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입니다. 못다 전한 짧은 인사를 핑계로 이곳을 찾았어요. 꼼꼼하지 못 했던 나의 마무리 탓인지, 여전히 눈에 보이는 흔적들이 내 마음에 여지를 남기나 봐요. 때로는 우리의 이야기가, 내가 살고 있는 현실보다 중요한 게 아니라는 마음도 들었어요. 그리고 당신을 얄궂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었지만 미움은 가장 빨리 사라졌고, 오해는 저절로 풀리고, 원망은 성급했던 나에게로 돌아왔네요. 내가 할 수 있는 건 우습게도, 겨우 이런 것 뿐이에요. 마지막까지도 침묵으로 대신한 나를 미워하세요. 나 같은 실수는 피해가길 바라요. 당신의 함박미소는 여전할까, 궁금해요. 바라는 것에 더 가깝게, 늘 건강하게 잘 지내기를 바라요. 봄 여름 가을 겨울 같은 사람, 지금도 당신은 참 예쁘네요. 많이 아주 많이요. 미안해 때늦은 보고 싶음에.
아껴왔던 그 축복을, 긴 안부를 반에 반만이라도 담을 수 있다면. 깊은 밤에 당신의 이야기는 결국, 나를 두드린다. 이유 없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너무도 잘 알기에. 미움은 가장 빨리 사라졌고, 원망은 성급했던 나에게로 향했으니. 당신이 가시는 길 어여쁜 꽃들로 가득히, 세상 누구 부러운 이 없게 보내주고 싶었는데. 언제까지나 그 고운 미소 머금은 얼굴로, 바라는 것에 더 가까워지기를. 삶의 역경에도 빛나는 지혜가 늘, 함께하기를 진심으로 기도한다. 못다 전한 마음은 꿈에서 전할 테니, 과분하리만큼 받은 이 사랑으로, 기약 없는 안녕을 전한다.
나는이라는 단어로 시작해 왜라는 문장으로 이러지는 기계적이고 반복적인 잡념. 그 어느 누구를 대하며 나를 위한 친절로써 만족하기도 골백번. 수없이 밀려오는 감정 치레의 독백들을 담고 담아, 위로하기도 어언 몇 해가 지나고. 이제 덩그러니 남은 건 얕은 세치 혀와 글로 남긴 응어리들. 새카만 무언가들 틈에서 무엇으로 환하고자 이렇게 떨어지는 건지. 나의 보내버린 날 속의 그대들에게, 다시금 먹먹해지는 두 얼굴의 위선자. 무얼 그리 풀어내고 싶은 건지, 여전히 이리저리 흔들리는 머리 꼭대기. 무거운 눈꺼풀.
좋은 사람들과 꽤 괜찮은 시간들을 보내고, 마음은 온전히 즐겁지 아니할 수 있겠으나. 이 소리 없는 아우성은, 훗날을 위한 나의 긴 과정일 것이니. 그 언제나 나의 밝음은 밝음이 아니겠으나 주변에는 빛을 냄이요. 그 빛으로 하여금 나의 어둠은, 빛을 머금은 사람들에게 물 들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