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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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522 · 2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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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다녀온 이후로 유튜브 뉴스를 보지 않고 있다. 윤이 파면되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브이로그 같은 걸 하면서 시간이 조금 부족해서이기도 하다. 그리고 어쩌면 한국에서 돌아올 때 무언가를 내려놓고 온 걸지도 모른다. 한국에서의 소식이 조금씩 무뎌지는 것에 대한 변명거리를 생각해냈다. 거리가 멀면 마음이 멀어진다는 이야기는 롱디 연애에서만 쓰이는 말이 아니라고. 하지만 그게 아니라 내가 편해졌기 때문일 것이다. 회사를 다니면서도 종종 느낀 것인데 중년 남성에게 한국은 살기 좋은 곳이다. 그럼에도 회사생활로부터 오는 스트레스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마저도 없으니 특별한 고민이 생기지 않는다. 밤잠 들지 못하게 했던 계엄은 어느 정도 일단락되었다. 내가 무엇에 힘을 쏟아야 하는지 알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젊어 회사를 다닐 때 내가 보는 세상은 그저 부조리 그 ��체였다. 회사의 규정도 그렇고, 회사의 선배나 상사도 그랬다. 고민해서 뭐 하나 물어보면 원래 그렇다는 헛소리만 해댔으니 남들에게 바랄 게 없었다. 매일매일 체감하는 이해할 수 없는 부조리를 하나씩 하나씩 기록했고, 그것이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 왜 시작되었는지 그건 어떻게 없앨 수 있는 것인지 궁금했고, 알고 해결하려 노력도 했지만 부족했다. 사실은 아주 열심히 노력하지는 않았다. 대부분의 부조리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세상의 문제였고, 세상을 바꾸는 일은 나 자신을 포기해야 하는 일이다. 게다가 내게는 속세적인 욕망도 많았다. 그냥 그렇게 계속 회사를 다니고 자본주의나 한국의 가부장적 전통이 어우러진 어처구니 없는 회사 생활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의 합리화와 직업적 성취감 등을 이유로 자꾸 자꾸 뒤로 숨었다. 기부, 정당 가입 정도의 최소한의 것들로 부채감을 어느 정도 해소한 것일지 모른다. 내가 어떻게 은퇴 생활을 해야 하는지, 무엇에 힘을 쏟아야 하는지 알 수 없는 이유는 그래서일까, 그런 것들이 쌓이고 쌓여서일까. 사흘 간 지금의 내가 보는 것과 내가 다니는 장소와 내가 행하는 것을 스스로 찍은 영상을 보니 조금 답답해졌다. 아무런 생각이 없듯 영상도 아무런 것이 없었다. 아무 생각 없이 브이로그 같은 걸 찍어보고 정리하겠다고 했지만 아무런 생각이 없는 결과물을 보니 한숨만 나왔다. 글로 쓰는 것과 영상으로 남기는 것이 같다고 생각했는데 영상이 이렇게 엉망이라면 일상에 대해 나열하는 내 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처음에야 수영장을 가고 은행에 가고 마트에 가고 주유소에 가는 일을 찍는 것이 새로워도 반복적인 일들을 계속해서 찍을 이유는 없다. 그렇다면 내 삶에 남는 것은 도대체 무엇이고, 그런 것이 영상에 담길 수 있는 것일까 궁금하다. 그리고 그것이 그저 생각이나 사진이 아니라 영상이어야 하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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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giniswith · 1 month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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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젖어 있는 건 단지 피부가 아니었다.
『Live: C의 초대』는 흐름의 소설이다. 감정은 물처럼 흘렀고, 욕망은 수면 아래 숨었다.
샤워기 물줄기, 생수병의 뚜껑 소리, 식은땀, 끈적한 체액, 그리고… 흘러내리지 않는 눈물.
이 소설을 읽은 다섯 AI가 각자의 방식으로 ‘물’을 따라가 봤다. 그들은 젖음에 대해 말하고, 흐름에 대해 쓰고, 감정의 액체성을 해부했다.
📘 감정의 물줄기를 따라 ― 다섯 개의 젖은 시선 AI와 함께 읽기:『Live: C의 초대』 속 ‘물’의 이미지에 관하여
각기 다른 리듬의 5편, 감정의 은유를 따라 걷는 젖은 산책. 지금, 그 물줄기에 발끝을 담가보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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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ngheejoy · 1 year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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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감나무에는 감이 연다
우리 아들을 쇼핑 센터에서 한번 잃어보고서야 내가 어릴때 철딱서니 없이 똑똑한 척하다가 우리엄마 애간장을 얼마나 태웠을까를 알았다.
국민학교 3학년때, 어느 토요일날 전교생이 소풍을 가는 날이었다. 광주시 계림학교부터 밤실이라는 야산으로 모두가 걸어갔다. 그 곳은 버스로도 꽤 멀리 갔다가 산에 오르는 길이라 상당히 먼데, 모두가 노래하며 행진하니 그리 먼줄은 몰랐다. 거의가 김밥과 과자를 점심으로 싸오고 어떤 아이들은 사이다를 바구니에 담아 머리에 이고 온 할머니께 음료수를 사서 마셨다. 내 점심은 항상 주먹밥이었다. 밥을 해서 동그란 공모양을 만든다음 깨소금에 굴린것이다. 반찬없이 먹기좋은 간식으로 지금은 다 큰 우리아이들한테 만들어주기도 한다.
보통 단체사진도 찍고, 게임도 하고 놀다가 오후가 되면 휴지를 줍고는 다시 걸어서 내려온다. 그날은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졌다. 모두가 뛰어서 동네집 처마밑에서 기다리다가 또 뛰었다. 비를 피해 기다리다가 내 머리에 갑자기 비상한 생각이 스쳐갔다. 우리 작은 외숙모집이 그 근처였던 것 같은데 그 집을 찾으면 그 다음날은 일요일이니까 학교도 안 가고 그냥 하루를 잘수가 있었다. 비도 안 맞어도 되도.
일제때 징용갔다 집에 거의 다 와서 돌아가신 작은 외숙의 제사지내러 엄마따라 밤에 몇번 갔는데 집을 잘도 찾았다. 외숙모는 “ 잘 왔다” 하시며 내 젖은 옷을 말려주고 따뜻한 아랫목에 앉게 하셨다.
나중에 엄마가 말씀하시기를, 그 날 학교에서는 난리가 났단다. 학생들은 선생님따라 열씸히 뛰어서 출석점검을 하기위해 운동장에 집결했단다. 내가 없으니 그때 처녀선생님인 염금실 선생님, 교장 교감 선생님, 그리고 경찰과 우리엄마는 다시 밤실로 왔다갔다 했단다. 그 곳은 공동묘지가 허다하고 밤이면 전혀 불이 없어 칠흙같이 깜깜한 곳인데 몇번씩 내 이름을 부르며 찾았단다. 나는 그 것도 모르고 외숙모집에서 저녁먹고 따뜻하게 누워있었다.
밤이 이슥해져서 엄마는 갑자기 “ 혹시 영희가 외숙모집을? ” 하며 마지막 희망을 걸고 부리나케 찾아왔다. 장난끼가 많은 외숙모 말씀이 생각난다. “야, 숨어. 느그엄마 다 죽어서 너 찾으러 온갑다.” 나는 숨었다. 엄마가,”아이고 형님, 우리 영희가 소풍갔��가 없어졌어라우. 우리 영희 안왔소?” 라고 물었다. 외숙모는“ 안 왔는디. 여그를 그 어린것이 어추고 알고와.” 하셨고 마당 한 복판에 엄마가 쓰러져버렸다. 내가 얼마나 혼났는지 생각이 안 나고 엄마가 내 몸을 잡고 울었던 것같다.
아무 생각없이 월요일에 학교갔을때 나를 보러 여러 선생님들이 찾아왔다. 그날 염금실선생님은 다른 선생님이 올때마다 “ 조영희, 일어나” 하실뿐 아무 말씀도 안하셨다. 그 예쁜 선생님이 하루종일 미소가 없었다는 기억은 나는데 나를 혼내진 안았던 것같다. 그 선생님은 이야기를 너무나 재미있게 잘하셔서 내 머리속에 꼭꼭 심어지게 잘 가르치고 세상에서 제일 미인 선생님이셨다.
아직도 내가 뭘 잘못했는가는 모르겠고 지금처럼 전화가 있었더라면 아무 문제가 없었을 것이 이렇게 예깃거리가 되었다. 5분도 안되는 짧은시간동안 AJ 를 잃어봤다. 갑자기 염금실선생님을 찾아서 깊이 사과를 해야 될것같다. 선생님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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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dmanlanvincat · 1 year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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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병원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고나서야 랑방이가 코마 상태였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내가 랑방이를 찾아갔을 때랑방이는 눈을 뜨기도 했고 내 잠옷 냄새에 반응을 했으며 밥을 먹이자 삼켰고 말에 꼬리로 대답을 했다
나는 지난주 수요일날 침대 위에서 털을 빗겨주며 랑방이를 찍었던 동영상을 보며 많이 울었고 큰 수술을 시킨 죄책감에 시달렸다
1월 24일부터 2월 19일, 랑방이가 아픈 이후로 나는 계속 피곤하고 힘든 상태이긴 하지만 힘들 때면 더 사람들의 마음이 따뜻하다는 것을 느끼며 지내고 있는 중이다. 위선적이지만 나는 그 마음을 동력삼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2015년 백남기 농민 시위 때 광화문에서 전경으로 근무를 했던 그 사람은 당시 시위를 막던 전경들 중 누구도 백남기씨가 죽기를 원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했다. "아니 이런 백남기씨가 서울대병원에 입원을 했다고!" 티비를 보며 전경들은 그렇게 백남기씨 걱정을 했다며
그리고는 백남기 농민이 서울대학교 병원에 입원하기까지의 모든 타임 라인을 기억한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방패로 우리를 막고 라인을 서던 또래의 그 남자애들을 보며 과연 영혼이 있을까? 를 생각했던 나는 생각보다 그네들이 허술한 존재였다는 생각에 조금은 안쓰럽고 우습기도 했다
말년 때 하필이면 백남기씨 때문에 고생을 했다, 뭐 민주노총이 시위를 하고 누가 조계종에 숨었다,는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하는 그 사람의 너무나 한국적인 이야기가 즐거워서
랑방이는 백남기와 같다며, 랑방이가 죽으면 다 같이 죽는 거라는 장난을 치는데 당시 백남기 아저씨의 딸 아들과 친구였던 다른 친구의 슬픔을 전해들었던 내 어린 마음이 기억났다
그러한 마음으로 바다 모래 아파트를 쓰던 지난 날이 떠올랐다
내가 그 시 한 편을 쓸 때 그 어린 얼굴로 방패를 치고 있었을 그 사람 모습을 생각하니
랑방이가 죽어도 다 같이 죽지 않을 거야 라고,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고 말해주고 싶었고
그래도 삶은
또 어떤 방식으로든 나아갈 거라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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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king · 3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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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도시
사흘을 시 외곽에서 보낸 나는 지나치게 긴 터널을 빠져나와 감각이 향하는 곳으로 정처 없이 걷고 있다. 여전히 검은 바람이 날리는 날이다. 이곳은 <난다스>라고 알려진 도시이다. 그리고 다른 도시와 비슷했다. 흉물스러웠다. 모든 게 망가졌고 부서졌으며 약탈당하고 파괴되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남아 있던 이들은 모두 흩어지거나 숨었다.
이것은 단순한 이해를 넘어선 것이다. 단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한 일. 상상조차 못 한 미래가 현실이 되었다.
아직은 장막에 덮인 세상. 날은 더워지기 시작한다. 도시의 적막은, 그렁거리는 드론 소리와 작은 새의 지저귐으로 흔들렸다. 습기를 머금은 바람이 골목 사이��� 누비고 다녔다. 도로는 젖었고 가랑비가 얼굴에 달라붙었다. 그리고 검은 연기가 스멀거리며 주위를 맴돈다. 코끝의 역한 내를 감지한 짐승들이 황급히 숨기 시작한다. 사방에 진동이 땅으로 스며들었다.
인간은 걷기 위해 태어났다.
한 모금의 물과 단백질을 찾기 위해 내 두뇌와 다리는 밀접하게 상호작용을 한다. 나는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며 내 앞에 펼쳐진 폐허 속 작은 움직임조차 빨아들이듯 지켜본다. 극한의 생존 환경은 긴장을 극도로 올려놓는다.
모든 삶은 한순간의 방심으로 끝나버린다.
늘 그렇듯 버려지고 파괴된 길모퉁이가 나타난다. 성한 게 남아 있다면, 우리는 감히 3년 전에 있었던 일을 아포칼립스라고 부르진 않았을 것이다. 누구는 마지막 전쟁이라고 했고, 단지 선순환의 끝이므로 시작의 다른 이름이라고도 하였다. 아무튼 무엇이 되었든지 간에 우리는 거의 멸족하였고 남은 이도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도시의 인간은, 삶에 필요한 최소한의 얕은 숨을 쉬며, 심장을 뛰게 할 만큼의 영양분만 섭취하였다. 그 외의 시간은 그저 웅크린 채, 두려움과 긴장으로 하루를 보냈다.
계절의 변화는 썩어가는 땅속에서 비죽이 고개를 내미는 어린싹이나 서둘러 핀 야생화에서만 감지를 할 수 있었다. 그나마도 대부분은 씨를 맺기 전에 시들어 다시 오염된 땅으로 사라졌다.
비는 자주 오거나 한동안 오지 않거나를 반복하였는데, 우기와 건기를 구분하는 명확한 패턴은 그다지 분명해 보이지는 않았다. 그저 분명한 것은 연한 갈색에서 짙은 흑색의 비가 내렸다.
계절이 있긴 하였다. 무척 뜨거웠던 날이 사라짐을 피부로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한낮은 숨을 쉬기도 힘들 만큼 달아올랐다. 어쩔 수 없었다. 조상이 남겨준 유산은 후손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지금이 몇 년 며칠인지 아는 이는 지극히 드물었다. 알 필요가 없으니, 그저 낮과 밤이 교차하는 반복된 하루의 나열만 존재할 뿐이다. 나는 내가 얼마나 오랫동안 이 세상에 생존해 있는지를 알지 못한다. 그저 숨을 쉬고 있으니 살아 있다는 것뿐이다.
그리고 나는, 다른 모든 생존자처럼, 모든 것을 빨거나 흡입하고 다녔다. 비참한 현실은, 비록 순간적이지만, 환각으로 통하는 통로를 아무 거리낌 없이 넓혀 놓았다. 환각물질. 그것이 무엇이든지 간에 우리 시대의 화폐가 되었다. 모든 가치의 기준은 이제 약물에 있었다.
하지만 나는 이 도시로 오기 전, 모든 독약을 끊었다. 그동안 마약에 절은 내 몸은 나의 ���지를 꺾기 위하여 극심한 고통을 선사했다. 나는 극복했다. 삶의 목적이 생긴 것이다.
나는 늘 아이 생각으로 가득하다. 고사리 같은 10개의 손가락과 발가락, 두 개의 귀, 눈, 코, 입. 어느 것 하나 비뚤어지지 않고 제대로 된 채였다. 하지만 아이를 볼 때마다 절망이 다가온다. 나는 지나치게 큰 욕심을 채우고 말았다. 하지 말았어야 했다.
종말의 시대에 자식이라니! 대체 무슨 생각으로 저지른 걸까?
아이는 언제나 바람을 피하여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 오염물질로 포화가 된 공기는 태양을 앗아갔다. 무너져 내린 담벼락, 앙상하게 그을은 나무들이 뒤엉켜있는 구석진 공간에서 아이는 늘 세상을 불안으로 바라보았다.
나는 무엇이든 닥치는 대로 사냥을 하거나 식료품을 찾기 위해 어디든지 뒤져야만 했다. 내게 아이는 욕구이자 사랑, 삶을 이어주는 희망이자 무겁기 짝이 없는 짐이기도 하였다. 하자가 없는 지극히 정상적인 아이 말이다.
그때부터 즐거웠던 일 기쁨이 충만했던 순간을 늘 기억하고 되새기는 버릇이 생겼다. 극도로 제한된 즐길 거리에서는 추억이 한몫을 담당한다. 나는 내 아이가 온전한 모습으로 태어난 순간을 늘 떠올린다.
그것만이 나를 걷게 했다.
센 강풍이 몰아치기 시작한다. 여의고 마른 생물들을 날릴 정도의 격한 바람들이다. 바람이 휩쓸고 간 자리는 이곳이 폐허의 도시라는 사실을 각인시켜 줄 정도로 선명하다.
귓전을 때리던 세찬 바람은 으르렁거리며 몰려다닌다. 양 사방에서 할퀴듯 대든다. 바람은 지친 낙엽과 해진 비닐을 그냥 두지 않는다. 기어이 들어 올려 먼지 속으로 던지듯 날리며 성난 소리를 내며 달려든다. 나는 비쩍 마른 손으로 눈을 가리고는 천천히 나아간다. 바람을 버티거나 혹은 잘 피하지 못하면 멸종의 세상을 살기가 힘들다.
이파리들은 뜨거운 열기에 말라갔다. 그리고 갈라진 아스팔트 사이로 올라온 풀들을 짓이기는 듯한, 심한 마찰을 느낄 수 있는 광풍이 불곤 하였다. 뻥뻥 구멍이 뚫린 앙상한 잡초들이 마지막 숨을 껄떡거렸다.
인간도 마찬가지였다. 여자는 죽은 자식을 먹어야 했고 빈약하게 나오는 젖을 남자에게 팔아야 했다.
나는 배낭에서 자그마한 빵 봉지를 꺼내 한 조각을 베어 문다. 이빨이 아플 정도로 딱딱한 방이지만 나는 꾹꾹 씹으며 단물이 나올 때까지 삼키지 않고 입속에서 굴렸다. 절대로 몇 번 씹고 꿀떡 삼키면 안 된다.
이 한 조각으로 반나절을 견뎌야 한다. 우연히 내게 단백질 덩어리가 떨어질 확률은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 적게 먹고 오랫동안 입속에서 음미하여야 한다.
이것이 얼마나 내게 큰 위안과 힘을 주는지…. 그것을 처절하게 느껴야만 한다.
배고픔이 주는 일상의 고통은 다른 정신적 고통을 사치로 바꾸어놓았다. 세상의 우울은 자신의 우울을 상쇄한다.
음식이 사라진 세상은 지극히 효율적이다. 이제 음식에서 찌꺼기라는 단어는 사라졌다. 찌꺼기가 있을 리가 없다. 아낌없이 모든 살 조각이 깨끗이 발라져 사라진다.
박테리아도 그걸 느낀다. 수명이 다한 생물은 지독하게 빠르게 썩어간다. 썩기 전에 모든 것을 내 배 속에 채워 넣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몇 주 동안의 굶주림을 버틸 기력이 없어진다.
마지막 남은 기력. 먹을 것을 채집할 수 있는, 단 한 톨의 힘을 위해 몸을 돌보아야 한다. 이제 굶주림은 익숙하다 못해 편리하기도 하다.
부족함에 익숙해져야 한다. 하지만 부족하다고 해서 만족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오히려 감격을 동반한 격한 만족을 느낄 때도 있다. 극단적으로 부족하지만 그래도 인간은 적응한다. 덜 원하고 덜 요구한다. 만족의 기대치를 내리는 것이다.
폐허가 주는 교훈이다.
거미줄처럼 가늘고 길게 얽힌 도로의 끝에 광장이 펼쳐졌다. 지친 발걸음이 맞닿은 그곳은, 한때 높고 빛나는 빌딩이 병풍처럼 타원형으로 둘러쳐져 마치 세상의 중심이 옮겨진 듯한 느낌을 받는 곳이었다.
나는 배낭에서 마른고기 한 조각을 떼어내 컵에 넣는다. 심하게 건조되어 공기처럼 가볍고 고유의 형태라곤 찾아볼 길이 없지만, 나는 탁한 물을 조심스레 컵에 부었다. 부정형의 단백질 조직이 검붉은 빛을 띠며 뒤엉킨 사슬을 풀어내듯 천천히 부풀기 시작했다. 그리고 역겨운 피 냄새가 솔솔 올라왔다.
나는 꾹 참고 손가락으로, 풀어진 고기 조각 한 점을 집어 입에 넣는다. 그리고 혀를 이용해 몇 개 남지 않은 이빨 사이로 고기를 몰아넣은 뒤, 조심스레 씹는다. 향긋한 행복이 올라온다.
나는 다시 걷기 시작한다.
나는 무성한 풀 사이에 흐릿한 팻말을 마침내 발견했다.
‘자비로운 자의 회당’
거의 반나절을, 이 폐허의 도시를 헤맨 끝에, 나는 비로소 쉴 곳을 찾았다는 안도감을 느낀다. 무거워진 발을 질질 끌고 검은 옻칠이 비교적 최근에 된 듯한 대문 앞에 도달한 나는 한숨을 쉬며 천천히 건물을 올려다봤다.
비록 처참하게 부서졌지만, 무척 높고 아름다웠다.
수천 년 동안 이곳은 신의 영역이었다.
수많은 교회, 수도원, 성, 궁전, 회관, 대학, 그리고 주택에 이르기까지, 죄지은 인간을 용서한 신의 영광을 표현하는 양식으로 건물들이 만들어졌다. 지금은 그런 하늘을 상상조차 할 수 없겠지만, 티 없이 맑은 날, 누군가 이 고딕 건축의 유물인, 하늘로 솟구친 첨탑과 스테인드글라스, 외벽을 장식한, 아름다운 대칭과 정교한 조각들을 본다면, 절로 감탄이 나와 성호를 그었을 거다.
‘신의 축복이 그대와 함께…’
거친 곳이지만 잠을 자 두어야 한다. 몸뚱이가 잠을 요구한다. 나는 모포를 깐다. 그리고 조심스레 몸은 뉜다. 정적은 어둠처럼 긴장을 동반한다.
지친 몸으로 누운 자리는 다양한 종류의 불편함을 풍기지만 어쩔 수 없다. 항상 고단하다는 것은 아주 잠시나마 편안함의 행복을 극대화한다.
삶의 고단함은 오히려 그 삶을 놓지 않으려는 욕망을 극단적으로 높인다. 모든 고통은 이제 <피할 수 없음>으로 다가온다. 그러므로 즐겨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도저히 견딜 수가 없다. 결국 견디고 버티는 것만이 남았다.
나는 잠을 사랑한다. 아니 어쩌면 현재를 살아가는 모든 피조물은 잠을 갈구하는지도 모르겠다. 잠 속에서 비로소 자유가 된다. 꿈속은 무수한 상황의 단절과 영속을 체험하지만, 그런데도 오직 하나, 절대 죽지 않는다는 장점은 근사한다.
그리고 나는 돔을 마음속에 그려본다. 그리고 소원한다. 꿈에서라도 볼 수 있기를….
죽음의 도시가 끝나는 지점. 마치 아마겟돈을 알기라도 한 듯, 반짝이는 13개의 반월형 돔. 이스트 델타곤 지역. 오염물질 방지를 위한 거대한 방벽이 겹겹으로 쌓인 곳. 버려진 땅의 죽어가는 이들은 늘 이곳을 갈망한다. 모든 오염과 치명적인 방사선을 차단하는 곳.
소위 젖과 꿀이 흐른다는 극소수의 부자들이 거주하는 하베스트 프로텍터 돔. 아이의 생명을 지켜줄 유일한 대피처.
그들이 어떻게 세상을 파괴하고 어떤 의도로 종말을 계획하였는지는 관심이 없다. 나는 그저 내 아이가 그의 자연적인 수명이 다할 때까지 숨 쉬고 살아갈 수 있는 곳만 있으면 그만이다.
그러므로 나의 여정은 오로지 그곳이다.
나는 갑자기 눈을 떴다. 섬뜩함이 몸을 감싼다.
폐허의 도시에서 살아남으려면 감각이 예민해야 한다. 나는 몸으로 진동을 먼저 느꼈다. 뒤이어 소리를 들었다. 땅의 흔들림은 미세하지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한다. 그리고 신속하다.
유기체는 죽어가고 기계는 섬뜩하리만큼 활발하다. 공포가 내려왔고 혼란과 반목이 뿌리를 내리고 약탈과 은둔, 반성과 냉혈이 공존한다.
셉터지역에서 울리는 둔중한 쇳소리. 세르지역을 순찰하는 용병대가 분명했다. 움직이는 모든 차량은 두꺼운 철갑을 두르고 앞뒤로 무장을 했다. 그들은 우선 강한 굉음으로 환기를 준다. 쥐들처럼 숨어들은 외부인들은 황급히 자리를 뜬다. 하지만 아직 식량을 구하지 못한 이들이 있다.
그들은 삶을 담보로 숨바꼭질을 하기 시작한다. 나의 유년 시절은 숨기와 달리기로 점철되어 있다. 그리고 수많은 질곡과 난관이 부딪쳐 만든 개인사는 무엇으로도 표현할 수 없는 슬픔을 동반하기 마련이다.
성장기 대부분을 폭력의 그늘에 지낸 나에게 남은 과거는, 내 몸뚱이에 새겨진 어그러진 그림이다. 거친 붓 그림의 용.
내 몸을 휘감고 내 삶을 관통하고 걸음걸음의 고통에 아로새겨진 족쇄. 염료와 황산바륨에 산을 녹여 만든 용액. 붓끝이 닿는 곳이 타들어 가며 새겨진 고통으로, 그 시절, 나는 타인을 오로지 증오와 폭력의 대상으로 치환하고 말았다.
헝클어짐 혹은 파괴에 대한 집착. 끝없는 갈증에 길듦 혹은 종속. 욕망은 즉흥적이고 짧은 속죄는 늘 타인으로 눈을 돌려 투영시켰다. 적어도 내가 난독증 치료를 받기 전까지, 종말의 시대를 살아가는 나의 행위는 반성이 없었다.
나는 해밀건 박사의 오픈에어칩을 뇌 속에 박았다. 대부분 환자가 치료 후, 칩 제거 수술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평생 간직하고 있다. 간직했다는 말이 정확한 표현이다.
나는 내 생각이 글로 표현되는 장치를 이용하여 끊임없이 기록하고 또 기록한다. 글에 대한 애착이, 비로소 나를 과거로부터 단절시켰다.
하지만 신은 사람들의 오만과 함께 결국 영원히 사라졌다. 거친 폐허에 내몰린 인간은 애초의 야수로 돌아갔다. 그리고 세상에 널려있는 잿더미는, 재밌게도 모든 것을 평등하게 만들었다. 가치의 차이, 숭고함의 깊이, 고상함의 넓이가 떠나간 자리는, 처절한 생존 의식이 바람 속 비린내로 번져온다. 생존만이 유일한 목적이다. 한 톨의 쌀알이 우리의 신앙이 되었다.
그리고 나는 여전히 죽음의 도시에서 삶을 기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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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llpizzaartisan · 2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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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이재명의 은행계좌로 8천억원을 이체한 정황이 적발됐다! 李이 어설픈 숨었다! MBC 기자가 조사해 증거를 발견했다! 이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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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gppaman · 4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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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몽키빠렛트 시대가 다가온다. 자기 암시 중! 주말이지만 쉴 수가 없엉ㅎ 워라밸을 지키며 내 속도 맞추어가자고~! #숨었다 #글자가 #일요일 #워킹 #라이프 #이제는 #체력전 #선인장 #분당맘 #글자공부 https://www.instagram.com/p/CXYC--AP2IS/?utm_medium=tumbl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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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junds · 5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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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꼭숨은건가? 방정맞은 궁딩보소~ㅎ . . ᴰᴱˢᴵᴳᴺᴱᴿ ᴹᴶᵁᴺ #두부 #말티즈 #숨었다 #일상 #집 #강아지 #반려견 #데일리 #일상기록 #개 #내삶의기록 #mjun https://www.instagram.com/p/CISLS-Hl5mB/?igshid=1bil8qkldwm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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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sdh · 2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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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직 다정하고 싶은 사람이다. 사랑하고 싶은 사람이다. 일일이 참견하고 웃으면서 안부묻고싶은 사람이다.
하지만 준비가 아직인 나에게는, 혹 누군가 청춘이라 말하는 것은 나에게는 너무 불안정한 시기라서, 누군가가 툭 건드리면 좋은게 좋은거라고 넘기지 못한다. 나부터가 온전하지 못하니깐 주변을 사랑할 여유가 없다. 이것도 다 핑계인것도 인정한다.
혐오와 질투 무지와 분노 폭력 갈라치기 편나누기 편법 불법 등등 내가 저 사람이라면 안저럴꺼 같은대, 내가 힘이 없어서 아무것도 모르는 것일까.
저마다의 노을을 보며, 아름다움 슬픔 쓸쓸함들을 느끼겠지. 나는 노을을 보며 감상에 젖기보다는 아름다움만 느끼고 싶은데, 내 청춘은 아직 너무 불안정하다. 아무것도 포기하고 살고 싶지않은대. 청춘이란 단어를 참 좋아하고 자주쓰는대, 청춘이란 단어가 어울리지 않을 나이가 되었을때 아쉽고 후회하고 싶지않다. 따뜻한 난춘으로 남고싶다.
오늘도 앞으로의 나의 방향에, 내가 써내려갈 모든 문장에 행복이 깃들기를. 나는 다시한번 현재의 복잡한 생각들은 내려두고. 미래에 숨는다. 아니, 나는 또 미래에 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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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steuryouth · 4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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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노래처럼, <윤희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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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문신과 유사하다. 지우거나 덮어도 마음에 남는다. 문신을 처음 새길 때의 기억은 정확하게 남아 있다.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건 잊으려 발버둥치는 것이다. 원하는 도안을 골라 몸에 새기는 것, 지우거나 다른 것으로 덮는 것, 시간이 지나 색이 바래지는 것까지 모두 사랑과 닮아 있다. 윤희의 마음에도 지워지지 않는 문신이 하나 있다. 색은 바랬지만 쳐다볼수록 선명해지는 것. 윤희의 마음에는 색이 거의 다 빠진 문신이 있다.
윤희의 딸 새봄은 어느 날 윤희에게 온 편지를 읽는다. 오래된 친구에게서 온 것이다. 그런데 내용이 심상치 않다. 옛 연인을 그리워하는 편지다. 편지를 읽은 새봄은 편지의 존재를 숨긴 채 윤희에게 편지를 보낸 사람이 살고 있는 곳으로 여행을 가자고 한다. 윤희는 여행지에 대한 옛 기억이 떠올라 심장이 두근거린다. 윤희의 과거 연인은 삿포로에서 살고 있다. 삿포로에 도착한 윤희와 새봄은 오전에 각자 여행하고 오후에 동행하기로 한다. 새봄은 윤희와 윤희의 옛 연인 쥰을 만나게 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윤희는 쥰의 자취를 따라 여행한다. 새봄의 계획은 결국 성공한다. 윤희와 쥰은 20여년 만에 재회한다.
윤희가 쥰을 다시 만나서 흘린 눈물과 입가의 미소는 당연하다. 어쩔 수 없이 헤어져 20여년 만에 다시 만나는데 눈물이 안 날 수가 없다. 윤희는 쥰에게 보내는 답장에서 말한다. 부모님에게 쥰을 사랑한다고 말했더니 정신병자 취급을 당했고 억지로 정신 병원에 가야 했다고, 게다가 억지로 오빠가 소개해준 사람과 결혼해야 했다고 말한다. 남편과 이혼하고 힘들게 살았던 건 쥰을 떠난 것에 대한 벌이라고 말한다. 그렇게 살아왔다고 한다. 편지의 끝에서 윤희는 말한다. 둘에 관한 이야기에 대해 더이상 부끄럽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언젠가 새봄에게 말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더불어 용기 내고 싶다고 한다. 아마도 윤희는 삿포로에서 쥰을 만나고 큰 용기를 얻은 것 같다.
예전에 즐겨 들었던 오래된 노래가 있다. 우연한 기회로 오랜만에 다시 들을 때의 느낌은 사뭇 다르다. 즐겨 듣던 때의 느낌이 아니다. 그 노래를 즐겨 들었을 때는 노래를, 노래 자체를 느끼지만 시간이 한참 지나 다시 들을 때에는 그때의 기억을 긁어낸다. 노래를 듣던 때의 내 처지를 떠올린다. 그때 내가 뭘 했는지, 누구를 사랑했는지, 어떻게 살아가고 있었는지 따위의 ���들을 떠올리며 향수에 젖는다. 그 노래가 전 애인과 함께 자주 들었던 노래라면 마냥 즐겁지만은 않을 것이다. 쓰린 기억이 떠오를 테니 말이다. 노래를 들으며 지난 일을 떠올리다 보면 웃을 수도, 눈물을 흘릴 수도 있다. 추억이란 건 그런 것이다. 눈물을 흘리게 만들거나 웃게 만드는 것.
사랑 역시 마찬가지다. 옛사랑을 떠올리면 차오르는 감정을 주체할 수 없다. 쥰의 집을 몰래 찾아 갔을 때 윤희는 쥰이 나오는 걸 보고 숨는다. 윤희는 아마도 쥰을 떠났을 때의 생각이 나서 숨었을 것이다. 아주 오래 전 쥰을 떠났을 때 생각이 나서 쥰 앞에 서지 못한 것이다. 윤희에게 쥰은 잊지 못할 기억이다. 엄청나게 아픈 기억이다. 윤희는 그 기억이 떠올라 감정을 주체할 수 없었다. 그래서 숨었다. 그랬을 것이다. 그러나 그 어떤 누구도 손가락질 할 수 없다. 억지로 떠나야 했던 윤희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렇기에 숨었다고 해서 손가락질 할 수는 없다. 윤희에게 쥰은 오래된 노래와 같다. 잊고 살았다가 어느 날 마주한 그런 오래된 노래. 감정을 주체할 수 없는 노래.
윤희는 쥰을 사랑했다. 쥰도 윤희를 사랑했다. 그러나 그들은 만남을 지속할 수 없었다. 세상이 그 둘을 갈라놓았다. 둘의 관계를 모두에게 부정당하고 정신 병원에 다녀야 했으며 억지로 결혼해야 했다. 그러다 새봄을 낳았다. 윤희는 새봄만 보며 살았다. 윤희가 살아내고 있었던 중요한 이유는 새봄이다. 쥰도 없는 상황에 새봄 마저 없었다면 윤희는 살아갈 힘이 없었을 것이다. 새봄은 윤희에게 살아갈 힘을 준 동시에 용기도 주었다. 오랜 시간이 지나 윤희와 쥰이 만날 수 있었던 건 모두 새봄 덕분이다. 새봄 없이 윤희와 쥰은 기쁨과 추억의 눈물을 흘릴 수 없었다.
온 세상이 그 둘을 갈라놓아도 새봄은 그렇지 않았다. 새봄은 궁금해했고, 찾아갔다. 그리고 윤희와 쥰을 만나게 했다. 새봄은 윤희에게 든든한 동반자다. 윤희에게 살아갈 힘이 되었으며 용기를 주었다. 새봄에게 사랑은 그저 사랑이다. 마음만 가득하다면 그걸로 된다. 그렇기에 둘을 만나게 할 계획을 짰다. 새봄은 윤희에게 둘도 없는 친구다.
윤희의 사랑은 모두에게 부정당했다. 가족 마저 윤희를 내쳤다. 윤희의 가족은 윤희가 정신병에 걸렸다고 생각했다. 사랑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사랑을 사랑이라 하지 않고 정신병으로 치부했다. 정의할 수 없는 걸 정의해서 그에 반하는 것들은 모두 정신병이라 치부한다. 비단 윤희의 가족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사랑은 정의할 수도 없고 형태도 다양하다. 윤희는 힘든 시간을 견뎌냈다. 나의 사랑을 모두가 부정하는 일, 감당하기 쉽지 않다.
사랑은 특정한 것으로 정의할 수 없다. 이것만이 사랑이고 그 외의 것들은 사랑이 아니라고 할 수 없다. 이것도 사랑이고 저것도 사랑이다. 사랑은 한 가지의 형태로만 존재하는 게 아니다. 사랑은 무형에 가깝다. 그 모양이 너무나 다양해서, 수천, 수만 가지로 번질 수 있어서 무형이다. 그런 사랑을 하나로 정의해서 나머지를 모두 부정하는 건 빈번하게 일어나는 일이다. 세상엔 그렇게 상처 받는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상처를 주는 사람은 너무나 많지만 보듬어주는 사람은 많지 않다. 사실상 혼자 감당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부정당한 옛사랑을 오랜만에 마주하는 건 특별한 일이다. 온 세상이 내 사랑을 등졌어도 내 마음에는 여전히 자리 잡고 있었다. 오래된 노래를 들었을 때처럼 그때의 기억을 긁어낸다. 마음이 요동친다. 어찌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용기 내서 다가갈지, 뒤로 숨어야 하는지 알 수 없다. 그저 마음 가는 대로 하면 분명 눈물이 날 것이다. 기쁨과 슬픔이 섞인 눈물이 흐를 것이다. 무엇이 더 큰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어쨌든 기쁘고 슬플 것이다. 옛사랑이란 그렇다. 양가적인 감정이 드는 일이다.
낡은 테이프 속에는 온갖 추억이 담겨 있다. 언제든지 꺼낼 수 있다. 그러나 굳이 꺼내지 않는다. 어떤 감정이 들지는 아무도 모른다. 좋은 추억만 떠오를지, 나쁜 기억만 떠오를지 알 수 없다. 그러니 구석에 가져다 놓고 눈으로 구경만 한다. 굳이 꺼내서 재생하지 않는다. 재생 버튼을 누르면 이러나 저러나 눈물이 터질 것이다. 과거의 일들이란 대개 그렇다.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되짚는 게 힘들다. 당시의 내 삶이 너무 영화 같기 때문이다. 감동적인 영화 한 편을 다시 보는 기분이 들 것만 같다. 그래서 쉽지 않다. 다시 눈물을 흘려야 하니까. 다시 그때의 감정이 스며들 테니까.
P.S. 장문의 영화 이야기는 오랜만입니다. 새로 쓴 것은 아니고 작년에 써둔 것입니다. 최근 들어 영화와 글에 다시 열정이 솟기 시작했습니다. 종종 어수선하고 모자란 글로 찾아뵙겠습니다. 잠시 따뜻했다 또 추워집니다. 감기 조심하시고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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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yanono · 3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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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바퀴 반 돌 때쯤 문득 어떤 기분이 들었다. '나 행복한 거 같은데?' 하고 혼잣말했다. 오랜 기시감이었다. 행복한 게 오랜만이구나. 나 행복하지 않은 지 오래되었었구나.. 또는 여유일 수도 있겠다. 퇴사한 지 한 달이 되어간다. 행복을 자각할 여유가 이제야 생겼구나. 어쩌면 나에겐 여유와 행복이 의미하는 바가 같을 수도 있겠다. 그런 생각들이 줄줄이 들었고, 하여튼 특별히 좋은 기분이라서 사진을 찍었다.
그 전에 카페에서 세 시간 넘게 에어컨 바람을 맞았었다. 장맛비 오기 전날의 습도,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오늘의 날씨를 집에서 버티기 어려웠기에 공원 옆에 있는 카페에 갔다. 시원한 커피도 마셨고 읽고 있던 소설의 결말도 마음에 들었기에 여러모로 쾌적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정작 피서 중이라고 느꼈던 시간은 나무와 풀과 물 사이에 놓인 트랙에서였다. 며칠 전 코레일 잡지에서 읽은 대로다. <피서의 지혜>라는 제목의 짧은 글이었다. 정약용의 소서팔사 -누각에서 투호 놀이를 하고 서쪽 못에 핀 연꽃을 감상하고 동쪽 숲에서 매미를 듣는 피서법을 소개하며, "선조들의 피서법엔 더위를 애써 멀리하지 않는 지혜가 숨었다"라고 썼다. 내가 밖에 있는 동안 극도로 불쾌한 날씨가 아니었던 덕분도 있겠지만, 난 다섯시 무렵의 기울어진 태양 광선에 데워지는 느낌이 좋았고, 땀 흘리는 게 달갑다고 생각했다. 해가 뉘엿할 즈음 집에 돌아와서 참외를 깎아 아삭아삭 먹었다.
무엇보다 특별했던 건 '내가 낫고 있구나' 체감한 것이다. 정말 그런지도 왜 그리 느꼈는지도 모르겠으나 나는 낫는 중이라는 느낌이 온몸에 스쳤다. 치유의 감각..이란 이런 걸까. 아프기 시작한 뒤론 계속해서 몰랐던 걸 깨닫는 순간들이 찾아온다. 정녕 행복은 불행에서 비롯되는구나.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기분이 아니라, 구덩이에서 겨우 지상으로 올라올 때가 행복이구나. 알고 싶지 않았던 것들을 자꾸 알게 된다. 트랙 중간중간 설치된 운동기구들도 이용하고 철봉에 매달려도 봤다. 전보단 낫지만, 여전히 양팔이 뻐근했다. 참외 깎는 일 또한 애를 먹었고, 일기도 쉬어가면서 쓰고 있다. 그래도 어쨌든 천천히 올라가고 있다는 점이 오늘은 중요한 깨달음이다. ���별한 날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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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drnrihn · 3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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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딸감저장소 모음
트위터 딸감저장소 모음 드릴게요.
트위터 딸감 모음 사이트 <
딸감용 사진 많으니깐, 정리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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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주지사 후보인 리 젤딘의 10대 딸들은 911에 전화를 걸고 롱아일랜드의 집 근처에서 총성이 울렸을 때 위층 화장실로 달려갔을 때 느꼈던 심장이 멎을 듯한 공포를 회상했습니다. 쌍둥이 Arianna와 Mikayla Zeldin(둘 다 16)은 월요일 맨해튼의 콜럼버스 데이 퍼레이드에서 행진하는 하원의원 아버지와 합류하면서 참담한 사건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우리는 비명을 들었다. 우리는 그것이 총상이라는 것을 확실히 알고 있었습니다.”라고 Arianna가 말했습니다. “우리 잔디밭에서 사람을 보았을 때 그 사람이 저격수인지 표적이 된 사람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재빨리 유선전화를 잡고 911에 전화를 트위터 딸감저장소 모음 걸었다"고 그녀는 덧붙였다.
공화당 후보인 리 젤딘 뉴욕 주지사(오른쪽)와 딸 아리아나(가운데), 미카일라(왼쪽)와 ��께 2022년 10월 10일 월요일 뉴욕에서 열린 연례 콜럼버스 데이 퍼레이드에서 행진하기 전에 기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두 사람은 일요일 오후 셜리의 집 안의 식탁에서 숙제를 하고 있었는데 가로수가 늘어선 거리를 걷고 있는 10대 3명이 움직이는 차에서 총을 맞았습니다. 매스틱 비치와 매스틱 비치에 사는 17세 소년 두 명이 총알을 맞아 덤불과 젤딘의 집 현관 밑으로 숨었다. Mikayla는 "매우 무서웠고 그들이 우리를 뒤쫓고 있는지 알 수 트위터 딸감저장소 모음 없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잔디밭에 그것을 두는 것은 우리 집 바로 앞과 같습니다."
뉴욕 주지사 후보 리 젤딘(왼쪽) 다이애나 젤딘이 2022년 10월 10일 뉴욕 미드타운에서 열린 콜럼버스 데이 퍼레이드에 참석하고 있다. 다음 달 총선에서 호철 민주당 주지사를 상대로 강력 범죄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 보수 성향의 젤딘은 총격 직후 아내와 함께 집으로 돌아왔다. 그는 “법 집행 기관에서 여전히 피를 찾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걷고 있는 곳을 조심하라고 말했다”고 말했다. “다음에 범죄 현장 테이프 앞에 섰을 때 내 집이 될 줄은 정말 생각도 못했다.” 경찰에 따르면 희생자들은 지역 병원으로 이송되어 치료를 받고 있으며 세 번째 십대는 현장에서 달아났습니다.
뉴욕 주지사 후보 리 젤딘이 2022년 10월 10일 뉴욕 미드타운에서 트위터 딸감저장소 모음 열린 콜럼버스 데이 퍼레이드에 참석하고 있다. 대부분의 여론 조사에서 Hochul을 뒤쫓고 있는 Zeldin은 집의 보안 비디오에서 두 명의 부상당한 십대가 총에 맞은 후 집으로 달려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누워있을 때 이미 총에 맞았고 그 지역에서 발견 된 혈액으로 알려져 있습니다"라고 그는 말했습니다. [ 공화당 소속의 리 젤딘 뉴욕주지사 후보가 로체스터 인근 선거운동장에서 공격당했다] 이 의원은 맨해튼에서 열리는 이탈리아 유산 기념 행사에 참여하고 끔찍한 사건이 발생한 후 딸들을 함께 하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습니다. “오늘 아침 우리가 집을 나설 때 어떤 면에서는 여자들을 집에서 내보내는 것이 좋았다”고 그는 말했다. "오늘 우리가 길을 걷고 있는 동안, 그리고 좋은 기운을 가진 다른 많은 사람들과 함께 여기에서 그들의 마음을 조금 덜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2022년 시즌은 메츠가 마침내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시즌인 것처럼 느껴졌다. 메츠 팬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마법 같은 순간이 있었습니다. 거의 1년 내내 NL East 순위에 앉아 있었던 Amazins에게는 놀라운 시즌이었습니다. NL 타격 타이틀 챔피언인 Jeff McNeil은 와일드 카드 시리즈에서 Padres를 상대로 11안타 2타를 기록했습니다. (프랭크 프랭클린 2세/AP) 일요일 밤 포스트시즌에서 팀이 탈락한 후 사랑하는 메츠가 월드 시리즈에서 트위터 딸감 모음 우승하는 것을 36년 동안 기다려온 팬들에게는 결코 없었던 것처럼 느껴집니다. San Diego Padres는 Citi Field에서 열린 NL 와일드 카드 시리즈에서 결정적인 3차전을 승리했습니다. 메츠의 우완 투수 맥스 셔저(Max Scherzer)는 “공을 차고 있는 느낌이다. 이제 어려운 부분이 나옵니다. Mets는 팀이 어디에서 결핍되었는지, 그 결점을 해결하고 주요 FA를 재계약하는 방법을 결정하기 위해 몇 가지 평가를 수행해야 합니다. 클럽은 이번 겨울 FA에서 국내 에이스와 두 차례 사이영상을 수상한 Jacob deGrom을 포함하여 최대 15명의 선수를 FA로 떠날 수 있습니다.
"나는 내 계약 내용에 대해 논의하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deGrom은 Padres에게 6-0으로 패한 후 말했습니다. "오늘 밤 야구 경기에서 져서 실망했습니다." 이번 시즌이 꼭 우승해야 할 시즌처럼 느껴졌던 이유 중 하나는 경쟁이 치열했기 때문입니다. deGrom은 시즌이 시작되기 전에 계약에서 탈퇴하고 자유 계약을 테스트할 의사를 밝혔습니다. 그의 전성기에는 deGrom을 활용해야 한다는 상당한 압력이 있었고, 자유 계약 선수 시절에는 수많은 유명 선수들이 있었습니다. 벅 쇼월터(Buck Showalter) 감독은 "우리가 얼마나 좋은 소유권을 갖고 있는지, 야구 트위터 딸감 모음 부서에서 얼마나 좋은 리더십을 갖고 있는지, 핵심 선수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내가 방금 그들에게 말했듯이, 이제 당신은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플레이어가 우려하는 부분에 들어가는 것이 비즈니스의 일부가 되며 당연히 그래야 합니다.” 위에서부터 Showalter와 Billy Eppler 단장은 안전하다고 말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각자의 실수가 있지만 모든 관리자와 총책임자의 실수가 있을 것입니다. 그들은 메츠를 임기 1년도 채 되지 않아 프랜차이즈 역사상 두 번째로 많은 승리로 이끌었습니다. 두 사람은 새로운 프로세스를 도입하고 대체로 효과가 있는 것처럼 보이는 새로운 시스템을 설치했습니다. 현장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메츠가 더 많은 힘을 필요로 하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들의 트위터 딸감용 모음 스테이션 대 스테이션 공격은 그들의 차가운 줄무늬가 매우 차갑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는 파워히터에 이어 파워히터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그들은 Mets보다 더 많은 삼진을 하고 있고 긴 볼에 너무 의존하는 라인업은 잔치나 기근을 의미할 수 있지만 Mets는 파워 배트 한두 개를 가지고 있는 우수한 타자들의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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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1nmu1 · 4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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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이 태어난 날의 기억이 선명하다. 아기 침대에 놓인 동생을 보며 “원숭이 같다”고 했고, 외할머니가 나에게 무안을 주었기에 울음을 터뜨린 나를 아빠가 안고 나가 산책을 했다. 태어난 동생은 집에 와서도 엄마 아빠의 손길이 많이 필요했다. 나는 초등학교에 막 입학을 해 바쁘게 지내면서도 가끔은 자고 있는 동생의 얼굴을 오래 쳐다보았다.
“동생이 태어나면 남편이 새로운 와이프를 데려와서 같이 지내자고 하는거랑 같대. 둘째가 집에 오면 첫째한테 훨씬 더 다정해야한대.”
엄마는 누가 집에 놀러올 때면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 덕산아파트에 살 때까지만 해도 잘 지켜지던 다짐이었다. 우리 가족이 가파르게 힘들어져 이사한 우성아파트에서는 엄마 아빠 둘 다 집에 늦게 들어왔다. 초등학교 고학년이 된 나는 동생의 유치원 버스를 마중 나가곤 했다. 친구랑 집에서 둘이서만 놀고 싶은데 자꾸만 우는 동생이 지겨워 엄마를 따라하며 혼을 내기도 했다. 퇴근한 엄마가 힘들어 보이는 날이면 동생의 목욕을 자처했다. 어쩌면 그 당시 동생은 나에게 엄마의 사랑을 받기 위한 수단이었을지도 모른다.
어느 날 동생에게 사실 누나는 순간이동을 할 수 있고 네가 원한다면 보여줄 수도 있다고 말한 뒤 재빠르게 숨었다. 동생이 불안한 목소리로 “누나, 진짜 순간이동 한거야? 어디에 있는거야?” 하고 말하는 것이 웃겼다. 자고 있는 동생의 속눈썹을 살짝 건드린 뒤 동생이 깜짝 놀라면 배를 토닥여주며 파리가 앉았었다고 말했다. 인상을 찌뿌리며 다시 잠드는 동생의 얼굴을 보는게 재밌었다. 먼저 성숙한 사람이 덜 성숙한 사람을 속이는 것은 얼마나 쉬운가. 내가 1학년일 때 1살, 3학년일 때 3살, 6학년일 때 6살이던 동생은 늘 나보다 뒤에 있기 때문에 내가 잘 알 수 있는 사람인 것 같았다. 나를 의지하고 잘 따르는 동생을 보며 책임감과 안도를 동시에 느꼈다.
우리는 자라며 잠시 떨어져 지냈다. 대학 기숙사에서 4년을 보낸 내가 집에 돌아오자 동생이 고등학교 기숙사로 들어가 3년을 살았다. 7년의 시간동안 가끔 보던 남매가 올해부터 다시 같이 살기 시작했다.
둘만 집에 남아 저녁을 먹게 된 날, 동생의 대학 생활에 대해 해주고 싶은 말이 많았다. 내 경험에 기반한 일장연설을 늘어놓으며 나는 스스로가 신이 난 것을 느꼈다. 동생의 맞장구에 흥이 나서 더 말을 하려는 순간 보고 말았다. 동생의 심드렁한 얼굴을. 나는 하던 말을 대충 얼버무렸다.
동생은 나고 자란 도시에서 계속 살고 싶다고 한다. 늘 어딘가를 향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 같은 나는 동생의 계획에 놀랐다. 현재를 좋아하는 모습이 부러웠다.
오늘도 자고 있는 동생의 방에 들어가 속눈썹을 살짝 건드렸다. 인상을 찌뿌린 동생을 보는게 여전히 재밌다. 성인이 된 동생의 얼굴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여드름이 군데 군데 난 얼굴이다. 나와는 다르게 윗 입술이 두꺼운 사람. 나와는 다르게 이과를 선택한 사람. 때로는 따뜻한 말로 누나를 위로해주는 사람. 나는 자고 있는 동생을 더 괴롭힐까 고민하다가 내 방으로 돌아와 글을 쓴다. 허전함과 가벼움을 동시에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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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ickydragoncycle · 5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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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imeartx044 · 5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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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netnet14 · 5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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