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모토테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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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idee · 9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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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 31 비 오는 양양에서 본 <환상의 빛, 고레에가 히로카즈 감독, 1995> 은 우리가 원했던 바다 같은 영화였다. 마치 고요하고 잔잔하지만 그 속엔 큰 파도가 공존하는 어느 푸른 빛 바다처럼. 그 영화 속에서 나는, 어떠한 바다라도 감당해야 하는 그 철썩임들 속에서 우리를 찾을 수 있었다. 물살에 아파 부서져 끝없는 거품 속으로 자신을 숨기더라도 다시 잔잔할 수 있는 푸른 빛 우리를 말이다. 평온히만 흘러갈 거라 기대치 않는다. 다시 잔잔할 수 있음을 기대한다. 그렇게 우리의 여름휴가는 끝났다. #환상의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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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uyol-kim · 5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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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수(錦繡). 비단에 놓은 수를 나타내는 말이다. 사람에게 기억이란 건 참 오묘한 것이라서, 아름다운 순간은 더욱 아름답게, 안 좋은 것은 더 끔찍하게 윤색되곤 한다. 작가는 전작들에서와 같이 그 아름다웠던 순간들의 단절을 어사무사하게 그려내고 있다. 사건 위주로 봐도 재미진 이야기를 서간체 특유의 완급 조절로 마치 어린 시절 동네 아주머니들의 뒷담화(?)를 엿듣는 느낌으로 풀어냈다. (여담이지만, 아주머니들은 이야기를 술술 풀어내다가 꼭 가장 궁금한 순간에 목소리 톤을 급격히 낮추는 경향이 있다.) 아키는, 재혼해서 얻은 아들과 함께 도호쿠 지방의 자오산를 오르는 케이블카가 출발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움직이기 직전, 한 남자가 오르는데, 그가 바로 전남편 아리마다. 당황스럽기도 하고, 어색하기도 하여, 몇 마디 이야기도 나누지 못한 채 헤어진다. 그 이후, 이혼 이후 못다한 이야기를 담아, 아키가 아리마에게 보내는 편지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결혼 후 2년 남짓 지나서 한밤에 경찰서에서 한 전화를 받게 된다. 남편이 유숙해있던 여관에서 칼에 찔려 사경을 해매고 있다는 이야기와 함께, 범행을 한 사람이 한 호스티스라는 사실과 함께... 다행이 목숨을 건지지만, 회복 후 별다른 변명 또는 해명도 듣지 못한 채 이혼하게 된다. 남편은 아키의 아버지가 사장인 회사의 후계자로 지명되어 경영수업을 하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그에 대한 미련도 없는 듯하다. 그 후, 세오 유카코라는 여인의 아버지의 방문을 받게 되는데, 그녀가 바로 남편�� 찌는 여인이다. 아버지의 전언을 통해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알고 지낸 사이라고 한다. 남편은 왜 이런 상황들에 대한 해명을 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왜 그 여인은 잠든 아리마를 찌른 걸까? 테루의 “환상의 빛”에서와 같이, 설정이 유사한 부분이 많다. 물론 “환상의 빛”은 수신인이 없는 상황이고, 이 작품에서는 서신을 주고 받고 있다는 점이 결정적으로 다르다. 따라서, 한명의 감정 표현과 사실 언급에 대하여, 수신인이 일종이 첨삭을 통해 다듬거나, 확장시켜주고 있다. 일단 이야기를 풀어가는 화자는 아키지만, 실질적인 주인공은 아리마다. 유카코와의 어린 시절의 강렬한 추억을 계속 가슴 속에 품고 있어왔고, 재회 이후에 그 감정을 절정으로 치닫는다. 그 감정의 상승과 소멸, 그리고 회상의 과정을 지켜보면서, 우리는 그 감정의 불가해성 앞에서 회한에 잠기고, 한숨도 짖게 된다. 그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우리도 겪었을 강렬했던 열정의 기억들을 복기하면서... “이 편지를 쓰면서 저는 당신에게서 받은 모든 편지를 다시 읽어 보았습니다. 여러 가지 것들이 마음에 떠올랐습니다. 어느 것이나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저만의 마음의 무늬 같은 것입니다. 하지만 딱 하나 글로 전할 수 있는 게 있습니다. 자신의 목숨이라는 것을 본 당신은 그것에 의해 살아가는 것이 무서워졌다고 썼지요. 하지만 사실은 짧다고 하면 짧다고 할 수 있고 또 길다고 하면 길다고 할 수 있는 이 인생을 살아가기 위한 가장 강력한 양식이 되는 것을 본 것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 그건 그렇고 저는 왜 모차르트의 음악에서 그런 말을 생각해 낸 것일까요? “살아 있는 것과 죽은 것은 어쩌면 같은 일일지도 모른다.”... 우주의 불가사의한 구조, 생명의 불가사의한 구조라는 말이 지금 저에게 깊은 전율 같은 감정을 느끼게 합니다.” (p.276 ~ 277) #bookreview #서평 #북리뷰 #책리뷰 #독서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미야모토테루 #금수(계산동 우리집에서) https://www.instagram.com/p/CAATh5iFbSC/?igshid=1do12037qgty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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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uyol-kim · 5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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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미야모토 테루의 작품으로 가장 잘 알려진 작품인데다가, 무엇보다도 "어느 가족"으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1995년 감독 데뷔작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표제작 '환상의 빛'을 포함해 총 4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2010년 서커스에서 번역 출간된 판본이 절판된 이후, 여러 차례 미디어에 소개되면서 중고가가 10만원에 육박할 정도로 일군의 독자들의 애간장을 태운 끝에, 최근 바다출판사에서 정식으로 재출간된 것으로 알고 있다. 총 200페이지도 안되는 분량에 시원시원한 편집으로 읽는 데 그리 많은 시간과 수고는 필요치 않다. 하지만, 감정적인 소비는 대단하다. 표지에서 느껴지는 처연함이 내 가슴에 사무치는 경험을 하게 된다. 단연 내용보다는 분위기로 압도한다. 출산한 지 얼마 안된 유미코는, 애를 재우고 평소와는 달리 늦게까지 귀가하지 않는 남편을 기다리다 한통의 전화를 받게 된다. 철길을 걸어가던 남편의 죽음... 어린 시절 동네 친구로 만난 남편은 구두 한짝과 아파트 열쇠만을 남기고, 아무런 말도 남기지 않고 세상을 떠난다. 몇 년 후 살던 곳을 떠나 어느 한적한 해안 마을로 재혼을 위해 떠난다. 아무 일없이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중, 우연히 한 남자의 뒷모습을 보고, 기억 아니 가슴 속 저편에 있던 전 남편의 모습이 소환되며, 감정의 소용돌이 속으로 걷잡을 수 없이 휘말리게 된다. 어둠 속으로 뚜벅뚜벅 걸어가던 그 뒷모습을... 이 책에 수록된 네편 모두 죽음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모두 다 석연치 않은 죽음이고, 그 죽음을 통해 남겨진 사람들은 무언가를 상실했다. 하지만, 그 잃은 것은 무엇인지가 한결같이 모호하다. 이를테면, 장례식을 끝내고, 떠난 이의 유품들을 정리하다가 갑자기 터져나오는 그 알 수 없는 울음과 슬픔 같은 것이 아닐까 짐작만 해볼 뿐이다.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 난 왜 이렇게 한숨만 나오는지 모르겠다. #환상의빛 #미야모토테루 #서평 #북리뷰 #책리뷰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계산동 우리집에서) https://www.instagram.com/p/B8V8dcqF9SV/?igshid=1p6lrm2c8lp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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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uyol-kim · 5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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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는 작년 칸에서 "어느 가족"으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데뷔작, "환상의 빛"의 원작자 정도로 알려져 있는 미야모토 테루는, 나로써는 일본 작가로는 제일 좋아하는 작가다. 특유의 회화적인 필치에, 한때 여류작가로 착각했을 정도로 세심한 감정선의 기록 속에 스며있는 처연함이 완독 후에 진득하게 묻어난다. 반딧불강은, 데뷔작 "흙탕물 강"과 함께 실려있는 경단편집으로, "도톤보리 강"과 함께 강 3연작으로 불린다. 흙탕물 강은 초등학교 2학년 소년, 반딧불 강은 중학교 2학년 소년이 주인공으로 설정되어 있는데, 마치 황순원의 "소나기"를 읽는듯한 서정성과 함께, 주인공을 둘러싼 가족 및 주변 상황의 빈궁함이 전체적으로 우울한 감정선을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완전히 침잠한 상태가 아닌, 그 극단의 상황에서도 기묘한 희망이 녹아있다. 이 점이 독자로서 서늘하지만, 안도감으로 다가오는데, 이게 이 작가의 매력인 듯 싶다. 무엇보다도 이 가을에 무척이나 잘 어울리는 작품이라 하겠다. #반딧불강 #미야모토테루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책리뷰 #북리뷰 #서평(계산동 우리집에서) https://www.instagram.com/p/B34STcmlped/?igshid=imwdney3qhj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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