커피를 한 입 뺏어물어 겨우 목 뒤로 넘기며 탑승을 완료했다. 맨 뒷좌석에 앉게 되어서 뒤쪽 승무원이 바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지난 참사때문에 뒤쪽 좌석이 생존율이 높다고 했었지 하는 말을 속으로 되뇌었다. 비행기에서도 자지는 못하고 챙겨온 셰쟈신謝嘉心의 <아버지의 용접 인생我的黑手父親>을 읽었다. 책의 도입부에서 기름때 묻은 검은 손을 씻는 아버지의 모습이나 자식에게 공부 안 하면 자기 같은 일 한다는 식으로 으름장을 놓는 모습 같은 것들이 자꾸 어릴 때 보았던 내 아버지의 모습과 겹쳐서 눈물이 날 것 같았고 참기위해 입술을 꽉 물었다.
책을 반 정도 읽었고 나리타에 도착했다. 얼마 전 일 때문에 착륙할 때 조금 긴장되었지만 다행히 순조로운 착륙이었다. 가족 단체카톡방에 비행기를 탄다는 말을 올려야 할까, 해외여행을 간 줄도 몰랐는데 사고가 나게 되면 더 황당스럽지 않을까, 그런 고민을 조금 했지만 결국 카톡방에 말하지는 않았다. 도쿄의 공기는 맑고 차가웠지만 서울보다는 따뜻했다. 핸드폰으로 하는 입국심사 질문란에 전과가 있느냐 하는 항목이 있었다. 얼마 전 일본 입국을 금지 당했다는 전장연 박경석 대표가 떠올랐다. 나도 곧 전과가 생기면 다시 못 오려나, 그냥 없다고 거짓말로 체크하면 입국은 할 수 있으려나, 같은 생각을 했다. 나리타 공항에서 도쿄까지 무정차로 날라주는 스카이라이너의 가격이 생각보다 비싸서 놀랐다. 승차권을 발권하고, 개찰구를 통과하고, 탑승해야 할 플랫폼이 어딘지 찾고, 일반열차로 환승하고, 모든 것들이 어수선하고 버거웠지만 다행히 잘못되지는 않았다. 한국어 안내가 꽤나 친절해서 도움이 되었다. 이동하는 내내 모든 것이 이상했다. 사람들이 일본인처럼 생긴 것도 이상했고, 사람들의 입에서 진짜 미디어로만 듣던 일본어가 나오는 것도 이상했고, 차들이 왼쪽으로 다니는 것도 이상했고, 건물들의 모양도 너무 일본 건물 같아서 이상했다. 진짜 일본에 온 거다. 12시가 다되어 숙소에 도착했다. 예약했던 에어비앤비는 생각보다 좋았고, 숙박업소가 아니라 정말 일본 가정집을 체험하는 느낌이 들었다. 니혼즈츠미 니초메日本堤2丁目에 위치한 곳이었는데, 동네가 무척 조용하고 길에 사람과 차가 많지 않아서 신기했다. 내가 묵을 방에 창밖 풍경이 가장 예쁘다고 다른 두 명이 질투했다.


숙소에 도착만 했을 뿐인데 이른 비행시간과 촉박했던 출국 수속과정 때문인지 다들 지쳐있었다. 편의점에서 니꾸망을 사먹고 잠깐 쉬었다가 J가 찾아두었던 작은 경양식집에 갔다. 지긋한 나이의 사장님 내외가 아들과 함께 운영하는 아주 오래된 가게 같았다. 너무나 일본스러웠다. 주로 홀을 보는 아드님은 웃는 상의 두툼한 일본 곰이어서 게이들이 참 좋아할 것 같았다. 매일 런치 메뉴가 바뀌는 가게였다. J는 오므라이스와 클램차우더가 나오는 런치 A를, S는 치킨카츠와 야채볶음과 베이컨 에그가 나오는 런치 B를 주문했다. 나는 A를 주문하려다 벽을 가득 메운 메뉴 소개에 홀려 비싼 함박을 주문했다. 바쁜 점심시간에 런치메뉴를 시키지 않은 죄로 J와 S가 밥을 거의 다 먹어갈 때가 되어서야 함박이 나왔다. 아마 J의 오므라이스가 서빙되기 직전이 되어서야 사장님 아드님이 함박 고깃덩어리를 양손 사이에서 던져가며 치대는 소리를 들었던 것 같다. 일행과 음식이 나오는 시간이 맞지 않아 분위기가 애매해졌지만, 가게의 공기와 함박의 맛으로 모두 용서가 됐다. 고기 알갱이가 두꺼웠고 질감이 투박했고 데미글라스는 와인의 시큼한 향이 도드라지는 깊은 맛이었다. 가게의 세월이 느껴지는 맛,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이렇게 밖에 표현할 방법을 못 ���겠다. 한국에서 이런 맛을 내는 가게를 찾는 건 힘들 것이라 생각했다.


비가 많이 오기 시작했다. 아사쿠사까지 20분을 걸어갔다. 걷는 게 힘들 만큼 먼 거리는 아니었지만, 가는 길에 오른발에 한번, 왼발에 한번, 두번이나 쥐가 났다. 비오는데 길을 가다가 우산을 들고 멈춰서서 다리 스트레칭을 하는 우스운 장면이 만들어졌다. S와 J는 내가 길에서 스트레칭하는 웃긴 모습을 사진으로 찍었고, 내가 너무 환하게 웃고 있어서 그냥 쥐가 난 괴로움이 보이지 않는다고 그냥 갑자기 즐겁게 길 한가운데에서 스트레칭을 하는 사람처럼 나왔다며 아쉬워했다. S가 알아둔 아사쿠사의 유명한 말차 아이스크림을 먹고 센소지를 구경했다. 새해가 와서 그런 건지 월요일 오후였는데도 사람이 엄청 많았다. 주변의 일본인이 하는 걸 보고 그대로 따라서 50엔 동전 한 개를 던져넣고 소원을 빠르게 빌었다. 건강, 송사, 졸업, 미래 같은 것들을 민첩하게 생각했다. 약수터처럼 물이 흘러나오는 샘과 작은 바가지가 있었는데, 안내에 따르면 오른손으로 바가지를 들어 물을 떠서 왼손을 먼저 씻고, 그다음 오른손도 씻고, 다시 왼손으로 물을 떠서 한 모금을 마시면 된다고 했다. 그림과 일본어로 설명되어 있는 안내를 읽으며 겨우 따라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이걸 하면 뭐가 좋은 건지는 안 읽고 따라하기만 했다. 뭔가 좋아지긴 하겠지,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100엔을 넣고 나무 막대기를 뽑아 운을 시험하는 것도 해보았다. 나는 길吉, J는 말길末吉, S는 흉凶이 나왔다. 나는 작년 한 해는 좋은 것이 많았던 만큼 나쁜 것도 많았던 해여서, 나쁜 것이 씻겨 나갈 것이라는 말이 기분이 좋았다. J는 점괘를 읽는데 나쁘지만 좋아질 것이다, 별로지만 견디면 괜찮아진다 같은 말들만 쓰여 있다며, 이게 무슨 길이냐며 깔깔 웃었다. S는 센소지가 나의 기분을 나쁘게 한다며 읽지도 않고 점괘를 쇠꼬챙이에 묶어버렸다. 흉한 점괘들은 이렇게 쇠꼬챙이에 모아 태워버린다고 했다. 어쨌든 흉한 것들은 불에 타버릴테니 괜찮아질 거라고 웃으며 위로했다.


센소지를 나와서 숙소에서 즉석으로 찾은 일본 전통 디저트집을 갔다. 나는 안즈미츠마메라는 걸 시켰는데, 흑당 시럽, 한천, 팥콩, 살구가 함께 나와서 정말 맛있었다. 내 것은 앙금이 없었고 다른 친구들이 시킨 것들은 앙금이 있었는데, 둘 다 맛은 있지만 앙금이 너무 달아서 많이 먹을 수는 없는 맛이라고 했다. J는 속이 니글니글해졌다며, 빨리 저녁을 먹으러 가자고 했다. 저녁은 아사쿠사바시에서 여행 전에 미리 말했던 징기스칸을 먹으러 갔다. 아사쿠사바시역 출구를 나오자 커다란 은행나무가 아직 노란 은행잎에 가득 붙어있는 채로 우리를 맞이했다. 사람들이 바쁘게 오고가는 사이로 비에 젖은 은행잎이 계속 떨어지고 있었다. 도쿄의 1월은 은행잎과 함께할 수 있다는 사실이 충격이었고 예뻤다. 징기스칸은 고기가 불판에 자꾸 달라붙어서 굽기 쉽지 않았지만 양고기가 정말 맛있었다. 특히 어깨살이라고 적혀있던 부위가 참 도톰하고 맛있었다. 나와 J는 하이볼 60분 무제한으로 알딸딸하게 취했다. 5인분에 곁가지를 여럿 추가해서 먹었는데 팔천 엔도 나오지 않아서 뿌듯했다. 가게의 프론트맨(S가 그렇게 지칭함)이 참 자그맣고 귀여운 인상의 일본 청년이었다. S는 그 청년의 허리가 너무 아름다워서 팔로 안기 좋아보인다고 했다. 나갈 때 프론트맨이 다른 테이블의 내역으로 계산을 잘못 하는 바람에 그의 앞에 오래 서 있을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



저녁을 먹고 양고기 냄새를 풀풀 풍기는 채로 지하철을 타고 스카이트리로 이동했다. 퇴근길 지하철에서 본 도쿄 사람들은 옷이 모조리 새카맸다. 지하철 문이 열리면 타는 사람들이 내리는 사람들을 여유롭게 기다려주는 모습이 인상깊었다. J의 목표는 스카이트리에 있는 포켓몬 센터였다. J는 흥분된 상태로 쇼핑을 마쳤고, 이후 전망대를 올라가보려 했지만 비가 와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것이라 생각해 포기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 앞 로손에서 맥주와 먹을거리를 사천 엔을 넘게 가득 사 왔다. 편의점에 먹고싶은 음식이 너무 많았다. 나는 맥주 한 캔과 함께 욕심을 부려 시오야끼소바, 돈지루, 톳 두부 샐러드, 그리고 노자와나라는 처음 보는 갓과 비슷한 야채를 와사비에 버무린 샐러드를 사왔다. 노자와나는 맛있었지만 와사비 맛이 너무 강해서 먹을 수가 없었다. 소바는 예상했던 맛으로 맛있었다.

돌아다니는 동안 계속 비가 와서 꽤나 추웠다. S와 J는 숙소에 있는 작은 욕조에 몸을 담갔다. 욕조가 엄청 작아서 무릎을 끌어 안고 앉아야 욕조에 몸을 넣을 수 있는 정도였지만, 둘다 만족스러웠다고 했다. 바닥난방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충격이었지만, 히터를 켜니 춥지 않게는 잘 수 있었다. 거실에 있는 테이블에 셋이 모여 각자의 음료와 먹을거리를 나눠 먹으며 하루 동안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고, 내일의 일정을 계획하고, 오늘 쓴 돈을 정산했다. 대체로 S가 모두의 의견을 모아 큰 틀에서의 동선을 기획하고, J는 주로 식당이나 목적지를 정하고, 나는 길 찾기와 정산을 담당했다. 꽤나 유려하게 여행이 진행되고 있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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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年 1月 5日 星期天
S와 J와 셋이서 집에 모여 여행 계획을 짜고 보드게임을 하고 퀸가비를 보고 술을 마시고 아침 6시가 되어서야 잠을 잤다. 오후 늦게 일어나 떡국을 끓여먹고 또 잤다. 자는 동안 전기장판이 시간이 다 되어 저절로 꺼져서 조금 추웠는데 땀을 뻘뻘 흘리면서 잤다. 어딘가 몸이 안 좋은 건지, 며칠 전 맞았던 독감 백신과 싸우기라도 한 건지 모르겠다. 밤 10시가 넘어서 겨우 일어나 여행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여러모로 터무니 없는 일이라고 느꼈다. 공항버스는 새벽 4시 반인데 이제서야 짐을 싸는 것도, 아무런 개인적인 계획이나 그림 없이 생애 첫 일본 여행을 간다는 것도, 마침 지금 밖에는 비가 쏟아지고 있다는 것도, 110볼트 변압기를 미리 챙기지 않았다는 것도, 여행을 앞두고 입술에 큰 헤르페스 수포가 나버린 것도, 하루종일 잤는데도 지금 또 졸리다는 것도.
추운 날에 해외 여행을 가보는 것이 처음이다. 1월에 타이베이를 갔었지만 가을 날씨 정도였다. 도쿄는 서울보다는 따뜻해서 여행 내내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는 일은 없을 거라고 했지만, 그래도 두꺼운 외투를 챙겨야 하다보니 여행 가방이 금방 꽉찼다. 겨울 옷을 안 산지 3년이 넘어서 여행가서 입을만한 예쁜 옷이 없다고 느꼈다. 비행기에서 읽을 책도 챙겼고, 혹시 몰라 공부할 텍스트를 읽을 수 있도록 아이패드도 챙겼다. 이런 게 욕심인가 싶으면서도 가방에서 빼지 않았다.
여행을 가고 싶지 않다는 느낌은 전혀 아닌데, 그렇다고 해서 무언가 크게 기대가 된다거나 하고싶은 것이 분명히 있다거나 하지는 않아서 조금 이상하다. 요즘 나의 기분처럼 조금 기운이 없다. 많이 돌아다녀야 하거나 많은 일을 해야하거나 하게 된다면 싫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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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年 1月 3日 星期五
S의 박사학위논문 종심이 있는 날이었다. 나는 아침부터 병원 투어를 했다. 먼저 정신과를 갔다. 다음주 일본 여행에 가야해서 병원을 못 가기에 미리 일주일 치 약을 더 받아 놨어야 했는데, 지난주 정신과에 들렀을 때는 그 생각을 못 했다. 덕분에 오늘 한 번 더 가는 수고를 해야했다. 그리고 감염내과를 갔다. 원래 지난주 금요일 예약이었는데 채혈을 늦게 받아서 진료가 일주일 미뤄졌다. 언제 검사를 받아야 하나요 하고 물었고, 진료 2주 전에 맞추진 검사 일정을 지켜야 한다고 상담간호사님께 답변을 받았다. 두 번째로 진료를 본 바뀐 의사 선생님은 역시 젊고 말갛고 눈에 생기가 없으면서 친절하고 약해보이지만 강단있고 매력적이었다. 마스크를 벗은 모습은 본 적이 없지만 그렇게 느껴졌다. 내분비내과 채혈할 때 감염내과 채혈도 같이 받으라고 제안했지만, 일정이 맞지는 않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요즘 크게 유행하는 독감 백신을 맞았다. 보라매병원 일반주사실은 항상 뽀로로 밴드를 붙여준다. 너무 좋다. 10분 동안 앉아있다가 가라고 하셨고, 채혈 후 5분동안 채혈 부위를 누르고 있어야한다는 말과 비슷했지만, 주사부위를 누르고 있을 필요는 없었다. 채혈 후 채혈 부위를 누르는 5분은 길었는데, 주사맞은 후 가만히 앉아있는 10분은 짧았다. 채혈 부위를 누르고 있어야 하면 누르는 데에 집중하느라 시간이 길게 느껴지는 걸까. 나는 일반주사실 의자에 앉아 10분동안 아무것도 아닌 상태가 되었다. 무언가를 누르고 있어야 할 필요조차 없는 상태.
출근해서 일을 하고 있는 중에 S가 박사가 되었다는 연락을 받았다. 전화는 받지 못했다. 퇴근한 후 10시 반이 넘어 축하해주려는 마음에 전화를 걸었다. S는 받지 않았고, 얼마 후 S로부터 전화가 되걸려와 논픽션을 쓰는 섹파와 만나는 중이었다고 말했다. 12시 반이 되어서 S와 노량진 맥도날드에서 만나 종심의 후기를 들었다. 분노와 분노를 잊는 법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분노를 잊는 데에 케이팝이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를 했다. 지속가능한 미래의 재미와 그를 위한 삶의 요령에 관해서도 이야기했다. S의 지도교수는 이상하고 대단한 사람인 것 같았고, S도 마찬가지로 이상하고 대단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S는 자기 스스로가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역시 이상하고 대단한 사람이 맞구나, S는 역시 잘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러겠구나 하고 생각했다. 이번주 월요일 내가 심사를 통과했을 때 S가 나를 석사님이라고 불러서, 나도 S를 박사님이라고 불러서 놀리고 싶었지만, 박사는 진짜였다. 박사는 박사다. 나는 박사는 진짜기에 놀릴 수 없어서 안타깝다며 웃었다. 나는 1955버거를 먹었고, S는 평소에 잘 먹던 빅맥을 시키지 않고 메뉴에 있는지도 몰랐던 토마토치즈비프버거를 먹었다. 1955버거의 소스의 맛을 오랜만에 느껴서 맛있었는데, 토마토치즈비프버거는 S처럼 고전적이면서 이상하고 또 맛있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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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年 1月 2日 星期四
주방 싱크대 위에 걸어 놓은 손 닦는 수건이 오래 되면 빨래 잘못 말랐을 때 나는 냄새가 난다. 그 상태에서 모르고 손의 물기를 닦으면 기분나쁜 냄새가 내 손에 옮아와서 별로다. 자려고 누웠는데 손에서 그 냄새가 난다. 노트북 키보드에도 냄새가 옮아 갈 것만 같다.
오늘은 빨래를 널고, 빨래를 또 널고, 걷어놓기만 한 빨래를 개고, 설거지와 반찬 정리는 하지 않았다. 두댓커피에 가서 다섯 시간도 넘게 앉아 있었다. 카페는 놀랍게도 사람이 많아서 편하게 앉을 자리가 없었다. 네 명 이상의 단체 손님 무리가 많아서 사람들이 떠드는 소리가 지저분하게 울렸다. 평소에 흘러나오던 지소쿠리클럽과 웨이브투어스의 노래는 나오지 않았고, 홀리데이 시즌 냄새가 나는 재즈풍 음악만 계속 나왔다. 처음 들어가서 커피와 샌드위치를 시켜 먹었지만, 오래 앉아 있는게 좀 민망해서 나중에 커피 한 잔을 더 시켰다. 카페에 앉아있는 동안 어제 만든 따끈한 텀블러에 새해 첫 날의 일기를 썼고, S의 박사 논문 수정본의 서론과 결론을 읽었고, 커뮤니타스에 대한 터너의 글 한 챕터를 뚫어져라 보았고, 애초에 하려했던 신년 계획을 세우는 일은 하지 않았다. 커뮤니타스 어렵다. 그러고는 집에 와서 무언가를 했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데 시간이 잘 갔다.
얼마 전 새로 만든 트위터 뒷계정은 어쩌다가 유령 계정이 된 것 같다. 아마 내가 무언가 활동을 해도 다른 계정의 피드에 알림이 가지 않는 것 같다. 조금 서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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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年 1月 1日 星期三
새해 첫 날�� 하루종일 잤다. 오후 3시 쯤 일어나서 C의 연락을 받고 C와 함께 자쿠지에 두 번째로 갔다. 주간 요금 만 원을 받을 줄 알았는데, 휴일이어서 그런지 만 오천 원을 받았다. 처음 갔던 월요일 밤보다 사람은 많았지만, 탑들이 대체로 나를 피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몇 명 없는 바텀은 조용히 작은 방에 누워있기만 했고, 대체로 탑이 많았지만 복도에 서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지켜보기만 했고, 내가 다가가거나 눈길을 주면 바로 자리를 옮기거나 했다. 두 시간 정도 지나는 동안 서너 쌍 정도가 성사되어 오럴이니 애널이니 해대는 신음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계속 돌아다니다 누워있다 자지를 만지작거리다 하면서 사람을 기다렸지만 별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탑 한 명이 구석 방에서 자지를 만지고 서있는 곳에 다가가서 입으로 해주었지만, 곧 위치를 바꿔 그가 내 자지를 입으로 해주다 얼마 안 되어 그가 자리를 떠났다. 내 거가 작아서? 아니면 피어싱을 받아들일 수 없어서? 이유를 알 수는 없었다. C는 나에게 존나 잘생기고 몸 좋은 게 아니라면 사람들은 대부분 피한다며, 계속 가서 막 만지고 들이대야 한다고 했다. 내가 쪽팔리는 건 모르면서도 숫기가 없어서 그런 거라고 이야기했다. 나는 수면실로 돌아가 얼굴을 수건으로 가리고 누워서 자지를 세우고 프리컴을 흘리고 있는 탑을 한 명 발견해 C의 말대로 막 만져보려 했지만, 자지 모양과 젖꼭지 모양을 만져보니 아까 내 자지를 입으로 하다가 나를 떠난 그 사람임을 알게 되고는, 또 하다가 거절당하는 거 아닐까 하는 슬픈 마음이 들어서 그냥 방을 나왔다.
별 소득 없이 두 시간이 지났고, 저녁 먹는 시간쯤이 되어서 사람들이 모두 빠져나가고 찜방 전체가 텅 비어 있었다. C는 자겠다고 수면타올을 받아 누웠고, 시간이 조금 지난 다음에야 새로운 사람들이 조금씩 들어오기 시작했다. 나는 왠지 다른 목욕탕에서처럼 수면실보다 습식 사우나 안에서 사람을 만나는 게 찐득하고 뜨거워서 더 좋았다. 사우나 안에서 자지를 세운 채 새로운 사람이 밖에서 샤워하는 물 소리를 들으며 안으로 들어오기를 기다렸다. 170 센티미터 후반의 젊어보이는 하얀 피부의 탑이 나의 건너편에 앉았다. 나는 자지를 손으로 흔들며 그를 바라보았고, 그도 나를 쳐다보았다. 나는 그에게 걸어가 젖꼭지를 만지며 애무를 시작하였다. 그는 나의 외형이 마음에 들었는지 입으로 해주는 동안 끊이지 않고 내 귀에 대고 말을 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문신이나 PA를 달고 남의 자지나 빨고 있지만 남자답게 생겨서 밖에서는 멀쩡한 척 수컷 행새를 하고 있겠지 라던가, 발로 내 뒷구멍을 건드리며 발정이 나서 뒷보지가 벌써 벌어져있네 라던가 하는 말들. 나는 말을 들으며 좋아하는 척 했지만, 이 말들이 본인이 좋아서 하는 말이 아니라 정말 내가 흥분하기 바라서 하는 말이라면 굳이 하지 않아도 될 텐데 라는 생각을 하며 조용히 자지를 입에 물고 있었다.
자리를 옮겨서 애널을 하는 동안에도 그는 멈추지 않고 말을 해댔다. 옆에서 듣고 있던 C는 판소리를 하는 줄 알았다고 했다. 특히 애널을 하는 동안에는 박히면서도 서 있다느니, 발정이 나서 계속 박히고싶어 한다느니, 빼면 죽었다가 박히자마자 바로 서네 라느니, 박힌 지 3분도 안 돼서 쌀 것 같다고 한다느니 하는 말들을 계속 했다. 이 정도로 말을 멈추지 않고 하는 걸 보면 단지 나를 위해서 하는 말들은 아니지 않을까. 심지어는 팔에 붙어있는 것이 혈당계가 맞냐 묻고는, 이렇게 섹스를 해서 당이 많이 떨어졌겠다는 우스개도 했다. 나중에 S가 이야기를 듣고는 어떻게 이런 말을 들으면서도 안 웃을 수 있냐 혹은 자지가 서 있을 수가 있냐 하는 질문을 해왔다. 생각해보니 내 자지는 계속 서 있었는데, 변명을 해보자면 절대로 저런 말들을 듣는 것이 좋아서 그랬던 것은 아니다.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그냥 상대방이 나를 대하며 끝없이 흥분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그가 말을 하는 것을 통해 확인되어서 나는 좋았던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의 자지는 적당히 크고 예뻤고, 위로 휘어서 정상위로 박을 때 느낌이 무척이나 좋았다. 나는 박히면서 사정을 했고, 그는 싸지 않았다. 그는 나에게 자신의 싸는 모습을 보고 싶냐고 물었다. 나는 그가 나에게 안싸나 입싸를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다. 입싸를 받고 바로 씻으러 간 다음에 S와의 저녁 약속 시간이 다 되어서 나갈 준비를 했다. C는 그의 번호를 따라고 했지만, 나는 어차피 번호를 따봤자 또 내가 연락을 잘 안해서 관계가 이어지지 않게 될 것이라는 생각에, 그리고 또 번호를 물어봤다가 거절당할 생각에 그러지 않았다. 그는 씻고 나와 라커에서 휴대폰을 꺼내 잠깐 확인한 후 다시 수면실로 들어갔다. 다른 사람과 더 놀 생각이 있다는 걸 알았으면 굳이 그에게 싸달라고 하지 않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면서 동시에 내가 원해서 사정을 해주다니 다정한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퍼블릭 섹스를 좋아하고 사람을 고르는 기준선이 낮은 사람은 대체로 다정한 사람일 거라는 편견 같은 것이 강화되는 경험이었다.
<밀레니엄 맘보千禧曼波>는 몇달 전부터 트위터 광고를 통해 12월 31일에 재개봉 할 거라는 걸 알고 기다리고 있었다. 지난 겨울 대만영화상영회에서 영자원에 자료가 없어서 보지 못했던 아쉬움이 있는 영화였다. S가 좋아하는 영화라고 해서 개봉하면 함께 보러 가야지 생각하고 있었고, 전날 밤 카톡으로 상영 정보를 보내자 S가 당연히도 함께 보러 가자고 해주었다. 영화의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색깔이 있는 빛을 너무 잘 쓴다는 점이었는데, 강렬한 색의 조명이 강조되는 클럽이나 술집 내부의 장면들에서 화면이 너무 아름다웠다. 특히 주황색-청록색의 보색을 이용한 장면들이 영화와 주인공 비키의 테마처럼 계속 등장했는데, 그 색상이 타이베이서만 아니라 그 이전의 지룽, 그 이후의 도쿄와 유바리에까지 따라오는 것을 보면서 비키의 삶은 어떻게든 이어지고 있고, 나레이션을 하고 있는 10년 후까지도 계속 이어질 것이구나 하는 믿음을 가질 수 있어서 마음이 따뜻했다. S와 세기말의 여성의 삶, 전지구적 세계에 관한 감각, 알 수 없지만 따뜻한 미래와 다른 곳으로의 떠남, 반복되는 테크노 비트와 갇혀있는 혹은 세상에 없는 곳으로 떠나버리는 세기말의 청년, 순수한 사람이 행할 수 있는 패악과 미래로부터의 화해, 같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는 이 영화가 따뜻하다고 생각했고, 새해 첫 날 무언가를 시작할 때 보기 좋은 영화인 것 같다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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