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번의 사랑
Explore tagged Tumblr posts
exile2nd · 2 years ago
Text
남자가 혼자 여행을 떠날 때, 짐짓 심각한 척하지만 그 천진한 속을 누가 모를까. 실은 가슴이 허해서 애가 닳아 있는 것이다. 여행길 어느 모퉁이에서 익명의 여인을 만나 그 허한 속 한 번 채워보려는 것이다. 작가들이 그토록 우려먹은 ‘여행의 서사���에는 이런 판타지가 깔려 있다. 예컨대 우리네의 걸작으로는 <무진기행>(김승옥)이 있고 여성작가의 우아한 반격으로는 <하나코는 없다>(최윤)가 있는 터다. 책임질 일 없어서 달콤하고 일시적이어서 뜨겁지만, 결국에는 허한 속 다시 붙안고 돌아오는 민망한 사내들의 이야기. 비근한 사례로 시 쪽에는 ‘여인숙의 서정’이 있다.
창밖을 보다 말고 여자는 가슴을 헤친다 섬처럼 튀어오른 상처들 젖꽃판 위로 쓰윽 빈 배가 지나고 그 여자, 한움큼 알약을 털어넣는다 만져봐요 나를 버텨주고 있는 것들, 몽롱하게 여자는 말한다 네 몸을 빌려 한 계절 꽃 피다 갈 수 있을까 몸 가득 물을 길어올릴 수 있을까, 와르르 세간을 적시는 궂은 비가 내리고 때 묻은 커튼 뒤 백일홍은 몸을 추스른다 그 여자도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 애처로운 등을 한 채로 우리가 이곳에 왜 오는지를 비가 비를 몰고 다니는 자정 근처 섬 사이 섬 사이 두엇 갈매기는 날고 밀물여인숙 조용히 밀물이 들 때마다 (‘밀물여인숙3’ 전문)
꼭 10년 전에 이런 시를 들고 최갑수라는 시인이 나타났다. 당시 25살이었다. 그 나이에 이런 가락이라니. 세 살 아래인 어느 독자에게 이 시의 정서는 징그럽고도 탐나는 것이었다. 여인은 상처를 헤치며 약을 털어넣고, 사내는 그 여인의 몸에 한 시절 의탁해보려고 궁리 중이다. 못난 여인과 못난 사내인 게 분명한데, 자꾸만 이 쓸쓸한 풍경에 마음이 쓸리는 것이다(이 시는 3년 뒤에 시인의 첫 시집 <단 한 번의 사랑>(2000·문학동네)에 실린다). 새삼 이 시를 떠올리게 한 것은 어느 젊은 시인의 시였다.
어디선가 본 적 있지 않아요? 창문마다 네모랗게 저당 잡힌 밤은 가장 수치스럽고 극적이에요 담배 좀 이리 줘요 여기는 바다가 너무 가까워요 이 정도면 쓸 만하지 않나요? 다 이해하는 것처럼 고개 끄덕이지 말아요 창밖으로 수평선이 넘치고 아 이런, 술잔도 넘쳤나요 오래될수록 좋은 건 술밖에 없어요 갈 곳도 없고 돈도 없다고 유혹하는 것처럼 보여요? 부서지기 위해 밀려온 파도처럼 이곳까지 떠나온 게 아니던가요 여긴 정말 파도 말고는 아무도 없군요 그런데 왜 자꾸 아까부터 큰 눈을 그리 끔벅대는 거예요 파도처럼 이리 와봐요 나는 섬이에요 (‘파도여인숙’ 전문)
안시아의 첫 번째 시집 <수상한 꽃>(2007·랜덤하우스)에서 골랐다. 인용한 시가 시집 전체의 빛깔을 대표한달 수도 없고, 딱히 가장 좋은 시인 것도 아니니, 이런 인용이 시인에게 면구스럽긴 한데, 그래도 이 시여야만 했다. 이것은 마치, 10년 전 ‘밀물여인숙’에서 발송된 한 사내의 편지가 유리병 속에 봉인된 채 쓸려다니다가, ‘파도여인숙’에 도착해 10년 만에 답장을 받고 있는 형국이 아닌가. 여인이 “파도처럼 이리 와봐요/ 나는 섬이에요”라고 짜릿하게 한마디 할 때, 이 ‘파도 여인’에게서 ‘밀물 사내’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삶의 쓸쓸한 구석에서 만난 이들이 살 비비는 풍경은 이렇게 서로 닮고 만다. 가진 것은 몸뿐, 할 수 있는 것은 사랑뿐.
그래, 신파 맞다. 맞긴 한데, 그게 또 싫지가 않은 것이다. 뭐랄까, 아늑한 신파라고 할까. 누구에게나 몸에서 비린내가 나는 외로운 날들이 있는 것이다. 그런 날에는 또 이런 남녀들의 뽕짝 같은 수작들이 위로가 된다. 나만 아는 그런 여인숙, 어딘가에 꼭 하나만 있어서, 사랑이든 신파든, 한 몇 달 살아보고 싶어지는 것이다. 그렇잖은가, 기적이 없는 세계에 신파라도 있어야지. (부기: 유사품으로 함성호의 ‘벚꽃 핀 술잔’(<너무 아름다운 병>)과 허수경의 ‘도시의 등불’(<혼자 가는 먼 집>)이 있다. 눈물, 겹다.)
8 notes · View notes
kpoply-com · 8 years ago
Text
ISU - Everlasting Love (Saimdang OST Part 6) | English Lyrics, Romanization
ISU – Everlasting Love (Saimdang OST Part 6) | English Lyrics, Romanization
ISU – Everlasting Love (Saimdang OST Part 6) | English Lyrics, Romanization (more…)
View On WordPress
0 notes
sohol · 6 years ago
Text
칠월
때는 지금으로부터 5~6년 전, 더 이상 시 읽기가 즐겁지 않다고 느끼기 시작했을 무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시를 읽고 읽은 것에 대해 쓰는 일을 직업으로 삼은 지 5년 차가 되었을 시기였다. 언제 청탁이 끊길지 모른다는 불안감과 터무니없이 적은 원고료조차 생활비에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어쨌든 계속 글을 써야했다. 애정 없이 쓴 글이 마음에 들 리 없다. 내 글이 실린 잡지가 집으로 배달되어 오면 죄책감과 자조감이 뒤섞인 마음으로 소포봉투를 뜯어보지도 않고 모른 척 내버려두곤 했다.
물론 시에 대한 마음��이 문제는 아니었다. 당시 집으로 돌아오면 ‘개인회생’이라거나 ‘소송’과 같은 단어들이 오가는 공간에서 생활해야 했고, 행여나 가족 중 누군가 건물 위에서 뛰어내리지 않을까  불안했고, 아니, 사실은 그런 일이 벌어지기도 전에 내가 먼저 그런 선택을 하게 될까봐 두려운 시기였으니 문학 같은 것이 뭐가 중요했겠는가. 
어쩌면 이렇게 기다렸다는 듯이 한꺼번에 망가지는 걸까 싶을 만큼, 댐이 터지듯 삶이 급속도로 망가지는 시기였다. 나는 그 시기를 진은영 시인의 세 번째 시집 『훔쳐가는 노래』(창비, 2012)로 기억한다. 여러 번 반복되는 그 구절을 당신도 기억하는지. “지금 주머니에 있는 걸 다 줘 그러면/ 사랑해주지, 가난한 아가씨야”(「훔쳐가는 노래」중) 이 구절을 읽자마자 울어버렸던 것은 살면서 겪어야 하는 고통을 참으로 잔인하고 아름답게, 한 줄로 요약해버렸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시를 읽을 수 있고, 읽은 것에 대해 쓸 수 있어서 삶을 버텨냈던 다른 날들과는 분명히 달랐다. 선물처럼 도착한 시집이었지만 그 시들에 대해 쓴 어떤 문장에도 만족할 수 없게 되자 정말로 내 마지막 주머니까지 다 줘버린 기분이었으므로. 그렇게 소포용지에 담긴 책들이 점차 쌓여 방의 한 구석 서서히 잠식해나가던 어느 날, 한 사람을 알게 되었다.
*
터무니없게도 사랑 이야기를 시작할 참이냐고 묻는다면, 단지 삶에 대한 이야기라고 답하고 싶지만 사랑 이야기로 읽힐 것을 안다. 그 사람은 나의 생활영역과는 전혀 다른 곳에서 살아오던 사람이었다. 문학과는 전혀 무관한 공부를 했고, 자신과 자신의 삶에 대한 자신감이 넘쳤고, 해보고 싶은 일들에 대한 생각이 끊임없이 떠오르는 사람이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어쩌면 나는 그 사람보다 그 사람의 삶을 동경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중요한 것은 그 사람과 함께 있으면 더 이상 건물에서 뛰어내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는 것이었고 그것으로 그 사람과 함께 해야 했던 이유는 충분했다.
처음의 기억은 함께 달리기를 하러 갔던 날이다. 사실 전문적인 마라톤 대회는 아니었고 스포츠 용품을 판매하는 한 기업에서 마케팅 차원에서 마련한 행사였다. 독특한 점이 있다면 색색의 분말가루를 뿌리면서 달리기를 한다는 것이었다. 내 삶 거의 대부분은 도서관에 혼자 앉아 있는 것으로 이뤄져 있었으므로 그건 내게 큰 도전이었다. 사람이 많은 곳을 싫어해서 일부러 한적한 장소와 시간대를 골라 외출을 하는 나로서는 평생 경험해볼 일이 없는 일이었다. 그럼에도 그 곳에 갔던 것은 단지 그 사람 때문이었으리��.
그날의 놀라움을 기억한다. 처음 만난 모르는 수백 명의 사람들과 여러 색의 가루를 뿌리고 던지고 눈을 마주치며 웃으며 달렸고, 달리기가 끝난 후에는 웃고 춤추고 방방 뛰며 공연을 보았다. 아마 그날 나는 처음 알게 되었던 것 같다. 몸을 움직이는 일이 얼마나 기쁜 일인지. 
이건 내가 처음으로 시라는 장르를 알게 되었을 때의 기쁨과 유사했다. 평생 의사소통을 위해서만 말을 사용해보았을 뿐이었던 스무 살의 나에게 시를 읽는 경험이라는 것은 언어를 그 자체로 다루는 법을 처음 배우는 일이었다. 사람은 ‘언어’를 가지고 있는 존재구나, 그 당연한 사실을 새삼 낯설게 깨달으며 그토록 벅찬 마음을 느꼈던 것은 시라는 장르를 만나지 못했더라면 결코 알지 못했을 감각임에 틀림없다. 
그날 달리기를 했던 경험도 그렇다. 단지 대중교통을 타기 위해, 누군갈 만나기 위해, 일을 하기 위해, 즉 생활을 위해 몸을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몸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몸을 움직여본 최초의 경험이었던 것이다. 마치 처음 시를 알게 되어 하루에 다섯 권씩 시집을 무섭게 읽어대던 스무 살의 그 시기와 거의 유사하게, 서른 살의 나는 몸을 움직이는 방법을 태어나 처음 배운 사람이 되었다.
그날 이후, 그 사람과 함께 보내는 시간 대부분을 몸을 움직이며 보냈다. 봄에는 꽃이 핀 길을 함께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달렸고, 여름에는 깊은 바다 속으로 잠수해 들어가 물고기들이 헤엄치는 것을 바라보았으며, 가을이면 붉고 노란 높은 산을 올랐고, 겨울에는 스노우 보드를 타면서 눈 덮인 슬로프를 빠르게 가로질렀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혹은 매일 다른 날씨에 맞춰서 그날 즐길 수 있는 것들이 다르게 주어졌고, 살아있는 한 나는 여전히 몸을 가진 존재이므로, 언제든 즐거워질 수 있는 방법을 배웠다고 해야 할까.
*
스노우 보드를 타기 시작하면서 카빙을 처음 배웠던 순간을 기억한다. 카빙턴은 보드의 엣지만을 이용해서 보드를 타는 방법이다. 쓰러질듯 거의 바닥에 붙을 만큼 몸이 기울어지는 것이나 균형을 잡으려 보더들이 손을 뻗어 눈을 살짝 스치며 달리는 모습은 마치 오토바이를 완전히 기울여서 타는 모습과 비슷하게 아찔해서 더욱 멋져 보였다. 그런데 카빙을 타는 사람들을 보면 정말 무서울 정도로 빨라서, 과연 내가 저 속도 속에서 버틸 수 있을까 싶었는데 정작 자세를 어느 정도 익히고 나자 속도가 빠를수록 훨씬 더 안정적인 자세가 나온다는 걸 알았다. 
자전거를 처음 배웠을 때가 떠올랐다. 무섭다고 천천히 달리면 자전거가 더 많이 흔들리는 것과 같은 이치다. 속도가 빠를수록 턴이 훨씬 안정적이고 보드를 제어하기도 쉬워진다. 카빙턴을 하고 있는 다른 사람을 볼 때는 속도가 너무 빠르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내가 해보니 그 속도가 실감이 나지 않았다. 오히려 모든 것이 굉장히 느리고 선명하고 가깝게 다가오는 느낌. 
슬로프를 단숨에 내려와선 끝자락에 앉아 내려온 슬로프를 고개를 돌려 올려다보며 생각했다. 같은 슬로프에 있지만 저마다 느끼는 감각이 전혀 다르구나, 다들 각자의 세계에 있구나, 라고. 내게는 카빙이 그날 내 세계의 전부였지만, 카빙을 가르쳐준 그 사람은 그날 처음 파크를 타고 높이 날아올랐다. 그가 파크를 타고 붕 떠올랐을 때의 그 감각을 나는 알지 못한다. 그러나 단 한 번도 파크를 타 본 적 없는 사람이 첫 시도를 하는 그 순간은 몸으로 알고 있던 세계가 확장되는 순간이기도 하다.
운동을 한다는 건 몸의 한계와 가능성을 계속해서 다르게 경험해보는 일이다. 어제까지만 해도 흉내조차 낼 수 없었던 자세나 속도가 오늘은 가능해질 때, 어제의 불가능은 오늘의 가능이 된다. 이때 어제와 오늘은 분명히 구분된다. 그걸 성취나 발전이라고 여길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생각하고 싶지는 않다. 왜냐면 우리의 몸은 하루하루 죽음을 향해 달려가고 있으니까. 어제는 해본 적 없는 카빙턴을 오늘 처음 하게 되었다고 해서 조금 더 건강해진 것도, 하루 더 오래 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저 조금 더 기울어진 상태로 보드를 탄 것 뿐. 기울어진 상태로 눈 위를 미끌어지는 느낌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는 것이 전부다. 
몸을 움직이는 기쁨을 알게 된다는 것은 몸을 멈추는 기쁨을 새로이 알게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더운 나라로 여행을 떠났던 적이 있다. 열흘의 일정이었고, 당시의 나는 일부러 모든 청탁을 거절하고 있었다. 이대로 청탁이 끊겨버리면 어쩌지 하는 불안감은 여전했지만 그렇다면 이건 내 길이 아닌 거지 중얼거리며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내버려두고 글쓰기가 아닌 다른 여러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면서 생활비를 벌었다. 
평론가가 된 이후로 무언가 들을 만한 이야기를 내 놓아야 한다는 압박감 없이 지내는 첫 시기였을 것이다. 시를 읽고, 읽은 것에 대해 쓰는 것이 아주 먼 일처럼 아득하고 남의 일처럼 느껴졌다. 모르는 언어를 쓰는 사람들 사이를 걸으면서 처음 보는 장소에서 먹고 자고 일어나 걷는 동안 그동안 살아온 내 삶이 비현실적으로 생경해졌던 것을 기억한다.
아마 둘째 날이나 셋째 날 쯤, 머무는 숙소가 조금 익숙해지고 ‘오늘의 해야 하는 일’ 없이도 살 수 있구나, 정말 이상하고 신기하다, 그런 마음으로 해변을 나갔다. 아주 더운 시간이었다. 수직으로 내리꽂는 한여름의 바다 속을, 숨을 참고 물속을 몇 번이나 잠수해 내려갔는지 모른다. 피로함이 느껴지기 시작할 무렵 걸어 나와 나무 그늘을 찾아 앉았다.
그때, 바람이 불었다. 우선 소리가 들렸던 것을 기억한다. 나뭇잎과 가지가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를 들었고 바람은 연이어 바닷물에 완전히 젖은 나의 몸을 잠시 감싸며 지나갔다. 바람이 지나가며 내 몸에 묻어 있던 물기와 만나는 것이 피부로 느껴졌다. 아주 짧은 순간이었지만, 그 순간은 내가 그동안 살아온 어떤 시간과도 다르다는 것만은 똑똑하게 알 수 있었다. 
사람은 언제 변하는가. 이전과 다른 경험이 지속적으로 쌓이면서 서서히 달라지는 변화도 있겠지만, 겨우 한순간이 그동안의 삶의 방향을 완전히 바꿔놓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 그 잠깐의 정적이, 바람이 나를 스쳐지나가는 그 찰나가 내게는 바로 그런 시간이었다. 그때 모든 것이 이전과는 달라졌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
그 사람과 함께 했던 시간은 3년 반 정도다. 우리가 어째서 더 이상 서로의 삶을 나눌 수 없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곱씹어 보지만 내가 여기에 대해서 확신을 가지고 말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내 삶은 내 것이 아니라는 것 정도다. 그 사람의 삶도 그 사람 것은 아니어서 여러 번의 결심과 시도, 노력을 거듭하던 중에 우리는 더 이상 함께 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후, 많은 시간이 흘렀다.
올해부터는 작업실을 하나 구했다. 집으로부터 걸어서 30분을 가야 하는 거리인데, 아마 하루 중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을 고르라면 작업실로 출퇴근하는 시간일 것이다. 나는 그 길들을 걷는 것을 사랑한다. 골목길인 탓에 자동차가 거의 다니지 않고 자전거나 오토바이가 간혹 지나다닌다. 그 길들엔 두 개의 놀이터와 초등학교가 하나 있다. 집에서 작업실로 가는 동안 아이들이 깔깔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어떤 아이는 넘어졌는지 서럽게 우는 소리도 들린다. 지나가게 되는 첫 번째 놀이터 건너편에는 작은 카페가 하나 있다. 테라스에는 흡연자들을 위한 테이블 하나가 놓여있는데, 평일 오후의 카페는 언제나 한적해서 그 자리가 비어있다. 
비흡연자가 유일한 흡연석을 차지하는 것이 눈치가 보이지만 그 카페의 사장님은 내가 그 자리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고 있어서, 주문을 하면 항상 먼저 물으신다. “오늘도 바깥에서 드실 거죠?” 내가 카페를 들르는 시간은 테라스에 그늘이 생기는 시간이다. 마치 수영을 마치고 그늘에서 젖은 몸을 말리던 여행지에서처럼, 깊은 잠수를 앞두고 호흡을 다듬는 다이버처럼, 나는 그 자리에 앉아 커피를 마시는 동안이라도 아무 생각을 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생각을 비우는 방법은 간단하다. 들려오는 소리에 귀 기울일 것, 햇빛의 온도에 집중할 것,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 아래 함께 흔들리는 그림자를 바라볼 것, 그렇게 나를 둘러싼 세계에 내 몸의 감각을 한껏 열어놓을 것. 
찬란한 여름 햇살과 깔깔거리는 아이들의 목소리, 팡팡 피어나는 여름 꽃들로 언제나 활기찬 늦은 오후의 길을 걸어 작업실에 도착하면 저녁 내내 책을 읽는다. 자정이 넘은 후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완전히 다른 세상이다. 텅 빈 놀이터와 초등학교, 간격을 두고 켜져 있는 가로등을 따라 걷는 동안 아이스크림이나 음료수 하나를 사들고서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귀가하는 동안, 여름밤의 바람은 완벽하다.
집으로 돌아와 가방을 내려놓은 후의 일과는 보드를 들고 공원으로 ���가는 것이다. 입문만 하고서는 그다지 연습하지 않고 내버려둔 것이 몇 년인데,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기 시작하자 다시 스케이트 보드를 제대로 타보고 싶어졌다. 나의 허리 높이보다 더 긴 롱보드를 가지고 공원으로 향할 때의 시간을 뭐라고 해야 할까. 그 사람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시작한 일이었는데, 이제 그 사람은 없고, 그 사람과 함께 하던 것들은 여전히 남아 내 삶이 되었다. 
기억력이 그다지 좋지 않은 나는 나이가 들어갈수록 3년의 시간을 서서히 그러나 결국은 완전히 잊어버리게 될 것이다. 그럼에도 나는 여전히 내가 몸을 가진 존재라는 것을, 계절과 날씨가 바뀔 때마다 누리고 즐길 수 있는 것들이 매일 선물처럼 주어진다는 것을 항상 알고 있을 테니, 그 사랑이 가능케 했던 것들은 내가 살아있는 한 감히 영원한 것이 아닐까.
*
어느 스키장의 슬로프에서 시즌권을 잃어버린 적이 있다. 네 시간 정도 보드를 쉬지 않고 타다가 야간권이 끝날 때 즈음에 시즌권을 잃어버린 것을 알았다. 안주머니 지퍼를 열어놓고 점프를 하다가 흘린 모양이었다. 당황한 우리는 장비를 구석진 곳에 던져놓고 걸어서 슬로프를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넓고 넓은 슬로프에서 손바닥보다 작은 시즌권을 찾는 일은 불가능한 것이어서 삼분의 일쯤 걸어 올라가다 말고, 슬로프 가장자리에 털썩 누워버렸다.
함박눈이 하늘 가득 쏟아지고 있었다. 문득 내가 우주 속에 있다는 것이 실감이 났다. 이상하게 벅찬 기분. 몸으로, 얼굴로 쏟아지는 눈 속에 한참을 누워 있었다. 금방 쌓여가는 눈은 아주 부드럽고 푹신했다.
내 옆에 엎드려 있던 그 사람은 땅으로 금방 내려앉은 눈을 가만히 들여다보면서 눈이 아직 살아 있다고, 숨을 쉬고 있다고 했다. 그 말이 꼭 아이의 말 같아서 웃었는데, 눈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나 자신의 이야기 같기도 했다. 나는 아직 살아있고, 숨을 쉬고 있구나. 이런 감각을 느끼기 위해 나는 살아 있는 것이라고, 이것을 잊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막 내려앉은 눈송이처럼. 
그때의 일을 떠올리면 눈이 펑펑 내리는 한겨울의 슬로프에서의 일인데도 여름이 막 시작된 칠월처럼 느껴진다. 아마도 내게 칠월이란, 삶에 대한 최고의 비유인 모양이다. 그때는 몰랐지만 “지금 주머니에 있는 걸 다 줘 그러면/ 사랑해주지, 가난한 아가씨야” 이 구절을 읽고 내가 그토록 전율했던 것은 아마 주머니에 있는 모든 것을 삶으로부터 빼앗기는 중이었던 시간을 이 구절에서 다시 확인했기 때문은 아니다. 그보다는 모든 것을 빼앗겼을 때에도 가능한 사랑이 있다는 것, 그걸 너무나 믿고 싶은 사람들의 절박함을 시인이 이토록 매력적인 언어로 붙들어둔 덕분이었으리라. 
이 시의 마지막은 이렇게 끝난다. “네 주머니에 있는 걸 다 줘, 그러면/ 고개 숙이고 새해 첫 장례행렬을 따라가는 여인들의/ 경건하게 긴 목덜미에 내리는// 눈의 흰 입술들처럼/ 그때 우리는 살아 있었다”(진은영, 「훔쳐가는 노래」) 다시는 글을 쓸 수 없을 것 같았던 시기를 지나고, 여전히 시를 읽고, 읽은 것에 대해 쓰며 살아가고 있다. 내 삶은 나의 소유물은 아니므로 사랑과 마찬가지로 이것이 언제까지 내게 허락될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언젠가 더 이상 시를 읽지 못하게 되고 시에 대해 아무것도 쓸 수 없는 ���이 오더라도 두렵지 않은 것은, 시를 읽을 때에만 가능했던 것들은 내가 살아있는 한 감히 영원할 것이므로. 그렇게 언제나 칠월이다.
_ 2018년 3월, 독립문예지 《베개》 2호에 발표한 글을 2019년 6월에 텀블러에 옮겨둔다. 
74 notes · View notes
hwanshikkimus · 6 years ago
Text
미국전문가가 본 ‘지소미아’
김환식 장로 미국의 아시아 전문가 고든 창이 문재인이 북한의 공작원일 수 있다고 했다. 공작원이 아니더라도 공작원으로 취급해야 한다고도 했다. 많은 한국 사람들이 주의를 주지 않았을 것이 확실하다. 지소미아 문제가 많은 사람들이 주의를 주지 않았을 고든 창의 말을 다시 들추어 보게 하고 있다. 고든 창의 말을 확인해 보아야 할 필요성도 강하게 느끼게 하고 있다. 미국의 한 보도가 지소미아는 2015년에 시발되었다고 알렸다. 2015년 헤이그에서 당시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과 일본의 아베 총리를 만나 지소미아를 제안했다고 나왔다. 이 보도에 따르면 그때 한국의 박 대통령이 과거사 문제를 들어 부정적으로 반응했다. 과거사 문제 가운데서도 위안부 문제를 강조했다고 되어 있다. 그러자 오바마 대통령이 일본의 선 양보를 문제 해결의 방침으로 정하고 아베 총리를 미국의 상하 양원에서 연설하는 기회를 마련했으며 이에 아베 총리가 미국에 호응해서 2015년 12월 한일간에 위안부 합의가 성사되었다는 것이다. 위안부 문제가 해결된 마당에 박 대통령으로서는 지소미아를 거부할 이유가 없게 되고 한국에 필요한 조치라는 판단이 있어 2016년 11월 한일간 지소미아가 합의되었다는 것이 이 보도의 끝부분이었다. 지소미아는 미국이 중국의 팽창과 북한의 위협을 저지하기 위해 한미일 삼각공조를 체계화한 조치였다. 중국의 팽창에서 오는 피해를 우려하고 북한의 위협에 노출되어 있는 국가들이 군사정보 공유를 바탕으로 대비태세를 공고히 하자는 목적이었다. 이는 한미일 어느 한 국가를 위한 조치가 아니었다. 한미일 모두에게 필요하고 또 도움이 되는 조치였다. 더 넓게 보면 군사력 강화로 전제 공산적 체제 확장 야욕을 가진 중국을 견제하는 한 축이 될 조치였다. 특히 북한의 위협을 상시적으로 대면하고 있는 한국에는 막대한 도움이 되는 조치였다. 여기에서 분명히 드러나는 사실은 지소미아 파기는 단순히 일본과의 군사정보 교류가 끊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지소미아 파기는 한미일 삼각공조의 분해가 되는 것이다. 대중국 포위망에 구멍이 뚫리게 하고 대북한 방위벽에 금이 가게 하는 것이다. 더 넓게 보면 중국의 전제 공산체제 확장 야욕을 북돋우고 북한의 핵위협을 가열시키게 되는 것이다. 특히 한국으로서는 미국과 일본과의 유대를 벗어나 단독으로 중국과 북한을 대면해야 하는 사정으로 몰리게 되는 것이며 더이상 미국과는 손을 잡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그 지소미아 파기가 눈앞에 있다. 문재인이 15일 미국의 마크 에스터 미국 국방장관을 만나 “안보상 신뢰할 수 없다는 이유로 수출규제조치를 취한 일본에 대해 군사정보를 공유하기 어렵다” 했다고 나와 있다. 이는 미 국방장관의 지소미아 복귀 요구를 거절한 것이다. 지소미아 파기를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문재인은 지소미아 복귀를 거부하면서 일본이 수출규제를 해제하면 재고할 수 있다고 흥정을 내어 놓았다. 그러나 일본은 한국이 징용공에 대한 판결을 취소하지 않으면 수출규제를 해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놓고 있다. 문재인이 이런 사실을 모를 리 없을 것이면서 흥정을 �� 것은 자신의 지소미아 파기를 일본 탓으로 돌리려는 야비한 수작이라고 보아야 정확하다. 다른 말로 일본이 수출규제를 해제하지 않을 줄 알면서도 그것을 흥정에 걸어 자신의 지소미아 파기가 일본 탓이라고 우기는 것이다. 결론은 문재인은 지소미아 파기를 결심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소미아 파기가 한국에 미칠 영향은 지대한 것이다. 북한의 동향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게 된다. 북한이 마지막으로 발사한 두 번의 탄도미사일을 한국은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다. 일본으로부터 정보를 받아야 했다. 지소미아가 파기되면 북한이 어떤 미사일을 쏘는지도 알지 못하게 된다. 북한의 군사 움직임도 정확히 탐지하지 못하게 된다. 북한의 위협에 대한 대비가 원초적으로 무너지게 되는 것이다. 그에 따라 북한의 군사행동 저지는 거의 불가능하게 된다. 김정은이 마음만 먹으면 한국은 당할 수밖에 없게 된다는 예상이 정답이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지소미아는 단순히 한일간의 군사정보에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다. 지소미아는 한국 미국 일본이 중국과 북한에 대항하는 공조체제에 속하는 것이다. 그래서 지소미아 파기는 한미일의 공조체제 분해로 이어지게 된다. 이는 곧 미국과 일본과의 동맹관계의 청산이다. 특히 지소미아 파기는 미국에 대해 동맹관계를 단절하겠다고 선언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조치다. 그리고 미국과 함께 하지 않을 것이며 미국과는 완전히 등을 돌리겠다는 결의를 드러내는 것으로 비치게 된다. 결국 지소미아 파기는 미국과의 동맹관계에서 누렸던 이득과 기회를 모두 상실하는 출발점으로 나타날 것이 틀림없다. 지소미아 파기가 국제정세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상은 쉽게 나온다. 지소미아가 파기되면 핵무장한 한반도의 중국 합세가 현실화 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중국의 미국에 대한 저항력을 높여 미국의 압력 앞에 거의 굴복상태에 있는 중국에 활로를 열어줄 수도 있게 된다. 이는 전제 공산식으로 세계를 제패하려는 중국의 야욕을 북돋우게 될 것이다. 그리고 중국이 자국의 이익을 중심으로 세계질서를 개편하려는 시도에 추진력을 붙여줄 것이다. 지소미아 파기가 곧 세계의 전제 공산화를 돕게 되는 것이다. 바로 그것이 미국이 가장 회피하기를 바라는 사태이다. 한국에 대해 지소미아 회귀를 강요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고 보아야 한다. 지소미아 파기는 한국에 아무런 덕을 주지 않는다. 반면에 막대한 손해를 끼친다. 지소미아 파기로 덕을 보는 쪽은 북한이고 중국이다. 북한은 정권 붕괴 위기를 벗어날 수 있게 되고 중국은 미국의 압력을 벗어날 기회를 잡게 된다. 여기에서 문재인이 지소미아를 파기하는 목적이 분명히 드러난다. 한국을 해체시켜서라도 북한의 김정은을 정권 붕괴의 위기로부터 살려내겠다는 것이다. 중국이 미국과 대항하는 힘을 기르도록 돕겠다는 것이다. 문재인의 최종 목적은 김정은을 살려 한반도가 붉은 핵으로 무장하게 하고 중국이 전제 공산식 체제를 확산하도록 돕겠다는 것이다. 문재인이 북한의 공작원일 수 있다는 고든 창의 발언을 다시 들추어 보게 되는 이유이다. 지소미아 문제와 함께 주한미군의 방위비분담문제가 심각하게 논의되고 있다. 미국이 거의 5배에 달하는 금액을 요구한 데 대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한 공격이 거세어지고 있다. 트럼프가 장사치라 돈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 한다는 맹비난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을 봉으로 취급한다는 비난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미국의 방위비 증액 요구는 한국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 유렆 국가들과 일본에 대해서도 요구하고 있다. 그리고 주한미군의 방위비분담 증액요구는 트럼프 이전에 국방부에서 기획되었으며 매티스 전 국방장관도 지지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 정부는 이에 대해 터무니없다는 여론을 조성하고 있다. 주한미군을 철수시키라는 주장을 유도하기도 했다. 핵무장을 하자는 주장도 언론에 비치게 했다. 어떤 결론에 이를 것인가 아직은 알 수 없으나 미국이 만족하지 못하는 선으로 낙찰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여기에서도 문재인이 한미동맹단절을 획책하고 있음이 또 밝혀진다. 주한미군이 필요한 이상 한국은 응분의 대가를 지불하는 것이 당연하다. 주한미군이 빠지면 그 공간을 메우는 데 필요한 비용을 감안하면 현재보다는 더 지불해도 무리가 아니다. 그런 점을 감안해서 최대의 성의를 보이면 큰 마찰 없이 해결될 문제이다. 그런데 정부와 일부 국민들이 미국을 비난하는데 열중하고 있으니 해결이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일본의 어느 관측자는 미국에 대한 한국의 결의를 시험하기 위해 높은 분담금을 요구했다고 했다. 이 관측에 비추어 보면 한국은 분명 미국에 대해 손을 떼라는 결의를 보이는 것으로 나온다. 지소미아 파기에 대해 미국이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아직은 알 수 없다. 그러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에 대한 사랑을 깨는 방향으로 변덕을 부릴 가능성이 비춰나오는 상황 변화로 보면 상상 이외의 대책을 예상할 수 있게 된다. 트럼프의 변덕을 부채질 할 사태 하나는 북한의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이다. 현재 개조 중에 있는 잠수함을 바다에 띄우게 되면 김정은이 태평양에서 미국을 공격할 수 있게 된다. 이는 대륙간탄도미사일과 같은 효력을 갖는 것으로 김정은이 트럼프와의 약속을 깨는 것이다. 트럼프가 보복하는 방향으로 변덕을 부리게 하기에 충분한 사태이다. 트럼프의 대북정책에 대한 민주당의 비난의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정은이 핵개발을 계속하고 미사일 시험을 계속하는 것은 트럼프의 사랑 타령 탓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개인적인 고집에 사로잡혀 역내 우방이 위험에 처하게 하고 세계 평화도 해친다는 지���도 나오고 있다. 대통령 후보 조 바이든은 트럼프가 핵으로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독재자를 옹호하고 있다면서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김정은의 핵위협을 처리할 것이라고 외치고 있다. 이는 다음해 대선에서 트럼프의 표를 갉아 먹기에 충분한 공격이다. 트럼프가 무대응 하지는 않을 것이다. 어쩌면 트럼프가 기다렸던 상황일 수도 있다. 분노와 화염으로 돌아선다 해도 놀랄 일은 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은 중단했던 비지런트 에이스 한미합동공중훈련을 규모와 형식을 바꾸어 추진하기로 했다가 갑자기 취소했다. 취소 이유는 북한을 협상에 나오도록 유도하자는 데다 두었다. 여기에서 트럼프의 변덕이 고개를 들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중단 되었던 합동훈련의 재개는 트럼프의 승인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다. 비록 규모와 형식의 변경이라는 조건 하에서나마 합동훈련을 승인한 것은 김정은에 대한 트럼프의 사랑이 식었다고 추정하기에 충분한 변화이다. 오늘 트럼프가 다른 변화의 징후를 보였다. 북한이 조 바이든을 미친개라고 비난한 데 대해 트럼프가 바이든이 미친개가 아니며 미친개 보다는 훨씬 좋은 사람이라고 했다. 한참 전에 북한이 바이든의 IQ가 ���다고 했을 때 즐거워 했던 트럼프였다. 그런 트럼프가 바이든을 두둔하면서 김정은을 나무란 것은 사랑이 식었다는 징후가 아닐 수 없다. 트럼프가 김정은과의 사랑을 깨기로 변덕을 부리는 초입에 있다고 보게 하는 징후들이다. 여기에서 예측되는 다음 단계는 엄청난 보복이다. 그것이 북폭이 아닐까? 지소미아가 파기되고 한미동맹이 깨어지면 한국과 미국은 서로 적대국이 된다. 만약 트럼프가 변덕을 부려 북폭을 감행할 경우 한국도 표적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핵과 함께 부를 가진 한반도는 미국에는 악몽이다. 아직 시간은 남아 있다. 단 며칠이라도 그 시간 동안 한국 국민들은 문재인을 끌어내려야 산다는 결의를 갖고 대처해야 한다.(끝) 2019-11-19
1 note · View note
nguyenthiennhuong · 2 years ago
Text
Lời bài hát Unmyeong (운명)
드디어 ��� 찾았네요 난 그대만 기다렸었는데 같은 운명이라면 만나질 거라는 바보 같은 그 말이 맞네요 단 한 번 한 번의 우연도 때론 사랑이 될 수 있죠 운명처럼 사랑은 처음부터 준비 했던 거죠 다시 만날 오늘을 첫눈에 반했으면서 바보같이 그냥 보냈었죠 이름도 연락처도 모르는 그댈 매일 같이 찾아 헤멨죠 단 한 번 한 번의 우연도 때론 사랑이 될 수 있죠 운명처럼 사랑은 처음부터 준비 했던 거죠 다시 만날 오늘을 다시 만날 오늘을 매일 같이 준비했어요 그대도 나와 같았나요 우리 사랑 운명이기에 운명이기에 헤어지지 마요 다시는 이제는 내게 말해줘요 그토록 불러보고 싶던 그대 이름 그리고 참아왔던 그 말을 해줘요 그대를 사랑해 그대를 사랑해 이제 우리 헤어지지 마
View On WordPress
0 notes
solplparty · 3 years ago
Video
youtube
[Official Audio] 이희진 - 단 한번의 사랑 https://youtu.be/ShWbIYghWWc Artist : 이희진 Album Title : 평정(平定) Release Date : 1997.01.01 Genre : Ballad #이희진 #단한번의사랑 #발라드 #ballad [Lyrics] 믿을 수 없어 예전같지않은 날 너의 눈 속에서 느꼈어 천 번의 사랑이 스쳐갔어도 이제야 쉴 곳을 찾은 나 너의 눈을 볼 때면 마음 속 깊이 스며드는 이 느낌 쉽게 다가가도록 용기를 줘 사랑을 모르는 어린 나의 가슴에 터질 것 같은 눈빛으로 나 사는 동안에 얻을 수 있는 사랑은 단 한 번 뿐인걸 너의 눈을 볼 때면 마음 속 깊이 그댈 받아들이고 싶어 사랑을 두려워 하지마 (의미없던 시간들)그대를 위한 준비였음을 오늘밤 내게로 와 아껴뒀던 사랑으로 내 안에 머물러 주겠니 너의 눈을 볼 때면 잃어버렸던 사랑을 되찾은 나 곁에 머물겠다는 약속을 해 너의 눈을 볼 때면 우리 사랑이 이미 시작됐음을 알아 더이상의 기다림은 없어 오직 그대와의 사랑뿐 NEW는 영화, 음악, 드라마, 극장사업, 스포츠 등 다양한 엔터테인먼트의 분야를 아우르는 종합 콘텐츠 미디어 그룹입니다. MUSIC&NEW의 유튜브 채널을 구독하시고 K-POP 아티스트들의 신곡과 뮤직비디오, 미공개 독점 영�� 등을 가장 먼저 만나보세요. NEW (NEXT ENTERTAINMENT WORLD) content media group always thrives to bring the best new entertainments like movies, music, drama, sports and musicals to the audiences. Subscribe and stay tuned to MUSIC&NEW's YouTube channel to get your eyes on newly released songs, music videos, exclusive videos and etc of K-POP artists. MUSIC&NEW 뮤직앤뉴
0 notes
limyoungjoo · 3 years ago
Text
스타트업 사내 정치 이야기
행복한 스타트업은 모두 비슷한 이유로 행복하지만,  불행한 스타트업은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 
- 한남동 톨스토이 
너를 위해
이 글은 널리 존경받는 구(舊) 스타트업 CEO, 현(現) 엔젤 투자자 한남동 톨스토이(가명)가 장장 2회에 걸친 술자리에서 구두로 전달해준 스타트업 사내 정치에 대한 빛나는 통찰을, 나의 흐릿한 문장으로 정리한 글이다.
제목에서 ‘정치’ 두 글자만 보고 허겁지겁 클릭한 당신. 이 글은 ‘윤’의 거친 생각과 ‘이’의 불안한 눈빛과 그걸 지켜보는 ‘안’의 전쟁 같은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돌아가시라. 이 글은 너님을 위한 글이 아니다.
이 글의 권장 소비자는 ’평소 본인의 실무적 감각보다 정무적 감각이 떨어져서 손해 본다고 생각하는 스타트업 종사자’나, ‘사라질 듯 사라지지 않는 사내 정치에 지친 스타트업 리더’이다.
부서 vs 부서
모든 기업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사내 정치 구도이다. 마케팅 vs 디자인 등의 유관 업무가 많고 이해관계가 얽힌 조직 간의 갈등도 있고, 영업 1팀 Vs 영업 2팀 등의 동종 조직 간의 갈등도 있다. 스타트업의 경우 자원(개발 리소스, 예산, 시간 등)이 상대적으로 턱없이 부족하므로, 이러한 갈등이 일반 기업보다 더 과격한 양상을 띠는 경우가 많다.
이런 형태의 사내 정치는 구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를 일거에 해소하기 위해서 ‘외과적 수술’을 감행하는 것은 정말 회사의 명운이 달린 경우가 아니고서야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즉, 고혈압이나 당뇨 같은 만성 질병처럼 ‘관리’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 사내 정치 유형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관리’해야 할 것인가?
한남동 톨스토이는 만약 스타트업의 서비스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면, 사내 정치와 갈등도 적극적으로 이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역자 주: 여기서 조금 의아했지만, 끝까지 참고 들었다.)
뛰어난 리더는 조직의 성과를 끌어올리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야 하고, 여기서 사내 정치도 당연히 예외가 아니다. 예를 들어 보자. 여러 번의 이터레이션을 통해 95% 만족하는 아웃풋이 나왔고, 구성원들은 여기서 그만두고 싶어하지만 해당 부서의 리더는 딱 한 번 만 더 푸쉬하고 싶은 상황이라 가정해보자. 리더는 평소에 구사하던 노동 촉진 레파토리를 다 써버렸다. 여기서 리더가 무작정 그냥 한 번 더 쪼는 것은 구성원들의 불만도 불만이지만, 약발이 너무 떨어진다. 그런데 이때 회의를 다녀온 리더가 ‘내가 설득한다곤 했는데 결국 마케팅팀에서 까였다. 정말 미안하다. 아쉽지만 조금만 더 고민해서 마케팅팀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주는 결과를 만들자.’라고 ‘타 부서 ���계’ 카드를 쓴다면? 적절하게 사용하면 리더 본인의 어그로를 리셋하면서 동시에 구성원의 전투력을 온존할 수 있는 효율적인 방법이 된다. ‘야, 지난달에 우리 팀원 2명 휴가였잖아. 근데 2팀 애들이 지난달 우리 팀이랑 실적 비슷하게 나왔다고 이번 달에 우리 따라잡는다고 하더라. 참나’라는 식의 단순하고 전통적인 격장지계(激奬之計)를 사용할 수도 있다.
뛰어난 능력의 리더들은 이런 식의 ‘타 부서 핑계’ 초식을 자유자재로 사용한다. 그래서 정치적으로 갈등을 일으키는 부서의 리더들은 서로가 이런 정치 구도를 이용하는 것을 알고 있는 경우가 대다수다. 리더들끼리 부서 멤버들이 보는 평소에는 서로 냉랭하게 대하는 사이지만, 속으로는 서로의 처지를 이해하고 사적인 자리에서 허물없이 친하게 지내는 케이스도 꽤 있다. 그래서 서로 욕하는 거 들어도 못 들은 척 넘어가주고 그런다. 그런데 이렇게 부서 리더들끼리는 서로를 이해하고 있는데, 대표가 눈치가 없어서 부서 리더끼리 급격한 화해를 주선하는 촌극이 벌어지는 경우도 있다. 혹시 이런 대표가 있다면 트럼프와 김정은이 ‘괌 선제 타격’과 ‘화염과 분노’ 등을 트위터로 주고받을 때, ‘둘이 ���우지 말라, 일본이 나서서 북한과 미국을 중재하겠다’라고 나서 비웃음을 산 아베 짱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저런 레토릭 오고 갈 때 그 대상은 상대 부서가 아니다. 저건 자신이 속한 부서 내부의 결속을 다시고 불만을 잠재우는 용도다. 이런 구도에서 대표는 갈등의 해결사, 주인공이 되려고 해서는 절대 안 된다. 뛰어난 리더를 뽑았다면 리더들을 믿어야 한다. 그리고 전면에 나서는 대신, 양 부서를 수시로 오가며 부서 구성원들의 요구사항을 잘 파악하고 민심을 수습하는 서번트 리더십(!?)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다시 한번 말한다. 아베가 아니다. 폼페이오가 되라.
사내 정치는 보툴리눔 톡신과 같다. 잘 쓰면 우리 마누라가 좋아하는 보톡스, 잘 못 쓰면 조직 문화 싹 다 죽는다. 
- 한남동 톨스토이 
가파른 성장세가 돈좌되고 안정/성숙기에 접어든 스타트업에서, 거짓말처럼 한꺼번에 많은 문제가 터져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터져 나온 대부분의 문제는 새로운 문제가 아니라 원래부터 있던 문제일 확률이 높다. 그 문제들은 계속 거기 있었지만 빠른 성장세의 그늘에 가려져 단지 보이지 않았을 뿐이다. 사내 정치도 마찬가지다. 성장기의 스타트업에서는 부작용은 줄어들고 효과는 좋아서 ‘약’으로 쓰였던 사내정치가, 안정기에 접어든 스타트업에서는 그 보이지 않던 부작용이 드러나 ‘독’이 될 가능성이 크다.
아무리 회사 내부의 구성원들끼리 싸우고 지지고 볶아도, 회사의 성장이 자신의 보상과 많이 연결되는 성장기의 경우, 사람들은 많은 것을 감내할 수 있다. 우리 부서랑 맨날 으르렁대고 재수 없지만 능력�� 쩌는 타 부서 팀장? 환영이다. 하지만 업무가 세분화/전문화되고, 조직 내의 변화가 줄어들며, 회사의 성장과 나의 보상의 상관관계가 줄어드는 성숙기에는, 사람들의 똘레랑스 레벨이 낮아지고 사내 정치의 양상도 굳어진다. 이 말은 이꼬르 ‘부서 이기주의’의 등장이다. 유식한 말로 ‘사일로 현상’이라고 한다. 몇 년 전에 최고 경영자 과정에서 배운 건 골프 스윙이랑 이 단어, 딱 두 개 뿐이다.
(역자 주: 이후 한동안 이야기가 골프로 새자, 역자는 “그러면 성숙기의 스타트업은 사내 정치를 어떻게 다루어야 합니까?”라고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성숙기의 스타트업이 사내 정치를 다스리는 방법에는 3가지 방책이 있소. ”상책은 또 다른 동력을 찾아 스타트업을 성장기로 바꾸는 것이고, 중책은 회사 외부에 공통의 적을 만들어 내부는 결집하고 적의는 조직 바깥으로 돌리는 것이며, 하책은 대표가 흑화해서 광역 어그로를 끄는 것이오. 이슈는 이슈로 덮고 악은 거악으로 덮는 법이오”
(역자 주: 아쉽게도 “그런데 내가 안양 컨트리클럽에서 XXX 대표랑 18홀 도는데 말야,그 치가......”라며 다시 이야기는 벙커에 빠졌고 9시가 다 되었다.아쉽지만 첫 번째 술자리의 기록은 여기서 마무리 짓는다.)
Tumblr media
충분히 발달한 리더는 정신과 의사와 구별할 수 없다. 
- 한남동 아서, C 톨스토이 
박힌 돌 Vs 굴러온 돌
스타트업 초기에 합류해 회사와 함께 성장하고 있는 박힌 돌, 관련 산업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경력직으로 합류한 굴러온 돌, 이 둘의 갈등 구도는 스타트업이 성장 과정에서 겪는 통과의례 중 하나이다.
비슷한 업무에 종사하는 박힌 돌과 굴러온 돌이 1:1로 충돌했을 때, 해당 부서의 리더나 대표는 이들의 갈등을 평가하거나 판단해�� 안 된다. 사내 정치는 교통사고가 아니다. 리더가 한문철 병에 걸려서 7:3, 6:4 등의 과실 비율 판결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리더는 판사, 사법부가 아니라 상담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진짜 문제는 둘의 충돌이 아니고, 둘이 왜 충돌하는지 그 바닥에 깔린 심리이다.
먼저 박힌 돌의 심리를 인수 분해해보자. 회사가 성장함에 따라 나의 쓸모가 줄어들지도 모른다는 공포, 기존의 업계 레거시에 대한 본능적이고 무조건적인 거부감, 새로운 방식으로 업계를 혁신하고, 동시에 기존 업계에서 인정도 받고 싶은 이율배반적인 욕망 등의 인수가 나온다. 스타트업 개국공신(功臣)도 여기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럼 굴러온 돌은 어떨까? 내가 지금까지 쌓아온 업계 경력이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다는 공포, 시스템과 프로세스의 부재로 인한 불안감, 기존 멤버들에게 능력을 보여주고 좋은 평가를 받고 싶은 인정 욕구 등으로 인수 분해가 가능할 것이다. 이렇게 인수 분해해보면 이들의 갈등을 긍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자연스럽게 도출된다. 먼저 각자의 공포와 불안을 가장 잘 다스릴 수 있는 약을 처방해야 하는데, 최고의 약은 잘 설계된 보상 체계다. 회사의 성장과 개인의 보상을 잘 매치해서, 단점에 집중해 서로를 공격하는 것보다는 싫든 좋든, 미우나 고우나, ‘서로가 가지고 장점을 최대한 살려서 같이 회사 가치 올리는 것이 최고의 선(善)이다.’라는 걸 잘 납득 시키면 게임 끝. 나머지는 그들 각자가 가지고 있는 그 욕망을 업무 성과로 잘 인도 할 수 있도록 살살 부추기는 것만 잘하면 된다.
(역자주: 산전수전 겪은 분이라서 그릉가 '증말 사내 증치의 매커니즘을 잘 이해하고 있는 궁내 최고의 싱커볼..이 아니고 스따뜌업 사내증치 즌문가다.’ 이르케 말할 슈 있다.)
단, 경계해야 될 게 있다. 특정 업무나 분야에서 1:1 구도의 갈등은 위와 같이 긍정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지만, 이 구도가 집단화가 되면 긍정적 활용이 거의 불가능해진다. 박힌 돌’들’ Vs 굴러온 돌’들’ 식으로 집단 구도가 강하게 잡히면 매우 골치 아파진다. 개개인의 서운함과 불만은 각개로 놓고 보면 쉽게 풀 수 있는 문제가 되지만, 비슷한 감정을 느끼고 있는 집단을 만나면 증폭되기 십상이다. 이런 감정의 증폭은 상대방에 대한 불만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갈등이 집단 vs 집단으로 바뀌면 보상 체계를 통한 이성적인 설득이 먹혀들어 갈 확률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전체 파이를 키우는 것 보다 각자 집단에 유리하게 파이를 자르는 거에 현혹되기 시작한다.
최근의 근무 환경도 이런 안 좋은 사내 정치가 퍼져나가는 데 일조하고 있는 것 같다. 예를 들어서 비슷한 내용이라도 직접 만나서 얼굴 보고 이야기하면 무난하게 합의하고 넘어갔을 일도, 전화로 이야기하다 보면 괜히 일이 꼬인다. 이메일이나 노션 같은 협업 툴에서 이루어지는 ‘글’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은 전화 통화보다 더 오해를 많이 만든다. 비슷한 생각이나 불만을 품고 있는 사람들끼리 슬랙에서 이야기하고 단톡방 파고 이러다 보면 문제가 더 빠르게 퍼진다.
당신이 리더이고 만약 이런 분위기를 감지했다면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 앞에서 언급한 다른 예시와는 다르다. 집단화되려는 움직임을 봉쇄하고, 여의치 않으면 집단 내부를 흔들어야 한다. 필요하다면 자신의 선에서 ‘사내 정치’를 활용해서 그들을 뭉치지 못하게 만들어라. 각기 다른 불만이 있는 개인 50명이, 같은 불만과 정서를 공유하는 끈끈한 5명으로 이루어진 하나의 집단보다 훨씬 관리하기 쉽다. 특히 인원이 적은 초기 스타트업은 치명적이다. 명심하라.
“이해가 느린 사람에게도 편견이 없다면 어려운 주제에 관해서 설명할 수 있다. 하지만 똑똑한 사람일지라도 의심의 여지 없이 주제에 대해서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정말 쉬운 주제라도 이해시킬 수 없을 것이다.” 
- 한남동 톨스토이 
9시 5분 전
역자: “지혜를 나누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생님”
한남동 톨스토이: “님이 중간 중간 아는 척 안 하고 잘 들어주니까 이야기 할 맛이 나네.“
역자: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혹시 제가 선생님의 말씀을 정리하여 글로 남겨도 괜찮을까요?
한남동 톨스토이: “내가 누군지 밝히지만 않는다면.”
그리고 우리는 마지막 잔을 비웠다. 
0 notes
doranproject · 8 years ago
Text
“반짝임”
*반짝임
반짝반짝했던 내가 사랑했던 날들아.
나는 요즈음 담아두기에 애매한 하루를 지내고있다.
매일이 고달프고 턱끝까지 즐거웠던 큰 산같은 날들은 지나버렸나보다.
고되고 무난하게 넘겨가는 언덕배기 날들뿐이라서 해가 뜨고 지는 줄도 모르고 지낸다.
내가 사랑했던 날들, 반짝였던 나. 내가 너를 많이 아꼈었단다.
너는 너무 어여쁘고 품은 빛이 영롱해서 지금도 가장 빛나는 ���로 기억된단다.
내가 사랑했던 날들아, 가장 반짝였던 나의 시간들아.
돌아올 수 없는 가여운 나의 부분들.
-Ram
*반짝임
1. 사라지는 것들 영원히 반짝일 것이라고 여기던 것을 예전에 서랍 속에 넣어 두었다. 시간이 흐르고 다시 서랍을 열어보니, 반짝임은 어딘가로 사라지고, 껍데기만 남았다. 가죽만 남았다. 빛을 잃은 거죽만이 남아있었다. 아- 그 반짝이던 것들은 모두 어디로 간 걸까. 분명 서랍 속에 고이 모셔두었는데. 혹여나 잃어버릴까봐, 반짝임을 오래보면 더 닳을까봐, 분명 서랍 속에 고이 모셔두었는데.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낯섦이 또다시 마음에 와닿았고, 몸서리치며 다시금 마음을 잡는다.
2. 꿈 나 순간 잊을 뻔했어. 내가 예전에 무슨 마음을 가지고 살았는지. 너무 차갑고 따가워서, 너무 따뜻하고 포근해서, 내가 너무 불안하고, 내가 많이 흔들렸어서, 나 순간 잊을 뻔했어. 다시 마음 한 켠에 잘 새겨두어야지.
3. 0 행복하기에도 부족한 시간들.
-Hee
*반짝임
“이거 수치가 너무 높게 나왔네요. 사실 지금 바로 약물치료를 시작해야할 정도에요. 어떻게.. 바로 약을 지어드릴까요?”
건강검진결과 2차검사가 필요하여 추가검사를 하고는 듣게된 대답이었다.
“네? 아..아뇨. 우선 생각을 먼저 정리해야겠습니다.”
서른즈음에 벌써 고혈압이라니, 잘은 모르지만 우려하던 일이 현실이 되자 말똥말똥하던 긴장상태가 ‘탁’ 하고는 풀려버렸다. 매번 반짝이던 눈빛은 이내 수심가득한 멍한 눈빛으로 변해버렸고, 그 틈을타고 오만가지 꾀병들이 고개를 들고 일어섰다.
찜질방에서 하루벌이를 하며 시작한 꿈이었다. 고시원과 원룸을 거쳐 커리어도 주변환경도 이제야 자리를 잡아가던 시점이었다. 고혈압뿐만 아니라 그 외의 수치들도 들쭉날쭉한 것이 나에게 달려있는 잔병들이 한두개가 아님을 암시했다. 신체 멀쩡하고 운동도 열심히 했던 그는 마음 한켠으로 억울한 마음도 들었다.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데도 세상이 자꾸만 채찍질을 하는 것 같아 야속한 기분도 들었다.
열심히 사는데도 더 열심히 살아야한다는 사실의 무게가 참 무거웠다. 피하려고 발버둥쳐도 피할 수 없는 그늘이 고새를 못참고 또 들이닥친것일까? 내가 무엇을 잘못이라도 하고 있은 것일까? 이 고난들을 다 견뎌내고나면 더 깊은 반짝임으로 반짝이게 될 수 있을까?
버스를 타고 지나가는 애꿎은 연말 풍경들만 얄궂다. 연말트리들의 반짝임이 유독 뭉클하다.
-Cheol
*반짝임
겨울의 찬란함이 봄의 포근함을 더욱 따뜻하게 만들겠지만 길바닥을 뒹구는 버려진 고양이에게는 다가올 봄이 없을지도 모른다. 너무나 다른 우리가 서로를 빛나게 할 수 있을 거라고 쉽게 믿을 수 없는 이유 역시 사랑은 너무나 애처롭고 쉽게 사그라들기 때문이고. 미지근한 사랑, 지지부진한 사랑, 눈 쌓인 거리를 미끄러지는 홈리스의 한숨 같은 사랑, 갈 곳이 없으니 단 한 번도 빛난 적 없다는 말이 저리고 또 슬프다.
봄은 언제 오고 우리는 몇 번의 계절을 같이 셀 수 있을까. 빛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는 일은 늘 처음이라…
-Ho
20 notes · View notes
goodwriting-world · 5 years ago
Photo
Tumblr media
두 번은 없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아무런 연습 없이 태어나서 아무런 훈련 없이 죽는다.    우리가, 세상이라는 이름의 학교에서 가장 바보 같은 학생일지라도 여름에도 겨울에도 낙제란 없는 법    반복되는 하루는 단 한 번도 없다. 두 번의 똑같은 밤도 없고, 두 번의 한결같은 입맞춤도 없고, 두 번의 동일한 눈빛도 없다.    어제, 누군가 내 곁에서 내 이름을 큰 소리로 불렀을 때,    내겐 마치 열린 창문으로 한 송이 장미꽃이 떨어져 내리는 것 같았다.    오늘, 우리가 이렇게 함께 있을 때 난 벽을 향해 얼굴을 돌려 버렸다.    장미? 장미가 어떤 모양이었지? 꽃이었던가, 돌이었던가?    힘겨운 나날들 무엇 때문에 너는 쓸데없는 불안으로 두려워하는가.    너는 존재한다 - 그러므로 사라질 것이다.    너는 사라진다 - 그러므로 아름답다.    미소 짓고, 어깨동무하며 우리 함께 일치점을 찾아보자.    비록 우리가 두 개의 투명한 물방울처럼  서로 다를지라도...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명언  #시 #행복 #사랑 #친구 #힐링 #좋은글  #지혜 #자기개발 #자기계발 #세상의좋은글  ♥ 좋은글을  주변 분들께  나누어 보세요.  안부와  마음을 전하는  가장 좋고 쉬운 방법입니다  ♥    https://bit.ly/2xQC3WE https://www.instagram.com/p/CDd7xM_lBKP/?igshid=bua8ocfuo483
0 notes
ja-acabou-jessica · 6 years ago
Text
MLB를위한 무료 스포츠 베팅 팁
Tumblr media
포커, 바카라, 블랙 잭, Casino Hold'em 및 룰렛은 카지노에서, 더 최근에는 온라인 카지노에서 즐길 수있는 베팅 게임 중 몇 안되는 게임입니다. 이 게임에서 승리하는 것은 주로 플레이어 자체의 용량, 전략 및 시스템에 달려 있습니다. 따라서 스포츠 베팅이 현재 라이브 카지노와 온라인 카지노 모두에 포함 된 인기있는 게임이되고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입니다. 스포츠에 대한 많은 사람들의 사랑, 특히 메이저 리그 야구에 대한 미국인의 사랑 때문일 것입니다. 더 많은 조언을 찾으십시��� 먹튀검증
많은 사람들에게 스포츠 베팅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MLB 팀이 게임을 보면서 흥분을 더하기 위해 내기를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MLB에서 가장 좋아하는 팀에 베팅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특히 도박꾼이 많을수록 그 이유는 매우 간단하고 정확합니다. 그들은 스포츠에서 많은 이익을 얻기 위해 베팅했습니다. 위에서 언급 한 모든 온라인 스포츠 베터 중에서 마지막 베팅은 베팅에서 가장 성공적이며 일부는 이미 생계를 유지했습니다.
스포츠 베팅은 MLB와 같은 특정 게임에서 누가 이겼는지 예측하여 베팅하는 것입니다. 선택 팀이 이기면 돈을 이깁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는 내기를 잃는다. 단순하지만 잃어 버릴 경우 매우 불행 할 수 있습니다. 베팅 선수로서 당신이 대부분의 시간을 이길 수 있도록, 항상 그렇지는 않더라도, 스포츠 베팅의 로프를 배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첫째, 이미이 분야의 전문가 인 숙련 된 도박꾼으로부터 스포츠 베팅 팁을 얻는 것이 좋습니다. 이 스포츠 베팅 팁은 온라인에서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또한 내기를 할 때 진정으로 당신을 도울 수있는 스포츠 베팅 시스템을 사용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온라인에서 찾을 수있는 많은 스포츠 베팅 시스템이 있습니다. 이러한 스포츠 베팅 팁 중 일부는 베터 사용을 위해 아래에 열거됩니다. MLB 게임이나 다른 스포츠 이벤트에 베팅 할 때 사용할 수있는 기본 사항입니다. 이 팁은 우 승률을 높일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첫 번째 팁은 돈 관리를 배우는 것입니다. 잃고 자하는 금액 만 베팅해야합니다. 더 작은 베팅으로 돈을 현명하게 퍼 뜨리면 결국 더 많은 상금을받을 수 있습니다. 단 한 번의 게임에서 모든 것을 베팅하면 선택 팀이지면 모든 것을 잃게됩니다. 유용 할 수있는 다른 스포츠 베팅 팁은 숫자로 쇼핑하는 것입니다. 또한 취했을 때 절대 도박하지 마십시오.
숙제를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하려면 연구를 잘 수행해야합니다. 당신은 또한 확률을 재생해야합니다. 다른 스포츠 베팅 팁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작동하는 스포츠 베팅 시스템을 채택하는 것입니다. 야구 나 다른 스포츠에서 베팅 한 선수와 일관되게이기려면 우승자로부터 승자를 얻은 후 큰 수익을 올릴 수있는 각도, 트렌드, 경험 및 입증 된 시스템을 사용하는 시스템 또는 장애인에 투자해야합니다. 당신의 내기.
0 notes
dice41 · 8 years ago
Audio
Lyrics Descendants of the Sun OST Part 4 Genre : OST Release Date : 2016-03-10 Language : Korean Gummy – You Are My Everything Hangul 처음부터 그대였죠 나에게 다가올 한 사람 단 한 번의 스침에도 내 눈빛이 말을 하죠 바람처럼 스쳐가는 인연이 아니길 바래요 바보처럼 먼저 말하지 못했죠 할 수가 없었죠 You Are My Everything 별처럼 쏟아지는 운명에 그대라는 사람을 만나고 멈춰버린 내 가슴속에 단 하나의 사랑 You Are My Everything 안갯속에 피어나는 하얗게 물들은 그대 모습 한순간에 내게 심장이 멈출 듯 다가와 버렸죠 You Are My Everything 별처럼 쏟아지는 운명에 그대라는 사람을 만나고 멈춰버린 내 가슴속에 단 하나의 사랑 You Are My Everything 시작도 못 했던 나의 사랑을 이제는 ���할 수 있죠 누구도 가질 수 없는 기적인데 You Are My Everything 뜨거운 내 사랑은 그댄 걸 계절이 변해도 난 이곳에 멈춰버린 내 가슴속에 단 하나의 사랑 You Are My Everything Gummy – You Are My Everything Romanization cheoeumbuteo geudaeyeossjyo naege dagaol han saram dan han beonui seuchimedo nae nunbicci mareul hajyo baramcheoreom seuchyeoganeun inyeoni anigil baraeyo babocheoreom meonjeo malhaji moshaessjyo hal suga eopseossjyo You Are My Everything byeolcheoreom ssodajineun unmyeonge geudaeraneun sarameul mannago meomchwobeorin nae gaseumsoge dan hanaui sarang You Are My Everything angaessoge pieonaneun hayahge muldeureun geudae moseup hansungane naege simjangi meomchul deut dagawa beoryeossjyo You Are My Everything byeolcheoreom ssodajineun unmyeonge geudaeraneun sarameul mannago meomchwobeorin nae gaseumsoge dan hanaui sarang You Are My Everything sijakdo mot haessdeon naui sarangeul ijeneun malhal su issjyo nugudo gajil su eopsneun gijeoginde You Are My Everything tteugeoun nae sarangeun geudaen geol gyejeori byeonhaedo nan igose meomchwobeorin nae gaseumsoge dan hanaui sarang You Are My Everything Gummy – You Are My Everything English Translation It was you from the start The one person who would come to me Even with just one encounter My eyes told me I hope this isn’t something That just passes by like the wind Like a fool, I couldn’t tell you first I couldn’t do it You Are My Everything In the fate that falls like the stars I met a person like you Inside my stopped heart There is only one love You Are My Everything Your color is white As you bloom inside the fog In just one moment, my heart stopped As you came to me You Are My Everything In the fate that falls like the stars I met a person like you Inside my stopped heart There is only one love You Are My Everything My love couldn’t even start before But now I can say it It’s a miracle that no one else can have You Are My Everything My passionate love is you Even when the seasons change, I’ll be here Inside my stopped heart There is only one love You Are My Everything (I should have watch this before everything started and ended)
1 note · View note
hallyumusiccom-blog · 6 years ago
Text
ISU - Everlasting love (단 한 번의 사랑) (Inst.) Lyrics
Tumblr media
ISU - 'Everlasting love (단 한 번의 사랑) (Inst.)' Korean, Romanization, and English Lyrics Check out who produced 'Everlasting love (단 한 번의 사랑) (Inst.)' in the link below! https://hallyumusic.com/lyrics/isu-everlasting-love-inst/ Read the full article
0 notes
inkorea24h-blog · 6 years ago
Photo
Tumblr media
💙🍃🍃 사랑이 좋다고 아무나 사랑하니. 한 생애 사는 동안에 어떤 이는 사랑이 참 쉬워서 사랑과 이별을 여러 번 경험하기도 하지만 또 어떤 이는 평생 단 한 번의 사랑조차 경험하지 못할 수도 있지요 자신도 모를 이끌림으로 일순간 영혼과 육신을 불꽃처럼 활활 타오르게 하며 운명처럼 다가오는 사랑은 누구에게나 쉽게 찾아오는 행운은 아닐지도 모릅니다 사는 동안에 사랑 없이는 단 하루도 살 수 없는 것이 우리의 삶이기에 누구든 사랑하며 살아가는 삶이어야겠지요 그러나 사랑이 좋다고 아무나 섣불리 사랑할 수는 없는 일이지요 내 모든 걸 다 주어도 조금도 아깝지 않을 만큼 사랑하는 이가 있다면 설령 아픔이 따를지라도 오직 그 사람만을 바라보며 아낌없이 그리고 후회 없이 사랑하세요 비록 혼자 걸어가야 하는 쓸쓸한 인생길이지만 서로 의지 삼아 사랑으로 동행하는 이가 있기에 참으로 살맛 나는 아름다운 세상이잖아요💙🍃🍃 남은오후시간도 홧팅하세요^^ https://www.instagram.com/p/BtGKzRIlODn/?utm_source=ig_tumblr_share&igshid=14dvphorl66vc
0 notes
kpopreleases · 8 years ago
Video
youtube
Song: Everlasting Love (단 한 번의 사랑)
Artist: ISU (of M.C The Max)
Release date: 170331
Album: Saimdang, Memoir of Colors OST
Record label: 325 E&C
0 notes
minsungi · 5 years ago
Text
제목 미정 2
3
 독한 마티니를 마시고 입이 단  A는 담배를 피고 바닷 바람을 들이 마실 겸 밖으로 나온다. 그녀가 이 바닷가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은 소금기 가득한 바람이었다. 담배 연기의 텁텁함을 이 소금 향이 조금 지워준다. 어느덧 밤이 시작 된다. 6시부터 8시까지. 칵테일을 3천원 싸게 판매하는 해피 아워가 끝나 간다. 하지만 그녀는 들어갈 생각이 없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도, 술이 더 마시고 싶은 것도 아니다. 그녀는 마치 포춘 쿠키를 뜯는 것만 같다. 술잔을 비워서, 잔 밑을 내려다본다. 그 속에 답이 있길 바란다. 물론, 답이 없다는 것 쯤은 안다. 하지만 우리 모두 포춘 쿠키가 답을 내려주지 않는다는 것 쯤은 알지 않는가. 그저뜯는 것 뿐이다. 마시는 것 뿐이다.
 8시가 다 되어갈 즈음 한 남자가 들어온다. 그는 청바지에 낙낙한 셔츠를 입고 있다. 순간 바 주인이 긴장한다. 그녀가 일할 때 가장 즐거울 때가 젊은 남자가혼자 들어올 때이다. 티는 내지 않지만, 조금 더 술을 많이 타 남자들이 취하는 것을 보길 즐긴다. 하지만 남자들은 대개 A에게 가벼운 마음으로 접근할 때가많아서 그녀는 살짝 질투감을 A에게 느끼고 있는 와중이다. 그 남자, B는 독한 술을 시킨다. 마티니다. 주인은 역시나 진의 비율을 늘린다. 하지만 오늘밤도주인의 뜻대로 풀리지 않는다.
“저도 마티니 마셨는데.”
 A는 마티니가 주문 되자마자 B에게 말한다. 주인은 또 시작이구나 생각한다. 그녀는 A에게 눈을 흘긴다. 그러면서도 조금 부럽다. 사실 이 멘트는 A가 자주쓰는 패턴이다. 그녀의 취미다. 여행자들의 낭만을 이용해 그녀의 하룻밤 취기를 해소한다. 집에 들이고, 집에서 내보낸다. 외로움 때문일까? 그렇게 생각하기엔 그녀는 그들에게 정을 주지 않는다. 하지만 그녀의 이 행실은 이 바 바로 옆 바닷가 1층에서 자주 입에 오르내리기 일수였다. 그들은 A를 ‘서울에서 내려온 문란한 처자’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그녀를 미워하지 않는 것이, 그녀는 왠지 모를 애수를 풍기고 ���녔기 때문이다. 인사를 잘하지 않아도, 마을 커뮤니티에잘 참여하지 않아도 그녀는 그들에게 ‘어딘가 사연을 품고 있는 여자’ 였다.
“폼 잡고 싶었어요.”
 B는 너털웃음을 짓는다. 그는 자신이 007이 마티니를 자주 시킨다 말한다. 그래서 자신도 맛도 모르지만 열심히 마신다고 말한다. 그렇게 매력적인 말은 아니다. B는 사실 숙맥에 가까워, 자신을 어필하는 법을 잘모른다. 보통 그것을 매력으로 여기는 여자들만이 그를 좋아해줬을 뿐이다. 여행이랍시고 자주 입지않는 청바지에 셔츠를 입었지만, 오늘 낮에 A의 집에서 나온 남자처럼 오히려 회사를 다닐 때 자주 입는 비즈니스 캐주얼이 나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도 여자들에게 큰 주의를 끌고 싶어하지 않아서 그에게 큰 불만을 안겨주지는 않았다.
 가게에서는 철지난 노래들이 나온다. 최근 유행이 된 80, 90년대 음악들이다. 그래도 주인은 음악에 조금 관심이 있어서 유행을 따르지만 그 시대의 음악들중에서도 나름 선곡을 했다. 하지만 그녀의 음악 세계도 한계가 있어 격일로 같은 플레이리스트가 반복된다. 지금은 한 여자가 노래를 부른다. 세월을 한탄하는 곡이다. 지나간 사랑 또한 잊혀져가는 세월이 야속하다며 여자는 담담하게 노래를 부른다. 당연히도 A는 이 노래를 안다. B는 모르지만 주인의 의도대로취기가 올라오며 말한다.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부적절한 말이다. 처음 본 여자에게는 더더욱. 주인은 질투감은 가셨고 이들의 대화를 흥미진진하게 바라본다. 하지만 A도 뻔한 말로 답한다.
“맞춰 보세요.”
“스물 아홉?”
 A는 웃는다. A는 올해로 서른하나다. 그리고 그녀가 태어난 지 스물 아홉 해가 지났을 때, 그녀는 낙태를 했었다.
4
 연락처도 몰랐다. 그 남자의 아이를 가지게 된 것을 알았을 때, 그녀가 찾아본 것은 ��기게도 페이스북이다. 그는 그녀에게 핸드폰 번호와 이름을 알려줬지만결번이었다. 회사의 이름을 들었던 것 같다. XX상사. 저장된 이름과 회사 이름을 조합해 구글에 검색을 해보지만 허탕이다. 아무런 방법이 없다. 그녀는 좌절한다. 성수기, 바닷가에 사람들이 폭죽을 터뜨리고 부모들이 아이들과 뛰어놀 때 그녀는 가까운 대도시 병원에서 애를 지우고 혼자 집으로 돌아온다. 참았던눈물이 방으로 들어와 비로소 터진다. 부모님에게 연락을 할 수도 없다. 친한 친구들은 그녀가 내려온 후 대부분 멀어진 후였다. 그녀는 안정제를 먹고 잠이 들었다. 지우고 싶은 기억이다. 아니, 사실 지워진 것만 같다. 하지만 흉터는 아직까지 그녀를 괴롭히는 것만 같다.
 처음에 이 곳을 왔을 때 그녀는 1년을 잡았다. 그 정도 살다가, 서울로 올라갈 작정이었다. 하지만 이 사건이 일어난 후 그녀는 세상에 대한 관심을 접었다. 그후 벌써 3년째다. 그녀는 네댓 번의 성수기를 거친다. 해는 빠르게 바뀌지만 그녀는 그대로다. 그저 더이상 악몽을 꾸지 않는 것이 변화라면 변화다. 그리고, 그녀는 여행자들의 낭만을 사로잡기 시작했다. 그녀에게도 이 마을 또한 도락이었기에.
 그래서 밤은 그녀의 독무대였다. 그녀가 인스타의 지역 명물로 소개되지 않은 것이 이상할 정도였다. 그녀는 수많은 남자와 잤다. 한번은 그녀에게 호감을 표현한 여성과도 관계를 가진 적이 있다. 그녀는 딱히 바이섹슈얼이 아니었지만 그 여성에게도 낭만이란 것이 있기에 사냥감으로는 안성맞춤이었다. 그녀에게는 무엇이 남았을까? 낭만을 사로잡아도 아무런 명예가 없다. 심지어 그 사람의 마음에 생채기를 줄 수도 없다. 그녀에게 상처를 주었던 남자처럼 할 수가 없다. 낭만을 사로잡는다. 하지만 어차피 여행객들은, 그 마을에 낭만을 두고 올 작정이었다. 그러니 그들에게는 잃을 것이 없는 장사였다.
 그러니까 오늘은 B가 A의 사냥감이다. B의 낭만을 사로잡아 그녀는 그 낭만을 내일의 빨랫대에 걸어놓을 작정이다. 방법이야 여러가지가 있다. 애수에 젖은그녀의 눈이 하나의 방법이라면 방법일 것이다. 그녀와 그는 꽤나 긴 대화를 나눈다. B는 그녀가 자신에게 호감이 있다는 것을 알고 당황해 어쩔 줄 모르기 시작한다. 그녀는 잠깐 화장실에 다녀온다고 하고 돌아올 때 그의 옆자리에 앉는다.
 다음날 아침, 그녀는 아침 일찍 눈을 뜬다. 여느 때처럼, 장을 보러 갈 작정이다. 거실 겸 부엌으로 나가자 B가 보인다. 그는 말한다.
“좋은 아침이에요!”
 A는 꽤나 놀란다. 지금까지 이런 경우는 없었다. B가 계란 후라이를 하는 것을 보자 헛웃음이 나올 지경이었다. 그렇다고 마음이 동하는 드라마틱한 상황이있는 것은 아니다. 이 사람도 결국 오늘 점심이면 KTX를 타고 이 도시를 떠날 것이다. 갑자기 A의 머리에 잔인한 생각이 스친다. 어떻게 보면 그녀는 오늘 제대로 된, 살이 통통해 먹음직스러운 사냥감을 만난 것이다.
“저는 내일 서울에 올라갈 생각이에요.”
“오늘도 같이 있을 수 있을까요?”
 B는 쾌활하면서도 조심스럽게 말한다. 어젯밤 잠자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적극적이게 그녀를 자극했지만 계속 그녀를 배려했었다. 하지만 A에게는 아무런상관이 없었다. 그 쾌활한 말투와, 하룻밤의 관계 연장을 원하는 그에게 짜증이 나기 시작할 정도였다. A는 어제와 다른 태도로 무뚝뚝하게 식빵 두개 사이에계란 후라이를 넣어 먹는다. B는 눈치를 보며 어물쩌물하다가,
“아, 저 이런 사람입니다.”
하고 명함을 내민다.
‘XX 상사’
‘B 대리’
그녀는 빙그레 미소를 짓는다.
0 notes
noviaprwdy · 6 years ago
Text
0 notes