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엄마 by 김선경 어머니와 보낸 소중한 시간들, 간병 일기 엄마에게는 딸의 존재 자체가 기쁨이기 때문이다. 교회는 엄마에게 늘 그리움이요, 사랑이었다. 사랑하는 성도들을 만나고, 그리운 예배당을 축복된 날에 간 것이 엄마에게는 해피 부활의 즐거운 메시지였다.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될 수는 없지만 모두에게 바른 사람은 되어야 한다. 엄마가 없는 집은 그냥 자는 집이다. 그리고 또 하루가 시작되면 나가는 집이다. 시간이 흐르며 인지력은 좋아지는 데, 거동하는 게 점점 둔해지시니 안타깝다. 엄마에게 보여주신 구체적인 환상이 믿음 적은 나에게는 그저 환상일 뿐이었지만, 그 환상은 실재였으며 믿음은 바라는 것의 실상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날 사랑하심, 날 사랑하심, 날 사랑하심 성경에 써 있네." 주님께서는 엄마의 세상 언어는 다 걷어 가시고 찬양의 언어를 보석처럼 남겨주셨다. 엄마는 당신이 환자라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지금까지 지내온 것 주의 크신 은혜라, 한이 없는 주의 사랑 어찌 이루 말하랴." 엄마의 소풍 길을 얼마나 더 다닐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의 표정이 평강으로 돌아왔다. 엄마는 딸이 만든 것은 무엇이든지 자랑스러워 하셨다. "그래, 안하기로 한 거 현명하다. 엄마 즐겁게 해드리고 너는 밥 잘 챙겨 먹어라. 생명의 연수는 하나님께 있는 거다." 누구에게든, 무슨 일이든 생각날 때 해야겠다는 마음이 든다. 시간이 항상 기다려주지는 않는다. 얼마간의 수명 연장이 영원한 생과 비교될 수 있을까! 찬양은 사단이 흉내를 내지 못하다는 말이 생각났다. "생명의 연수는 우리는 알 수 없는 거고..."라고 했던 원장의 말이 맴 돈다. 엄마가 있는 게 좋아요. 못 걸어도, 말 못해도, 떼를 써도 엄마가 있는 게 좋아요. 사랑보다 더 큰 자유는 없어요. 빗을 머리도 별로 없는 데 살짝 들어온 달빛 속에 머리를 빗고 있는 엄마 모습이 우습다. 그 아버지가 어떤 분이신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애기였을 때 엄마가 내게 쓰던 용어를 지금 엄마에게 하고 있다. 내게 있어 가장 중요한 욕구는 무엇일까? 오늘도 기뻐하라고 하신다. "Be joyful always!" 평온이 주는 여유다. 평온의 은총이다. 대학 첫 미팅 때 만난 친구를 엄마가 참 좋아했는데... 반대했던 사라은 만나고... 청개구리 같은 딸이었다. "지금까지 지내온 것 주의 크신 은혜라, 한이 없는 주의 사랑 어찌 이루 말하랴." 집에서의 엄마와의 석 달은 하나님의 특별한 선물이었다. 새벽기도시간, 은총의 사순절 기간에 엄마는 사랑하는 주님 품에 평안히 잠드셨다. '엄마는 주님과 행복하단다. 이젠 울지 마라 울지 마라.' 엄마가 없으니 다 적적하다. 한 번은 누구나 깊은 잠을 자게 된다. 빛과 사랑만이 있는 그곳에서 다시 만날 것이다. 기도 내용을 알아 들을 수는 없지만 손을 얹고 늘 기도하셨던 엄마의 중보 내용도 비슷했으리라. "나 같은 죄인 살리신 주 은혜 놀라와 잃었던 생명 찾았고 광명을 얻었네. 큰 죄악에서 건지신 주 은혜 고마워 나 처음 믿은 그 시간 귀하고 귀하다. 거기서 우리 영원히 주님의 은혜로 해처럼 밝게 살면서 주 찬양하리라." Amazing grace how sweet the sound! That saved a wretch like me! I once was lost, but now am found was blind, but now I see. https://www.instagram.com/p/Bz2vdxXgCxj/?igshid=vyic0ebysdu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