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Explore tagged Tumblr posts
Text


✉️┆𓏲 ࣪ sweetie pham 𓂃 🌸˖ ݁ 🌱



ㅤㅤ분홍과 초록의 ⺀ ˚ ༝ ◌ ⌒⌒ ୨୧ ꒱


#ㅤㅤ⠀ㅤ 𓇼ㅤ ㅤ𓂂ㅤㅤ ˚ㅤㅤ ◌ㅤ ͏͏͏ ͏͏͏ ͏͏͏ ͏͏͏ ͏͏͏ ͏͏͏ ͏͏͏ ͏͏͏ ͏͏͏ ͏͏͏ ͏͏͏ㅤ ͏͏͏ ͏͏͏ ͏͏͏ ͏͏͏ ͏͏͏ ͏͏͏ ͏͏͏ ͏͏#🧺#한니#hanni pham#hanni moodboard#moodboard#kpop icons#kpop layouts#kpop moodboard#newjeans#newjeans messy icons#newjeans mb#newjeans messy layouts#newjeans moodboard#messy moodboard#kpop bios#pink moodboard#green moodboard#pink and green#kpop#newjeans hanni
81 notes
·
View notes
Text

배중열 제목 _ 초록의 밤🌿 color pencil on paper 21x28cm
Source
20 notes
·
View notes
Text

🏖️ 2025년 6월, 꼭 가봐야 할 국내 축제와 여행지 추천!
6월은 여행하기 딱 좋은 계절! 🌿
초여름 햇살 아래 열리는 6월 축제 일정과 가볼만한 국내 여행지를 소개해요.
주말 나들이, 연인과의 여행, 가족과의 추억 만들기에도 제격! 📸
🎉 2025년 6월 주요 축제 일정
1.강릉 단오제 (6월 5일~6월 10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단오굿, 씨름, 국악 공연 등 전통문화 체험 가득
2.부산 바다축제 (6월 15일~6월 19일)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펼쳐지는 여름의 전초전
*EDM 파티, 마린 스포츠, 해변 퍼포먼스
3.제주 해녀문화축제 (6월 21일~6월 23일)
*제주 전통 해녀문화의 진수를 경험
*해녀 체험, 바다 음식 시식, 해안 걷기 축제
🌄 6월에 가볼만한 국내 여행지 Best 5
1.전라남도 담양 메타세쿼이아길
*초록의 터널길에서 인생샷 찰칵! 📷
*인근 죽녹원과 연계한 힐링 여행 추천
2.경상북도 봉화 청량산
*등산 + 계곡 트레킹으로 여름 더위 싹!
*청량사 고찰 탐방까지 겸하면 딱!
3.충청남도 태안 꽃지해변
*일몰 명소! 6월 중순부터는 해수욕장도 오픈
*태안 튤립공원은 덤!
4.강원도 양양 서피비치
*서핑 성지! 초보자도 쉽게 체험 가능
*인생샷 스팟 많은 해변 감성 충전
5.경기도 가평 자라섬
*캠핑족 필수 방문지
*여름밤, 별빛 가득한 감성 캠핑 가능
#2025년6월축제 #6월여행지추천 #국내여행 #강릉단오제 #부산바다��제 #제주해녀문화축제 #6월가볼만한곳 #여름국내여행 #6월여행계획 #여름축제 #여행스타그램 #주말여행추천
1 note
·
View note
Text
■5월 20일 탄생화, 괭이밥(Wood Sorrel)
- “겸손 속 빛나는 마음의 초록 별”
초록의 심장 모양 잎 사이로 피어오른 노란 별, 괭이밥(Wood Sorrel)은 평범한 들녘에 숨어 있는 겸손한 아름다움이다. ‘빛나는 마음’이라는 꽃말처럼, 조용히 피어 있지만 그 존재만으로도 따뜻한 빛을 전한다.
오늘 태어난 이들이 이 꽃처럼 어디서든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는 사람으로 빛나기를 축하한다.
첨부된 꽃 사진은 인공지능 시대, 생성형 AI가 정성을 담아 그린 실사 스타일 이미지로, 오늘을 살아가는 모두에게 보내는 디지털 자연의 선물이다.
#풀꽃치유산업연구소 #시니어스마트폰활용교육 #시니어디지털금융교육 #행복코치 #김동영디지털교육강사 #꽃말이좋아요 #야생화기고가추천 #디지털치유 #생성형AI이미지 #공감된다면좋아요!
●생성형 AI 이미지 생성 ���롬프트 (전문가용):
흙이 드러난 자연 토양 위에 자생적으로 자란 괭이밥(Wood Sorrel)을 사실적으로 그려주세요. 심장 모양의 짙은 초록색 삼엽 잎이 촘촘히 퍼져 있고, 그 사이로 작은 노란색 꽃이 수십 송이 고르게 피어 있습니다. 꽃은 각각 다섯 개의 둥근 꽃잎을 가지며, 밝은 노란색이며 중심은 살짝 주황빛을 띕니다. 주변에는 잎이 오므라든 것도 있고, 일부는 줄기 끝에 꽃봉오리도 있습니다. 주변 배경은 자연스러운 황갈색 흙과 돌, 잡초들이 섞여 있어 자연스러운 들판 느낌을 줍니다. 전체적으로 채광은 자연광으로 따뜻하고 밝으며, 하단 오른쪽에 "행복코치 김동영" 문구를 삽입해주세요. 스타일은 실사 사진처럼 고해상도이며 선명한 질감 표현이 특징입니다.
◇초록 속 노란 별, 괭이밥(이미지생성: GPT-4o)
0 notes
Text
재탄생한 '마당을 나온 암탉'은 양계장을 탈출한 암탉 잎싹과 철부지 청둥오리 초록의 꿈을 향한 위대한 모험을 그린다. 이번 작품에는 컴퓨터 비전 AI 스타트업 인쇼츠의 'AI 슈퍼스케일러' 솔루션이 적용됐다. AI 슈퍼스케일러는 영화, TV시리즈 등 영상 콘텐츠의 원본 품질을 초고품질로 향상시키는 인쇼츠만의 AI 리패키징 기술이다. 인쇼츠의 고도화된 기술력을 통해 실사화를 방불케 하는 섬세한 작화를 4K 화질로 만날 수 있어 관객들에게 새로운 감동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공개된 메인 포스터는 자신의 꿈을 위해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잎싹과 천진난만한 표정의 어린 시절 초록의 모습을 담고 있다.
0 notes
Text
✨ 숨막히는 절경, 알프스의 보석 돌로미티 ✨
이탈리아 북부의 숨겨진 보석, **돌로미티(Dolomites)**에서 자연의 위대함을 온몸으로 느껴보세요! 🏔️❄️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곳은 마치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풍경으로 여행자를 사로잡습니다. 🏞️ 돌로미티의 매력 포인트
🌟 끝없이 펼쳐진 알프스 산맥 • 웅장한 봉우리들과 고요한 호수들이 어우러진 풍경은 절대 잊을 수 없습니다. • **트레 치메 디 라바레도(Tre Cime di Lavaredo)**와 같은 랜드마크는 꼭 방문해야 할 명소입니다.
🌟 계절마다 다른 매력 • 겨울: 하얀 눈으로 뒤덮인 풍경과 스키, 스노보드 같은 겨울 스포츠의 천국! • 여름: 청명한 하늘 아래 펼쳐진 초록의 초원과 트레킹의 즐거움.
🌟 감동적인 호수 풍경 • 브라이에스 호수(Lago di Braies): 에메랄드빛 물과 그림 같은 산맥이 어우러진 최고의 사진 명소. • 카라차 호수(Lago di Carezza): “무지개의 호수”라 불리며 동화 같은 풍경을 자랑합니다.
🌿 돌로미티에서 꼭 해야 할 것들
1️⃣ 트레킹과 하이킹 • 초보자부터 전문가까지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트레일 코스. • 걷는 내내 자연이 주는 평화와 경이로움을 느껴보세요.
2️⃣ 사진 찍기 좋은 스팟 탐방 • **미주리나 호수(Lago di Misurina)**와 **세체다(Seceda)**는 인생샷을 남길 수 있는 최고의 장소입니다.
3️⃣ 현지 음식 즐기기 • 트레킹 후에는 따뜻한 이탈리아 알프스 요리를 즐겨보세요. 리조또와 폴렌타, 알프스 치즈는 놓칠 수 없습니다.
✈️ 여행 팁 • 돌로미티는 베네치아와 밀라노에서 기차나 차로 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 주요 도시에서는 돌로미티 투어를 예약해 편리하게 방문할 수 있습니다. • 겨울에는 따뜻한 옷과 방한 용품 필수! 여름에는 트레킹화를 꼭 준비하세요.
✨ 알프스의 숨은 보석, 돌로미티에서 자연과 하나가 되는 여행을 떠나보세요! 잊지 못할 순간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
#이탈리아여행 #돌로미티 #알프스여행 #유럽여행 #브라이에스호수 #트레킹 #겨울여행 #여름여행 #인생여행 #떼아모투어
1 note
·
View note
Text
빛과 실
지난해 1월, 이사를 위해 창고를 정리하다 낡은 구두 상자 하나가 나왔다. 열어보니 유년 시절에 쓴 일기장 여남은 권이 담겨 있었다. 표지에 ‘시집’이라는 단어가 연필로 적힌 얇은 중철 제본을 발견한 것은 그 포개어진 일기장들 사이에서였다. A5 크기의 갱지 다섯 장을 절반으로 접고 스테이플러로 중철한 조그만 책자. 제목 아래에는 삐뚤빼뚤한 선 두 개가 나란히 그려져 있었다. 왼쪽에서부터 올라가는 여섯 단의 계단 모양 선 하나와, 오른쪽으로 내려가는 일곱 단의 계단 같은 선 하나. 그건 일종의 표지화였을까? 아니면 그저 낙서였을 뿐일까? 책자의 뒤쪽 표지에는 1979라는 연도와 내 이름이, 내지에는 모두 여덟 편의 시들이 표지 제목과 같은 연필 필적으로 또박또박 적혀 있었다. 페이지의 하단마다에는 각기 다른 날짜들이 시간순으로 기입되어 있었다. 여덟 살 아이답게 천진하고 서툰 문장들 사이에서, 4월의 날짜가 적힌 시 한 편이 눈에 들어왔다. 다음의 두 행짜리 연들로 시작되는 시였다.
사랑이란 어디 있을까?
팔딱팔딱 뛰는 나의 가슴 속에 있지.
사랑이란 무얼까?
우리의 가슴과 가슴 사이를 연결해주는 금실이지.
사십여 년의 시간을 단박에 건너, 그 책자를 만들던 오후의 기억이 떠오른 건 그 순간이었다. 볼펜 깍지를 끼운 몽당연필과 지우개 가루, 아버지의 방에서 몰래 가져온 커다란 철제 스테이플러. 곧 서울로 이사하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된 뒤, 그동안 자투리 종이들과 공책들과 문제집의 여백, 일기장 여기저기에 끄적여놓았던 시들을 추려 모아두고 싶었던 마음도 이어 생각났다. 그 ‘시집’을 다 만들고 나자 어째서인지 누구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아졌던 마음도.
일기장들과 그 책자를 원래대로 구두 상자 안에 포개어 넣고 뚜껑을 덮기 전, 이 시가 적힌 면을 휴대폰으로 찍어두었다. 그 여덟 살 아이가 사용한 단어 몇 개가 지금의 나와 연결되어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뛰는 가슴 속 내 심장. 우리의 가슴과 가슴 사이. 그걸 잇는 금(金)실- 빛을 내는 실.
*
그후 14년이 흘러 처음으로 시를, 그 이듬해에 단편소설을 발표하며 나는 ‘쓰는 사람’이 되었다. 다시 5년이 더 흐른 뒤에는 약 3년에 걸쳐 완성한 첫 장편소설을 발표했다. 시를 쓰는 일도, 단편소설을 쓰는 일도 좋아했지만-지금도 좋아한다- 장편소설을 쓰는 일에는 특별한 매혹이 있었다. 완성까지 아무리 짧아도 1년, 길게는 7년까지 걸리는 장편소설은 내 개인적 삶의 상당한 기간들과 맞바꿈된다. 바로 그 점이 나는 좋았다. 그렇게 맞바꿔도 좋다고 결심할 만큼 중요하고 절실한 질문들 속으로 들어가 머물 수 있다는 것이.
하나의 장편소설을 쓸 때마다 나는 질문들을 견디며 그 안에 산다. 그 질문들의 끝에 다다를 때-대답을 찾아낼 때가 아니라- 그 소설을 완성하게 된다. 그 소설을 시작하던 시점과 같은 사람일 수 없는, 그 소설을 쓰는 과정에서 변형된 나는 그 상태에서 다시 출발한다. 다음의 질문들이 사슬처럼, 또는 도미노처럼 포개어지고 이어지며 새로운 소설을 시작하게 된다.
세번째 장편소설인 <채식주의자>를 쓰던 2003년부터 2005년까지 나는 그렇게 몇 개의 고통스러운 질문들 안에서 머물고 있었다. 한 인간이 완전하게 결백한 존재가 되는 것은 가능한가? 우리는 얼마나 깊게 폭력을 거부할 수 있는가? 그걸 위해 더이상 인간이라는 종에 속하기를 ���부하는 이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폭력을 거부하기 위해 육식을 거부하고, 종내에는 스스로 식물이 되었다고 믿으며 물 외의 어떤 것도 먹으려 하지 않는 여주인공 영혜는 자신을 구원하기 위해 매 순간 죽음에 가까워지는 아이러니 안에 있다. 사실상 두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영혜와 인혜 자매는 소리 없이 비명을 지르며, 악몽과 부서짐의 순간들을 통과해 마침내 함께 있다. 이 소설의 세계 속에서 영혜가 끝까지 살아 있기를 바랐으므로 마지막 장면은 앰뷸런스 안이다. 타오르는 초록의 불꽃 같은 나무들 사이로 구급차는 달리고, 깨어 있는 언니는 뚫어지게 창밖을 쏘아본다. 대답을 기다리듯, 무엇인가에 항의하듯. 이 소설 전체가 그렇게 질문의 상태에 놓여 있다. 응시하고 저항하며. 대답을 기다리며.
그 다음의 소설 <바람이 분다, 가라>는 이 질문들에서 더 나아간다. 폭력을 거부하기 위해 삶과 세계를 거부할 수는 없다. 우리는 결국 식물이 될 수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나아갈 것인가? 정체와 이탤릭체의 문장들이 충돌하며 흔들리는 미스터리 형식의 이 소설에서, 오랫동안 죽음의 그림자와 싸워왔던 여주인공은 친구의 돌연한 죽음이 자살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분투한다. 마지막 장면에서 죽음과 폭력으로부터 온힘을 다해 배로 기어나오는 그녀의 모습을 쓰며 나는 질문하고 있었다. 마침내 우리는 살아남아야 하지 않는가? 생명으로 진실을 증거해야 하는 것 아닌가?
다섯번째 장편소설인 <희랍어 시간>은 그 질문에서 다시 더 나아간다. 우리가 정말로 이 세계에서 살아나가야 한다면, 어떤 지점에서 그것이 가능한가? 말을 잃은 여자와 서서히 시력을 잃어가는 남자는 각자의 침묵과 어둠 속에서 고독하게 나아가다가 서로를 발견한다. 이 소설을 쓰는 동안 나는 촉각적 순간들에 집중하고 싶었다. 침묵과 어둠 속에서, 손톱을 바싹 깎은 여자의 손이 남자의 손바닥에 몇 개의 단어를 쓰는 장면을 향해 이 소설은 느린 속력으로 전진한다. 영원처럼 부풀어오르는 순간의 빛 속에서 두 사람은 서로에게 자신의 연한 부분을 보여준다. 이 소설을 쓰며 나는 묻고 싶었다. 인간의 가장 연한 부분을 들여다보는 것- 그 부인할 수 없는 온기를 어루만지는 것- 그것으로 우리는 마침내 살아갈 수 있는 것 아닐까, 이 덧없고 폭력적인 세계 가운데에서?
그 질문의 끝에서 나는 다음의 소설을 상상했다. <희랍어 시간>을 출간한 후 찾아온 2012년의 봄이었다. 빛과 따스함의 방향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소설을 쓰겠다고 나는 생각했다. 마침내 삶을, 세계를 끌어안는 그 소설을 눈부시게 투명한 감각들로 충전하겠다고. 제목을 짓고 앞의 20페이지 정도까지 쓰다 멈춘 것은, 그 소설을 쓸 수 없게 하는 무엇인가가 내 안에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
그 시점까지 나는 광주에 ���해 쓰겠다는 생각을 단 한번도 해보지 않았다.
1980년 1월 가족과 함께 광주를 떠난 뒤 4개월이 채 지나지 않아 그곳에서 학살이 벌어졌을 때 나는 아홉 살이었다. 이후 몇 해가 흘러 서가에 거꾸로 꽂힌 ‘광주 사진첩’을 우연히 발견해 어른들 몰래 읽었을 때는 열두 살이었다. 쿠데타를 일으킨 신군부에 저항하다 곤봉과 총검, 총격에 살해된 시민���과 학생들의 사진들이 실려 있는, 당시 정권의 철저한 언론 통제로 인해 왜곡된 진실을 증거하기 위해 유족들과 생존자들이 비밀리에 제작해 유통한 책이었다. 어렸던 나는 그 사진들의 정치적 의미를 정확히 이해할 수 없었으므로, 그 훼손된 얼굴들은 오직 인간에 대한 근원적인 의문으로 내 안에 새겨졌다. 인간은 인간에게 이런 행동을 하는가, 나는 생각했다. 동시에 다른 의문도 있었다. 같은 책에 실려 있는, 총상자들에게 피를 나눠주기 위해 대학병원 앞에서 끝없이 줄을 서 있는 사람들의 사진이었다. 인간은 인간에게 이런 행동을 하는가. 양립할 수 없어 보이는 두 질문이 충돌해 풀 수 없는 수수께끼가 되었다.
그러니까 2012년 봄, ‘삶을 껴안는 눈부시게 밝은 소설’을 쓰려고 애쓰던 어느 날, 한번도 풀린 적 없는 그 의문들을 내 안에서 다시 만나게 된 것이었다. 오래 전에 이미 나는 인간에 대한 근원적 신뢰를 잃었다. 그런데 어떻게 세계를 껴안을 수 있겠는가? 그 불가능한 수수께끼를 대면하지 않으면 앞으로 갈 수 없다는 것을, 오직 글쓰기로만 그 의문들을 꿰뚫고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 순간이었다.
그후 1년 가까이 새로 쓸 소설에 대한 스케치를 하며, 1980년 5월 광주가 하나의 겹으로 들어가는 소설을 상상했다. 그러다 망월동 묘지에 찾아간 것은 같은 해 12월, 눈이 몹시 내리고 난 다음날 오후였다. 어두워질 무렵 심장에 손을 얹고 얼어붙은 묘지를 걸어나오면서 생각했다. 광주가 하나의 겹이 되는 소설이 아니라, 정면으로 광주를 다루는 소설을 쓰겠다고. 9백여 명의 증언을 모은 책을 구해, 약 한 달에 걸쳐 매일 아홉 시간씩 읽어 완독했다. 이후 광주뿐 아니라 국가폭력의 다른 사례들을 다룬 자료들을, 장소와 시간대를 넓혀 인간들이 전 세계에 걸쳐, 긴 역사에 걸쳐 반복해온 학살들에 대한 책들을 읽었다.
그렇게 자료 작업을 하던 시기에 내가 떠올리곤 했던 두 개의 질문이 있다. 이십대 중반에 일기장을 바꿀 때마다 맨 앞페이지에 적었던 문장들이다.
현재가 과거를 도울 수 있는가?
산 자가 죽은 자를 구할 수 있는가?
자료를 읽을수록 이 질문들은 불가능한 것으로 판명되는 듯했다. 인간성의 가장 어두운 부분들을 지속적으로 접하며, 오래 전에 금이 갔다고 생각했던 인간성에 대한 믿음이 마저 깨어지고 부서지는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이 소설을 쓰는 일을 더이상 진척할 수 없겠다고 거의 체념했을 때 한 젊은 야학 교사의 일기를 읽었다. 1980년 오월 당시 광주에서 군인들이 잠시 물러간 뒤 열흘 동안 이루어졌던 시민자치의 절대공동체에 참여했으며, 군인들이 되돌아오기로 예고된 새벽까지 도청 옆 YWCA에 남아 있다 살해되었던, 수줍은 성격의 조용한 사람이었다는 박용준은 마지막 밤에 이렇게 썼다. “하느님, 왜 저에게는 양심이 있어 이렇게 저를 찌르고 아프게 하는 것입니까? 저는 살고 싶습니다.”
그 문장들을 읽은 순간, 이 소설이 어느 쪽으로 가야 하는지 벼락처럼 알게 되었다. 두 개의 질문을 이렇게 거꾸로 뒤집어야 한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다.
과거가 현재를 도울 수 있는가?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할 수 있는가?
이후 이 소설을 쓰는 동안, 실제로 과거가 현재를 돕고 있다고, 죽은 자들이 산 자를 구하고 있다고 느낀 순간들이 있었다. 이따금 그 묘지에 다시 찾아갔는데, 이상하게도 갈 때마다 날이 맑았다. 눈을 감으면 태양의 주황빛이 눈꺼풀 안쪽에 가득 찼다. 그것이 생명의 빛이라고 나는 느꼈다. 말할 수 없이 따스한 빛과 공기가 내 몸을 에워싸고 있다고.
열두 살에 그 사진첩을 본 이후 품게 된 나의 의문들은 이런 것이었다. 인간은 어떻게 이토록 폭력적인가? 동시에 인간은 어떻게 그토록 압도적인 폭력의 반대편에 설 수 있는가? 우리가 인간이라는 종에 속한다는 사실은 대체 무엇을 의미하는가? 인간의 참혹과 존엄 사이에서, 두 벼랑 사이를 잇는 불가능한 허공의 길을 건너려면 죽은 자들의 도움이 필요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어린 동호가 어머니의 손을 힘껏 끌고 햇빛이 비치는 쪽으로 걸었던 것처럼.
당연하게도 나는 그 망자들에게, 유족들과 생존자들에게 일어난 어떤 일도 돌이킬 수 없었다. 할 수 있는 것은 내 몸의 감각과 감정과 생명을 빌려드리는 것뿐이었다. 소설의 처음과 끝에 촛불을 밝히고 싶었기에, 당시 시신을 수습하고 장례식을 치르는 곳이었던 상무관에서 첫 장면을 시작했다. 그곳에서 열다섯 살의 소년 동호가 시신들 위로 흰 천을 덮고 촛불을 밝힌다. 파르스름한 심장 같은 불꽃의 중심을 응시한다.
이 소설의 한국어 제목은 <소년이 온다>이다. ‘온다’는 ‘오다’라는 동사의 현재형이다. 너라고, 혹은 당신이라고 2인칭으로 불리는 순간 희끄무레한 어둠 속에서 깨어난 소년이 혼의 걸음걸이로 현재를 향해 다가온다. 점점 더 가까이 걸어와 현재가 된다. 인간의 잔혹성과 존엄함이 극한의 형태로 동시에 존재했던 시공간을 광주라고 부를 때, 광주는 더이상 한 도시를 가리키는 고유명사가 아니라 보통명사가 된다는 것을 나는 이 책을 쓰는 동안 알게 되었다. 시간과 공간을 건너 계속해서 우리에게 되돌아오는 현재형이라는 것을. 바로 지금 이 순간에도.
*
그렇게 <소년이 온다>를 완성해 마침내 출간한 2014년 봄, 나를 놀라게 한 것은 독자들이 이 소설을 읽으며 느꼈다고 고백해온 고통이었다. 내가 이 소설을 쓰는 과정에서 느낀 고통과, 그 책��� 읽은 사람들이 느꼈다고 말하는 고통이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에 대해 나는 생각해야만 했다. 그 고통의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는 인간성을 믿고자 하기에, 그 믿음이 흔들릴 때 자신이 파괴되는 것을 느끼는 것일까? 우리는 인간을 사랑하고자 하기에, 그 사랑이 부서질 때 고통을 느끼는 것일까? 사랑에서 고통이 생겨나고, 어떤 고통은 사랑의 증거인 것일까?
같은 해 유월에 꿈을 꾸었다. 성근 눈이 내리는 벌판을 걷는 꿈이었다. 벌판 가득 수천 수만 그루의 검은 통나무들이 심겨 있고, 하나하나의 나무 뒤쪽마다 무덤의 봉분들이 있었다. 어느 순간부터 운동화 아래에 물이 밟혀 뒤를 돌아보자, 지평선인 줄 알았던 벌판의 끝에서부터 바다가 밀려들어오고 있었다. 왜 이런 곳에다 이 무덤들을 썼을까, 나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아래쪽 무덤들의 뼈들은 모두 쓸려가버린 것 아닐까. 위쪽 무덤들의 뼈들이라도 옮겨야 하는 것 아닐까, 더 늦기 전에 지금. 하지만 어떻게 그게 가능할까? 나에게는 삽도 없는데. 벌써 발목까지 물이 차오르고 있는데. 꿈에서 깨어나 아직 어두운 창문을 보면서, 이 꿈이 무엇인가 중요한 것을 말하고 있다고 느꼈다. 꿈을 기록한 뒤에는 이것이 다음 소설의 시작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것이 어떤 소설일지 아직 알지 못한 채 그 꿈에서 뻗어나갈 법한 몇 개의 이야기를 앞머리만 썼다 지우기를 반복하다가, 2017년 12월부터 2년여 동안 제주도에 월세방을 얻어 서울을 오가는 생활을 했다. 바람과 빛과 눈비가 매순간 강렬한 제주의 날씨를 느끼며 숲과 바닷가와 마을길을 걷는 동안 소설의 윤곽이 차츰 또렷해지는 것을 느꼈다. <소년이 온다>를 쓸 때와 비슷한 방식으로 학살 생존자들의 증언들을 읽고 자료를 공부하며, 언어로 치환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게 느껴지는 잔혹한 세부들을 응시하며 최대한 절제하여 써간 <작별하지 않는다>를 출간한 것은, 검은 나무들과 밀려오는 바다의 꿈을 꾼 아침으로부터 약 7년이 지났을 때였다.
소설을 쓰는 동안 사용했던 몇 권의 공책들에 나는 이런 메모를 했다.
생명은 살고자 한다. 생명은 따뜻하다.
죽는다는 건 차가워지는 것. 얼굴에 쌓인 눈이 녹지 않는 것.
죽인다는 것은 차갑게 만드는 것.
역사 속에서의 인간과 우주 속에서의 인간.
바람과 해류. 전세계를 잇는 물과 바람의 순환. 우리는 연결되어 있다. 연결되어 있다, 부디.
이 소설은 모두 3부로 이루어져 있다. 1부의 여정이 화자인 경하가 서울에서부터 제주 중산간에 있는 인선의 집까지 한 마리 새를 구하기 위해 폭설을 뚫고 가는 횡의 길이라면, 2부는 그녀와 인선이 함께 인간의 밤 아래로-1948년 겨울 제주도에서 벌어졌던 민간인 학살의 시간으로-, 심해 아래로 내려가는 수직의 길이다. 마지막 3부에서 두 사람이 그 바다 아래에서 촛불을 밝힌다.
친구인 경하와 인선이 촛불을 넘겼다가 다시 건네받듯 함께 끌고 가는 소설이지만, 그들과 연결되어 있는 진짜 주인공은 인선의 어머니인 정심이다. 학살에서 살아남은 뒤, 사랑하는 사람의 뼈 한 조각이라도 찾아내 장례를 치르고자 싸워온 사람. 애도를 종결하지 않는 사람. 고통을 품고 망각에 맞서는 사람. 작별하지 않는 사람. 평생에 걸쳐 고통과 사랑이 같은 밀도와 온도로 끓고 있던 그녀의 삶을 들여다보며 나는 묻고 있었던 것 같다. 우리는 얼마나 사랑할 수 있는가? 어디까지가 우리의 한계인가? 얼마나 사랑해야 우리는 끝내 인간으로 남는 것인가?
*
<작별하지 않는다>를 출간한 뒤 3년이 흐른 지금, 아직 나는 다음의 소설을 완성하지 못하고 있다. 그 책을 완성한 다음에 쓸 다른 소설도 오래 전부터 나를 기다리고 있다. 태어난 지 두 시간 만에 세상을 떠난 언니에게 내 삶을 잠시 빌려주려 했던, 무엇으로도 결코 파괴될 수 없는 우리 안의 어떤 부분을 들여다보고 싶었던 <흰>과 형식적으로 연결되는 소설이다. 완성의 시점들을 예측하는 것은 언제나처럼 불가능하지만, 어쨌든 나는 느린 속도로나마 계속 쓸 것이다. 지금까지 쓴 책들을 뒤로 하고 앞으로 더 나아갈 것이다. 어느 사이 모퉁이를 돌아 더이상 과거의 책들이 보이지 않을 만큼, 삶이 허락하는 한 가장 멀리.
내가 그렇게 멀리 가는 동안, 비록 내가 썼으나 독자적인 생명을 지니게 된 나의 책들도 자신들의 운명에 따라 여행을 할 것이다. 차창 밖으로 초록의 불꽃들이 타오르는 앰뷸런스 안에서 영원히 함께 있게 된 두 자매도. 어둠과 침묵 속에서 남자의 손바닥에 글씨를 쓰고 있는, 곧 언어를 되찾게 될 여자의 손가락도. 태어난 지 두 시간 만에 세상을 떠난 내 언니와, 끝까지 그 아기에게 ‘죽지 마, 죽지 마라 제발’이라고 말했던 내 젊은 어머니도. 내 감은 눈꺼풀들 속에 진한 오렌지빛으로 고이던, 말할 수 없이 따스한 빛으로 나를 에워싸던 그 혼들은 얼마나 멀리 가게 될까? 학살이 벌어진 모든 장소에서, 압도적인 폭력이 쓸고 지나간 모든 시간과 공간에서 밝혀지는, 작별하지 않기를 맹세하는 사람들의 촛불은 어디까지 여행하게 될까? 심지에서 심지로, 심장에서 심장으로 이어지는 금(金)실을 타고?
*
지난해 1월 낡은 구두 상자에서 찾아낸 중철 제본에서, 1979년 4월의 나는 두 개의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고 있었다.
사랑이란 어디 있을까?
사랑은 무얼까?
한편 <작별하지 않는다>를 출간한 2021년 가을까지, 나는 줄곧 다음의 두 질문이 나의 핵심이라고 생각해왔었다.
세계는 왜 이토록 폭력적이고 고통스러운가?
동시에 세계는 어떻게 이렇게 아름다운가?
이 두 질문 사이의 긴장과 내적 투쟁이 내 글쓰기를 밀고 온 동력이었다고 오랫동안 믿어왔다. 첫 장편소설부터 최근의 장편소설까지 내 질문들의 국면은 계속해서 변하며 앞으로 나아갔지만, 이 질문들만은 변하지 않은 일관된 것이었다고. 그러나 이삼 년 전부터 그 생각을 의심하게 되었다. 정말 나는 2014년 봄 <소년이 온다>를 출간하고 난 뒤에야 처음으로 사랑에 대해- 우리를 연결하는 고통에 대해- 질문했던 것일까? 첫 소설부터 최근의 소설까지, 어쩌면 내 모든 질문들의 가장 깊은 겹은 언제나 사랑을 향하고 있었던 것 아닐까? 그것이 내 삶의 가장 오래고 근원적인 배음이었던 것은 아닐까?
사랑은 ‘나의 심장’이라는 개인적인 ���소에 위치한다고 1979년 4월의 아이는 썼다. (팔딱팔딱 뛰는 나의 가슴 속에 있지.) 그 사랑의 정체에 대해서는 이렇게 대답했다. (우리의 가슴과 가슴 사이를 연결해주는 금실이지.)
소설을 쓸 때 나는 신체를 사용한다.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맛보고 부드러움과 온기와 차가움과 통증을 느끼는, 심장이 뛰고 갈증과 허기를 느끼고 걷고 달리고 바람과 눈비를 맞고 손을 맞잡는 모든 감각의 세부들을 사용한다. 필멸하는 존재로서 따뜻한 피가 흐르는 몸을 가진 내가 느끼는 그 생생한 감각들을 전류처럼 문장들에 불어넣으려 하고, 그 전류가 읽는 사람들에게 전달되는 것을 느낄 때면 놀라고 감동한다. 언어가 우리를 잇는 실이라는 것을, 생명의 빛과 전류가 흐르는 그 실에 나의 질문들이 접속하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는 순간에. 그 실에 연결되어주었고, 연결되어줄 모든 분들에게 마음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0 notes
Video
youtube
임동현展(킴스아트필드 미술관)_20241102
유럽에서 활동 중인 전원근 작가의 개인전 ‘빛이 머문 흔적들’이 10월 30일부터 12월 10일까지 데이트갤러리에서 열립니다. 작가는 독일 뒤셀도르프 예술아카데미 출신으로, 빨강, 노랑, 파랑, 초록의 색을 40~50회 이상 얇게 겹쳐 고고학적 접근 방식의 독창적 회화를 선보이는데요, 그의 작업은 전통적 스푸마토 기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자연의 색과 감정을 추상적 언어로 표현합니다. 많은 관람 바랍니다.^^(~12월 10일, 데이트갤러리), http://www.artv.kr/?p=11431
0 notes
Text
사려니숲 (Saryeoni Forest)
urin supsogui gire noyeojin donghwa sok juinggongdeul gata geudae hayan ot numbusin chorogui supsogeul hwanhage bakhine naneun gamanhi nuneul gamgo geudael barabone saryeo gipeun sup ssodajineun haepbit chukbokcheoreom uril bichun saryeo gipdeon saram naui soneul japgo saedeureul ttaraseo geonildeon geunarui uri moseup geurimcheoreom namainne aaa 우린 숲속의 길에 놓여진 동화 속 주인공들 같아 그대 하얀 옷 눈부신 초록의 숲속을 환하게…
0 notes
Text
나는 아직 그 더벅머리 이름을 모른다 밤이 깊으면 여우처럼 몰래 누나 방으로 숨어들던 산사내 봉창으로 다가와 노루발과 다래를 건네주며 씽긋 웃던 큰 발 만질라치면 어느새 뒷담을 타고 사라지던 사내 벙뎀이 감시초에서 총알이 날고 뒷산에 수색대의 관솔불이 일렁여도 검은 손은 어김없이 찾아와 칡뿌리를 내밀었다 기슭을 타고 온 놀란 짐승을 안고 끓는 밤 숨죽이던 누나가 보따리를 싸 산으로 도망간 건 그날밤 노린내 나는 피를 흘리며 사내는 대창에 찔려 뒷담에 걸려 있었다 지서에서 돌아온 아버지가 대밭에 숨고 집이 불타도 누나는 오지 않았다 이웃 동네에 내려온 만삭의 처녀가 밤을 도와 싱싱한 사내애를 낳고 갔다는 소문이 퍼졌을
우리 고향 웃사둘 마을에는 감이 익겠지 학교에서 돌아오면 나무에 올라 주린 배를 참으며 노래 불렀지 가을볕 부신 햇살에 감이 익어라고 푸른 하늘 한가득 서리 묻은 감이 익어라고 가지 가지 사이로 머리통을 흔들며 노래 슬픈 노래 불렀지 아 길태는 어데 갔노 저녁이 지날 때까지 나무에 달라붙어 연기 오르지 않는 빈 굴뚝을 바라보며 작은 주먹으로 눈물 훔치던 아 길태는 어데 갔노 다리 저는 홀어머니 감나무 밑에 남겨둔 채
이 바람 지나면 동백꽃 핀다 바다여 하늘이여 한 사나흘 꽝꽝 추워라ashutup
목련이 활짝 핀 봄날이었다. 인도네시아 출신의 불법체류 노동자 누르 푸아드(30세)는 인천의 한 업체 기숙사 3층에서 모처럼 아내 리나와 함께 단란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목련이 활짝 핀 아침이었다. 우당탕거리는 구둣발 소리와 함께 갑자기 들이닥친 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들이 다짜고짜 그와 아내의 손목에 수갑을 채우기 시작했다. 겉옷을 갈아입겠다며 잠시 수갑을 풀어달라고 했다. 그리고 그 짧은 순간 푸아드는 창문을 통해 옆건물 옥상으로 뛰어내리다 그만 발을 헛디뎌 바닥으로 떨어져 숨지고 말았다. 목련이 활짝 핀 눈부신 봄날 아침이었다.
어서 오라 그리운 얼굴 산 넘고 물 건너 발 디디러 간 사람아 댓잎만 살랑여도 너 기다리는 얼굴들 봉창 열고 슬픈 눈동자를 태우는데 이 밤이 새기 전에 땅을 울리며 오라 어서 어머님의 긴 이야기를 듣자
잠자리 한 마리가 감나무 가지 끝에 앉아 종일을 졸고 있다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지 않고 차가운 소나기가 가지를 후려쳐도 옮겨앉지 않는다 가만히 다가가보니 거기 그대로 그만 아슬히 입적하시었
화살 하나가 공중을 가르고 과녁에 박혀 전신을 떨듯이 나는 나의 언어가 바람 속을 뚫고 누군가의 가슴에 닿아 마구 떨리면서 깊어졌으면 좋겠다 불씨처럼 아니 온몸의 사랑의 첫 발성처럼
아르헨띠나의 ‘5월 어머니회’는 지금도 세 가지의 금도를 지킨다고 한다. 첫째로 실종된 자식들의 주검을 발굴하지 않으며, 둘째로 기념비를 세우지 않으며, 셋째로 금전보상을 받지 않는다. 왜냐하면 아이들은 아직 그들의 가슴속에��� 결코 죽은 것이 아니며, 그들의 고귀한 정신을 절대로 차가운 돌 속에 가둘 수 없으며, 불의에 항거하다 죽거나 실종된 자식들의 영혼을 돈으로 모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명의 레바논 민간인들이 숨진 카나 마을의 한 중학교 교실, 이스라엘군의 무차별 공습으로 집이 날아간 네 가족의 난민들이 살고 있었다. 한 젊은 여인은 남동생을 잃었다고 했고 한 할머니는 장성한 아들을 잃었다고 했다. KBS 기자가 마이크를 들이대자 여인은 차도르 밖으로 드러난 검은 눈을 굴리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할머니는 흐느끼면서 “이제 알라신밖에 의지할 곳은 없다. 그분께서 반드시 우리를 도와주실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를테면 수양의 늘어진 가지가 담을 넘을 때 그건 수양 가지만의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얼굴 한 번 못 마주친 애먼 뿌리와 잠시 살 붙였다 적막히 손을 터는 꽃과 잎이 혼연일체 밀어주지 않았다면 가지 혼자서는 한없이 떨기만 했을 것이다
한 닷새 내리고 내리던 고집 센 비가 아니었으면 밤새 정분만 쌓던 도리없는 폭설이 아니었으면 담을 넘는다는게 가지에게는 그리 신명나는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무엇보다 가지의 마음을 머뭇 세우고 담 밖을 가둬두는 저 금단의 담이 아니었으면 담의 몸을 가로지르고 담의 정수리를 타넘어 담을 열 수 있다는 걸 수양의 늘어진 가지는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니까 목련가지라든가 감나무 가지라든가 줄장미 줄기라든가 담쟁이 줄기라든가 가지가 담을 넘을 때 가지에게 담은 무명에 일 획을 긋는 도박이자 도반이었을 것이다
참새는 천적인 솔개네 둥지 밑에 몰래 집을 짓는다 무덤새는 뜨거운 모래 밑에 제 몸 수백 배 집을 짓는다 고릴라는 잠이 오면 그제서야 숲속 하룻밤 집을 짓는다 너구리는 오소리 집을 슬쩍 빌려서 잔다 날다람쥐는 나무의 상처 속 구멍집을 짓는다 꿀벌과 흰개미는 집과 집을 이어 끝없는 떼집을 짓는다 수달을 물과 물 중간에 굴집을 짓는다 물거미는 물속에 텅 빈 공기집을 짓는다 바퀴벌레는 사람들 집 틈새에 빌붙어 산다 집게는 소라 껍데기에 들고 다니는 집을 짓는다
세상 모든 짐승들은 제 몸을 지붕으로 덮고 제 몸을 벽으로 세워 제 몸에 맞는 집을 짓고 산다 제 몸이 원하는 대로 제 몸이 기억하는 대로
큼직한 집을 짓는다 살아 있는 하루가 끔찍하다 하나 더 들여놓고 한 평 더 늘리느라 오늘도 나는
지난 오월 단옷날, 처음 만나던 날 우리 둘이서, 그늘 밑에 서있던 그 무성하고 푸르던 나무같이 늘 안녕히 안녕히 계세요.
저승이 어딘지는 똑똑히 모르지만, 춘향의 사랑보단 오히려 더 먼 딴 나라는 아마 아닐 것입니다.
천 길 땅 밑을 검은 물로 흐르거나 도솔천의 하늘을 구름으로 날더라도 그건 결국 도련님 곁 아니예요?
더구나 그 구름이 소나기가 되어 퍼부을 때 춘향은 틀림없이 거기 있을 거예요
신령님, 처음 내 마음은 수천만 마리 노고지리 우는 날의 아지랭이 같았습니다. 번쩍이는 비늘을 단 고기들이 헤엄치는 초록의 강 물결 어우러져 날으는 아기구름 같았습니다.
신령님, 그러나 그의 모습으로 어느 날 당신이 내게 오셨을 때 나는 미친 회오리바람이 되었습니다. 쏟아져 내리는 벼랑의 폭포, 쏟아져 내리는 소나기비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신령님, 바닷물이 작은 여울을 마시듯 당신이 다시 그를 데려가시고 그 훠-ㄴ한 내 마음에 마지막 타는 저녁 노을을 두셨습니다.
신령님, 그리하여 또 한번 내 위에 밝는 날 이제 산골에 피어나는 도라지꽃 같은 내 마음의 빛깔은 당신의 사랑입니다
향단(香丹)아, 그넷줄을 밀어라. 머언 바다로 배를 내어 밀듯이, 향단아
이 다소곳이 흔들리는 수양버들 나무와 베갯모에 뇌이듯한 풀꽃더미로부터, 자잘한 나비새끼 꾀꼬리들로부터 아조 내어 밀듯이, 향단아
산호(珊瑚)도 섬도 없는 저 하늘로 나를 밀어올려다오. 채색(彩色)한 구름같이 나를 밀어올려다오 이 울렁이는 가슴을 밀어 올려 다오! 서(西)으로 가는 달 같이는 나는 아무래도 갈 수가 없다.
바람이 파도를 밀어 올리듯이 그렇게 나를 밀어올려다오. 향단아.
더러는 옥토(沃土)에 떨어지는 작은 생명이고저.
흠도 티도, 금가지 않은 나의 전체는 오직 이뿐!
더욱 값진 것으로 드리라 하올 제, 나의 가장 나아종 지니인 것도 오직 이뿐!
아름다운 나무의 꽃이 시듦을 보시고 열매를 맺게 하신 당신은,
나의 웃음을 만드신 후에 새로이 나의 눈물을 지어 주시다
눈내려 어두워서 길을 잃었네 갈 길은 멀고 길을 잃었네 눈사람도 없는 겨울밤 이 거리를 찾아오는 사람 없어 노래 부르니 눈 맞으며 세상 밖을 돌아가는 사람들뿐 등에 업은 아기의 울음소리를 달래며 갈 길은 먼데 함박눈은 내리는데 사랑할 수 없는 것을 사랑하기 위하여 용서받을 수 없는 것을 용서하기 위하여 눈사람을 기다리며 노랠 부르네 세상 모든 기다림의 노랠 부르네 눈 맞으며 어둠 속을 떨며 가는 사람들을 노래가 길이 되어 앞질러 가고 돌아올 길 없는 눈길 앞질러 가고 아름다움이 이 세상을 건질 때까지 절망에서 즐거움이 찾아올 때까지 함박눈은 내리는데 갈 길은 먼데 무관심을 사랑하는 노랠 부르며 눈사람을 기다리는 노랠 부르며 이 겨울 밤거리의 눈사람이 되었네 봄이 와도 녹지 않을 눈사람이 되었네
이 세상 우리 사는 일이 저물 일 하나 없이 팍팍할 때 저무는 강변으로 가 이 세상을 실어오고 실어가는 저무는 강물을 바라보며 팍팍한 마음 한끝을 저무는 강물에 적셔 풀어 보낼 일이다. 버릴 것 다 버리고 버릴 것 하나 없는 가난한 눈빛 하나로 어둑거리는 강물에 가물가물 살아나 밤 깊어질수록 그리움만 남아 빛나는 별빛같이 눈떠 있고, 짜내도 짜내도 기름기 하나 없는 짧은 심지 하나 강 깊은 데 박고 날릴 불티 하나 없이 새벽같이 버티는 마을 등불 몇 등같이 이 세상을 실어오고 실어가는 새벽 강물에 눈곱을 닦으며, 우리 이렇게 그리운 눈동자로 살아 이 땅에 빚진 착한 목숨 하나로 우리 서 있을 일이다.
고향 집 낡은 벽 어지러운 글씨 본 적 없는 어설픈 기차 그림 어디에도 내려놓을 곳 없었던 내 마음의 외딴 방 앉은뱅이 글씨는 아직도 일어서지 못하고 흐릿하게 지워진 기차는 제대로 한번 움직이지 못했다 너무 느려 마음 먼저 일어나 서둘러 서울 와 버린 낙서의 찢긴 날개들 내 심장에서 가끔 퍼덕거린다 맥박 소리보다 더 빠른 퍼덕거림 밑에 상상의 볍씨 하나 오롯하게 터진다 푸른 정신 예술의 진원지가 거기였다
무쇠 같은 분노를 삭이려면 돌덩이 같은 한을 삭이려면 그곳에 들어가 보세요 들어가도 들어가도 끝이 없는 바닥도 벽도 없이 확 트인 최초의 자연에 정신을 열어보고 싶다면 백지에 스르르 스며들어서 온몸이 백지가 되는 황홀을 맛보고 싶다면 세상의 먼지를 깨끗하게 씻어 산속 샘물같이 맑아지고 싶다면 표백은 없었지만 시리게 깊은 흰빛 다 받아들이고 다 쏟아내는 첫 발자국에 영원이 밟히고 두 발자국에 과거와 내세가 하나의 길로 열리는 그런 선한 길로 접어들고 싶다면 무게도 냄새도 충돌도 없는 정신의 정신을 만나고 싶다면 훌쩍 백지 위로 뛰어내려 보세요
아무것도 없지만 뭐든 있는 그런 근원의 출발이 손을 이끄는 무작정 따라가도 마음 잡히는 청정한 마음이 기립해 서 있는 소신 밝아 늠름한 가도 가도 목이 마르지 않는 그런 길
입소문이 파다하다 종이가 사라진다고?
그래서 빈 들에 나갔지 추수 끝난 뒤에 헛헛한 들을 달래고 있는 적막 한 페이지 조심스레 펴 보았지 그래서 숲 속 작은 골목길로 나갔지 나뭇잎들이 수군거리는 말 새들이 단정히 문장 만들어 자작곡을 붙이는 작은 연주회 그래서 가 보았지 수려한 ��옥 마당에 작은 연못 안의 물고기들 온몸으로 일필휘지하는 휘호 하나 기다리며 나 서 있으니
종이를 대신하는 것이 무엇인가
그리워라 종이는 사람의 정신 정한 신이라 우러르니 거기 무엇을 시인은 적을 것인가
비밀번호를 누르면 스르르 문이 열리는 최신식 문 그것도 촌스럽다며 지문만 슬쩍 대면 네 네 네 하며 자르르 열리는 최고급 문 그것도 번거롭다며 “나야” 목소리만 감지해도 이제는 제왕처럼 문이 열린다 그렇지 이제는 문 앞에 주인이 서면 냄새를 훅 하고 맡는 순간에 철커덕 문이 열리는 날이 바로 내일이지
그러나 나는 우둔한 것이 좋다 피로에 지친 손으로 벨을 누르면 얼른 달려와 미소로 열어 주는 사람의 목소리와 사람의 손으로 반기는 따뜻한 문 그것도 아니라면 아예 정강이 밑까지만 가린, 밤낮 열어 두는 외갓집 정 깊은 사립문이거나
산속 깊은 절간 우물에서 표주박으로 물 마신다 살아 있는 나무 깨어 있는 별 수천 년 흘러온 태곳적 흐르는 물 마시니 나 깨어난다 그래 이거 바가지다 초가지붕 위에 덩그렇게 뜬 둥근달을 내려 흰쌀밥 같은 속 파내고 그것으로 자연의 그릇을 만들어 사용했다 바가지로 거지들 밥 얻기도 하고 바가지 금 가면 외할머니 바늘로 꿰매어 다시 삶을 담았다 궁핍했으나 순해 보였다
두 척의 배가 미끄러지듯 항구에 닻을 내린다 벗은 두 배가 나란히 누워 서로의 상처에 손을 대며
무사하구나 다행이야 응, 바다가 잠잠해서
속 빈 떡갈나무에는 벌레들이 산다 그 속에 벗은 몸을 숨기고 깃들인다. 속 빈 떡갈나무에는 버섯과 이끼들이 산다 그 속에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운다 속 빈 떡갈나무에는 딱따구리들이 산다 그 속에 부리를 갈고 곤충을 쪼아먹는다 속 빈 떡갈나무에는 박쥐들이 산다 그 속에 거꾸로 매달려 잠을 잔다 속 빈 떡갈나무에는 올빼미들이 산다 그 속에 둥지를 틀고 새끼를 깐다 속 빈 떡갈나무에는 오소리와 여우가 산다 그 속에 굴을 파고 집을 짓는다
속 빈 떡갈나무 한 그루의 속 빈 밥을 먹고 속 빈 노래를 듣고 속 빈 집에 들어 사는 모두 때문에 속 빈 채 큰 바람에도 떡 버티고 속 빈 채 큰 가뭄에도 썩 견디고 조금 처진 가지로 큰 눈들도 싹 털어내며 한세월 잘 썩어내는 세상 모든 어미들 속
0 notes
Text

좋은 아침~❤️
초록의
향기가 가득했던
6월도 마지막
몇일을 남겨놓고 있습니다.
오늘부터
장마가 시작된다 합니다.
비 피해가
없으시길 바라며
빗길에
안전운행 하시고
더운 날씨에
건강 챙기시길 바랍니다...^.~
사랑 합니다~💕💕
https://youtube.com/watch?v=_7E9cw1OiNw&si=UnRqUFhYzvl_E9ZX
1 note
·
View note
Text

그대가 자기 주변에 보게 되는 모든 것은 사실이다. 그대는 수액과 꽃들로 가득 찬 초록의 나무를 보게 된다. 그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대가 명상을 하게 되면 어느 날 문득 실체에 눈이 떠진다. 그러면 나무는 더 이상 나무가 아니다. 초록은 그 안에 있는 초록의 신이고, 수액은 더 이상 물리적인 현상이 아니라 영적인 것으로 보인다. 나무의 존재, 나무의 신을 볼 수 있게 되고, 나무는 신성이 현현한 모습일 뿐이라는 걸 알게 되면, 그대는 진리를 본 것이다.
진리를 보게 되려면 명상의 눈이 필요하다. 그런 눈이 없다면, 삶 전체는 그저 둔감하게 죽어있는 사실, 서로 아무런 연관이 없는 우연하고 무의미한 현상으로 머물 것이다. 진리를 알게 되면, 모든 것이 하나의 조화로운 선으로 이어지고 의미심장해진다.
늘 명심하라. 의미심장은 바로 진리의 그림자이다. 오직 사실에만 기반을 둔 삶을 사는 사람들은 완전히 무의미한 삶을 사는 것이다.
- 오쇼의 <나는 누구인가> 중에서
1 note
·
View note
Text
어떻게 꽃은 잎과 섞여
잎을 핏물 들게 하는가
마라, 생각해보라
비린내 나는 네 살과
단내 나는 네 숨결 속에서
내숭 떠는 초록의 눈길을
어떻게 받아내야 할지
초록 잎새들이
배반하는 황톳길에서
생각해보라, 마라, 어떻게
네 붉은 댕기가 처음 나타났는지
그냥 침 한번 삼키듯이,
헛기침 한번 하듯이 네겐
쉬운 일이었던가 마라,
내게 어렵지 않은 시절은 없었다
배반 아닌 사랑은 없었다
솟구치는 것은 토하는 것이었다
마라, 나를 사랑하지 마라
- ‘26 - 어떻게 꽃은 잎과 섞여’, 이성복
1 note
·
View note
Text
atm 좋은 구경 했네요
아왜, atm 링크 Site에서 정보 확인, 너희 atm 꼭 보세요atm 바로가기: bit.ly/3MBOKbm대나무밭 등 이 세상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atm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두리번거리고 있는 어부에게 그곳 사람들이 다가왔다. 그들은 이 세상 사람들과는 다른 옷을 입고 있었으며, 얼굴에 모두 미소를 띠고 있었다. 어부가 그들에게 궁금 한 것을 묻자, 그들은 이렇게 대답했다. 우리는 조상들이 진(秦)나라 때 난리를 피해 식구와 함께 이곳으로 온 이후로 는 그녀를 벨 수가 없었고, 그럴 필요도 없었다. 그는 atm 몸을 날려 아르메리아의 검 의 범위에서 벗어났다. 그리고 싸움을 룸과 키텔에게 맡기고, 그 자신은 초록의 머리 의 소녀, 레이니에게 달려갔다. 그 자신의 상대에게. 리드를…
View On WordPress
#ATM#��녀채팅#랜덤채팅#무료채팅#실시간채팅#심심할때채팅#어색한채팅#온라인채팅#인터넷채팅#재미있는채팅#채팅#채팅문화#채팅방#채팅사이트#채팅스타그램#채팅하는남자#채팅하는여자#채팅어플#채팅커뮤니티#친구만들기
0 not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