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uphi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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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phinn · 2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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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중 하나는 거짓말
종일 바다를 보고 있으면 그 안에 엄청 많은 색과 선, 빛이 있다는 걸 알게 돼. 그걸 보면 뭔가 또 그리고 싶고. 오늘도 겨울 파도를 타러 온 사람들이 그 빛 위로 올라가 쓰러지며 막 웃더라. 위험을 밟고, 위험 한 복판에 올라가 고꾸라지며 웃었어. 그런 사람들을 하루종일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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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phinn · 14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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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 앞에 파도가 일고 있었지만 그들은 수영하는 법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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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phinn · 14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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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는 말은 과거형은 힘이 없고 언제나 현재형이어야 한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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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phinn · 14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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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은 서로의 존재가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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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phinn · 14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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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의 세상은 너무 시렸고 한시바삐 서로를 안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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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phinn · 14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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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류
도담에게 사랑은 급류와 같은 위험한 이름이었다. 휩쓸려 버리는 것이고, 모든 것을 잃게 되는 것, 발가벗은 시체로 떠오르는 것, 다슬기가 온 몸을 뒤덮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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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phinn · 16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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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은 우리가 함께일 때 가능했다. 구에 대한 모든 것은 나도 알고 있어야 하며 내가 모르는 것은 그 누구도 알아서는 안된다는 욕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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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phinn · 16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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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의 증명
우리는 사귄다는 단어를 채우고도 그 단어가 보이지 않을 만큼 넘쳐흐르는 관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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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phinn · 17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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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하늘을 향해 힘껏 두 팔을 뻗었다. 낮게 가라앉은 하늘에 손을 대보고 싶었다. 만져보고 싶었다. 하늘에 닿기론 턱없이 짧은 두 팔을 공중에서 흔들어보기도 했다. 나풀나풀 떨어지던 눈송이들이 내 두 팔에 닿을까 봐 놀라 사방으로 흐트러진다. 나는 이대로 눈꽃이 되어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흰 눈 속에 피어나는 흰 꽃, 그것의 아름다움을 생생하게 떠올리기 위해 나는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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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phinn · 17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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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나는 눈밭에 길게 누웠다. 하늘에서 나비 떼 같은 눈이, 흰 눈이 내 얼굴로 쏟아졌다. 얼굴을 간지럽히는 차가운 눈송이들이 나를 달래주는 것 같았다. 조금 지나니 이젠 숨쉬기도 편해졌다. 여기 이렇게 누워 온몸에 눈을 묻히고 하늘을 보기까지 참 오래도 걸렸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생각에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이대로 눈에 덮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가 눈 녹은 봄날 전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고 싶다. 하지만 그건 꿈이다. 나도 그걸 잘 안다. 나는 지금 눈 위에 있는 것이다. 여기 이렇게. 이게 바로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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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phinn · 1 month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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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는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말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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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phinn · 1 month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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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자기가 약한 사람들의 편, 약한 사람들의 진영, 약한 사람들의 나라에 속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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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phinn · 1 month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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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참기 어려운 추락 욕구를 느꼈다. 그녀는 지속적인 현기증 속에서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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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phinn · 1 month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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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일상적 삶에는 우연이 빗발치듯 쏟아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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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phinn · 1 month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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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레자라고 이름 붙여진 운명적 순간에 어머니는 실패한 인생의 마라톤을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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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phinn · 1 month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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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는 가장 미남이었고, 두 번째는 가장 똑똑했고, 세 번째는 가장 부자였으며, 네 번째는 가장 운동을 잘했고, 다섯 번째는 가장 좋은 가문 출신이었고, 여섯 번째는 시를 읊었고, 일곱 번째는 전 세계를 일주했고, 여덟 번째는 바이올린을 연주했고, 아홉 번째는 가장 남성적이었다. 그런데 한결같이 같은 자세로 무릎을 꿇었고, 모두 똑같이 무릎에 물집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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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phinn · 1 month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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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구공의 움직임이 당구 치는 사람의 팔 동작의 연장선상에 있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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